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310화 (310/450)

EP.310

부동산 개잡주

방송의 여파.

〔부동산 갤러리〕

─손익좌가 존나 대단한 게

─백마 아파트에 대해서.Araboza

─무주택 퐁락이들 어쩌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익좌 찐반 선언!

즉각적일 수밖에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확실하게 하락장이었지만.

─손익좌 찐반 선언!

<축하 받을 것까진 없죠. 이제 막 상승 초입인데.>

이왜진?

└대 상 승

└퐁락이들 눈물의 비추 ㅋㅋㅋㅋㅋ

└방송 봤는데 겁나 무덤덤하게 말함. 이건 찐임

└손익좌 존나 멋지네

조금씩 반등을 하고 있다.

그것을 예언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승리 선언.

한창 하락을 하던 시기와는 발언의 무게가 달라진다.

─손익좌가 존나 대단한 게

닥터둠뿐만 아니라

온갖 애널리스트, 뉴스, 기관에서

부동산 불패신화 끝이라고 하는데

혼자서 소신발언 하는 거 개지림

ㄹㅇ 돈 주고 하라 해도 못할 듯

└정부도 내려간다고 함 ㅋㅋㅋㅋㅋㅋ

└혼자 몇 명이랑 싸운 거냐?

└손익좌 얘가 또라이인 거임

└주식도 귀신 같이 잘 맞추더니 부동산도 신 들렸네

부동산.

주식이 아니다.

그를 신뢰하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반등을 계기로 변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손익좌'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백마 아파트에 대해서.Araboza

[백마 아파트 길거리 사진.jpg]

1979년에 준공된 노후 아파트로

2000년도 초부터 재건축이 추진됨

그것이 결실을 맺어 가려던 찰나에……

현 서울시장님 당선돼버림

심지어 연임도 아니고 3선을 함

현재까지 무려 40년 동안 재건축이 막혀있는 불운의 아파트

└정리추

└40년 된 아파트 ㅋㅋㅋㅋㅋㅋㅅㅂ 골 때리네

└손익좌는 왜 이런 곳을 사는 거임?

└지금 시장님 재건축 때려 죽여도 안 시켜주잖아

발언 하나하나가 주목 받는다.

그중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것.

손익좌가 샀다는 아파트였다.

어째서 매수한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한국신문− 「서울시장曰 "투기 판치는 재개발·재건축 허용 안 해"」

팩트뉴스− 「"부실 아파트 재건축 요구도 무시"...재건축 심의 통과 '0'」

현 서울시장.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악명이 자자하기 때문이다.

재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정책을 선회할 거라고도 생각되지 않는데.

─어제 손익좌 발언 중 소름 돋았던 것

<서울시장님이 4연임은 불가능한 것 같아서.>

방송에서는 대충 넘어갔는데

사실 존나 중요한 발언임

지방자치법 제87조 제1항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4연임이 불가능함

즉, 지금 서울시장은 이번 임기가 마지막임

└아 이게 그런 의미였어?

└난 또 부동산 민심 때문에 연임 실패한다는 소리인 줄 ㄷㄷ

└ㅁㅊ 3년 후를 내다본 거네

└발상이 진짜 광기다 ㅋㅋㅋㅋㅋㅋㅋ

그것이 오히려 맹점이 된다.

커뮤니티에서는 연일 화제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손익좌의 발언.

손익좌가 산 아파트.

부동산 투자자로서 관심이 안 갈 수가 없다.

〔틀니앙− 틀에 박혀있지 않은 깨어있는 기성세대〕

─손익좌 이 녀석 참 영악하네요;;

─손익좌 그놈 때문에 부동산 오르는 거 맞습니다

─대통령님이 또 부동산 언급하셨네요!

─요즘 정말 밥이 안 넘어갑니다……

그를 죽일 듯이 싫어하는 틀니앙에서도 말이다.

부동산 상승과 함께 언급이 금기시 되었지만.

─요즘 정말 밥이 안 넘어갑니다……

부동산 안 사기 운동 참여하려고

5년간 잘 지내던 아파트 팔았거든요

정부 정책 덕분에 더 싸게 살 수 있나 했더니

손익좌 그놈이 투기판을 벌여서 가격이 또 오르고 있네요

└극공감합니다!

└있는 자만 잘 사는 더러운 세상이죠……

└누구는 운동하고 누구는 투기하고! 세상 꼬라지 잘 돌아갑니다!

└근데  운동하라고 협박한 사람 없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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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금슬금 이야기가 나온다.

비판을 하는 것이라면 용인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은 알고 싶어 미치겠다.

눈 가리고 아웅을 하기에는 사태가 너무 크다.

'후우…….'

49살의 가장 봉경구는 깊은 한숨을 쉰다.

자신도 글쓴이와 똑같은 상황이다.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매각했다.

정의도 구현하고 돈도 벌 생각에 신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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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룡 아파트 가격 추이』

8.5억 ▲1.2억 (+16.43%)

[대충 저점 찍고 반등하는 듯한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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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바닥에 매도한 셈이 되었다.

급하게 판다고 시세보다 싸게 팔기까지 해버렸다.

'집에도 못 들어가 정말.'

마누라는 왜 팔았냐며 성을 낸다.

자식들도 왜 이사를 가야 하냐며 짜증을 부린다.

부동산이 내려갈 때는 할 말이라도 있었다.

지금은 찍소리도 못하고 눈치만 본다.

─대통령님이 또 부동산 언급하셨네요!

부동산 투기를 잡고 가격을 안정시킨다는 정부 의지는 확고하고

현 대책이 시효를 다했다고 판단되면 더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겠다고 하셨습니다!

└乃

└역시 믿음직스럽습니다! 부동산 잡히는 건 시간 문제겠네요

└부동산 안 사기 운동 참여하고 있어서 행복해요♡

└손익좌 같은 투기꾼도 꼭 잡아주면 안될까요?

틀니앙을 보는 것만이 유일한 위안.

그마저도 최근에는 속이 타들어갈 지경이다.

'그래, 손익좌 그놈을 잡으라고!'

뭔가 정책을 내놓는다.

집값도 잡히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댓글을 달며 옹호할 때마다 자괴감에 빠져든다.

─손익좌 이 녀석 참 영악하네요;;

서울시장님이 4선 못하는 걸 이용해서

재건축 단지에 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손발이 부들부들 떨리고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어라 왜요? 전 국민이 서울시장님 4선을 바라고 있는데

글쓴이− 규정상 3연임이 한계랍니다 ㅠ

└우리 시장님 불쌍해서 어떡해요

└이 간악한 투기꾼 같으니라고!

자신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

손익좌는 이득을 보고 있다고 한다.

부동산 투기로 떼돈을 벌었다는 소식이다.

'저런 놈들 때문에 나처럼 선량한 시민만 가난해지지.'

분통이 터진다.

매일 같이 욕을 했다.

그러다 보니 역으로 다른 생각도 든다.

자신도 저렇게 한다면?

똑같은 아파트를 사면 똑같은 이득을 보게 되어있다.

─손익좌 그놈 때문에 부동산 오르는 거 맞습니다

[백마 아파트 가격 추이.jpg]

우리 시장님 4연임 못한다는 소문 퍼뜨리고

백마 아파트 가격이 쫙 올랐습니다

이게 투기가 아니면 뭘까요?

└정말이네요. 문제가 심각합니다

└왜 저런 놈들 안 잡는 걸까요??

└에구……, 제가 다 화나네요

└떼돈을 번다고 해도 더럽게 버는 돈은 전 필요 없습니다!

'난 필요한데?'

커뮤니티에서는 반대 여론이 강하다.

도덕적으로 틀리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하지만 찬물 더운 물 가릴 처지가 아니다.

어떻게든 본전을 되찾아야만 한다.

꿀꺽!

아니, 더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독한 투기꾼일지언정 돈 하나는 잘 번다고 하니까.

'들어보니 제법 그럴 듯하기도 하고.'

다음 시장님은 재건축에 관대할 수 있다.

굳이 보수쪽 인사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막말로 보수가 나오더라도 돈만 벌면 된다.

그 정도로 간절하고 절박하다.

"여기 집 보러 왔는데요!"

경구는 공인중개사에 뛰어 들어간다.

* * *

부동산.

실물이 있는 주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K주식.'

가격을 움직이는 요소는 눈에 보이는 부분만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도 신경 써야 한다.

<서울시장님 4선 안된다는 그거요?>

"그것도 있고."

정책.

심리.

여러 요소가 선반영되는 것은 주식과 마찬가지다.

'더러운 부분도.'

세력이라는 게 존재한다.

가격을 올리기 위해 작정을 한 녀석들 말이다.

<정치 이야기는 좀.>

"아니, 그런 거 말고……."

수현에게서 온 전화.

최근 현황에 대한 보고다.

부동산 가격이 점점 뛰고 있다.

'그렇게 되겠지.'

백마 아파트가 가장 두드러진다.

주변 아파트보다 반등 속도가 눈에 띄게 빠르다.

"건설사들도 가격을 올리려고 아주 피똥을 싸거든."

<건설사가요?>

그 이유.

내가 방송에서 떠들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부가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집값이 올라야 아파트를 팔아먹을 수 있으니까.'

건설사들이 시세 조작을 한다.

높은 가격으로 계약해 실거래가를 띄운다.

데일리뉴스− 「'집값 띄우기' 의심사례… 전체 취소 건의 65%」

그리고 나중에 취소하는 식.

그러한 작업이 들어왔다는 낌새가 보이고 있다.

"백마 아파트가 이슈가 되고 있고, 재료도 있으니 작업 치기 좋다고 생각했겠지."

<무슨 개잡주 같네요.>

"그래."

신문에도 대서특필되고 있다.

9시 뉴스에 나오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다.

'그렇게 화제가 되면.'

부동산 심리가 살아난다.

건설사 입장에서 분양을 놓기가 쉬워진다.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

알고 있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먹고 빠진다.

<그래서 백마는 전세 놓지 말라고 한 거에요?>

"호구가 발견하면 최고가보다 좀 낮아도 팔아."

<호구 등쳐 먹는 건 맡겨주세요♡>

이용 당해줄 이유는 없다.

단기 차익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봐야 한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매집을 하겠지만.'

포트폴리오 관리는 중요하다.

최소 수십 억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

<그럼 저 스위트룸 예약해도 돼요?>

"그 정도 보너스는 주는 직장이지."

<신난다!>

기간을 생각하면 괜찮은 수익이다.

직원들 교육까지 생각하면 더 의미가 크다.

'수현이도.'

내 여자로 만들게 되었다.

귀찮아하는 섹스보단 진심 야스가 더 맛있는 법이다.

"크흠! 그럼 오빠도 시간을 내서……."

<아, 안돼요.>

"아니, 왜?"

<흔우랑 놀 계획이라.>

"……."

아닐 수도 있고.

여러 일이 있긴 했지만 흔우와도 잘 지내는 모양이다.

'둘이서 놀고 싶을 때도 있겠지.'

상간남으로서 관대하게 용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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