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22화 (322/450)

EP.322

방송 컨텐츠

리스크.

짊어질 가치는 분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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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다율님의 계좌』

박살바이오│1000주│+15.20%

평가 손익: +2,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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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까지 갔었다.

그 떨어지는 칼날을 잡은 것으로.

'와…….'

고작 3분 남짓.

200만 원이라는 시세 차익을 거두고 있다.

직접 보고도 안 믿어진다.

수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유는 알겠는데 보통은 살 생각이 안 들지 않아?"

"히, 히히."

"매수 버튼이 눌러져?"

"히히히."

다율의 매매.

하고자 한다면 할 수 있다.

타점을 잡는 근거는 알겠다.

'그렇긴 한데.'

저러다가 한 번만 삐끗하면?

그동안 먹은 것을 전부 토해내고도 남는다.

이성적으로 할 수가 없다.

아니, 그렇기에 주가가 올라가는 걸지도 모른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소라도 단타를 안 해본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원칙은 알고 있다.

'개미와 반대로 생각하라.'

말만 들으면 그럴 듯해 보인다.

반대로 사기만 하면 될 것 같지만.

"엔비프로 이건 왜 사는 거야?"

"비싸서."

"응?"

"비싸서 아무도 안 사. 히히."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주식을 사고 파는 데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

─엔비프로 개씨발 거품 맞잖아

PER이 300인데

여기서 꾸역꾸역 처올리는 게 말이 된다고 봄?

└2차 전지는 미래니까

글쓴이− 미래고 나발이고 PER 300이 정상적인 거냐고

└기관들이 사는 걸 어캄?

└몰라 씨발 그냥 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이 상식적인 판단이다.

개미들이 절대 바보 같은 것이 아니다.

'잃을 가능성이 크잖아.'

너무 위험한 매매.

십중팔구는 예상대로 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님이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것.

절대 올라서는 안될 주식이 있다.

"히, 히히. 히히히."

그럴 때 산다.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매수 버툰을 누르는 것이다.

'얘도 곱게 미친 타입은 아니네.'

다율의 매매.

방법을 안다고 해도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배보다 더 미쳤다.

선배가 또라이긴 해도 저런 주식은 안 산다.

"이러다 만에 하나 청산 당하면 어떡하려고 그래?"

"재, 재밌어."

"그렇구나……."

어째서 저런 짓을 할 수 있는지.

그 대답을 들은 것 같은 기분이다.

'정말 자극적이고 재미는 있겠는데.'

그녀의 방송이 매니아층이 두터울 만도 하다.

분명히 인기는 있다.

소라가 원하는 방향이 아닐 뿐.

쪽박 차는 사람만 대거 양산할 것 같다.

* * *

주식.

코인과 달리 일반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분야다.

'뭔가 좀 어렵잖아.'

라고 할 때 살 걸!

라고 할 때 팔 걸!

코인은 이 두 가지로 정리가 된다.

코인을 사는 이유 따위 코인을 만든 사람도 모른다.

급등주도 큰 틀에서 마찬가지다.

"확실히 자극적이긴 하더라고요."

"쉬워 보이기도 하고."

"아, 정말!"

돈이 복사되든 삭제되든 금방 결정된다.

복잡한 구조 따위 이해할 필요가 없다.

'겉보기에는 말이지.'

주식과 코인 방송.

대부분 그런 쪽인 이유가 있다.

일반인들 입장에서 이해하기 편하다.

접근성이 높은 것이다.

그것이 꼭 좋은 쪽으로만 작용하지 않아서 문제지.

한국신문− 「무엇이 2030을 ‘영끌’로 내몰았나」

팩트뉴스− 「"눈 떠보니 벼락거지" 2030 투자자의 눈물」

무지성 투자를 따라하게 된다.

그 결말은 십중팔구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주식을 그렇게 배우면 안되는 거잖아요."

"너처럼 모의투자나 해야 되는데."

"우씨!"

운 좋게 땄다고 해도 오래 가지 못한다.

돈을 버는 건 도박장 주인뿐이다.

'다율이처럼 재능이 있으면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재능이 없다.

가지고 있어서 좋은 재능도 아니다.

짝귀나 롤로노아 조로처럼 되기 딱 좋다.

키워야만 의미가 있는 부류다.

"저도 이제 주린이 아니거든요."

"하긴 가슴은 뒤지게 크지."

"시청자분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주식을 했으면 좋겠어요."

잘 성장하고 있다.

트레이너로서의 깡따구는 월스트리트 못지 않을 것이다.

'더 커진 거 같은데?'

소라도 성장을 했다.

몸뿐만 아니라 투자자로서도 갖춰나가야 할 것을 갖췄다.

그 방향.

180도 다르다.

방송도 본인처럼 올곧게 이끌어나가고 싶어한다.

"교수님처럼 강연이라도 해보던가."

"그게 될 리가 없으니까 그렇죠!"

"아무튼 나 바빠 시발."

"하나도 안 바쁘면서."

쉬울 수가 없는 일이다.

유명 유튜버, BJ 등이 자꾸 논란이 터지는 이유가 있다.

''그렇게 해야만 방송을 보니까.'

자극적인 맛.

시청자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방송인들은 그 요구에 맞춰 나가야 한다.

균형을 맞추는 것은 본인의 능력에 달려있다.

소라가 알아서 잘 해나가야 할 일인데.

"뭐라도 조언 좀 해줘요."

"나 바쁘다고."

"그냥 게임하고 있는 거잖아요."

"죽었잖아 씨발련아!"

"말 다했어요?"

자꾸 말을 걸어온다.

한국 20대 남자의 역린을 건드리고 있다.

'이러니까 이대녀는 정말.'

공감 능력.

평소에는 그렇게 부르짖으면서 게임에 한해서는 부족하다.

"잠깐 참고 나중에 하면 되잖아요."

"롤대남이 롤을 어떻게 참아!"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진짜!"

그 중요성을 모르는 것이다.

단순히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

'안에 사람들이 있잖아!'

롤.

대한민국 남자라면 모를 수가 없는 게임이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롤?"

"롤 몰라? 너 호로빨갱이투기꾼이야?"

"뭔 개소리에요 아까부터!"

"투자자라면 알아야지."

"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가 담겨 있다.

롤 하나로 세상을 알 수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것도 하나의 수련이야.'

진행되는 게임.

아군이 똥을 싸고 있다.

탑라인이 특히 심상치 않다.

[10:13] 탑안오면던짐 (제임스): 탑 걍 죽음?

[10:17] 마음약한정글 (차르반 4세): ㄱㄷ

050 탑이 정글을 콜하고 있다.

CS도 못 먹겠다며 짜증을 부리는 것이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설마 하던 사태가 일어난다.

적 캐낸이 앞점멸로 깃창을 보란 듯이 피하고.

'씨발.'

제임스를 원콤에 보내버린다.

스킬이 빠진 차르반 4세도 함께 따라간다.

─적이 첫 번째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포탑 퍼블까지 내준다.

그보다 더 심각한 건 적 정글이 돌아다닌다는 것.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에요."

"부실은행 하나 살리려다 줄부도가 나버린 거지."

"?"

바텀도 다이브를 당한다.

상대가 대놓고 각을 조여도 회피할 길이 없다.

'이래서 부실은행 함부로 도와주면 안돼.'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지들 골로 가면 경기침체 온다고 협박을 했다.

정부가 지원을 해줬다.

그걸로 본전 복구한다며 원유 선물로 깝치다가.

─아군이 당했습니다!

더블 킬!

바텀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지들은 물론 전세계까지 위기에 빠뜨렸다.

망할 거면 곱게 망해야 하는 이유다.

그것을 모르고 징징댔다.

제임스의 갱콜은 게임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로 이끌었다.

"그게 뭔 게임 중독자 같은 소리에요."

"너 지금 롤대남을 무시하는 거야?"

"그게 뭔데 씹덕아."

"니 시청자도 대부분 롤대남이야."

이 세상의 이치가 이 게임 안에 담겨있다.

그중에는 당연히 투자도 있다.

'롤로 투자를 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지.'

롤을 한다는 것은 역사와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만에 또 미친 소리하고 있네요."

"넌 정말 속고만 살았냐?"

"네."

실제로 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인 투자자 중에서도 롤드컵 우승자 출신이 있다.

'아직 아니었나?'

조금 미래의 이야기였다.

* * *

2018년 롤드컵.

세간이 발칵 뒤집어질 만도 했다.

<오성 스페이스가 2018롤드컵의 우승을 차지합니다!>

이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전세계 최강팀이 무릎을 꿇었다.

−이걸 오성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원딜 차이 실화냐?

−아……

−향러가 드디어 우승을 ㅠㅠ

−트타가 4킬 먹고 하는 게 없음

−우승 축하드립니다

−이렇게 왕조가 막을 내리네

−검은수염 네 이놈!

도저히 무너질 것 같지 않았다.

전세계 롤팬들이 흥분으로 달아오른다.

와아아아아~~!!

그것을 이뤄낸 팀.

오성 스페이스가 결승전의 무대 위에 올라선다.

관중석에서 박수와 함성 소리가 쏟아진다.

새로운 우승팀의 탄생을 축하한다.

<우승을 한 오성 스페이스 선수들과 인터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명한 선수도 있고, 아닌 선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 한 가지는 명확하다.

2018년은 그들의 역사로 기록된다

선수들의 스토리에 호기심이 생긴다.

−드디어 찬밥 취급 벗어나네

−찬밥 그 자체!

−정글은 항상 찬밥 취급이긴 했지 ㄹㅇ

−더운밥이 되도록

−진짜 감동이다

−화장실 좀 그만 가……

−Hey!! CoreJJ!!

−향로가 없어도 우승할 수 있을까?

팬심으로 연결되는 일.

팬들의 반응이 뜨거운 건 당연한 것이었다.

오성 스페이스에 대한 화제가 뜨겁다.

그중에서도 가장 이슈가 되는 건.

<우승 축하드립니다. 세계 최강의 미드라이너를 꺾고 세계 최강에 올라선 기분이 어떠십니까?>

오성 스페이스의 미드라이너.

진행자가 파격적인 질문을 던질 만하다.

세계 최강팀을 꺾었다.

세계 최강의 미드라이너에게 참패를 안겨줬다.

<목표였는데요. 이뤘습니다.>

<내년에도 이어나가실 계획인가요?>

<그런 계획은 없습니다.>

<네?>

빼앗은 최강의 타이틀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부분이었지만.

<롤로는 세계를 정복했으니, 이제는 주식으로 세계를 정복하려 합니다.>

그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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