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77화 (277/450)

EP.277

파월어 리스닝 테스트

주식 동아리.

최근 동방의 분위기는 흉흉할 수밖에 없다.

"씨발……."

"인생 좆같네."

"꼬라보지 마 시발! 다 죽여버릴 거야!"

돈을 꼴았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는 지수, 개별주 가리지 않고 다 박살이 났다.

하따를 친 사람들도 손 모가지가 잘린다.

외팔이라도 남아있으면 다행인 수준이다.

"우리가 돈을 잃은 이유가."

"FOMC 때문이라고요?"

"그래."

""거기서 대체 뭐가 있었는데요?!""

그렇게 될 걸 알고 있었다.

마침 적당한 타이밍이기도 하다.

'미국 주식에 대해 알아갈.'

FOMC.

전세계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벤트다.

의외로 관심을 가진 사람은 없다.

증시가 하락을 하고 나서야 아차한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알았으면 주식 안 사는 건데."

"다음부터는 꼭 챙겨봐야겠네요."

"근데 왜 미리 안 가르쳐줬어요?"

""맞아, 맞아!""

평소에는 말해봤자 안 듣는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움직이는 것이 사람이다.

'복잡한 거 알고 싶지 않거든.'

뉴스에서도 꽤 자주 언급된다.

그게 뭐 별일인가 싶어 관심을 안 둘 뿐이다.

별일이 맞다는 사실.

계좌가 반토막쯤 나야 FOMC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FOMC는 미국 금리를 결정하는 회의고,  제롬 파월은 그걸 결정하는 새끼라고 할 수 있지."

"씹새끼."

"개새끼."

"그게 왜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거에요?"

"우리나라 금리도 아닌데."

남녀를 가리지 않고 입이 걸걸해졌다.

한 사람의 투자자로서 성장하고 있다.

'금리라는 것이 환율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어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다른 나라도 강제로 올려야 한다.

왜?

안 올리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수 있다.

미국에게 찍히는 것이다.

"금리가 올라가면 경제에는 당연히 악재고."

"아 그래서……."

"우리나란 어차피 환율 조작국 아니에요?"

"한미 기준 금리 역전되어있던데."

"최대한 뻐팅기는 감이 있지."

부동산 위주, 그리고 수출 중심인 경제 때문이다.

환율이 갑작스레 변동하면 큰 타격을 받는다.

'그래도 동맹국이니까 어느 정도 봐주는 건데.'

한미동맹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위치 덕을 보고 있다.

그게 아니었다면 진작에 찍히고도 남았다.

하지만 다른 나라는 다르다.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증시 거품이 꺼지는구나."

"코스피는 거품 아니잖아요?"

"수출량이 줄어드니 같이 처맞는 거지."

""씨발.""

한국은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나스닥과 달리 거품 따위 껴있지 않음에도 강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이유다.

'거의 기아 수준으로.'

대부분이 국장 투자자.

동아리원들서는 분통을 토할 만하다.

한국 일만 해도 골치가 아픈데 미국까지 신경 써야 하다니?

이 늦은 시간에 동아리원들을 소집시킨 이유다.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하나둘 생긴다.

미국에서 열리는 이벤트들이.

"FOMC요?!"

"뭔가 또 터지는 거에요?"

"아니, 그건 날마다 열리는 게 아니고."

날이면 날마다 오는 각설이 같은 양반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점이 있다.

'워낙 파급력이 크니까.'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조금이라도 잘못 해석하면 천문학적인 피해가 생긴다.

그래서 시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한다.

연준 의원들이 교대로 나와 발언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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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캘린더』

22:30 미국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

22:30 미국 연속 실업수당청구건수

00:00 University Michigan 5년 인플레이션 예비

00:00 University Michigan 1년 인플레이션 예비

02:00 연준 파월의 쇼타임

03:30 연준 월러의 발언

05:00 연준 하커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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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캘린더를 보면 시간표가 나와있다.

경제 지표와 중요 발언들의 시간이 말이다.

"와, 처음 알았네.'

"진짜 투자하는 것 같다."

"근데 이거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너무 많아."

"뭐가 중요한지 어떻게 알아요!"

경제학자들.

이런 자료들을 바탕으로 실물 경제를 분석한다.

그런 고리타분한 짓은.

'교수님들 같은 분들이나 하는 거고.'

투자자의 관점은 다르다.

같은 분석이지만 경제가 아닌 심리적인 부분을 파고든다.

"오~!"

"느낌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 건데요?"

"심리적인 부분이라니 감이 안 잡히는데……."

실질적인 이유도 있다.

지표가 나오자마자 주식을 사거나, 팔면 이득을 볼 것 같지만.

'그게 안되거든.'

반응 속도 때문이다.

미국의 대형 증권사들은 증권 거래소와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다.

인터넷 회선이 오고 가는데 0.07초가 소요된다.

그것을 자동으로 하는 프로그램까지 돌린다.

"와……."

"독하다 독해."

"있는 놈들이 더하네."

"그래서 미국 증권사들이 다 뉴욕에 있는 거구나."

만약 지표가 나쁘면?

프로그램이 칼같이 매도한다.

한 마디로 누구보다 빠르게 파는 것이다

'고래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격한 분야지.'

0.01초를 단축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단체로 본사를 옮긴 건 유명한 일화다.

이것을 '패시브 투자'라고 부른다.

개미들은 때려 죽여도 할 수 없는 일.

그래서 우리 펀드가 목표로 하는 것은 '액티브 투자' 쪽이다.

"무슨 스킬 같네요."

"게임에서 많이 쓰는 용어인데."

"맞아. 패시브는 자동으로 되는 거고, 액티브는 직접 써야 되는 거지."

""오~!""

지표가 나쁘게 나왔네?

근데 이게 과연 악재일까?

골똘히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종필모건님이 학살 중입니다!

─모건포클리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레드만삭스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마침 10시 30분.

인간이 가장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도박질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미친!"

"좆된 거에요?'

"무슨 지수가 이렇게 빨리 내려가……."

"순간 잘못 본 줄 알았네."

+0.7%까지 갔던 지수가 −0.3%까지 쭉 내려 꽂는다.

1초만에 1%가 폭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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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캘린더』

22:30 미국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 215K 206K 214K

22:30 미국 연속 실업수당청구건수 1653K 1660K 166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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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가 안 좋게 떴기 때문.

실업자 수가 예상보다 많았다.

일반적으로는 악재로 해석이 되지만.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관점에 따라서는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미연준이 금리를 올리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실업자가 많으면 금리를 못 올릴 거 아니야.'

경제에는 악재가 맞다.

하지만 연준의 반응을 생각했을 때 호재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요?"

"그래."

"어, 진짜네!"

"갑자기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어요!"

소위 말하는 호재인과?가 가능하다.

시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이성적인 하따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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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욱님의 계좌』

매수금액│1,000,207,891원

평가손익│+188,290,620원

평가수익률│+1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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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했던 지수.

어느새 양전을 넘어 기술적 반등의 최대치인 +0.5%까지 도달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다.

콜옵션 매수는 하이리스크는 하이리턴의 표본이니까.

"와!"

"2억이 복사 됐어.'

"미쳤다 진짜……."

"그게 방금 먹은 거에요?"

"어."

국장에서는 불가능하다.

개미가 10억을 옵션으로 긁으면 무조건 세력들이 반응한다.

'억지로라도 죽여버리거든.'

지수를 인위적으로 밀어서 말이다.

고래들의 전쟁터인 나스닥에서는 개미 따위 안중에도 없다.

10억 정도는 가볍게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장점.

2억 가량의 수익을 확정하고 나옴과 동시에.

─종필모건님이 학살 중입니다!

─모건포클리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레드만삭스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다시 지수가 내려간다.

언제 그랬냐는 듯 나스닥이 파멸적인 하락을 하고 있다.

"내려가고 있잖아요!"

"호재라고 해석할 수 있다면서?"

"잘 생각해보니까 그게 아니었던 거지."

""네??""

방금은 호재인과?로 인한 상승 랠리였다.

그리고 지금은.

'아닌과? 가 나와버렸지.'

또 잘 생각해보니 악재가 맞다.

그것을 증명하는 자료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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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캘린더』

22:30 4주 평균 실업수당청구건수 209.50K 207.0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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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수당청구건수 지표는 1주일에 한 번씩 나온다.

빈도가 잦기 때문에 신뢰성이 낮다.

"4주 평균으로 봤을 때는 아직 고용 지표에 큰 변화가 없는 거야."

"씨발."

"아니, 뭐 그따구로 샀다 팔아요!"

"선배 말을 가장 신뢰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시장의 분위기가 아직 공포에 질려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파월의 마음이 변할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심리야.'

너무 내린 거 같은데?

근거가 있으면 한 번 사본다.

기술적 반등의 위치까지 먹고 뱉는다.

나의 펀드가 지향하는 매매 스타일이다.

심리 변화를 이용해 단기 수익을 노린다.

"나 방금 샀는데!"

"개처물렸네."

"지금이라도 팔아야 되나?"

"선배 새끼 파월 새끼 개새끼."

그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동아리방 이곳저곳에서 곡소리가 들려온다.

'에휴, 주식을 도박처럼 하면 안되지.'

뇌동매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주식을 사게 되면 저런 꼴을 당할 수 있다.

다행히 곧 12시가 되어간다.

다음 지표가 발표될 시간이기 때문에.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지수가 슬슬 오를 만하다.

전저점 부근에서 물량을 조금씩 모아간다.

"이런 걸 보고 기대감 랠리라고 하지."

"기대감이요?'

"그딴 거 때문에?"

"나스닥도 좆스피랑 다를 거 없네."

최근에 증시 변동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그마한 건수로도 지수가 들쑥날쑥 변한다.

'이런 시기가 단타 치기 정말 좋은데.'

그것에 한눈에 팔려 가장 중요한 것을 잊으면 안된다.

현재 시장의 하락 원흉.

새벽 2시가 가까워진다.

너무 늦은 시간이다 보니 귀가를 한 인원들이 많다.

"근데요."

"응?"

"파월이 좋은 말을 해줄까요?"

"며칠 안됐는데 변화가 있으려나……."

하지만 일부 열성적인 인원들도 남아있다.

아니, 본전을 찾고 싶은 도박꾼들.

'훌륭한 태도야.'

뭐든 잃어봐야 간절해지는 법이다.

외팔이가 된 샹크스가 루피에게 집착하는 것처럼.

"그러니까 해석이 필요한 거지."

"해석?"

"영어 해석이요?"

"그런 기본적인 거 말고."

""?""

아주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파월의 발언을 토씨 하나까지 분석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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