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79화 (279/450)

EP.279

파월어 리스닝 테스트

시장에 다시 한 번 폭풍우가 휘몰아친다.

〔미국 주식 갤러리〕

─이게 나스닥이여 코스닥이여?

─진지하게 이게 코인인지 주식인지 모르겠으면 개추 ㅋㅋ

─진짜 씨발 아무도 못 믿겠다

─이럴 거면 어제 왜 올림?

파월의 연설 이후 상승하던 주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내려앉은 것이다.

─이럴 거면 어제 왜 올림?

[신형만 코가 큰 짤.jpg]

왜 올렸냐고

└시발 식겁했잖아

└롱충아 이제야 정신이 들어?

└몰?루

└약 올리려고

개인 투자자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주가 반등에 환호했던 것이 바로 어제인데.

---------------------------------------------+

『나스닥 종합지수』

7,350.67 ▼162.18 (−2.20%)

[위아래로 흔들면서 하락하는 그래프.jpg]

+---------------------------------------------

손바닥처럼 뒤집어지고 있다.

어제의 상승분을 반납하고, 전저점까지 시원하게 뚫어버린다.

위아래로 흔드는 변동성까지 정상이 아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정신을 못 차릴 만도 하다.

─진지하게 이게 코인인지 주식인지 모르겠으면 개추 ㅋㅋ

일단 나부터 ㅋㅋ

└좆스닥 이 개씹스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계 최강국 증시 무빙이 개잡코인 수준 ㅉㅉ

└옵션 산 새끼들 다 뒤졌을 듯

└파월 이 새끼 뭔 짓을 한 거야!

수많은 피해자를 낳게 된다.

시장이 만들어낸 공포에 집어 삼켜진 것이다.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보다 더 답답한 것은.

─진짜 씨발 아무도 못 믿겠다

[죽창 든 개구리 사진.jpg]

파월 때문에 내려갔으면

파월 때문에 올라가기도 해야 할 거 아니야?

근데 왜 내려가냐고!

올라가야 하는 게 맞잖아!!

└글에서 부들부들 떠는 게 느껴지누 ㅋㅋ

└그동안 오른 게 파월 때문인데?

└무빙이 선 넘긴 했음

└그냥 세력 맘으로 움직이는 거지

앞으로의 증시 향방을 알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 모르겠다.

'에이, 세력은 아니지.'

그러한 커뮤니티의 반응.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증시의 변동성이 비정상적이다.

세력이 조종하는 거 아니냐?

음모론 같은 이야기가 나올 만하다.

자신도 거기에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마장동한우님께서 1,000원 후원!

주식존예여신 미주갤에서도 활동하는 거야?

"아니거든!"

−성깔 나옴 ㅋㅋㅋㅋㅋㅋㅋ

−주식존예여신에게 예우를 갖춰라!

−주식존예여신이 뭐죠? (진짜 모름)

−슴가단 출동 대기 중

소라는 미국 주식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그 방법.

커뮤니티를 보는 것만한 게 없다.

시장의 분위기가 다이렉트로 느껴진다.

'이유를 모르면 공포에 떨 수밖에 없겠네.'

위아래로 엄청나게 흔들어 댄다.

그렇게 변동성이 심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우유통하나만님께서 1,000원 후원!

소라님 춤 출 때도 위아래로 흔들리던데 그것도 뭔가 있는 걸까요?

"있겠냐."

하지만 결코 이유가 없진 않다.

한국과 달리 세력들이 좌지우지하는 시장이 아니다.

그냥 모를 뿐이다.

개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알 수가 없는 정보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더라고.'

그것을 들었다.

선배가 분석하는 파월의 발언은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이었다.

그 늦은 새벽에 잠이 확 달아났다.

관점부터가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뻥튀기대표님께서 1,000원 후원!

오빠가 말했잖아 한동안 개미 턴다고 ㅋㅋ

"1000원 감사합니다. 뻥튀기님 말씀 기억하고 있어요."

−라고 했제!

−지가 뭔데

−저분 실제 증권사 대표임 ㄷㄷ

−ㄹㅇ?

자신의 방송 시청자들 중에도 있다.

대충 기억하기로 증권사 일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자신의 꿈.

그 현직자라면 존경스러운 마음이 든다.

가끔씩 이렇게 조언을 해주신다.

−오 뻥튀기님

−주식 고수 입갤

−뭐 하는 분인데?

−증권사 대표라고?

−농담 아니고 진짜 증권사 대표임 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

−큰손들은 역시 부자구나

−혹시 뻥튀기 자산운용사랑 상관 있나요?

게다가 큰손.

이전부터 후원을 해주셨다.

입이 벌어질 만큼 큰 금액을 말이다.

사실 그런 분들은 많이 있다.

후원 한도를 1,000원으로 설정한 이후 뜸해졌는데.

─뻥튀기대표님께서 1,000원 후원!

미연준 의원들이 서로 의견 차이가 있어. 하지만 데이터 한두 개만 잘 나오면 파월을 중심으로 한 비둘기파 의원들이 주도권을 잡을 거야

"오……, 의원분들도 의견이 통일된 건 아닌가 보네요."

뻥튀기님은 여전히 자주 들리신다.

아마 주식이라는 공통된 관심 분야 때문일 것이다.

'그런 관점도 있구나.'

현재 시장의 흐름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시곤 한다.

흥미롭게 듣고 있다.

현직자의 관점.

일반인들과는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서 참고가 된다.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거라고 연설 내용이 있었죠. 저도 기억이 나요."

−오

−소라님 정말 주식하는 사람 같네요

−그런 것까지 보는구나

−빵댕이 흔드는 사람인 줄 ㅋㅋ

연준 의원들은 비둘기파와 매파로 나뉜다.

긍정적인 쪽이 비둘기파, 부정적인 쪽이 매파.

뻥튀기님은 파월을 비둘기로 보신다.

최근 증시가 내려가는 이유는 매파 의원들 때문이다.

''선배의 해석이 더 와 닿지만.'

훨씬 구체적이다.

파월의 발언을 단어 하나까지 분석한다.

따지고 보니 비둘기는 커녕 매파였던 것이다.

어느 쪽이 맞을지.

자신이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하지만 반응 정도라면 한 번 들어보고 싶다.

"선……, 아니 제가 아는 오빠 말로는 파월의 발언을 뜯어보면 그렇게 비둘기적이지 않았다고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빠?

−남친 선언 ㄷㄷ

−뻥튀기님은 찐전문간인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라고 안 불러준다면서요!

여전히 선배라고 부르고 있다.

갑자기 호칭을 바꾸는 것에 거부감이 든다.

'선배라고 하면 같은 학교 사람이라는 게 들키겠지.'

얼마 전 있었던 사건.

그 이후로 신경을 쓴다.

자신의 신상이 노출되지 않도록 말이다.

소라로서는 그 정도의 생각이었지만.

〔큰손 단톡방〕

「현실에서는 오빠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나 보네요」

「나한테는 한 마디도 안 해주더니……」

「저는 천만 원도 넘게 쐈어요 ㅋㅋ」

「정말 서운해지려고 그러네」

일부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소라를 타락시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던 큰손들.

'후후, 멍청이들.'

그런 돈만 많은 늙은이들과는 다르다.

장호영은 단톡방 내부 상황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후원으로 방송인의 환심을 사는 건 하수다.

꼬실 수 있는 것도 돈밖에 모르는 멍청한 년들 뿐이다.

─뻥튀기대표님께서 1,000원 후원!

지금은 시장 상황상 금리를 올리고 있을 뿐이지. 데이터가 꺾이면 언제든지 입장을 바꿀 사람이야

<아, 데이터요?>

그에 반해 소라.

학력부터가 명문대다.

지식을 탐구하는 자세도 되어있다.

'올곧은 눈동자를 하고 있지.'

자신이 백만 원을 쏠 때도, 천 원을 쏠 때도 전혀 바뀌지 않는다.

도도한 척한다고 나올 수 있는 반응이 아니다.

비싼 척하는 년들은 티가 난다.

액수를 늘리고, 더 쏠 것 같은 느낌을 줄수록 요사스러운 행태를 취한다.

<미국 주식은 정말 데이터가 중요하구나. 국장만 하다 보니 그런 부분에 무감각했던 감이 있어.>

−ㄹㅇ 중요함

−국장특) 모든 게 선반영임

−전문가들은 그런 걸 보나 보네 ㄷㄷ

−감도 무조건 좋을 거 같은데

충신지빡이님이 채팅금지 1회가 되었습니다.

정말로 관심이 없다.

주식 이야기를 할 때 더 흥미가 넘친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니까 나에게 넘어올 수밖에 없다는 거지.'

장호영은 뻥튀기자산운용의 대표다.

글자 그대로 VIP 고객들의 자산을 뻥튀기시키는 일이다.

---------------------------------------------+

『2018 펀드 수익률 순위』

7. 현대에셋미국증권투자신탁1호

8. 쿵푸중소성장증권투자신탁

9. 바로코리아빅숏투자신탁

10. 뻥튀기나스닥인덱스투자신탁

11. TB미국성장주투자신탁

+---------------------------------------------

그 수익률.

상위권에 랭크되어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펀드 중 하나다.

그런 자신이 보기에 나스닥의 하락세는 머지않았다.

곧 'Powell Put'이 터져 나오게 될 것이다.

<근데 그 오빠는 파월이 매파적이라고 했는데……. 누구 말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뭐 하는 오빠길래?

−전문가 말이 맞지 않을까요 ㅋㅋ

−허어……

−뻥튀기님 기분 좀 상하시겠네

일반인들은 모르는 영역.

소라가 아리송해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경제가 안 좋으니 주가가 내려가야 하는 거 아니야?

'그게 아니라는 거지.'

최근 1년간 이어져온 금리 인상으로 경제가 이곳저곳 삐걱이고 있다.

그 전조 현상이 지난번의 실업률 데이터다.

똑! 똑!

비슷한 게 한 번 더 나온다면?

파월도 입장을 굽힐 수밖에 없다.

그것을 월가에서는 Powell Put이라고 부른다.

"대표님."

"흠흠! 무슨 용무지?"

"오늘자 보고서입니다. 그리고 최근 증시가 하락하다 보니 VIP분들 중에 불만이 생기신 분들이 많아서."

금리를 인하하고, 돈도 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승장이 다시 이어지게 된다.

'투자는 모두가 공포에 휩싸여있을 때 해야 하는 거야.'

방송을 보던 모니터를 황급히 끈다.

부하 직원에게 여캠을 보고 있었다는 걸 들킬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했던 말은 진심.

소라가 알고 지낸다는 오빠가 누구인지 모른다.

알 생각도 없다.

중요한 건 비교가 된다는 사실이다.

"콜옵션이요?"

"그래. 헷지는 충분히 오래 잡아 놨잖아?"

"네, 그것을……."

"한동안 주가 하락으로 재미를 못 봤으니, 이번에 크게 한 번 베팅해야 VIP들도 만족을 하겠지."

나스닥은 반등하게 될 것이다.

위기를 기회삼아 큰 돈을 번다.

그러한 모습을 그녀에게 보여준다면.

'그 오빠라는 녀석보다 내 말을 믿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될 걸?'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게 해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