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93화 (293/450)

EP.293

긍지

부채 한도.

최근 주식 시장에서 가장 떠들썩한 화젯거리다.

─부채 한도가 대충 어떤 거냐면

1. 연준이 Show me the money로 채권 다 사줘서 미국 정부가 돈을 펑펑 씀

2. 치트키 작작 치라고 한도를 설정해둠

3. 그래도 1~2년에 한 번씩 앵꼬낢

4. 한도를 늘리려면 협상이 필수

5. 야당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반대함

현재 5번 단계임

└Show me the money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

└연준 힙찔이였어?

└역시 방장 사기맵은 다르네

─저 새끼들 진짜 돈 복사하는 거잖아

미국의 국가 부채가 한계에 다다랐다!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미적지근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부채 한도 저거 그냥 쇼 아님?

미국 망한다 좆된다 지랄하다가

결국 민주당, 공화당 합의하고 한도 늘리잖아

└미국이 왜 망하누 ㅋㅋㅋㅋㅋㅋㅋㅋ

└개미털기용 악재

└한두 번이 아님 저거 ㅋ

└무제한이어도 아무 문제 없는 거 뻔히 알면서 트루먼쇼 하는 거지

지난 역사를 알고 있어서다.

이러쿵저러쿵 싸우다 결국 합의에 도달한다.

오히려 저점 매수의 기회.

역사적으로 봤을 때는 분명 그러하지만.

〔미국 주식 갤러리〕

─부채 한도 협상 안되면 일어날 일.txt

─미국<<진짜 망한 거 같으면 개추

─닥터둠 최근 영상 개소름이네 ㄷㄷ

─여기가 국내 매국노 갤러리 맞나요?

현실로 닥쳤을 때는 다른 법이다.

미국 주식 투자자들은 혼돈의 도가니다.

─미국<<진짜 망한 거 같으면 개추

[울고 있는 개구리 사진.jpg]

세계 최강국 증시가

금리 좀 올렸다고 폭락하고

빚 좀 못 갚았다고 또 처맞고

미국 진짜 망한 거 같으면 개추

└사실 좆병신 나라였던 거임

└부채가 천조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미국에 투자하라고 칼 들고 협박함?

└근데 빚 못 갚으면 처맞아야 하는 건 맞음

실제 주가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주가가 회복되고 있는데 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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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종합지수』

6800.79 ▼1,252.17 (−18.41%)

[번지대 줄이 끊겨버린 듯한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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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은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가 부채 한도라고 이야기되고 있다.

─여기가 국내 매국노 갤러리 맞나요?

대황스피를 놔두고

좆스닥에 투자하는 매국노들이 있다고 하던데……

└이완용 후손 유배지입니다

└동포 좀 살려주이소

└국내 외화 유출 갤러리에요

└다시는 한국을 우습게 보지 않겠습니다 ㅠㅠ

뒤늦게 땅을 치고 후회해봤자 늦었다.

지금의 상황을 분석하는 수밖에 없다.

어째서 주가가 내려가는지.

부채 한도 현상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생겨난다.

─부채 한도 협상 안되면 일어날 일.txt

9개 정부 부처와 20여개 산하 기관들 셧다운

연방 공무원 80만 명 실직자

연금 및 군인 월급 중단

채권 이자 지급 중단

미국 신용도 급락하고 달러 휴지 조각되면서 전세계 패닉 GG

└대충 어려운 소리 쓰여있는 거 보니 좆됐네

└2011년에도 설마설마 하다가 신용등급 강등되고 대공황 왔었지 ㅋㅋㅋ

└금리도 여전히 문제임

└파월은 트럼프 존나 싫어하니까 숏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게 된다.

당장 내 계좌의 찍혀있는 돈이 줄고 있으니까.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공포론.

그리고 그것에 기름은 붓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미국 증시는 10년 주기로 폭락을 반복합니다.>

애널리스트 말이다.

증시의 폭락을 예견한 사람에 대해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닥터둠 최근 영상 개소름이네 ㄷㄷ

[닥터둠 영상 캡처.jpg]

2000년 닷컴버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그리고 올해가 딱 10년째 되는 해임……

└그 새끼 또 기어 나옴?

└손익좌한테 털리고 버로우한 놈이잖아 ㅋㅋ

글쓴이− 선입견 거르고 직접 들어보고 판단해

└이건 역사적으로 증명된 거라 신빙성 있음

그것을 미리 들었다면?

자신이 손해를 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가 유명해지는 과정.

한 명 더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 받는 사람이 있었다.

─외화유출범님께서 10,000원 후원!

나스닥도 반등을 할 수 있을까요……?

"미국에 기부하시는 외화유출범님 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제 생각에는 그렇게 오래 이어질 이슈는 아닌 것 같아요."

최근의 방송.

주식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소라도 그 이유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야.'

처음에는 부담감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선배의 말을 듣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주식에 물렸을 때.

사람은 절박해진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돼버린다.

"부채 한도 협상은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주가의 본질적인 가치에 영향을 줄 뉴스는 아니에요."

−오

−방금 애널리스트 같았음 ㅋㅋㅋㅋㅋ

−소라님 주식 전문가 맞음

−빵댕이만 뒤지게 큰 게 아니었네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본인의 명성와 금전적인 이익을 위해 말이다.

'길을 잃은 투자자들에게 의지가 되어주고 싶어.'

마음을 먹게 된 이유다.

적어도 자신의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리사욕 때문에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방송에 보다 진지하게 임하게 된 이유인데.

─큰손임님께서 500,000원 후원!

알았으니까 빵댕이나 흔들어 ㅋㅋ

"내가 왜 계속 춤 춰야 하는데!"

−아 기우제 지내라고 ㅋㅋ

−오를 때까지 계속 흔들어~

−애미야 증시가 짜다

−흔들어야겠지?

그렇다고 분위기를 바꿀 수는 없다.

방송의 분위기도, 최근 증시의 분위기도 말이다.

'단기적인 악재라니까!!'

부채 한도 협상.

그로 인해 주가가 내려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스닥만큼은 아니지만, 코스피도 영향이 있다.

찐반등을 할 때까지 춤을 추기로 했다.

"장기적인 이슈라고 보지 않기 때문에 후우……, 코스피도 내려가지 않고 후우……, 있는 거에요."

−오 그렇구나 ㅋㅋ

−여캠 치고 잘 아시네요

−숨 내쉴 때마다 복근이 ㅓㅜㅑ

−눈나 나 쥬지가 이상해

호흡이 가빠진다.

춤을 춘다는 게 보통 힘이 들어가는 일이 아니다.

특히 배.

하도 힘을 주다 보니 복근이 생길 지경이다.

시청자들로서는 환호하고 있지만.

'배 땅겨 씨발!'

소라로서는 순수하게 힘들다.

지금도 땀이 주룩주룩 나서 가슴 사이가 계곡이 돼버렸다.

−주식 물렸을 땐 소라 방송!

−소라님 덕분에 힘이 나요(아래가)

−골반 쩐다

−진짜 반등할 수 있겠죠 ㅠ

−요즘 완전 공포장인데 소라님 덕분에 그나마 멘탈 관리가 됨

−주식존예여신 ㅋㅋ

−언제쯤 화끈한 반등이 올까요?

−쥬지 분쇄기 업그레이드됐누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보람도 있다.

증시가 공포로 물든 지금.

자신의 방송을 보고 멘탈을 잡는 시청자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봐도 폭락까지 갈 이슈는 아니야.'

금융위기 10년 주기설.

소라도 그 이론에 대해 들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얼핏 그럴 듯하다.

하지만 지구 멸망설을 믿는 것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큰손임님께서 1,000원 후원!

코스피가 잘 버티곤 있는데 이러다 확 무너지면 어쩌죠?

"음……, 영향이야 당연히 있는데 걱정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코스피는 저점을 확인했다고 생각해요."

지구가 갑자기 멸망할 수는 있다.

주식 투자자라면 그 가능성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만약 그런 게 선반영이 되었다면 주식을 사야 할 때고.'

그것이 바로 지금.

이성적으로는 분명 그러하다.

감정적으로는 조금씩 흔들린다.

소라도 사실 시청자들과 다르지 않다.

똑같이 불안하고, 똑같이 동요하는 한 명의 투자자다.

자신의 말이 정말 맞는지.

스스로도 의심이 될 때가 있다.

아무리 심사숙고한 결과여도 말이다.

─부채 한도가 심각한 진짜 이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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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벽 예산을 못 받으면 정부를 폐쇄할 거야. 국경 보안을 위해 정부를 폐쇄하게 되어 자랑스럽다

펠로시: 트럼프 셧다운을 발생시켜선 안돼

트럼프: 난 펠로시 셧다운이라 부를 거야

펠로시: 그래서 우리가 선거를 이겼어

트럼프: 대통령 선거는 내가 이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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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하는 새끼가 트럼프임

└아 이건 예상 못했네

└이딴 게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이랑 하원의원장 대화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저 새끼들 자존심 때문에 우리가 고통 받아야 됨??

└그레이트 리셋만이 답이다

새로운 악재.

계속 추가되기 때문이다.

부채 한도 협상이 생각보다 난항을 겪는다.

한국신문− 「밀러 백악관고문 "국경장벽 예산 승인안되면 셧다운 확실"」

팩트뉴스− 「[2019 글로벌 경제 전망]양적완화 마침표…부채폭탄 몰려오나」

미국 정부가 정말로 셧다운이 될  수도 있다.

금리 인상도 확실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꿀꺽!

그 기대감이 선반영됐을 뿐.

만약 어느 하나 해결되지 않는다면 코스피도 폭락을 할 것이다.

소라로서는 고민이 안될 수가 없다.

사실은 자신이 잘못된 길로 이끄는 걸지도 모른다.

'내가 하는 판단이 정말 맞는 걸까.'

시청자의 질문이 머릿속을 맴돈다.

부담감을 짊어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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