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16화 (316/450)

EP.316

UBD

경주왕 엄복동.

2019년 신작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영화다.

〔한국 주식 갤러리〕

─주식 참 쉽쥬 ㅋㅋㅋㅋㅋㅋㅋ

─파란도미가 왜 고평가가 아닌지 설명해줌

─엄복동이 흥행할 수밖에 없는.EU

─파란도미 안 산 흑우 없제?

주식 시장에서도 말이다.

관련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돼있기 때문이다.

─파란도미 안 산 흑우 없제?

[대충 수익 50% 먹은 사진.jpg]

돈을 그냥 퍼준다는데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랄 걸음?

└와 평단 푸근하겠네

└개잡주 같은데 뭐 하는 회사냐 ㄷㄷ

└이거 엄복동 관련주잖아!

초기에는 관심이 없었다.

영화라니?

투자자들 입장에서 와 닿지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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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도미 엔터테인먼트』

20,500원 ▲15,450원 (+305.94%)

[대충 반년간 우상향하고 있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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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엄청나게 폭등하고 있다.

없던 관심도 샘솟게 될 만한 상황이다.

─엄복동이 흥행할 수밖에 없는.EU

국뽕, 반일, 스포츠

국내 영화 흥행 치트키임

근데 이 3개가 합쳐졌다?

실패할 수가 없음

└시발 설득 당함

└아 국뽕에 반일은 ㅇㅈ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천만 관객 찍겠는데?

└마치 히오스 같네요 ㅇㅇ;

그 이유.

들어보니 그럴 듯하다.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 납득이 된다.

영화가 얼마나 흥행할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다 줄지.

─파란도미가 왜 고평가가 아닌지 설명해줌

[파란도미 엔터테인먼트 시가총액.jpg]

파란도미 시가총액=3500억

천만 관객 예상 수익=1300억

PER로 따지면 3도 안됨 ㅋㅋ

참고로 컨텐츠주 평균이 20~30

└분석추

└천만은 개씹에바참치 아님? 잘해야 500만일 텐데

글쓴이− 500만만 가도 PER 6이야. 대가리 굴려

└이렇게 떠먹여줘도 못 타면 걍 주식 접어라

커뮤니티에 분석글이 올라온다.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하게 된다.

주가가 더 올라갈 것 같은 환상.

하나의 테마주가 떠오르는 과정이다.

"주갤 선동 완료했습니다!"

"펨코 선동 완료했습니다!"

"종토방은?"

"거긴 뭐 선동할 필요도 없던데요?"

당연하게도 우연이 아니다.

세력은 주가를 올리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쓴다.

'재료가 이렇게 좋은데 누워서 떠먹기지.'

그중 하나.

빅앤트 캐피탈의 대표 장선영은 빠삭하게 알고 있다.

한두 번 해본 게 아니다.

어떻게 해야 개미들의 투심이 몰리게 되는지.

〔종목토론실− 파란도미 엔터테인먼트〕

─애국도 하고! 돈도 벌고!

─대표님 사업 감각이 탁월하시네요 ㅎㅎ

─지금 사는 건 하수들이나 하는 짓이지 ㅋㅋ

─와 이 주식 5천원 일 때부터 봤는데……

바로 FOMO를 자극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사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불안 심리.

─와 이 주식 5천원 일 때부터 봤는데……

사야지, 사야지 하다가 결국 2만 원까지 가버리네요;;

왜 그때 사지 않았는지 후회돼서 잠이 안 올 지경입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라고 할 때 살 걸!

└용기 있는 자만이 돈을 버는 것이지요

글쓴이−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지금 들어가도 될까요?

선동.

분석.

빈정.

온갖 방법을 써서 주식을 사고 싶게 만든다.

넘어가지 않을 건데?

본인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더 최악의 시기에 사버린다.

─지금 사는 건 하수들이나 하는 짓이지 ㅋㅋ

영화 흥행? ㅇㅈ

아직 싼 거? 그것도 ㅇㅈ

하지만 차트상으로 위험한 구간이다 이 말씀!

난 1만 원대에서 주워 담겠음

└1만원 대는 개뿔 ㅋㅋ 10만 간 다음 액분 하면 가능할 듯

└우와 님 고수임?

└차트 보는 애들이 제일 하수던데……

└조정? 조오오정?? 이 좋은 주식에 조정이 올 것 같으냐

주식의 가치를 안다고 생각하니까.

세력의 의도대로 놀아나고 있다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다.

<작전 잘되고 있습니까?>

"제가 사장님께 실망을 드린 적이 있나요?"

<하하! 괜한 걸 물어봤네요.>

그것이 바로 작전.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온갖 수법을 다 동원한다 해도.

'본업 하는 분이 잘하셔야지.'

재료에 달려있다.

재료가 좋아야 올리기도 쉽고, 개미들도 철썩 같이 달라붙는다.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파트너다.

파란도미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박광재는 말이다.

"파란바이오……. 아, 실례! 이제는 엔터테인먼트였죠?"

<약팔이 하는 시대가 이제 아니니까요.>

"전환하시길 너무 잘하셨습니다~."

영화 투자는 단순한 간판.

그는 그때그때 주가가 오를 만한 사업으로 바꾸고 있다.

'주가 컨트롤하기 쉬운 걸 잘도 잡아오신다니까?'

성과를 내야만 주가가 움직이는 게 아니다.

기대감만으로도 충분히 오른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바이오다.

백제젠 사건 이후 신뢰를 잃은 감이 있지만.

"개봉일 전까지만 별말 안 나오게 하시면 됩니다. 시사회가 잘 진행됐는지 걱정이 좀 되는데……."

<걱정 뚝 붙들어 매셔도 됩니다.>

"그 말씀은?"

<다 손을 써뒀다 이 말이죠.>

또 다른 재료를 만들어왔다.

얼핏 보기에는 자신도 넘어갈 만큼 훌륭하다.

'사업의 천재야, 천재.'

기대감을 기똥차게 끌어올린다.

월드스타 케이가 출연한 영화라니?

한국신문− 「월드스타 케이, 예능 프로그램서 '엄복동' 흥행 소망 담은 홍보」

팩트뉴스− 「‘경주왕 엄복동’, ‘극한직업’ 이어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 될까?」

화제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실상은 속 빈 강정에 불과하더라도 말이다.

<어느 바닥이나 다 있는 거죠. 업계 눈치 보면서 밥 벌어 먹고 사는 인간들.>

"아하~!"

<좋은 기사 부탁드렸습니다.>

"사장님도 참 수완이 대단하시네요."

<하하, 회사의 CEO로서 주가 부양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입니다.>

제대로 된 영화.

만들어본 적이 없다.

그것을 할 의지도 없다.

'그런 건 알 바 아니고.'

중요한 건 재료가 되는지 아닌지다.

바이오 회사들이 좋은 약을 만든다고 하면 주가가 올라가는 것처럼.

"저희도 맡은 바 일을 시작해야겠네요."

<어떤 일을?>

"내일부터 애널리스트들 동원해서 개미들 쫙~ 끌어모으겠습니다. 사장님께서는 물량만 잘 지키고 계십시오."

그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나머지는 자신에게 달렸다.

주가를 주무르는 방법은 차고 넘치게 안다.

'이 정도 건수라면 회사의 역량을 총동원할 만하지.'

뉴스와 애널리스트.

두 가지로 매수 심리를 끌어올린다.

주가를 위아래로 흔들면서 개미들을 꼬신다.

빅앤트 캐피탈은 그 작업에 이골이 나있다.

성공적인 작전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사장님!"

"이 새끼야, 전화 중인 거 안 보여?"

"그, 그게 지금 큰일 났습니다! 미친 여자가 있어요!"

"뭐?"

생각지도 못한 방해꾼이 나타난다.

* * *

영화.

호불호가 나뉜다는 사실은 당연히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최악인 영화도.'

누군가에게는 인생작일 수 있다.

작품을 함부로 폄하해서는 안되지만.

─춘식이님께서 10,000원 후원!

와 시사회 초청 받은 거임?

"제가 받은 건 아니고요. 아는 오빠가 초청 받아서 저도 같이 가게 됐어요."

−그 오빠 ㄷㄷ

−뭐 하시는 분이길래 초청까지 받음??

−소라 엄복동 보고 왔구나

−그거 기대작이라던데 어떤가요!

그럼에도 입이 근질근질할 수밖에 없다.

소라가 직접 본 엄복동은 최악이었다.

'취향 차이라고 보기에는.'

영화의 완성도.

여러 부분에서 어설펐다.

좋다고 할 만한 부분이 보이지 않았다.

"150억을 썼다고 해서 기대를 했거든요. 근데 CG도 좀 자연스럽지 못하고, 그 이전에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어요. 독립운동 영화도 아니고, 스포츠 영화도 아니라 주제의식이 모호하달까……."

흥행을 할지 안 할지까진 알 수 없다.

자신이 재단할 부분은 아니다.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한 것일 뿐인데.

−어허 위험한 발언하네

−나 파란도미 들갔는데……

−엄복동 ㅈ망한 거임? ㅋㅋ

−빤스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돔 황 챠!

−주제의식 ㅇㅈㄹ 지가 영화 평론가인 줄 아나

−파란도미 주주 많은 거 보소 ㄷㄷ

−주가 내려가면 책임질 껴?

채팅창이 난리가 난다.

실제로 상장이 돼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기 좀 꺾으라고 이년아!'

그것을 종용한다.

보고를 받은 장선영은 신속히 여론전에 나선다.

더 이상 괜한 소리를 못하도록.

어떻게 시사회에 참석했는지는 몰라도.

─세력임님께서 1,000원 후원!

국뽕+반일+스포츠가 어떻게 망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력임2님께서 1,000원 후원!

영화를 알면 그런 소릴 할 수가 없는데……

─개처물림님께서 1,000원 후원!

에혀 파란도미 안 사서 열폭하나 보네 ㅋ

판을 망치게 놔둘 수는 없다.

직원들을 동원해 여론을 바꿔놓는다.

'이게 얼마짜리 작전인 줄 알아?!'

어려운 일도 아니다.

본인의 상상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면 된다.

선동, 분석, 빈정.

계집년 하나 따위 손쉽게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걱정돼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지금 단기간에 주가가 엄청 올랐잖아요? 흥행이 부진하면 주가가 다시 떨어질 수 있잖아요."

−그걸 니가 어떻게 판단할 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슴 샌드백처럼 때리고 싶네 ㅇㅇ;

−주제 넘은 말하지 마라

−채팅창 갑자기 왜 곱참 낢?

주관이 뚜렷하다.

소라는 절대 자신의 생각을 굽힐 생각이 없다.

'씨발련이.'

자신이 본 게 있다.

방송에서 한 말은 최대한 고르고 고른 것이다.

파란도미는 작전주.

시청자들이 피해를 안 봤으면 해서 한 말이다.

─세력임3님께서 1,000원 후원!

에베베 그렇게 확신에 차면 숏 쳐보던가

"아……, 그래요?"

비아냥이 쏟아진다.

화가 점점 치밀어 오른다.

유두가 발딱 서버릴 만도 하다.

타닥, 탁!

말로 해봤자 와 닿지 않는다.

투자자로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내가 손해 보는 한이 있더라도.'

저 작전주가, 세력이 좆됐으면 좋겠다.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공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유두가 시키는 대로 저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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