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54화 (254/450)

EP.254

세력 대 세력

드림걸즈 5회차.

<어쩌면 마지막 촬영이 될 수 있는 참가자들……!>

그 내용은 심판이었다.

기존 참가자들 중 함께 갈 사람과 가지 못할 사람을 가리는 것이다.

−긴장된다 ㄷㄷ

−걸러낼 애는 걸러내야지

−드디어 탈락자 나오는 건가

−민서 코인 탄 흑우 없제? ㅋㅋㅋㅋㅋ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는 필연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다.

이별.

몇 번을 경험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자신이 애정하는 참가자가 떨어지지 않길 빌고 있다.

<장민서양.>

가장 에이스라 불리던 참가자다.

그런 그녀를 부르는 심사위원의 목소리가 어딘가 모르게 무겁다.

<민서양이 센터를 맡았잖아요?>

<네!>

<못하는데 왜 센터를 맡은 거에요?>

<…….>

진중하다.

그런 프로그램.

알고 있음에도 말이 가진 의미와 결과를 생각하면 침이 꿀꺽 삼켜진다.

<노래도 잘 못해, 춤도 반 박자 빨라, 근데 센터야. 지금 민서양 때문에 다 깨졌어요. 알아요?>

<죄송합니다.>

<뭔가 하나라도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민서양에게는 시급해 보여요.>

<죄송합니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독설을 쏟아내는 심사위원 또한.

그것이 필요한 말이라는 걸 시청자들도 이해하지만.

−개빡세네

−와 충분히 잘한 거 같은데

−민서도 안되면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

−말넘심

−야 쟤 운다 ㅋㅋ

−즙 짜네

−저런 소리 들으면 마음부터 꺾일 듯

−다음 기회에!

혹평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심사의 결과와 직결된다는 사실은 방송을 보는 모두가 알고 있다.

뚝! 뚝뚝!

장본인은 더더욱.

두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녀가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대변해준다.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직 실력만이, 결과만이 중요하다는 현실을 인지하게 된다.

<소라양.>

그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 시작된다.

다른 참가자들의 평가.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건.

−슴가좌 차례네

−제발……

−소라야 즐거웠어 ㅠㅠ

−정말!!! 좋은 가슴이었다!!!!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윤소라.

수려한 외모와 심사위원들의 호평으로 가장 많은 팬덤을 보유하게 된 참가자다.

하지만 실력적인 면에서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 장민서조차 탈락을 해버린 상황이다.

<본인이 노래 부족한 거 알아요?>

<네.>

<댄스도.>

<네, 좀.>

<그렇게 뭐 하나 잘하는 게 없는데…….>

그녀는 물론 다른 참가자들도 모조리 탈락의 고배를 마셔도 이상하지 않다.

위기라고밖에 할 수 없었던 순간.

< 왜 이렇게 저를 궁금하게 만들어요?>

<네?>

<저는 소라양의 다음 공연을, 발전된 모습을 보고 싶어요.>

모두가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난다.

심사위원의 얼굴이 환하게 펴지며 박수 갈채가 사방에서 쏟아진다.

<그녀의 목에 걸리는 합격 목걸이!>

처음으로 심사를 통과한다.

비연습생 출신.

무시를 받았던 그녀이기에 더 뜻 깊게 다가온다.

뚝! 뚝!

그 본인으로서도 그러했다.

그동안의 고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는 느낌.

−와……

−믿고 있었다고 쥐엔장~!

−울지 마! 울지 마! 울지 마! 울지 마! 울지 마! 울지 마! 울지 마!

−진짜 고생했을 듯

−1화부터 지금까지 제일 성장함 ㅋㅋㅋㅋㅋㅋㅋㅋ

−재능은 타고나는 거제

−나 혼자만 레벨업

−평생 팬할래……

팬들은 더 잘 알고 있다.

비연습생 출신인 그녀가 얼마나 고생을 하며 이 자리까지 왔는지.

팬심이 더 끈끈해진다.

더 많은 팬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진정한 속마음은.

'그래, 최고의 아이돌을 목표로……. 시발 이게 아니잖아!'

소라 본인만 아는 것이었다.

* * *

선반영.

〔드림걸즈 갤러리〕

─심사위원들이 슴가좌 호평할 만도 한 게

─민서단인데 슴가단으로 갈아탐

─추천요청) 드림걸즈 윤소라 한국대 경제학과 2학년

─일반 참가자의 희망 윤소라 ㄷㄷ

주식 시장에서는 상식과도 같은 말이다.

항상 의심을 하며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인데.

─심사위원들 평가가 이해가 가는 게

[드림걸즈 5화 영상.Youtube]

여기서 장민서 보임?

센터인 데도 눈이 안 감

반대로 슴가좌는 찾지 않아도 보이더라

└스타성이 압도적이지

└저 슴가에 어케 눈이 안 감 ㅋㅋㅋㅋㅋㅋㅋㅋ

└노래도 자기 파트는 꽤 잘 부름

└ㄹㅇ 실수는 좀 있어도 잘해

때로는 정말 옳을 때도 있다.

예상을 상회하는 서프라이즈가 나오는 것이다.

방영된 5화.

그 내용은 팬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민서단인데 슴가단으로 갈아탐

잘 생각해보니 내 생에 그런 가슴 없을 듯

└ㅇㅇ 잘 생각했다

└새끼 기열……!

└그걸 이제야 깨달은 거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유미'해버린 거야?

팬덤.

나뉘어져 있었다.

이번의 심사는 그것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합격자와 탈락자로 나뉘었으니까.

웬만한 코어 팬층을 제외하고는 팬덤을 갈아타게 된다.

<진짜 2주밖에 안됐는데…….>

<저건 재능이야 재능.>

<쟤 내가 데리고 가면 안돼?>

그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밑바닥부터 올라온 그녀의 스토리는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합격을 하며 실력까지 인정 받는다.

심사위원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거니와.

─추천요청) 드림걸즈 윤소라 한국대 경제학과 2학년

[한국대 주식 동아리 기사.News]

이왜진?

└와 한국대생이었어?

└본인 맞는 거 같은데

└ㅁㅊ 공부까지 잘하는 사기캐누

└얘 한국대 가슴녀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외의 정보도 알려진다.

그녀 본인에 대해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진다.

더 깊어지는 팬심.

더 높아지는 평가.

이는 필연적인 결과물을 초래한다.

'어……?'

떡상 말이다.

김근성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공매도를 쌓으며 찍어 눌렀기 때문이다.

---------------------------------------------+

『약국엔터테인먼트』

40,500원 ▲3,550원 (+9.60%)

[쭉 빠졌다가 다시 떡상하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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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고 있다.

그 기세가 도저히 좌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공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어지간하면 컨트롤할 수 있다.

자신이 가진 돈과 이름값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외국인이 약국 계속 파는데……

이미 선반영된 고점 아니냐?

└외국인이 한국 음악을 어케 아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종필이는 단타꾼 새끼임

└응 슴가좌 못 막아

└종필이 그 앰뒤새 꼭 처망했으면

상황이 다르다.

오히려 무시를 받고 있다.

외국인이라고 한국 이슈를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실제로 그러하다.

솔직히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대략적인 내용은 체크하고 있다.

소라가 주목을 받는다는 사실.

기술적 분석과 매매 동향에서도 그것이 드러났는데.

스포츠투데이− 「드림걸즈 윤소라 시청자 인기 투표 1위 달성」

매일스포츠− 「드림걸즈 합격생, 윤소라·백가영·홍혜림 外 장민서 탈락 이변」

톱스타일보− 「“美빌보드, 워너원 K팝 새기준…‘프로듀스48’도 주시”」

숫자로는 보이지 않는 것도 있었다.

떠오르는 관련 기사를 보며 근성은 손톱을 잘근잘근 씹어 댄다.

'이게 뭐라고 빌보드까지.'

단순한 음악 프로.

그렇게 재단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더 와 닿는 것이 있다.

미국인으로서 모를 수가 없다.

빌보드가 음악 업계에서 가지는 위엄과 가치에 대해서 말이다.

─외국인이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외국인이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외국인 매수가 들어오는 이유일 것이다.

다른 외국계 기관들도 관심을 가진다.

그 여파는 들불처럼 옮겨 붙고 있다.

'휴우…….'

유성투자증권.

이태학 부장은 가슴을 쓸어내린다.

뭔가 쎄한 느낌이 들어 약국엔터테인먼트의 공매도를 주워 담았다.

"부장님 공매도 상환 거의 끝났습니다!"

"그래, 나머지 분량 완료하면 당분간 쳐다보지도 마."

그것이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지지선마다 저가 매수 세력이 있는 것이 3M엔터테인먼트가 오버랩되었다.

'주식은 역시 안전하게 하는 게 최고야!'

안전제일주의.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는다.

그러한 한국 기관들의 매매 방식이.

─기관이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기관이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이 쫄보 같은 놈들이…….'

근성으로서는 이가 갈린다.

같은 외국인들도, 한국 기관들조차 매수를 하려고 난리다.

기관이 주식을 하는 방식.

주가의 흐름을 얼마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데 있다.

---------------------------------------------+

『김근성님의 계좌』

매수금액│25,700,006,973원

평가손익│−291,100,402원

평가수익률│−1.12%

+---------------------------------------------

그것이 중요하다.

지금 계좌에 찍힌 단 1%의 손실은 보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God deum!'

매입한 주식이 개미 눈곱만큼이 아니니까.

1/10만 매도해도 주가가 푹푹 꺾인다.

물량을 전부 처분하면?

1%가 아니라 10% 이상의 손실이 찍힐 것이다.

호재가 떴을 때 주식을 파는 이유다.

그런 날이 아니면 물량을 받아줄 유동성이 없다.

'공매도를 더 쳐? 찍어 눌러? 아니면…….'

지나친 유동성.

뒤늦게 확인했지만 기사도 엄청 뜨고, 커뮤니티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어쩌면 더 커질지도 모른다.

정말로 스타가 된다면 그 가치는 계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꿀꺽!

성장주처럼 말이다.

성장주에는 PER이 중요하지 않다.

오직 미래에 대한 기대 심리 하나로 움직인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한동안 숏 커버링과 함께 주가가 더 올라도 이상하지 않다.

자신의 포지션이 파악되기라도 하면.

'내가, 이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지금이라도 상환하는 게 최선

근성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손실을 확정 짓기로 한다.

오직 숫자만으로 상황을 짐작한 게 패인이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주식 시장에서는 재료 소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팬들에게는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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