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95화 (295/450)

EP.295

신뢰의 계산

전문가들의 하락 예상.

사실 틀린 것만은 아니다.

'지난 10년간 얼마나 많이 올랐는데.'

나스닥이 무려 8배가 폭등했다.

무슨 개잡주도 아니고 지수 인덱스가 말이다.

즉, 거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타당하다.

미국의 부채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그게 갑자기 터지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즌2 오는 거지."

"그럼 지금 위험한 거 아니에요?!"

"아니."

"?"

이성적인 관점에서는 말이다.

분석을 하면 할수록 미국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라고 생각을 하니까.'

월스트리트의 날고 기는 투자자들.

S&P500의 평균 수익률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이 빚으로 만들어진 환상이 언제 꺼질지 모르겠다.

마음 놓고 돈을 넣어둘 수가 없다.

"버블 맞다는 거잖아 시발!"

"근데?"

"버블은 결국 터지게 돼있는 거니까……."

"그래서 그걸 누가 결정하는데?"

"네?"

원래라면 진작에 터져야 했다.

부채도 좀 상환하고, 자산 시장에 생긴 거품도 꺼트린다.

'그러면 경기 침체가 오게 되잖아.'

그것이 올바른 정책인지는 상관없다.

대중은, 대다수의 국민들은 정치인을 탓하게 되어있다.

너 때문에 경기가 안 좋잖아!

책임을 지기 싫은 정치인들이 돈을 찍어내서 경기를 살린다.

"그래도 서브프라임은……."

"그건 가계 부채가 터진 거고."

"이번에는 정부 부채니까 다르다는 거에요?"

"그래."

소라도 조금은 머리가 굴러간다.

부채 한도 협상을 하면서까지 부채를 늘리는 원인이다.

'빚을 내서라도 돈을 풀겠다는 거지.'

그렇게 쌓아 올려진 것이 현재의 나스닥이다.

단언컨대 미국 주식 시장은 과열되어있다.

---------------------------------------------+

『나스닥 종합지수』

6,338.92 ▼1,714.04 (−27.03%)

[번지대 줄이 끊겨버린 듯한 그래프.jpg]

+---------------------------------------------

고점에서 27% 내려온 거?

사실은 반에 반토막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모래성이다.

─기관님이 학살 중입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충분히 내려간 것 같은 주가가 계속해서 처박는 이유다.

월스트리트는 사실 알고 있다.

이 존나 말도 안되는 주식 시장이 언젠가 붕괴하리란 걸.

그 순간이 지금일 수 있다는 걸.

'경제학자들이 괜히 투자를 못하는 게 아닌 거지.'

S&P 500의 평균 PER이 어쩌고~.

현재 미국의 부채 상황이 저쩌고~.

이런 걸 토대로 분석하면 주식을 절대로 살 수 없다.

자산 시장의 거품이 보이기 때문이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매수 버튼을 누르는 게 바로 투자자라는 생물이다.

사고방식을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

"거품 맞다면서요?"

"그래."

"더 내려갈 수 있다면서요!"

"그래."

"근데 왜……."

소라가 어리둥절할 만도 하다.

이 미친 하락장의 공포를 온몸으로 느끼면 누구라도 그렇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믿는 거지.'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

그 어떤 개지랄을 해도 다른 나라들이 찍소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주가가 너무 내려왔다.

경제가 힘들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정치인은 지지율을 신경 쓴다.

"돈을 풀어줄 거라는 거에요?"

"그걸 기대하는 거지."

"이미 부채가 많아서 쉽지 않을 거 같은데……."

"너 현대의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된 담보를 가지고 천문학적인 부채를 쌓았다고 생각하니?"

"?!!"

그냥 푸는 것이다.

그로 인한 부작용 같은 걸 정치인들은 생각하지 않는다.

'알빠노?'

그런 정치인이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아니, 미국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

『미국 연방정부 부채 추이』

[대충 22조 달러까지 늘어났다는 그래프.jpg]

+---------------------------------------------

다른 나라가 이렇게 돈을 풀면?

화폐 가치도, 외교 관계도 박살이 날 수밖에 없다.

그런 개씹양아치짓을 해도 되는 유일한 나라다.

세계 최강대국이기 때문이다.

"이런 공포장에서 봐야 할 건 PER도, 금리도, 뉴스도 아니야."

"신뢰."

"그래, 미국이 돈을 갚을 수 있는가지."

현대의 금융 시스템은 신뢰 위에 쌓여져 있다.

누군가가 갑자기 배신이라도 때리면.

'도미노처럼 무너지는데.'

우리의 돈이 안전할 거라는 가정을 한다.

신용등급이라며 건전성까지 평가한다.

따지고 보면 신기한 일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신뢰를 계산하고 앉아있다니.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오직 투자자만이 그것을 할 수 있다.

주가라는 형태로 시장의 신뢰를 나타낸다.

"그래서 주식을 사는 거야."

"……."

"나는 미국이 돈을 갚을 수 있다고 생각해.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투자는 과학이 아닌 예술.

그런 이야기가 있는 것이 단순한 비유가 아닌 것이다.

'시대가 아무리 달라져도.'

학문이, 기계가 투자자를 대체할 수 없는 이유다.

똑똑한 컴퓨터는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꿀꺽!

그 의미.

이해한 듯 표정이 진중해진다.

미국에 투자를 하려면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저는……, 갚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로?"

"지금 미국 정부가, 트럼프가 정책을 바꿀 것 같진 않아요."

미국 주식은 무조건 우상향한다!

한국 시장에서 돈 잃은 사람들이 미국 시장을 부러워하며 하는 소리다.

'당연하게도.'

도망친 곳에 낙원 따위 있을 리가 없다.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가장 많은 돈을 걸고 싸우는 전장이다.

소라도 조금은 깨닫게 되었다.

나스닥에 투자를 하는 것이, 우상향에 몸을 맡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말이다.

─도박사의 협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소라의 HTS를 켠다.

나도 보기 편하도록 무릎 위에 앉힌다.

간만에 만지는 소라의 배는 복근이 잡혀있다.

"대부분 코스피에 넣어 놔서 현금이 많이는 없는데……."

"그럼 옵션 어때?"

"옵션이요?!"

날이면 날마다 빵댕이를 흔들어 대는 보람이 있다.

푹 하고 넣으면 사방에서 벽이 조여댈 것이다.

'케겔 운동까지 시키면 쥬지 압사하겠네.'

남자를 잡아먹을 듯한 몸매를 한 소라이지만, 주식 시장에 잡아먹히는 건 여전히 두려워한다.

"옵션이 반드시 위험한 건 아니야."

"안 속아요."

"무조건 따는 방법도 있거든."

"?"

경험이 부족하다.

한 손으로 마우스, 다른 한 손으로 소라의 팬티 속 구멍에 손가락을 넣는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대신해서 매수를 해준다.

소라가 가진 1천만 원의 절반만큼 콜옵션 매수 계약을 체결했다.

"뭐가 무조건이야! 주가 내리면 그대로 휴지 조각 되는 거잖아!"

"끝까지 들어봐."

"뭘?

"하나 더 살 거니까."

어찌나 놀랐는지 구멍을 꾹 하고 조인다.

중지 손가락의 관절이 이탈하는 줄 알았다.

'손가락부터 시험해보길 잘했네.'

처녀 딱지는 뗀 주제에 날이 갈수록 조임이 더 좋아진다.

몸이 스스로 깨치는 것 같다.

주식은 전혀 그렇지 않다.

소라에게 절대로 돈을 잃을 수 없는 필살 매매법을 가르쳐준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풋옵션 매수 계약 체결.

나머지 절반은 숏에 베팅한다.

소위 양방향 매매라고 불리는 전략이다.

"미친놈아!"

"이러면 절대 잃을 수가 없지."

"따는 것도 없잖아!"

"아닌데."

주가가 오른다면?

풋옵션 계약은 휴지가 되고, 콜옵션 계약은 그만큼 가치가 뛴다.

'±제로가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휴지 조각.

0원이 되기 때문에 손실 금액은 정해져 있다.

반대로 이득을 본 옵션의 수익량은 무한대다.

"아!"

그 뜻을 깨달은 듯 구멍을 꾹 조여온다.

조금씩 미끌미끌해지는 것이 느끼기도 한 모양이다.

'촉감 쥑이네.'

질벽이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댄다.

주름도 하나하나 만져지는 것이 사용감이 좋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종필모건님이 매수했습니다!

─모건포클리님이 매수했습니다!

─레드만삭스님을 매수했습니다!

그럴 만한 상황.

한 달 전부터 내내 흘러내리기만 하던 주제에 변화의 조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 어 선배 저거!"

"흑좆양봉 꽂혔네."

"흑좆양봉섹스출발!"

소라의 조임도 말이다.

그토록 꾹 조이던 구멍이 느슨하게 풀리고 있다.

찌걱! 찌걱!

손가락을 3개를 넣어도 쩌억 하고 벌어진다.

빈 공간 사이로 꿀물이 줄줄 흐른다.

"흑좆은 없는데."

"없어?"

"이거라도 넣을래?"

"응!"

받아들일 준비를 한 것이다.

소라의 입구에 쓱 대자 기다렸다는 듯이 빨아들인다.

'꿩 대신 닭이 된 기분이네.'

기분만 좋으면 되었다.

나의 물건을 삼키기 무겁게 사방에서 질벽이 죄어온다.

쥬지가 터질 것 같은 압박감.

방금 전까지 줄줄 흐르던 그 구멍이 맞나 싶다.

"많이 오르네."

"아, 아아♡"

"흑좆양봉보다 오빠 게 더 좋지?"

"말좆양봉 갖고 시퍼."

용수철처럼 눌려있던 주가.

눈치를 보던 펀드들이 하나둘 태세 전환을 시작했다.

---------------------------------------------+

『나스닥 종합지수』

6,510.88 ▼212.10 (+1.67%)

[저점 찍고 반등하는 듯한 그래프.jpg]

+---------------------------------------------

저점에서 3.3% 반등한다.

이만해도 엄청나지만 앞으로 있을 대세 상승의 시발점에 불과할 것이다.

'그래서 양방향 매매를 하는 거지.'

증시가 고점이나 저점이라고 의심될 때 쓰는 수법이다.

하나는 휴지 조각이 되지만, 다른 하나는 로또가 된다.

풍족해지는 계좌.

그것에 연동이라도 되는 건지 소라의 보지가 미끈미끈한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는다.

"좋아?"

"좋죠 당연히."

"그렇게 좋으면 여기도 양방향 매매 해야겠네."

"?"

소라라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장난감맛 알려주면 맛들일지도 모른다.

'양쪽으로 다 발라 먹겠네.'

황홀한 표정으로 나스닥 차트를 바라본다.

사실은 순수하게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말이다.

아니, 전세계가 함께 짊어져야 하는 짐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미국이 찍어내는 막대한 돈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달러는 우리들의 돈이지만, 너희들의 걱정이다.」− 존 코널리(John Connally)

그것이 지금은 아닐 뿐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