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82화 (282/450)

EP.282

파월어 리스닝 테스트

폭락하던 증시.

〔미국 주식 갤러리〕

─내일은 인륜적 반등하겠지?

─현재 미주갤 상황 한 짤 요약.jpg

─파월 이 씹새끼 뭔 짓을 한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CPI가 잘 나왔는데 왜 내리냐고 ㅡㅡ

투자자들은 반등을 기대하고 있었다.

CPI의 하회로 이루어지는 듯이 보였지만.

─현재 미주갤 상황 한 짤 요약.jpg

[축제가 아니라 장례식입니다 짤.jpg]

축제를 즐기는 중 ㅇㅇ

└코건 장례식이었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착각한 거 이해되면 개추 ㅋㅋㅋㅋㅋㅋ

└단체로 미친 거임?

글쓴이− 학생 웃어^^

파월의 연설과 함께 거짓말처럼 무너져 내렸다.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최고점 3%까지 상승했던 주가.

언제 그랬냐는 듯 음전을 찍는 기염을 토한다.

─내일은 인륜적 반등하겠지?

[단타 치다 계좌 상황.jpg]

진짜 한 번만 탈출시켜주면 다신 뇌동매매 안 함

└야 너두? ㅋㅋ

└아 기술적, 도의적, 인륜적 반등 없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월 늙은이가 겁 좀 줬다고 너무 내림

└최소 단기 반등은 나오겠지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유가 있다.

비슷한 상황을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기적 같은 반등.

주가가 좀 내렸다 싶으면 저가 매수세가 붙어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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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종합지수』

7105.98 ▼275.64 (−5.65%)

[고점 대비 −13% 내려온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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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없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주 단위로 시간이 흐를수록 깨닫는다.

지난 몇 년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말이다.

상승장의 환상에 젖어있던 투자자들이.

─지금 연준이 어떤 느낌인지 이해시켜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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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충이: 의장님 금리 내려주세요

롱충이: 의장님 0.5bp만 인하해 주십시오, 의장님

파월: 안돼 안 내려줘. 내려줄 생각 없어. 빨리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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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사만큼 강경함 ㅇㅇ

└하……

└한 방에 이해되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한 번도 안돼?

└절대 안 내리겠네 ㅅㅂ

꿈에서 깨어나는 계기가 된다.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

한국신문− 「10월 증시 폭락에 반응하지 않은 Fed」

팩트뉴스− 「파월 매파 본색에 美 증시 폭락…'검은 월요일' 공포 스멀스멀」

데일리뉴스− 「레드만삭스 "미국 연준,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 5차례 인상할 수도"」

분위기의 변화.

뉴스에서도 감지가 된다.

연일 제목만 봐도 무서운 기사들이 쏟아진다.

─오징어버거님께서 1,000원 후원!

소라님 파월이 돌아버렸어요

"그러게요. 코스피도 나스닥 영향을 받는지 비실비실하고."

−진짜 미침

−금리 계속 올린다던데 ㄷㄷ

−요즘 코스피 떨어지는 게 그래서……

−누나 계좌도 위험한 거 아냐?

소라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아니, 모를 수가 없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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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라님의 계좌』

매수금액│50,706,974원

평가손익│−8,964,993원

평가수익률│−1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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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놨던 주식.

인내심 테스트하는 수준으로 아주 꾸준하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 후후. 씨발.'

벌써 손실이 천만 원에 가깝게 불어났다.

그럼에도 웃을 수 있다

─큰손임님께서 1,000원 후원!

얼마 쏘면 빵댕이 흔들어줌?

"안 할 거거든!"

−에……, 도시테?

−빵댕이만 흔들면 돈이 복사가 되는데

−벌어서 물 타야지!

−아 빵댕이나 흔들라고 ㅋㅋ

최근 새로운 투자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계좌는 하나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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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라님의 계좌』

SQQQ│2000주│+20.73%

평가 손익: +6,30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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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계좌.

달러로 환전이 돼있다.

ETF인 SQQQ를 2000주 매수했다.

─불갈비버거님께서 1,000원 후원!

나스닥 개박살 아헤가오 더블피스던데 저렇게 오른 게 있음??

"이 ETF는 나스닥을 반대로 3배 추종하거든요.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돈을 버는 거죠."

−나스닥의 곱버스네

−와 3배 ㄷㄷ

−상여자누

−상년이누

CPI 발표 후 주가가 한창 상승할 때 말이다.

고점 근처에서 산 덕분에 20% 가까이 먹었다.

환차익을 고려하면 기대 수익은 더 높아진다.

국장에서 본 손실의 상당 부분을 헷지했다.

'내 실력으로 딴 건 아니긴 한데.'

솔직하게 찔리는 부분이 있다.

선배가 분석하는 나스닥을 어깨 너머로 보았다.

동아리원으로서 일을 돕기도 했다.

자신도 겸사겸사 하락에 베팅한 것이다.

─코스피2300층님께서 1,000원 후원!

우리 친구 맞지……?

"응 아니야."

자랑을 하고 싶은 것이 투자자의 심리.

돈을 잃었다는 소리도 그만 듣고 싶다.

'자꾸 춤추라고 하니까.'

손실을 거의 보지 않았다.

계좌를 인증하면 더 이상 요구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7천스닥에서 숏을 쳤다고??

−무친련

−대단하네요 소라님

−심지어 스큐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쩐다

−이 하락장에 돈을 벌다니 ㄷㄷ

−애널리스트들도 이번엔 진짜 반등이라고 했는데……

−눈나 나 진짜 주거 (8천스닥 물림)

세간의 상황.

투자자들은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다.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

그것을 예상하고 숏을 친다?

평범한 사람은 안다고 해도 못할 짓이다.

"밸루에이션이 아직 고평가 상태이기도 하고, 파월도 절대 비둘기가 아니라고……, 아는 오빠가 그러더라고요."

−오빠?

−남친 이슈

−아 저번에 그분인가 보네 ㅋㅋㅋㅋㅋ

−뭐 하는 분이길래 그걸 맞춤??

이성적으로 분석했다.

단순한 어림짐작이 아니라 파월의 연설문을 전부 말이다.

'그 정도로 하니까.'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숏투자에 보수적인 자신도 이번만큼은 동참하게 된 연유다.

─서울꼴뚜기님께서 1,000원 후원!

뻥튀기님은 롱 치라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셨죠. 저도 심사숙고 해봤는데 파월 연설이 강경해서 숏 쪽으로 마음이 기울더라고요."

반대되는 시각도 있었다.

자신의 방송에 자주 와주시는 한 자산운용사의 대표분이다.

'뻥튀기님 말씀도 인상적이었지.'

향후 발표되는 데이터.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시장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

파월이 비둘기로 돌아올 것이다.

그것도 흥미로운 관점이었지만.

−그러게?

−아는 오빠>>증권사 대표

−오빠 말이 맞았네

−뻥튀기님 틀림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아는 척하더니……

−증권사 대표도 별 거 아니구만?

−뻥튀기님 안 믿은 소라님도 ㄷㄷ함

−오빠 나 주거

시장은 보다 큰 그림에서 움직였다.

선배의 말이 더 설득력이 있었다.

두 가지 관점.

비교한 끝에 매수했다.

도움을 받았을지언정 판단은 자신이 내렸다.

'투자는 본인 책임이니까.'

누군가를 탓할 것이 아니다.

설사 맞았어도, 틀렸어도 스스로 한 행동의 결과다.

─플로리나비치님께서 1,000원 후원!

7500에서 롱 쳤으면 진짜 좆된 거 아님?

"그러게요. 요즘 방송도 안 들어오시고."

−큰손이었는데

−이제 쏠 돈 없음 ㅋㅋㅋㅋㅋㅋㅋ

−많이 물리신 거 아니었으면 좋겠네

−뻥튀기 다 타버렸누

그와 같은 맥락.

타인의 투자를 자신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잘 아는 분 같지도 않고.'

딱히 상관없기도 했다.

* * *

자산운용사.

금융투자회사 중 하나로 펀드를 운용한다.

고객의 돈을 대신 굴려주는 것이다.

즉, 수익을 내야만 하는데.

"현재 시장이 완전히 공포 분위기라……."

"결론은?"

"전략팀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쥐고 있는 볼펜.

책상을 톡톡 두들기는 습관이 생겼다.

매끄러운 나무 위에 자국이 남을 정도로.

'아니, 진짜 반등할 때가 됐는데.'

뻥튀기 자산운용의 대표 장호영은 초조함으로 가득 찼다.

증시가 자신의 예상대로 가지 않는다.

"지난 달에 산 콜옵션은 만기일 이내에 행사가에 안착할 확률이 거의 없는 걸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그냥 말해."

"휴지 조각이 되었습니다."

"후우……."

부하 직원 앞에서도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역으로 눈치를 봐올 지경.

'이렇게까지 내려가는 건 말이 안돼. 말이.'

그럼에도 호영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

시장의 반등을 노린다.

손실은 분명 막대하다.

하지만 만회하지 못할 것도 없다.

"오늘 파월 연설 몇 시지?"

"1시입니다. 11월 FOMC가 끝나고 파월 의장의 차례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비둘기적인 발언을 해준다면 추세가 바뀔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가능한 게 주식 시장.

아니, 파생 시장이다.

호영은 한 방을 노리고 있다.

'이럴 때야 말로.'

시장은 완전히 공포에 질려있다.

아무도 주식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

진짜 공포.

이럴 때 사야 나중에 큰 돈을 번다고 지금까지의 경험이 말한다.

"콜옵션 다시 잡아봐."

"네, 운용팀에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1년 만기의 10k 행사가로."

"1만스닥이요?!"

엄청나게 폭락했다.

반등도 크게 올 것이다.

파월이 금리 인하까지 한다면.

'나스닥 1만까지 못 갈 것도 없지.'

최고가가 8천.

그보다 20% 이상 높은 1만을 행사가로 지정한 것이다.

가기만 한다면 수백 배로 자금이 뻥튀기된다.

아니, 갈 필요까지도 없다.

"그, 그건 위험 부담이 높아도 너무 높은 게……."

"괜찮아. 시장이 적당히 상승세로 바뀌면 손실분만큼 처분할 생각이니까."

"아, 알겠습니다."

모두가 상승을 꿈꿀 때는?

그런 말도 안되는 옵션의 가치도 올라가게 돼있다.

'지금처럼 휴지 조각일 때 사두는 거지.'

이것이 바로 투자.

자신이 돈을 벌어온 방식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선견지명이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그동안 주가가 지나치게 폭락한 만큼 파월도 완화적인 스탠스를 취할 때가 되었다.

(+1.0%)

그렇게 돼가는 분위기다.

연설에 나온 파월의 표정이 밝다.

좋은 이야기를 해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 그래야지!'

그것을 인지했는지 주가도 상승세.

그동안 눌려왔던 만큼 튀어 오르려는 힘도 강하다.

조금만 긍정적인 말을 해주면 된다.

그렇게만 되면 원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

꿀꺽!

자신의 일상이 말이다.

최근 죽을 맛이었던 건 돈을 잃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소라도 많이 걱정하고 있을 텐데.'

시장이 이성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파월이 미친놈 같은 말을 해댄 여파다.

어처구니없는 하락.

그로 인해 자신의 체면까지 구겨지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말대로 될 것이다.

이번 연설이 계기가 될 거라고 봤는데.

<노동시장은 여전히 뜨거우며,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다는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더 고통스러운 해법을 제시하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1.0%)

파월의 연설이 조금 이상하게 흘러간다.

들으면 들을수록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

'아니, 주가 폭락한 거 안 보여!?'

더 짜낼 것도 없는 걸레.

기어코 마지막 한 방울까지 뽑아내겠다는 수준이다.

그럴 리가 없다.

표정은 분명 밝다.

자신이 잘못 들은 거라고 생각했지만.

(−5.0%)

파월이 해맑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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