EP.328
헌팅
주식 방송.
<살까? 말까? 어떡하지.>
−질러
−일단 지르고 생각 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제지주 잘 나가네
−호재 뭐 뜸?
소라의 주력 컨텐츠다.
롤을 하는 것은 장이 열리지 않았을 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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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제지』
5,100원 ▲650원 (+8.60%)
[최근 3달간 떡상하고 있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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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화면.
현재 매매하고 있는 주식의 차트가 비춰진다.
그리고 뉴스도 보인다.
해당 종목에 대한 이슈거리가 말이다.
〔종합 시황/공시− 국뽕제지〕
─[주식 초고수는 지금] 올 들어 370% 넘게 뛴 국뽕제지, 매수 1위
─그래핀 관련주 국뽕제지, 그래핀 상용화 임박?
─올해만 3배 올랐는데…제지주, "여전히 싸다"
─작년 ‘깜짝호황’ 제지업계, 올해 ‘M&A·친환경·경영승계’ 뜨거운 감자
.
.
.
주식을 매매하는 방법이다.
차트와 재료를 보고 주가를 예상한다.
'요즘 제지주가 핫하구나.'
서은은 소라의 방송을 보고 있다.
실제 매매를 보며 배우기 위함이다.
<그래핀이라는 신소재가 대단한 건가 보네.>
−구글이랑 계약한다던데?
−그래서 요즘 뜨는 거 ㅋㅋㅋㅋㅋㅋㅋㅋ
−친환경이 대세라 업황도 좋음
−풀매수각
하지만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가끔씩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래핀?'
꿈의 신소재라고 한다.
구리보다 100배 많은 전류를, 실리콘보다 100배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
강철보다 200배 이상의 강도를 가진다.
휘어져도 물리적 특성을 잃지 않는다.
한국신문− 「[특징주] 국뽕제지, '꿈의 신소재' 그래핀 미국 특허…폴더블 난제극복 강세」
팩트뉴스− 「국뽕그래핀, 구글과 그래핀 기술 테스트 들어간다」
폴더블폰의 재료.
스마트폰을 접거나 돌돌 마는 상상 속에서나 할 일을 가능케 만든다.
'이거 완전 대박 아니야?'
만약 그런 폰이 생긴다면?
당장 자신도 구입할 의향이 있다.
학교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공감한다.
화면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고.
<음……, 아직 개발이 된 것도 아니고 주가도 너무 많이 올라서 덜 오른 관련주나 한 번 찾아봐야겠네.>
−이걸 안 산다고??
−구글이랑 계약해버리면 그땐 이미 늦었음!
−국뽕제지 1만 원 간다~
−위험한 구간이긴 하죠
자신만 해도 사과폰에 사과북까지 사용한다.
매번 들고 다니는 것도 일이다.
'혁신 그 자체인 거 같은데.'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 다녀도 된다.
필요할 때 펴면 바로 노트북이 돼버린다.
엄청난 가치가 있어 보인다.
자신이 보기에는 주가가 더 오를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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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 섹터』
화요제지 120,500원 +2.20%
국뽕제지 5,100원 +8.60%
한국페이퍼 30,900원 +5.25%
아시아제지 15,200원 +3.12%
조선제지 1,985원 +1.76%
홍아홀딩스 57,300원 +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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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선배는 고민하는 눈치다.
아니, 살 마음이 아예 없는 것 같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관련주를 매수한다.
해당 주식도 분명 올랐지만.
−국뽕제지 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상치겠는데?
−국뽕제지 안 산 흑우 없제~?
−와 개쏘네
−누나 왜 안 샀어……
−샀으면 걍 20% 먹은 거 아님?
−주식특) 꼭 안 사면 오름
−라고 할 때 살 걸!
국뽕제지.
방금 전 호재가 떴던 그 회사다.
주가가 엄청난 속도로 오르고 있다.
'방금 넣었으면 20% 돈복사된 거잖아.'
주식이 어떤 것인지.
서은은 지난 몇 달간 방송을 통해 배웠다.
모의투자로도 해봤다.
생각과 달리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텐배거만먹는다님께서 1,000원 후원!
라고 할 때 사기만 하면 되는 건데 ㅋㅋ
"망설이지 않는 판단력이 필요한 것 같긴 해요."
−ㄹㅇ
−주식은 용기 있는 만큼 먹는 거임 ㅋㅋㅋ
−조금만 망설이면 올라가더라
−주포가 안 태워줘!
주식 방송을 하게 된 이유.
실제 매매를 하다 보니 한 가지 욕심이 났다.
'나도 잘할 자신 있는데.'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인정을 받고 싶다.
주식을 잘한다.
자신이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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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제지』
5,250원 ▼500원 (−8.69%)
[장 시작하자마자 내리꽂고 있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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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같은 상황.
다른 점이 있다면 방향성이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어제 엄청 올랐었지.'
무려 상을 찍었다.
최대치인 +30%에 가깝게 오른 것이다.
그 반작용이 있을 만하지만.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기업의 가치가 변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뉴스가 떠오른 것도 아니다.
−이걸 들어가??
−오
−너무 미친 도전인데 저건
−쏘온다
−개미 털기쥬
−개미 털고 화끈하게 말아 올리네 ㅋㅋ
−타점 미쳤고
−저점에 잡을 수 있는 기회였나?
매수 기회.
자신의 판단이 보란 듯이 적중하며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다.
'것 봐.'
서은도 들은 바가 있다.
남들이 공포에 질렸을 때 매수해야 한다.
실제 투자에서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어 보인다.
"확실한 성장이 보장된 주식이니까 조정 줄 때마다 사면 된다고 봐요."
−오
−그래핀<<이게 상용화만 되면 미쳤음
−이래서 기관들이 개미 터는 거네 ㅋㅋㅋㅋㅋㅋ
−하 지금이라도 살까?
회사에 대해 알고 있다.
주가가 내려갈 만한 일이 있지 않았다.
그러한 정보.
조사를 했다면 단기간의 조정에 흔들릴 일이 없다.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는 거지.'
물론 서은도 모르지 않다.
주식은 꼭 오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너무 많이 올라버릴 때가 있다.
그때를 노려 차익 실현을 하면 된다.
─단타로재테크님께서 1,000원 후원!
와 고점 매도 ㄷㄷ
"너무 빠르게 오른 것 같아서 팔았어요."
그래프로 보면 더 간단하다.
아래에서 매수하고 위에서 매도하는 것이다.
'이게 왜 어렵다는 거지?'
근 한 달.
서은은 여러 주식들을 매매해봤다.
실패를 할 때도 있었지만 대개는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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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은님의 계좌』
매수금액│6,100,892원
평가손익│+1,488,892원
평가수익률│+2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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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이 찍혀있는 계좌가 증거다.
자신은 분명 주식에 재능이 있다.
"시드만 좀 더 있었어도 많이 먹었을 텐데."
−그러게
−쥐좆 시드라 10% 먹어도 50만 원임 ㅋㅋㅋㅋㅋㅋㅋㅋ
−단타의 신인데
−주식 처음 맞아? 왜 이렇게 잘해?
방송의 시청자들도 그렇게 말한다.
주식을 오래한 사람들도 있는데.
'하긴 주식은 꼭 많이 한다고 잘하는 게 아니라고 하니까.'
20대에 수백억을 번 사람도 있다.
그 이상한 선배를 말하는 게 아니다.
일본의 BNF라는 사람이 대표적.
자신도 그렇게 되지 말란 법은 없다.
꿀꺽!
아니,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주식을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실력도 늘고, 시드도 더 커지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방송의 인기도 치솟게 될지 모른다.
소라 선배처럼 말이다.
어쩌면 꿈은 그리 멀지 않을 걸 수도.
─어그로끌러옴님께서 1,000원 후원!
한국페이퍼 떡상중 ㅋㅋㅋㅋㅋㅋㅋ
"떡상? 거긴 왜?"
−얘네도 기술력 좋음
−'기대감'
−걍 제지 관련주가 다 떡상 중임 ㅋㅋㅋㅋㅋ
−친환경 테마로도 묶였잖아
서은은 주식에 빠져든다.
* * *
돈은 벌고 볼 일이다.
'이해한 새끼가 분명 1/10도 안될 텐데.'
주식.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하루아침에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반인의 시선에서 설명했다.
그마저도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몰랐겠지만.
""살펴가십시오 선배님!!""
"오냐."
인간은 권위에 복종한다.
그리고 이해를 못하면 쪽팔린 거라고 생각한다.
「일단 유명해져라. 그러면 당신이 똥을 싸더라도 사람들은 박수를 칠 것이다.」 −앤디 워홀 아님
이런 명언(?)이 알려져 있는 이유.
비슷한 상황에 제법 나오기 때문이다.
'깨달은 몇 명만 잘 키우면 되는 거지.'
나로서는 상관없다.
모든 애들을 다 데리고 갈 생각은 당연히 없으니까.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된다.
가능하면 좀 치고 싶기도 했다.
〔혜리〕
「예쁜 신입생요?」
−재무제표 내놔봐
「우리 학과 중에서는 서은이랑 은채, 민이 정도?」
「남자 애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건 서은이네요」
「(화가 나버린 곰콘.jpg)」
파릇파릇한 년으로 말이다.
대학교는 매년 훌륭한 유동성이 공급된다.
'그래서 선배 하는 거잖아.'
그지 같은 대학교를 다니는 보람.
좀 수확하려고 했더니 앙칼지다.
가장 반반한 년들이 말썽이다.
나를 썩 좋아하는 눈치가 아니라고 한다.
「먹버는 좀 심했죠」
−먹버만큼 이해하기 쉬운 말이 어딨어?
「이해하기 쉬워서 문제 아닐까요?」
「(한숨을 쉬는 곰콘.jpg)」
설상가상.
예쁜 애들은 예쁜 애들끼리 어울려 다닌다는 공식도 훌륭히 지키고 있다.
'쉽게 먹는 일이 없네 증말.'
테니스 동아리 보면 선배에게 맛있는 걸 접대하는 훌륭한 문화가 존재한다.
주식 동아리도 역사와 전통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 시발점.
굳이 준비할 것도 없었다.
아주 재미있는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었으니까.
「오빠한테 좋은 소식일지도」
「(유감스러워하는 곰콘.jpg)」
−뭔데?
「서은이가 주식에 관심이 많던 데요」
근자감에 잔뜩 차올랐다.
대학교 1학년이 무서운 것도 모르고 주식을 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구만.'
혜리를 쉽게 따먹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렇게 될 거라고 기대했는데.
「재능도 좀 있을지도?」
−씨발
「수익 많이 봤나 봐요」
「제지주에 대한 예찬론을 펼치는 게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조금 시간이 걸릴 모양이다.
대충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짐작이 가도 너무 쉽게 간다.
'K− 주식이라는 게 참 재미가 있지.'
먹여주는 장.
매년 한 번씩은 오는 연례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