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97화 (297/450)

EP.297

갭투자

상승장.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기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교수님, 최근 주식 시장의 반등폭이 좀 큰데요? 교수님의 시나리오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 아닙니까?"

"……."

닥터둠으로서는 곤욕스러울 수밖에 없다.

시장이 별 근거도 없이 반등하고 있다.

폭락론을 주장한 자신은 닭 쫓던 개 꼴이 되었다.

그것까지는 그럴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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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

2200.87 ▲183.31 (+9.08%)

[쌍바닥 찍고 반등하는 듯한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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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생각과 달리 크게 내려가지 않았다.

나스닥이 −30% 가까이 폭락하던 와중에도 말이다.

'최소한 전저점은 깰 거라고 봤는데…….'

그것이 타당하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다이렉트로 받는다.

나스닥이 폭락했다면?

코스피도 그에 준하게 내려가야 했다.

예측이 빗나가도 너무 크게 빗나갔다.

추종자들이 원망을 해오는 건 필연이다.

"아직 시나리오가 달라진 건 아닙니다."

"아, 그런가요?"

"베어마켓 랠리의 끝에 와있다."

−베어마켓 ㄷㄷ

−베어마켓이 뭔가요?

−역시 교수님이 틀리실 리가 없죠!

−후……, 숏 손절하지 않길 잘했네요

그것이 그의 입지가 무너졌다는 소리는 아니다.

증시 예측이 틀리긴 했어도.

'소기의 성과는 이뤘으니까요.'

경제 채널 섭외 순위 1위.

여러 강연에 출연하고, 책도 단기적으로 상당히 팔렸다.

최근에는 주춤하게 되었다.

증시가 반등하며 믿음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인데.

한국신문− 「얼어붙은 서울 아파트 시장…12주 연속 하락」

팩트뉴스− 「'천당 아래 분당' 어쩌다…아파트값 하락률 1위·거래 95% 급감」

그것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주식만이 경제의 전부가 아니다.

부동산도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원화삭제범님께서 100,000원 후원!

인버스 물렸지만 전세금이 더 내려가서 위안 삼고 있습니다 ㅠ

"저번에 전세금으로 인버스 투자하신 그 시청자분이시네요!"

"노는 돈 투자한다 생각하시고 편하게 계시면 되겠지요."

−부동산에 비하면 주식 시장은 아무것도 아니죠 ㅋㅋ

−요즘 집값 말이 아님……

−코스피도 곧 그렇게 될까요?

−교수님 말씀대로 부동산부터 무너지고 있습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꺾이고 있다.

경기 불황.

금리 인상.

'영향을 받는 것이 정상이지요.'

선방영의 선반영을 한다며 날뛰고 있는 주식 시장이 비정상이다.

경기 침체는 시간 문제다.

경제학자로서 자신의 예측은 틀리지 않았다.

기다리다 보면 폭락은 언젠가 오게 되어있다.

〔부동산 갤러리〕

─닥터둠 교수님 신탁 떴다 ㄷㄷ

─파티는 끝났다 ㅄ드라

─전세가율 보고도 바닥 소리가 나오냐? ㅋㅋ

─그냥 지금 정부가 부동산 찍어 누르려고 작정했는데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들.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추앙 받고 있다.

─닥터둠 교수님 신탁 떴다 ㄷㄷ

[유튜브 영상 캡처.jpg]

미국의 강한 금리 인상으로

한국 부동산 멸망각 씨게 잡혔다네 ㅇㅇ;

└미국 때문에 한국 망하누 ㅋㅋㅋㅋㅋㅋ

└이걸 이렇게 요약해?

└팩트) 팩트다

└한국도 금리 따라가게 될 텐데 영끌이들 폭망각이지

실제로 내려가고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연일 하락 추세다.

그것을 예견한 애널리스트.

닥터둠의 입지가 두터운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영끌이들 미래 알려준다 ㅋㅋ

[2007~2015년 주택 지수.jpg]

그래프 보이지?

2007년 꼭지에 물린 놈들

2012년 돼서야 겨우 탈출함

올해 부동산 산 놈들 2023년에 본전 옴

└그동안 이자 낸 거까지 생각하면 ㄷㄷ

└저때 금리 3% 아니었나?

└닥터둠 교수님이 괜히 멸망 얘기하겠냐곸ㅋㅋㅋㅋㅋㅋ

└영끌이들만 애잔하게 현실부정 중이지 ㅋ

부동산.

시세가 올라가고 내려간다.

주식처럼 차익 거래가 가능하다.

그런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한 일이다.

지금의 시장이 상승장인지, 하락장인지.

─전세가율 보고도 바닥 소리가 나오냐? ㅋㅋ

[집값 '뚝', 전셋값 '뚝뚝'…서울아파트 전세가율, 하락 재개.News]

원래 전세는 버티고

매매만 떨어져야

전세가율 올라서

바닥이 나오는데

지금은 매매보다

전세가 더 떨어져서

전세가율은 더 하락함 ㅋㅋㅋㅋㅋㅋㅋㅋ

└쉬익쉬익~ 무적권 우상향이라능

└전세가율 50%면 앞으로 매매가 30% 빠져야 전세가율 70% 유지한다는 얘기네

글쓴이−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다니까 ㅋㅋㅋㅋㅋ

└지하실 밑에 주차장 있음

하락장이라는 사실이 더 와 닿는다.

부동산을 살 사람이 없다.

그만한 목돈을 준비하기 힘들다.

이자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실물 경제도 나락을 가고 있다.

주식 시장과 체감하는 바가 다르다.

─대통령님께서도 부동산 잡는다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

[2주택자 양도세 최대 50% 중과세.News]

지금 영끌해서 부동산 사겠다는 놈들은

뉴스를 안 보는 거임

아니면 능지가 딸리는 거임??

└정부가 부동산을 잡겠다는데 지가 뭔데 개깝침 ㅋㅋㅋㅋㅋㅋ

└지금 같은 시기엔 현금이 답

└부동산 신화는 끝났다고 봐야지……

└능지가 딸린다는 게 세간의 정설

정치의 영향으로 다이렉트로 받는다.

주식 시장과 달리 한국 정책에 따라 결정된다.

정부에서 내린다고 하면?

관치가 강한 한국의 특성상 영향이 없는 것은 불가능하다.

'허허, 시간 문제라는 것은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겠죠.'

닥터둠이 예상하고 있는 그림.

주식은 몰라도, 부동산은 반드시 적중한다.

지극히 타당한 추측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 * *

실물 경제.

"김씨!"

"박씨 무슨 일이야?"

"언제는 일이 있어서 왔나~ 그냥 오고 싶으면 오는 거지."

미국의 여러 이슈들은 금융 시장을 흔들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의 한 복덕방에까지 말이다.

오랜만에 친구를 찾아온 박일성은 들어오자마자 눈치를 챈다.

"일은 잘되고?"

"그냥 평소대로지."

"평소대로인 사람의 표정이 뭐 그래?"

"나 못생긴데 보태준 거 있어!"

한산하다.

손님이 없는 것 뿐이라면 그럴 수 있다.

동네 슈퍼마냥 박리다매를 하는 곳이 아니니까.

'딱 봐도 죽을 맛이구만 쯔쯧.'

책상 위에 서류 뭉치 하나 쌓여있지 않다.

김씨도 전혀 일을 하는 듯한 모습이 아니다.

즉, 일거리가 없다.

최근 경기가 어떤지 생각하면 사실 추측할 것도 없는 이야기다.

"요즘 집을 누가 본다고."

"연초까지만 해도 없어서 못 판다고 하지 않았어?"

"그때랑은 다르지. 이 사람 어디 귀 닫고 사나!"

부동산 경기.

최악의 국면에 드러섰다.

그조차 시작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부동산을 중개하는 복덕방이 파리가 날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주인인 김이수는 알고 있다.

'요즘 경기가 정말 말도 아니야.'

그 외 여러가지 것들을 말이다.

뉴스를 보면 볼수록 부동산이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국이 금리 인상인지 뭔지 한다고 난리잖여."

"그게 뭔데 그래?"

"뭐긴 뭐야. 이자가 올라가는 거지~"

"김씨가 똑똑혀! 역시 대학 사람이라 뭐가 달라도 달라."

아니, 모를 수가 없다.

부동산을 거래하는 중개업자.

복덕방(공인중개사) 간판을 달고 있는 입장이다.

'또 한 5년 파리 치려나.'

이런 경험.

처음 있는 것이 아니다.

IMF 때도 그랬고, 2008년에도 그러했다.

서브 뭐 어쩌고가 터졌다고 한다.

살다 보면 그런 일이 있다는 걸 70대인 김씨는 경험해봤다.

따악!

지금도 아마 그런 것일 테다.

한동안, 아니 최소 몇 년은 각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뭐, 한두 번이야?"

"남 일이라고 대강 말하긴."

"어허~ 이렇게 찾아와 주는 친구가 나 말고 있간?"

손님을 접대해야 할 유리 테이블에서 바둑이나 두고 있는 이유다.

아주 한가하게 말이다.

'익숙해져야겠지.'

부동산 중개업이라는 게 그러하다.

한 번 계약을 잘 따내면 수백만 원씩도 벌 수 있다.

경기 활황기.

누구나 부동산을 사려고 난리가 날 때는 정말 떼돈을 쓸어담는다.

"나라님이 부동산 잡으시겠다고 하시는데!"

"우리 같은 서민들만 잡히는 거제~."

"바둑이나 질려 죽을 때까지 둬야겠어. 응?"

그와 반대의 상황.

가게 문을 열고 있는 것만으로도 적자가 난다.

매물을 확보하고 해야 하니 어중간하게 그만두는 것도 불가능하다.

'다음 부동산 활황기까지 올 때까지 3급은 따겠구만.'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법이다.

나라님이 하는 일을, 경제가 굴러가는 걸 서민들이 알 수 있을 리 없다.

끼익−!

앞으로 몇 년간 죽은 척 살고 있으면 된다.

김씨도, 친구인 박씨도 그렇게 생각을 했지만.

"보고 싶은 매물이 있어서 왔는데요."

반대의 생각을 가진 투자자도 있었다.

* * *

기회.

꼭 주식 시장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한국은 좀 그렇지.'

주식을 하는 사람은 소수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부동산에 뛰어들었다.

본인이 인지하던, 아니던간에 말이다.

사회의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다.

"그럼 계약한 것으로 하겠습니다."

"흠! 흠! 청년."

"네?"

"나중에 마음이 바뀌었다고 하면 곤란해. 요즘 애들은 정말 근성이 없단 말이야……."

"근성 말이죠."

어른들이 주식 하면 패가망신한다!

그런 소리를 해도 부동산은 뭐라 안 하는 이유가 있다.

'집부터 사라고 하잖아.'

부동산 불패 신화.

하나의 신앙이 되어버렸을 정도다.

그것이 절대 우연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 시발점을 끊는다.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은 하나의 중대한 허점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안다.

"그 점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흠! 요즘 애들답지 않은 소리를 하는구만."

"그리고 또 하나 부탁할 것이 있는데요."

"?"

"계약이 된다면 바로 전세를 놓고 싶습니다."

"전세를?"

차후 대국민 사기극이라 불리게 될 부동산 버블의 하지마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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