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57화 (257/450)

EP.257

딴따라

최종 투표.

<지금 바로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해주세요!>

드림걸즈의 방식이다.

오직 순수하게 시청자들의 투표만으로 데뷔조가 정해진다.

다소의 소란은 일어날 수 있다.

1, 2기에 이어 3기도 예정이 된 일이었지만.

〔드림걸즈 갤러리〕

─슴가좌 떨어진 거 나만 이해 안됨?

─투표 결과가 의심 갈 수밖에 없는 게

─차라리 얘네들이 더 나은 거 같으면 개추

─(스압)지금 데뷔조가 역대급인 이유…….jpg

조금 다르다.

커뮤니티에서는 난리가 난다.

투표 결과가 너무 납득이 가지 않는다.

─슴가좌 떨어진 거 나만 이해 안됨?

스타성 탑클래스인데 이걸 떨어뜨린다고??

└투표 결과가 그렇게 나온 걸 어카겠누

└솔직히 이상함

└어떻게 3위가 ㅋㅋㅋㅋㅋ

└갑자기 순위권 밖으로 밀린 건 진짜 이변이지

한두 명이 아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전부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오른다.

방송 초기부터 가장 주목을 받았던 참가자.

그런 윤소라가 탈락한 것이다.

─투표 결과가 의심 갈 수밖에 없는 게

[사전 투표 결과.jpg]

[데뷔조 최종 투표 결과.jpg]

윤소라 3위→13위

ㄹㅇ 억까 아님?

└원래 사전 투표랑 본투표는 차이가 나게 돼있음

글쓴이− 모의고사 1등급이 수능 3등급 나온 꼴인데?

└3대 기획사 빠순이들 때문에 차이는 좀 날 거라고 생각했지만 10계단이나 떨어질 줄은

└이 정도면 거의 주작 아니냐?

팬들 사이에서 난리가 날 만도 하다.

최소 데뷔는 확정이라고 봤으니까.

일개 팬덤의 현실 부정.

만약 그 정도의 이야기였다면 유야무야 수습이 됐을 것이다.

─정보) 역대 드림걸즈 투표 결과.txt

[드림걸즈 1기 투표 변화.jpg]

[드림걸즈 2기 투표 변화.jpg]

대부분은 예상대로 흘러갔음

이해가 안 갈 정도의 이변은 없었는데 이번 시즌은 이상하네……

└이러니 주작 소리가 나오지 ㅋㅋ

└1, 2도 이변 꽤 있긴 했음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 드림걸즈가 유독 말이 많이 나오긴 해

└킹리적 갓심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한 번 번진 의심의 불길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가을철 갈대밭에 옮겨 붙은 불처럼 번져나간다.

마음속 가지고 있던 생각.

(스압)지금 데뷔조가 역대급인 이유…….jpg

[3위 멤버 사진.jpg]

[7위 멤버 사진.jpg]

[8위 멤버 사진.jpg]

[12위 멤버 사진.jpg]

저딴 게 아이돌 ㅋㅋ

└와……, 진짜 이건 아닌데

└슴가좌 탈락시키고 뽑힌 게 쟤네라는 게 레전드

└거기다 메보도 없어 ㅋㅋㅋ 음원장사 안 할 건갘ㅋㅋㅋㅋㅋ

└3위 와꾸 상태 실화냐

툭 터놓을 수 있는 곳이 커뮤니티다

평소의 몇 배가 넘어가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여론도 일방적.

분탕을 일삼던 일부 팬덤도 이번만큼은 한 목소리를 모은다.

─차라리 얘네들이 더 나은 거 같으면 개추

[러브라이브 사진.jpg]

나부터 ㅋㅋ

└럽폭도가 또

└아 얘네는 비주얼이라도 훌륭하지 ㅋㅋ

└톱민이도 합류한다!

└어쩔 수 없군. 이번만 임시동맹이다

폭동에 이골이 나있는 럽폭도까지 참가하며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커뮤니티의 민심이 흉흉하다는 사실을.

"드갤 터졌는데요?"

"시청자 게시판도 마비됐는데."

"흠……."

뮤직넷에서도 파악하고 있다.

드림걸즈의 PD 박오산은 시청자들이 어째서 성이 났는지 안다.

'이번엔 좀 너무 나갔나?'

주작.

방송 업계에서는 관행 같은 일이다.

관계자들의 이해 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방송을 촬영하는 데는 막대한 자금이 소모된다.

대형 회사들의 협력도 필수불가결하다.

그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약간 정도는 편의를 봐주는 것이 피차 편하게 가는 길이다.

"이대로 놔두면 본방 진행에 지장이 갈 것 같습니다."

"스폰서와 협력사들도 클레임이 들어올 테고."

"크흠!"

시청자들에게도 나쁘지 않다.

자본이 들어오고 유명인이 섭외돼야 방송이 더 재밌어지니까.

'너희들이 높은 퀄리티의 방송을 볼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인데.'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지 못해 소란을 피우고 있다.

예술도 예자도 모르는 일반인들 주제에.

"연막 작전 실행해."

"아, 그거 말이죠?"

"어……, 그게 뭐에요?"

속여 넘기는 건 간단한 일.

산전수전 다 겪어본 박오산PD는 시청자 다루는 법에 이골이 나있다.

「트짹이」

2주 전。

#드림걸즈#그소라

[소라 사진.jpg]

아 존나 천박해

개쪽팔리게 이런 년 왜 안 떨어뜨리고 있는 거야??

「트짹언냐」

2주 전。

#드림걸즈#그소라

못생겼으면서 인성도…… ㄷㄷ 왜 인기 많은지 모르겠다.

「몰루녀」

1주 전。

#드림걸즈#그소라#수술티

[소라 가슴 줌된 사진.jpg

수술 티 존나 남ㅋㅋㅋㅋㅋ 지만 모를 듯 ㅋㄷ

맞불 작전.

대비를 해두고 있었다.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말이다.

'대중은 개돼지니까.'

불만의 방향을 돌리면 지들끼리 싸우게 되어있다.

위화감을 눈치채지 못한 채.

「톡커들의 선택」

─언냐들 그소라 나만 마음에 안 들어??

노래도 못 부르고

안무도 소화 못하면서

성적 어필 하나로 뜨려고 하잖아

언냐들 나 너무 불편해 ㅠ

└성상품화 하는 거잖아 나 완전 머리가 띵해

└남초에서 슴가좌라고 부르더라 천박하게

└화력 지원?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여초에 좌표 찍었긔!

쌍팔년도가 아니다.

ARS로 일일이 전화 투표를 하던 때처럼 시청자들이 순진하지 않다.

그렇다면 시대에 맞춘 방식을 만들면 될 뿐.

분쟁은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다.

─드걸 투표 조작범들 떴다 ㅋㅋㅋㅋㅋ

[트짹이들 글 캡처.jpg]

[웨이트판 캡처.jpg]

'진짜'들이 떴다

└캬 언냐들이었누

└여초에서 싫어하는 스타일 1위 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해서 소라 탈락시키면 드걸이 잘될 거 같냐고? 정말 하는 짓이 더럽다

└판증서 개이득

쟁점이 흐려진다.

투표 결과에 불만을 가지던 시청자들이 불만의 방향을 돌린다.

진짜 투표 결과는 방송국만 알고 있다.

그렇게 화제는 진화가 되지만.

─위기의 드걸을 구할 마지막 희망…….jpg

[트○이스 모모 강제로 넣은 JPG.jpg]

시청자 투표 웃으면서 씹어버리고

자기 꼴리는 데로 뽑아서 트○이스를 당당히 1군 여돌로 만든 장본인……

J P G

└김성근이 아니었어?

└플라톤 철인 정치냐 시발 ㅋㅋㅋㅋㅋㅋㅋㅋ

└떡고……, 당신이 옳았어

└독재 의문의 1승

잔불이 없을 수는 없었다.

* * *

시장 조작.

비단 주식 시장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앞에 K 붙었잖아.'

한국에서는 이렇게 한단 말입니다!

안타깝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데일리뉴스− 「대법원, ‘드림걸즈 순위 조작’ PD 징역 2년 확정」

차후 사건이 터진다.

드림걸즈의 투표 결과에 방송국의 입김이 작용했던 것이다.

'좀 뒤늦게 떠오르긴 했는데.'

사소한 사건·사고.

일일이 기억할 만큼 한가한 몸이 아니다.

엔터주를 거래하던 중에 떠올랐다.

당시의 내가 어째서 사지 않았는지.

그 가치를 인정 받는데 시간이 걸렸는지.

딸랑~♪

혼동을 할 수가 있다.

미래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건 꼭 좋은 일만이 아니다.

'전세계에서 비교할 대상이 없을 만큼 압도적인데.'

프리미엄.

해당 업계의 1위 기업은 주가가 더 높게 평가된다.

하물며 세계 1위라면 더더욱이다.

그럼에도 엔터주가 주목 받지 못한 건.

"기다리셨습니다. JPG엔터테인먼트 대표 곽진배입니다."

"네, 좀 많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업계 자체가 신뢰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즘이야 그런 일이 거의 없지만.

'옛날에는 딴따라라고 불렀거든.'

가수의 멸칭.

단순히 한국이 보수적인 유교 사회라 그랬던 것만은 아니다.

"전화로도 설명을 드렸었는데 한 번 더 확인이 필요할까요?"

"간략하게 짚어주세요."

"저희 JPG엔터테인먼트는 소라씨의 탈락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서……."

가수가 하는 일이 그만큼 천박했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도록 몰고 갔다.

'출연료 같은 걸 거의 안 줬으니까.'

저작권료는 말할 필요도 없다.

소속사에서 급여를 거의 챙겨주지 않았다.

가수가 돈을 버는 방법.

나이트, 클럽 등 밤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것 뿐이었다.

「장기 전속 출연! 깊은 유혹의 꽃미남! 환상의 똥꼬쇼,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인터넷에서 흔히 떠도는 짤방도 거기서 유래된다.

옛날에는 정말로 그랬다.

"소라씨만 원하시면 JPG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를 전제로 연습생 활동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음."

"저희 기획사는 걸그룹 실적이 좋기 때문에……."

밤무대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그 밤무대가 조폭들의 사업 영역이라는 거지.

'시대가 그랬던 감이 있지.'

연예인? 생양아치를 하려고 그래?

어른들이 하는 말도 맥락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대표인 제가 연습생 섭외를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만큼 저희가 소라씨를 좋게 보고 있어요."

"아~."

"사실은 데뷔조에 속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게 돼서 기회를 잡았다는 심정이네요."

요즘도 특이한 사람이 있다.

지금 눈앞에 있는 JP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곽진배씨처럼.

'어떻게 남자가 찌찌가 다 보이는 망사를 입고 다니냐고.'

까만 젖꼭지가 굉장히 부담스럽다.

그렇게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다른 사람이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근데."

"?"

"지금 이 대화가 소라 연습생에게 전달이 된다고 생각해도 되는 걸까요?"

곽진배씨와 카페에서 만나게 된 건 다름이 아니다.

소라를 진지하게 영입하고 싶다고 한다.

'본인은 영 생각이 없지만.'

엄빠한테 어떻게 말해!

내가 대신 그년이 처한 상황을 설명해주기로 했다.

"아마 크게 변화가 있진 않을 겁니다."

"소라 연습생이 자신의 재능을 썩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심히 동감합니다."

내가 좋게 보고 있는 투자처이기도 하다.

엔터주라고 에둘러서 말했지만.

'기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 성장을 믿고 하는 거거든.'

다른 엔터주들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약국은 약을 하고, 3M은 대표가 부도덕하다.

딴따라.

가수를 비하하는 멸칭이 생기게 된 건 업계가 그런 인간들 투성이였기 때문이다.

「겸손은 말이나 행동의 겸손이 아닌 마음의 겸손이다.」− JYP

그것을 바꾼 게 JPG엔터테인먼트다.

소속 연예인들의 도덕성을 강조한 최초의 기획사다.

"좋은 재능은 실력도, 소질도 아니에요. 바로 성실이에요. 소라 연습생은 저희 JPG엔터테인먼트가 애타게 찾고 있는 재능입니다."

"그런가요?"

"그 재능을 제가 꽃 피울 수 있게 해주세요."

"아, 네."

살짝 오글거린다는 것이 단점.

그것이 오히려 일본에서 먹히며 초─대박을 치게 된다.

'만화에서나 나올 말을 하고 있잖아.'

일본 감성을 저격했던 것이다.

TV는 물론이고 만화나 애니메이션에까지 등장한다.

현재는 3대 기획사 중 가장 작은 기획사.

차후에는 두 기업 이상으로 성장하는 이유다.

"일단 전달은 해두겠습니다. 너무 기대하진 마시고."

"저만이 소라씨를 꽃 피울 수 있습니다."

"그건 둘째 치고 혹시 출자 필요하세요?"

"네?"

"전 이런 사람인데……."

미리미리 투자를 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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