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87화 (287/450)

EP.287

승리의 여신

주식 시장.

〔미국 주식 갤러리〕

─더 떨어져 봐ㅋㅋ 장기투자 하면 돼~ ㅋㅋㅋㅋㅋ

─이제 그만 반등 나올 때도 됐잖아……

─아무리 봐도 주가가 올라갈 이유가 없다

─장하다 파히틀러, 인류를 네 손으로 멸망시켜 버리렴

혼돈의 도가니다.

파월의 매파적인 긴축 정책은 여지껏 겪은 적 없는 하락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더 떨어져 봐ㅋㅋ 장기투자 하면 돼~ ㅋㅋㅋㅋㅋ

[신체부위별 국제 암시장 장기 매매 가격.jpg]

나 아직 장기 많아~~~ ㅋㅋㅋ

└핏물타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장기투자자인데 ㅋㅋㅋ? (−50%)

└신장 하나 없어도 되지 않냐??

└행복한 왕자 당하겠누

위기는 곧 기회.

그렇게 생각할 만하다.

지난 몇년간 나스닥은 오르기만 했기 때문이다.

언젠가 결국 반등하게 될 거 아니냐?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주식을 사고 있는 사람들이

─이제 그만 반등 나올 때도 됐잖아……

[30년은 폭삭 늙어버린 개구리 짤.jpg]

지쳤잖아

사람이 괴롭잖아

숨 막혀서 미칠 것 같잖아

반등 한 번 줘야 하는 거잖아

그만해야 하잖아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잖아

엔비디아암드퀄컴인텔트슴 컴퓨터에 꼭 들어가는 거잖아

괜찮잖아

지쳤잖아

이제는 좀 올려줄 때 됐잖아……

└니가 손절해야 올려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처물렸는데 개빠개면서 봤네

└다시는 안 돌아올 나스닥 8k에 물리기라도 함?

└무슨 시발 미국이 망하기라도 한 것처럼 내려가냐고 ㅡㅡ

손절을 고심하게 만드는 것이 하락장이다.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가 없다.

마음속에서 싹트는 공포.

그것이 단순한 불안감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한국신문− 「美 '셧다운'되면 천문학적 규모의 경제 손실」

팩트뉴스− 「트럼프, 당일 아침까지 압박했지만…시장은 금리인상에 베팅」

진짜 공포가 시작된다.

소위 말하는 '패닉'이 시장 참여자들을 덮치고 있다.

─아무리 봐도 주가가 올라갈 이유가 없다

[부채 한도 뉴스 캡처.jpg]

[연준 의원들 파이낸셜주스.jpg]

미국 부채가 현재 21조 달러임

트럼프 집권 이래로 어마어마하게 돈 찍어냄

그래서 민주당이 압박하고 있는 거고

파월도 금리 계속 인상하는 거임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지

└터질 게 터진 거지

└투자를 해야 할 상황이 아니다……

└미국 빚 저렇게 많은 거 처음 앎;;

└망하는 건 미국이 아니라 우리 계좌임 ㅋㅋ

내려가는 주가.

올라오는 뉴스.

현실감이 와 닿지 않을 수가 없다.

앞으로 주가가 내려갈 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미국 주식 갤러리〕

─어떻겤ㅋㅋㅋㅋㅋㅋ갤 이름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갤 이름이 아재들 코 묻은 돈 뺏는 갤러리ㅋㅋㅋ

─에~~~~~핸갱이눼~~~~갤꽈~~~~~~~~~~~~~~~

─진짜돈으로 가짜돈을 사?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아니, 어떤 면에서 봤을 때 더 심각한 상황이다.

─어떻겤ㅋㅋㅋㅋㅋㅋ갤 이름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똥휴지무법천지호로주작씹스캠개발작애미리스고아증시갤러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울어 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라 나락 가는데 주식을 사??

└어떻게 갤 이름이 20년 박스피 병신증시 갤러리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스피.

2월 이후로 쭉 하락장이었다.

고점에서 20% 가까이 조정된 것이다.

맨날 오르기만 하는 나스닥이 떨어졌다고 또 떨어지니 분통이 터질 만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코스피 떨어진다고 징징거리는 놈들 봐라 ㅋㅋ

[iShares MSCI South Korea ETF 캡처.jpg]

지수만 내린 게 아님……

환율도 10% 올랐음……

달러로 환산하면 고점 대비 40% 넘게 폭락함

올해 기적적으로 손실 안 본 사람도 최소 10%는 까먹었다는 거임

└애미 씨발

└10% 수익 내야 본전이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국장 왜 함?(진짜 모름)

└환차손으로 오지게 처맞았네 ㅅㅂ

환차손.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해를 의미한다.

미국 금리가 인상되자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

국장 투자자들로서는 속이 두 배로 썩는다.

어딜 어떻게 투자해도 이득을 볼 만한 구석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유일하게 오르는 지수.index

불쾌지수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끝도 없이 오르누

└코건 맞지

└불쾌하면 에어컨을 틀어 이 새끼얔ㅋㅋㅋㅋㅋㅋㅋ

글쓴이− 계좌 녹아서 에어컨 켤 돈도 없다 큐ㅠㅠㅠㅠㅠㅠ

투자 자체에 회의감이 들 지경.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1년 전과 180도 달라져 있다.

'이러면 안되는데…….'

그러한 변화를 알 수밖에 없다.

매일매일 찾아보는 커뮤니티이기 때문이다.

소라는 굳은 얼굴로 게시판을 살핀다.

정말 희망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안 올리면 나 진짜 죽는다고!!!!!

[죽창 든 개구리 짤.jpg]

제롬 파월 이 개새끼야

너 때문에 사람이 죽는다고

미국인뿐 아니라

이역만리 바다 건너 한국인까지 죽는다고

전 세계인들이 한강에서, 양쯔강에서, 갠지스강에서, 세느강에서, 템즈강에서 물고기랑 정모를 한다고

니가 잘못한 거야

전부 니 탓이야

모두 니가 죽이는 거라고!!!!!

└흐즈믈르그~~

└전 세계 강에서 투자자들 정모 중 컄ㅋㅋㅋㅋㅋㅋㅋ

└^^ㅣ발 나도 한강 다이브 마려움

└농담 아니고 선물 커뮤니티는 진짜 살자 나옴……

멘탈이 나간 사람 투성이.

물을 탈수록 손해만 더 커진다는 것을 보았다.

'만약 반등을 한다고 해도.'

본절에 털어버릴 것이다.

이해가 되는 한 편, 안타까움도 사무친다.

주식은 공포에 사야 한다.

알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은 실천할 수 없다.

"지금이야 말로 주식을 살 때에요. 파월도 언제까지 금리 인상을 할 수는 없고, 조금만 비둘기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증시는 기다렸다는 듯이 반등을 할 겁니다!"

자신도 느낀 부분이다.

이성과 감성이 따로 놀며 판단력이 흐트러진다.

그래서 직접 보러 갔다.

미국에서 파월을 만나고, 그의 속마음을 들었다.

'한사코 완고하기만한 분은 아니야.'

증시는 충분히 폭락했다.

시장 참여자들도 공포에 덜덜 떨고 있다.

지금의 상황.

계속 이어진다면 실물 경제에도 악영향이 생길 것이다.

그전에 선제적인 대처를 할지 모른다.

금리 인상 카드를 꺼냈던 것처럼 말이다.

─큰손임님께서 500,000원 후원!

알았으니까 빵댕이나 흔들어봐 ㅋㅋ

"흔들고 있다고!!"

−빵댕이가 말을 하네

−입이랑 몸이랑 따로 노는 거 개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물 타서 탈출해야지~

−핵꼴

그것을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

주식 유튜버로서 해야 할 일이다.

'이, 이게 아닌데.'

솔선수범하여 주식을 산다.

말로만 떠드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시청자들도 믿을 수 있다.

그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증시는 여전히 공포에 휩싸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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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종합지수』

6895.87 ▼1,157.09 (−16.77%)

[번지대에서 점프하는 듯한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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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

2025.67 ▼266.03 (−13.13%)

[번지대에서 점프하는 듯한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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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한국도 말이다.

공포가 지배하는 증시는 제대로 된 가격으로 평가 받기 힘들다.

'슈발…….'

정말로 반등할 때까지 춤을 추기로 했다.

후원을 받은 대로 전부 주식을 사며.

"금리 인상 기조가 누그러지면, 가장 먼저 환율부터 영향을 받을 거에요. 현재의 코스피 주가는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습니다."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소라는 증시의 반등, 특히 한국 주식의 상승을 기대한다.

'내가 코스피 투자자인 것도 있지만.'

이번 일을 말미암아 나스닥에도 관심이 생겼다.

투자자로서 코스피가 매력적일 뿐이다.

현재 코스피의 주가.

엄청나게 싸다.

달러로 보면 더 싸다.

외국인이 탐을 낼 만하다.

소라로서는 진지하게 분석을 한 것이지만.

─윤소라찐팬님께서 500,000원 후원!

됐고 빵댕이나 더 흔들라고요 ㅋㅋ

"아 사람이 진지한 얘기하는데!"

−우리도 진지해

−소라 빵댕이 흔들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ㅋㅋㅋㅋㅋ

−우유통도 ㅓㅜㅑ

−중력의 힘이 관찰되네요

시청자들로서는 알 바가 아니다.

주가가 오르면 그거대로 재밌고, 안 오르면 춤을 더 볼 수 있다.

'진짜 힘들어 죽겠네!'

물을 탈 돈을 버는 것은 좋다.

하지만 춤이라는 것이 보통 힘이 들어가는 일이 아니다.

요구가 너무 많다.

대충 할 수도 없다.

돈까지 받아 놓고 어설프게 하는 건 스스로 용납이 안된다.

"하아……, 하아……."

호흡이 가빠진다.

허벅지가 달달 떨린다.

골반도 이완되어 평소보다 더 많이 위아래로 흔들린다.

−증시 꽉 조이네

−변동성이 장난이 아니네

−위아래로 출렁이는 거 보소 ㄷㄷ

−한동안은 횡보장이 이어질 듯 ㅎ

−눈나 나 진짜 주거

−이게 바로 개미 털기라는 건가요?

−쥬지를 세우는 춤…… 이건 굉장히 귀하네요

−쥬지 분쇄기 가동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각광을 받는다.

생동감 넘치는 행위 예술에 시청자들이 감탄을 표한다.

최근의 증시 상황이 한눈에 들어온다.

눈을 뗄 수 없는 박진감을 선사하고 있다.

"반등을 한다고?"

"지금 그냥 작정하고 죽이는 시즌이라 힘들 거 같은데……."

그러한 소라의 방송.

주목하는 것은 일반 투자자만이 아니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여의도에도 소문이 퍼진다.

낙관적인 전망이 그립기 때문이다.

어떤 전문가도, 트레이더도 앞으로의 향방을 확신 못하는데.

'고작 유튜버 따위가?'

전망을 논하고 있으니 우스울 따름이다.

프랍트레이더로 근무하고 있는 김익수는 코웃음을 쳤지만.

"오오!"

"이 정도의 변동성이 끝나면 추세가 바뀔 만도 하지."

"그런 거……, 같아."

설득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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