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64
재능 개화
인플루언서.
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능력이 필요하다.
'외모나 실력도 그렇고.'
외모빨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잘생긴 것이 못생긴 것보다는 당연히 유리하다.
실력 또한.
해당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전문성이 있을수록 대중의 신뢰를 얻기 쉽다.
<이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평소 주식에 관심이 많은데…….>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지금 화면에 보이는 어벙한 년처럼 말이다.
'가슴만 뒤지게 커가지고.'
우뇌에 갈 영양소를 몸을 야하게 만드는데 써버렸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재능은 있다.
그것을 살리는 방법을 모른다.
등을 조금 떠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칸쵸만쵸님께서 1,000,000원 후원!
리액션 "해줘"
<후원 감사합니다. 어……, 어???>
혼자서는 지루하게 교수님 강의만 하고 있을 테니까.
'누군가 분위기를 띄워줘야지.'
인터넷 방송.
분위기를 띄우는 데는 돈만한 것이 없다.
룸빵처럼 말이다.
비싼 술 시켜주면 아가씨들이 좋아 죽는다.
<칸쵸만쵸님 전부터 제 채널 봐주신 분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맞으시나요?>
일해본 경험이 없다.
이제 막 아다를 따인 소라는 순진무구하다.
−ㅁㅊ 100만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ㄱ좌 클라스 ㄷㄷ
−와 찐팬이다
−춤 춰 달라는 거인 듯?
−리액션 가즈아!
−흠……
−돈 좀 많다고 리액션 강요하네
−소라님 싫으시면 안 해도 돼요!
시청자들도 말이다.
채팅창을 훑어보니 약간의 잡음이 일어나고 있다.
'그럴 수 있지.'
연습생 출신.
세간에서는 그렇게 인식된다.
일부 점잖을 떠는 팬들도 보인다.
<100만 원 감사합니다. 제가 뭘 어떤 걸 해주길 원하세요?>
본인으로서도 어쩔 줄 몰라한다.
둘이 있을 때는 그렇게 잘 흔들었던 주제에.
'술 취했을 때처럼 빵댕이 흔들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다.
말할 필요도 없다.
진정한 큰손은.
─칸쵸만쵸님께서 1,000,000원 후원!
"해줘"
<또 100만……, 정말 감사드립니다. 근데 제가 리액션 같은 게 처음이라 잘 몰라 가지고.>
오직 돈으로 말한다.
구구절절한 미사여구는 붙이지 않는 편이 더 포스가 있다.
−100만을 2번이나 ㄷㄷ
−해줘!
−저분 진짜 소라님 좋아하는 듯 ㅋㅋㅋㅋㅋㅋㅋ
−댄스각
−함 보여주죠!
−200만 원 ㅅㅂ
−200만 주고 시키면 ㅇㅈ이지
−뭐라 하시는 분들 후원하고 개기세요^^
다소의 불만은 손쉽게 잠재운다.
사람은 강자의 말을 따르게 돼있으니까.
'자본주의 사회야.'
돈을 가진 자가 갑.
사회에 나가보면 늦든 빠르든 느끼게 되어있다.
<댄스요? 그럼 드림걸즈에서 했던 안무 보여드릴게요!>
방송을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간다.
아니, 아직 한참은 부족하다.
'누가 모범생 아니랄까 봐.'
아이돌 댄스로서는 합격일지 모른다.
심사위원들이 고평가 할 만도 하다.
칼군무.
그런 것을 원한 게 아니다.
인플루언서로서의 댄스는 야해야 한다.
─칸쵸만쵸님께서 1,000,000원 후원!
트월킹 "해줘"
<또 100만원 감사합니다! 트월킹이요? 잠시만요. 검색 좀 해볼게요.>
하나하나 가르쳐준다.
그리고 자신의 본모습이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유튜브 영상.
한 번 쓱 보더니 따라한다.
은근히 눈썰미가 있는 편이다.
─칸쵸만쵸님께서 1,000,000원 후원!
코카인 "해줘"
<코카인이요? 그것도 한 번 검색해볼게요.>
곧잘 해낸다.
처음 추는 것 치고는 꽤나 합격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고 있겠지.'
그냥 하라는 대로 하고 있다.
돈을 받았다는 책임감 때문에 말이다.
−ㅓㅜㅑ
−진짜 잘 추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드림걸즈 출신 ㄷㄷ
−여캠 데뷔각
−파프리카 가면 원탑 먹겠는데……
−눈나 나 주거
−큭 감사합니다 큰손 센세
−이 정도면 만점 리액션인 듯 ㅋㅋㅋㅋㅋ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교수님 강의보다 훨씬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낸다.
'여캠 댄스 싫어하는 남자가 어딨냐고.'
점잔 빼던 시청자들.
어느새 한 마음 한 뜻으로 호응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소라의 팬층은 절대 다수가 남자로 이루어져 있다.
─칸쵸만쵸님께서 1,000,000원 후원!
오토바이 "해줘"
<근데 진짜 안 주셔도 되는데……. 춤은 출게요.>
소위 말하는 여자들이 좋아하지 않는 몸매다.
그 점까지 고려해 일을 벌린 것이다.
<♪♬♪∼♪∼♬♪♬∼♬♪∼♩♪∼♩♬♪∼>
노래가 흘러나온다.
신나는 박자에 맞춰 마치 오토바이를 탄 것처럼 몸을 흔든다.
그래서 오토바이 댄스.
여캠들이 자주 하는 18번이다.
하지만 같은 춤도 누가 하냐에 따라.
−와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네 ㅋㅋㅋㅋㅋㅋ
−역대급이다……
−퍄퍄
−진짜 처음 추시는 거 맞음?
−가슴까지 파였으면 큰일 났을 듯 ㅋㅋ
−눈나 나 쥬지가 이상해
−중력이
파괴력이 달라진다.
뒤지게 큰 가슴은 이럴 때 쓰라고 달려있는 것이다.
'팁도 가슴에 꽂아줘야 제맛인데.'
여캠은 그럴 수가 없다.
역시 여자는 현실에서 만나는 것이 가장 좋다.
─포로리님께서 100,000원 후원!
혹시 한 번 더 가능하신가요?
─트월킹매니아님께서 300,000원 후원!
트월킹 해줘!
─음머어어어님께서 50,000원 후원!
누나 나 5만 원 어치만 ㅋㅋ
.
.
.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내가 스타트를 끊자 하나둘 흑우들이 몰려들게 된다.
'재능을 살리면 얼마나 좋아.'
소라를 훌륭한 여캠으로 키워낸다.
* * *
소라의 방송.
〔드림걸즈 갤러리〕
─슴가좌 생방 레전드 찍었누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소라가 받은 도네 총액.txt
─슴가좌 생방송 클립 따옴
─소라방 후원하면 댄스 볼 수 있는 거임?
.
.
.
논란의 중심에 있는 그녀다.
생방송을 진행했다는 사실은 이슈가 되기 충분했다.
─슴가좌 생방 레전드 찍었누 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 5만 명 캡처.jpg]
여캠 댄스로 청자 5만 달성 ㄷㄷ
└헐 슴가좌 여캠 데뷔하는 거임??
글쓴이− ㄴㄴ 큰손이 도네 쏴서 추게 한 거
└와 언제 방송 켰대 ㅋㅋㅋㅋㅋㅋ
└이걸 본방사수를 못하다니……
조금 다른 의미로 말이다.
방송의 내용이 시청자들의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한 시청자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어마어마한 후원으로 방송 분위기를 바꿔버렸다.
─오늘 소라가 받은 도네 총액.txt
대충 계산해보니 2700만쯤 나오네
이중 큰손이 쏜 게 절반 이상 ㄷㄷ
└하루만에 내 연봉을 버네 무슨
└이러니까 여캠 하지
└저거 큰손이 분위기 만든 거임 ㅋㅋ
└옳게 된 큰손이란 그런 거야
다소의 소란이 일어날 수 있다
여캠은 상스럽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아니, 기대했다.
육감적인 몸매의 소유자인 그녀가 여캠처럼 야한 댄스를 추는 광경은.
─슴가좌 생방송 클립 따옴
[트월킹 댄스.clip]
[코카인 댄스.clip]
[오토바이 댄스.clip]
ㅓㅜㅑ
└눈물을 흘리며 개추
└오토바이 댄스 대박이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겁나 탱탱거림
└나쁜 말 마렵다 ㅎ
뭇 남자들이 꿈꾸던 것이다.
보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아이돌은 분명 귀엽다.
춤도 잘 추고, 몸매도 잘 빠진 선망의 대상이지만.
─소라방 후원하면 댄스 볼 수 있는 거임?
근데 100만 원씩 쏠 돈은 없는데……
└ㄴㄴ 그건 첨에 큰손이 쐈던 거
└좀만 쏴도 해주더라
└빨리 해라 갈수록 컷 높아져 가는 중 ㅋㅋ
글쓴이− ㅇㅋ
매력적인 이성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하다.
선정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니까.
그런 면에서 봤을 때 혹하게 된다.
지금 그녀가 행하고 있는 행보는 말이다.
〔큰손 단톡방〕
「윤소라 알아요?」
「신입이야?」
「아오이 소라는 아는디……」
「아 드림걸즈 ㅋㅋ」
「걔는 왜요?」
「글쎄 요즘 방송을 하고 있나 봐요」
공중파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모습.
개인 방송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은 돈을 낼 가치가 있다.
여캠방 큰손들의 이목이 쏠린다.
─여캠큰손님께서 1,000,000원 후원!
오토바이 한 번 춰죠잉^^
<100만 원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오토바이 댄스 보여드릴까요?>
−우와
−소라방 도네 클라스 ㄷㄷ
−무슨 100만 원이 1000원처럼 터져 ㅋㅋㅋㅋㅋㅋㅋㅋ
−큰손들 쌈 붙었네
유명하다.
쭉빵하다.
그런 여자를 차지하고 싶은 것은 남자의 본능이다.
이슈까지 되자 모여든다.
수많은 큰손들이 소라의 방송을 후원을 하게 되고.
─슴가좌 방송 완전 댄스 맛집 됐네
이런 걸 원하고 방송 본 건 아닌데 ㅋㅋ
└뭐 어때 보기만 좋음 됐지!
└방송 잘되는 거 내가 다 뿌듯하더라
└아이돌 왜 함? 여캠 하면 돈이 쏟아지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본주의 타락 조교 완료
방송이 궤도에 오른다
처음에는 얼떨떨했던 소라도 차츰 적응하고 있다.
'그래,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니까.'
너무 많은 후원.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돈을 가볍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
팬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
춤.
방송에 나갔을 때만큼 열심히 한다.
프로는 아니지만, 프로 정신으로 하고 있다.
−개쩐다
−이 집은 오토바이가 진국 ㅋㅋㅋㅋㅋㅋㅋㅋ
−드림걸즈 때보다 훨씬 섹시함!
−탄력이 넘치시네 ㅎ……
−))
−((
−))
−((
드림걸즈의 탈락.
사실 소라로서는 속이 시원하다.
하지만 팬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방송이 대리 만족이 된다고 한다.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는데.
'이거 걍 여캠 아니야?'
눈치를 채는 게 조금 늦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