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96화 (296/450)

EP.296

신뢰의 계산

종말을 향해 다가가던 증시.

〔미국 주식 갤러리〕

─나스닥 왜 오름??

─흑좆양봉섹스출발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닥터둠 교수님이 안심하고 숏 치라고 함

─숏충이 빅쇼트 5번째 시청 중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당연히 기뻐해야 하는 소식이 맞지만.

─나스닥 왜 오름??

[저점 대비 +5% 상승한 그래프.jpg]

(진짜 모름)

└너무 많이 내려서?

└킹 반 영

└그걸 알면 개나 소나 롱 쳤지

└개미들은 모르는 호재라도 있는 건가……

투자자들은 오히려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오를 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대외 상황은 최악에 다다랐다.

그동안 설마설마 하던 것들이.

한국신문− 「미국 기준금리 0.25%p 인상…내년 인상 '2회'」

팩트뉴스− 「美, 예산 긴급 지출법안 처리 끝내 무산…‘셧다운’ 현실화」

현실화되고 있다.

부채 한도 협상이 부결되며 미국 정부가 셧다운된 것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도 여전히 강경하다.

이대로 경제가 무너지는 것이 옳다.

─닥터둠 교수님이 안심하고 숏 치라고 함

[유튜브 영상 캡처.jpg]

대외적인 상황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기술적 반등은 언제나 있는 거라고

└닥터둠 교수님 믿습니다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오르는 건 말도 안되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고통 받는데 숏 치는 게 정말 맞니?

글쓴이− 남들 돈 되던 파쇄되던 말던 알빠노

그럼에도 증시는 반등을 하고 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이다.

유명 애널리스트도 그렇게 말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숏 베팅에 몰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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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종합지수』

7,008.98 ▲710.2 (+11.27%)

[저점 찍고 반등하는 듯한 그래프.jpg]

+---------------------------------------------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올라간다.

6300에서 저점을 찍은 나스닥은 연일 상승 추세다.

─현재 나스닥 호재 정리.TXT

1. 미국 정부 셧다운

선반영 = 나스닥 호재

2. 파월 긴축 의지 확인

알빠노? = 나스닥 호재

3. CPI 예상치 상회

알빠노? = 나스닥 호재

4. 미국 무역 분쟁 격화

알빠노? = 나스닥 호재

5. 기업 이익 추정치 하락

알빠노? = 나스닥 호재

6. 채권 폭락

알빠노? = 나스닥 호재

└×5 알빠노로 나스닥 로켓 10k까지 상승!

└ㅋㅋㅋㅋㅋ 걍 안 좋은 거 다 무시 중이네ㅋㅋㅋ

└킹반영과 알빠노가 만드는 랠리

└숏충이들 돈 파쇄되던 말던 알빠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금리는 인상되고, 미국 셧다운도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주가는 올라가고 있다.

마치 세간의 악재를 무시라도 하는 것 같다.

─숏충이 빅쇼트 5번째 시청 중

1일 1번씩 감정이입 하면서 버티는 중

└야 너두?

└숏찬스 주면 땡큐지 ㅋㅋㅋㅋㅋㅋㅋ

└모든 양봉에 숏을 쳐라!

└마이클 버리도 이런 심정으로 견뎠겠지……

숏을 친 투자자들.

어이가 없을 만도 하다.

호재도 없는데 주가만 오른다.

더 강한 확신을 가지고 존버를 한다.

그간의 하락장은 확증 편향을 만들기 충분했다.

─닥터둠 교수님이 분명 내려간다고 했는데

진짜 왜 올라가는 거임??

호재 없는 거 맞잖아

└애널리스트가 죽으라면 죽겠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라갈 이유가 있으니 올라가겠지

글쓴이− 아니 그러니까 왜 올라가는데?

└나스닥은 원래 올라가는 건데 설명이 왜 필요함

그것이 틀렸다는 사실.

주가가 하락하는 걸 보고 믿었듯, 주가가 상승하는 걸 보고 흔들린다.

커뮤니티의 여론에 변화가 생긴다.

닥터둠에 대한 평가가 내려가는 것과 반비례로.

─코스피22층님께서 100,000원 후원!

소라님 덕분에 공포장에 버틸 수 있었어요 ㅠ

"10만 원 후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마음 고생하셨을 텐데 앞으로는 잘 풀리길 응원할게요."

−소라가 가장 고생 많았지 ㅋㅋ

−숏타령 하던 놈들 때문에……

−숏충이들 다 뒤져서 속이 시원하네

−나도 얘 빵댕이 보면서 버팀

충신지빡이님이 채팅금지 1회가 되었습니다.

떠오르는 사람도 있을 수밖에 없다.

소라는 최근 방송이 바빠졌다는 걸 느끼고 있다.

긍정적의 의미.

자신의 말이 맞았다며 신기해 하는 투자자들이 찾아오게 된 것이다.

─숏충이님께서 100,000원 후원!

빅쇼트처럼 폭락 나올 줄 알았는데 ㅂㄷㅂㄷ

"저도 그 영화 본 적이 있어요. 하지만 너무 주인공 시점에서 몰입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방송이 친근하다는 점도 있다.

딱딱하고, 지루하기만한 전문가들과는 다르다.

어린 나이.

빼어난 외모.

그럼에도 부족하지 않은 전문성까지.

"주인공과 반대로 롱을 쳤던 인물도 있거든요. 영화에서는 주인공을 비웃고 망한 걸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쭉 롱을 쳐서 자산을 10조로 불린 전설적인 투자자에요."

−빌 밀러 말하는 거죠?

−빅쇼트 5회 시청자인데 몰랐네 ㄷㄷ

−부작용=지가 마이클 버리인 줄 알음

−오늘부터 롱천지 가입한다

소라의 방송은 이전 이상으로 주목 받게 되었다.

주가의 상승과 함께 날개를 달았지만.

'쉽지 않네.'

소라로서는 많은 것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맞게 되었을 뿐이다.

미국 증시.

아니, 정재계.

자신이 모르는 것은 역시나 많았다.

결코 오만해서는 안된다.

모든 것을 안다는 듯 떠드는 것은 위험하다.

─심쿵심쿵해님께서 10,000원 후원!

나스닥에 숏 치는 게 진짜 바보임 ㅋㅋ

─무지성롱충이님께서 1,000원 후원!

ㄹㅇ 나스닥은 무조건 우상향하게 돼있는데

─충신지빡이님께서 500,000원 후원!

빵댕이 안 흔들어……?

롱이든 숏이든 마찬가지.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그것을 종용하는 애널리스트들도.'

자신도 깜빡 속을 뻔했다.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은 확실히 그럴 듯하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 보면 다르다.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차이가 있다.

빅쇼트처럼 말이다.

제대로 조사를 해야만 알게 되는 디테일이 존재한다.

꿀꺽!

그것을 모르고 휩쓸리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지난 하락장 내내 느꼈다.

수박 겉 핥기로 알아서는 안된다.

책임감과 무게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원화삭제범님께서 10,000원 후원!

지금 조정 살짝 오고 있는데 괜찮을까요?

"네, 괜찮습니다. 저는 호로구라하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육성으로 말하누 ㅋㅋㅋㅋㅋㅋㅋㅋ

−한 방에 이해함

−안심 완료

−역시 주식존예여신!

이제는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 * *

미국 투자.

의외로 많은 투자자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이다.

'세상에 무조건이 어딨겠어.'

결과적으로 올랐을 뿐이다.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를 딛고 쌓아올려졌다.

데일리뉴스− 「미 하원, 부채 한도 협상 통과…"국경장벽 예산 미반영"」

증시가 하락할 때마다 돈을 푼다.

정치인들의 욕심을 위해서 말이다.

미래의 리스크?

그런 것보다 당장의 지지율을 가장 우선시한다.

"정말 합의를 하네요?"

"그렇지."

"트럼프가 한 발 뺄 줄은 몰랐는데……."

그것이 세계 최강대국에 투자하는 자세다.

그 어떤 위기가 닥쳐와도 극복할 수 있다.

'뭐라도 하겠지. 미국인데.'

대충 그런 마인드.

현대 투자의 본질은 미국의 힘과 정치인들의 무능에 베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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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라님의 계좌』

매수금액│5,016,974원

평가손익│+22,676,722원

평가수익률│+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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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도 조금은 깨닫게 되었다.

풋옵션은 휴지 조각이 되었지만, 콜옵션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옵션을 이래서 하는구나."

"좋아?"

"그야 좋긴 좋은데 순수하게 기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기분이 미묘하다.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맞을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절대 쉽게 번 것이 아니다.

틀딱조차 아닌, 정말 오늘내일 하는 노친네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이유가 있다.

'워렌 버핏, 찰리 멍거 이런 사람들 90대야.'

미국이 무조건 우상향한다?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역사가 아니라 경험으로 배운 사람들이다.

불에 데어봤기 때문에 조심하게 된다.

증시는 그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다만, 투자자는 적응을 할 뿐이다.

쑤걱!

소라도 적응을 하였다.

나의 물건이 안쪽을 푹푹 쑤셔도 놀라지 않고 꽉 물어댄다.

"오빠가 마음만 먹으면 질질 싸게 만들 수 있는데 봐주는 거야. 알겠어?"

"아, 흑좆양봉 떴다!"

"……."

더 원하는 것이 있다는 듯 소라의 질이 꿈틀꿈틀 댄다.

뿌리 끝까지 빨려 들어간다.

나스닥의 분봉에 반응하는 것 같다.

11시 30분의 본장이 시작하자마자 양봉이 크게 박힌다.

"흑좆양봉이 그렇게 좋아?'

"그야 당연히 좋죠."

"이 변태년이.

"♡"

수익이 늘어나는 흥분.

의자에서 한다는 배덕감.

아드레날린이 최고조로 뿜어져 나온다.

'조금만 박아도 이렇게 질질 싸면서.'

클리토리스도 함께 문질러준다.

말좆양봉의 출현과 함께 소라의 몸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아, 아아!"

느껴버린 것이다.

모니터는 물론 책상 앞 키보드까지 젖을 만큼 조수가 뿜어져 나온다.

"그렇게 흑좆말좆이 좋냐? 어?"

"설마 질투해요?"

"니가 벌렁벌렁대니까 그렇지."

"그래도 여기는 오빠 거 말고는 못 들어와요. 아무리 커도 쪽!"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꾹 조여댄다.

입술도 맞추며 사랑스러운 얼굴로 포옹을 한다.

'연준이 제로 금리라도 하면 질질 싸겠네.'

투자자라면 더 큰 양봉을 원하게 되어있다.

소라도 몸은 투자자가 되었다.

한동안은 상승 장세가 이어질 것이다.

기대가 현실이 되며 투자 심리를 부추긴다.

'실제로 해결된 것은 없어도.'

부채 한도 협상이 최종 통과되려면 한참 남았다.

주식 시장은 선반영을 할 뿐이다.

실물 경제보다 6개월 선행해서.

그 차이를 이용하는 것도 투자자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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