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53
세력 대 세력
드림걸즈 4회차.
<♪♬♪∼♪∼♬♪♬∼♬♪∼♩♪∼♩♬♪∼>
그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새롭게 합류한 3대 기획사 출신 참가자들이.
−ㅁㅊ
−존나 잘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춤 진짜 미쳤다;;
−춤 잘 추고 노래도 잘하고 얼굴도 이쁘고 부족한 게 뭘까 정말
−일반인이 봐도 급이 다르네
−맨 우측 애 취향이야!
−저런 애들도 데뷔를 못하는 3대 기획사는 도대체 ㄷㄷ
−눈나 나 주거
보여주는 격의 차이.
그것은 음악도, 춤도 잘 모르는 시청자들조차 와 닿는 것이었다.
<…….>
당사자들에게는 그 이상이다.
기존 에이스라고 평가되던 장민서의 표정이 얼어붙는다.
<민서양.>
<네.>
<10대 초부터 연습생 생활 해왔다고 했죠?>
<네, 맞습니다!>
<그동안 뭐 했어요?>
심사위원들의 혹평도 쏟아진다.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유명 연예인의 입에서 지적 받는다.
더 정진하라는 의미.
자극을 주기 위해 한 말일 것이다.
실제로 어떤 뜻을 담은 말이기 이전에.
〔드림걸즈 갤러리〕
─장민서 vs 조혜린 댄스 비교.swf
─민서는 오래 못 가겠네
─심사위원들 말 왤케 맵냐 ㄷㄷ
─민서단 일동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합니다
.
.
.
시청차들의 뇌리에 커다란 임팩트를 남길 수밖에 없다.
커뮤니티가 난리가 나는 것은 필연이었다.
─장민서 vs 조혜린 댄스 비교.swf
[장민서 댄스.swf]
[조혜린 댄스.swf]
판단은 알아서 ㅋㅋ
└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민서단 황급히 뒤로 가기 ㅋ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공개 처형 아니냐?
└본방 존나 감탄하면서 봄
하늘 위에 하늘이 있었던 것이다.
일반 참가자들에 대한 평가를 180도 바꾸게 된다.
그리고 이는 팬심에도 직결된다.
잔인하지만, 드림걸즈의 시스템은 철저한 경쟁 구조다.
─자칭 실력파 참가자 장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구리 따봉 하는 사진.jpg]
연습생 10년 한 걸로 거들먹거리다가
오래하고 배운 거 없다고 꼽먹음
속 시원하면 개추
└재능이 야무치 수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러니까 10년씩 하지
└이때다 싶어서 까는 거 보소 ㅉㅉ
└민서 걔가 잘하면 3M에 소속돼있겠지~
팬클럽 사이에서도 말이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진 참가자는 팬싸움에서 밀린다.
기름이 부어진 상태.
얼마 전 3M 계약 스캔들로 장민서에 대한 여론은 악화되고 있었다.
─민서단 일동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합니다
[일본 무조건 항복 서명짤.jpg]
다시는 실력파 소리를 하지 않겠습니다
저희 민서단 일동은 드림걸즈 갤러리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합니다
−2018.08.25 민서단 항복 선언서−
└응 더 팰 거야~
└팬들도 실드 포기 ㅋㅋㅋㅋㅋㅋㅋㅋ
└안 깝쳐?
└민서단 대참패 ㅠㅠ
결정타.
아이덴티티였던 실력까지 잃는다.
그녀의 팬덤은 급속히 힘이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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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엔터테인먼트』
35,150원 ▼5,700원 (−16.21%)
[장 시작하자마자 떡락하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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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계약 이슈로 올라갔던 주가는 풍선처럼 쪼그라든다.
'하 씨발.'
종필모건 한국 지부.
트레이딩팀 소속의 김근성은 애가 타지 않을 수가 없다.
얼마 전 3M을 대량 매수했기 때문이다.
발라 먹기 쉬운 먹이가 들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씹새끼가 그렇게 기다렸다는 듯이.'
원하는 대로 매매가 이루어지는 듯 보였다.
마지막 순간 폭탄 물량이 쏟아지며 소금을 뿌렸다.
무슨 대주주 매도라도 나온 줄 알았다.
아니, 그런 거라면 설정해둔 알고리즘이 대응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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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 Frequency Trading』
[대충 알고리즘 설정해둔 내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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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한국 주식 단타용으로 설계한 자신의 자랑이다.
웬만한 상황은 대처하고도 남는다.
'미친놈인가 정말.'
대량 매도.
프로그램 매도.
한 번에 많은 물량을 던지거나, 밀리초 이하 단위의 반복 매도에 반응한다.
현대의 주식 시장에서 트레이더의 실력은 이것에 있다.
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알고리즘을 짠다.
콰앙!
그것이 보란 듯이 공략 당했다.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화가 안 치밀 수가 없다.
자존심.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자신이 져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미스터 킴."
"……네, 보스."
"뭐 좋은 일이라도 있나? 혼자서 축포를 쏘던데."
그보다 더 급한 것도 있다.
지부장 스미스가 자신에게 말을 건 이유는 따로 있을 것이다.
'눈치 주기는.'
이번 달 실적.
솔직하게 나쁜 건 아니다.
한국계 기관이었다면 에이스라 불렸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곳은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이다.
한국 지부도 철저한 실력주의를 따른다.
꿀꺽!
매달 실적 감사를 받는다.
+라 하더라도 하위 10%에 2번 연속 속하면 강제 Fire다.
'3M에 물린 걸 어떻게든 탈출하면서.'
지금의 상황.
확실히 위기라고 할 수 있다.
하필 월말 실적 감사 전에 물리고 말았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그 정도로 흔들려서야 월가에서 트레이더 짓을 해먹을 수 없다.
자신이 노리는 것은 한국 지부가 아니다.
'대충 흐름은 파악이 됐는데.'
보다 큰 물이지.
매매라는 건 100% 성공할 수 없다.
트레이더의 진짜 실력은 실수를 만회하는데 있다.
그것에 있어 김근성은 이골이 나있다.
개처물린 주식도 마음만 먹으면 수익 구간으로 바꾸는 게 가능하다.
─공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주포짓을 해서 말이다.
사고 팔고를 반복하며 평단을 낮춘다.
그 과정에서 물량을 대량으로 매집한다.
─3M 곧 다시 쏜다 근거 있음
[외국인 매매 동향.jpg]
외국인이 풀매수 중 ㅇㅇ
└종필이라 불안한데……
글쓴이− 종필이 평단 3.8대임 ㅋㅋ
└나도 이거 믿고 매수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들 탈출하려고라도 한 번은 쏜다.
그리고 공매도.
개미놈들은 까맣게 모른다.
외국인 매수가 호재인 줄 아는 것이다.
'지들이 현명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주제 파악 못하는 개미들의 말로는 정해져 있다.
이미 작업은 착착 이루어지는 중이다.
복구는 시간 문제.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건 수익이다.
기왕 시간을 쓰게 됐으니 인건비는 뽑아야 한다.
타닥, 탁!
해당 섹터에 대해서도 파악을 했다.
단타를 치러 들어왔지만, 장기적으로 운용할 때는 분석도 중요하다.
'소라라…….'
재료.
김근성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소위 말하는 검은 머리 외국인에 해당한다.
하지만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한국 지사에 발령이 난 후로는 더 그렇게 됐다.
한국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드림걸즈도 매번 챙겨보진 않지만, 대략적인 내용은 기억에 남아있다.
〔한태민〕
「보고서 보냈어」
−땡큐!
「보면 알겠지만 현재 시장에 나도는 재료는 거의 소멸됐다고 봐야 돼」
보고서를 살펴보면 더 확실하다.
정보팀에 소속된 한태민이 회사 라인을 통해 연락을 해온다.
'음……, 그렇게 진행이 돼가고 있어?'
트레이딩팀과 다르다.
정보팀은 순수 한국인이다.
현지의 정보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수준 높은 정보력을 자랑한다.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것은 물론, 알아서는 안될 것에까지 손이 닿아있다.
「스태프발 소식에 의하면 일반 참가자 중 가장 생존 가능성이 높은 것은 소라라나 봐」
−의외네?
−가슴만 뒤지게 큰 줄 알았는데
「그런 시각도 있었지만……」
업계 관계자.
미공개 정보를 입수한다.
그것을 돈으로 치환하는 것이 자신의 일이다.
'아, 최신화에서?'
방송되지 않은 회차에서 이벤트가 있었다.
참가자 소라가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확실한 건 아닌데」
−또 있어?
「약국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이 있다고 하네?」
−그런 걸 가르쳐줘야지!
자신이 보기에도 비주얼이 가장 뛰어났다.
뜬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참가자다.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건.'
시장에서 그렇게 본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기관은 그것을 밀어붙일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찌라시뉴스− 「드림걸즈 '윤소라' 약국과 계약 희망. 연예계 관계자 익명으로 제보」
찌라시 뉴스 한두 개 띄우는 건 일도 아니다.
월스트리트.
미국에서라면 할 수 없는 짓이지만.
'여긴 한국이니까 후후.'
규제가 느슨하다.
설사 조사가 들어와도 아님 말고 ㅋ 하면 대충 넘어간다.
그런 시장.
속는 개미들이 잘못한 것이다.
근성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 * *
유동성이 넘치는 시장.
호재에 즉각즉각 반응한다는 것이 참 좋은 점이다.
<내가 너 때문에 정말 별별 짓을 다 해.>
"앞으로는 더 하게 될 테니 걱정 마."
<씨발.>
소라 요원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소속되고 싶은 기획사에 대한 정보를 넌지시 흘렸다.
'쫄려서 간접적으로 한 것 같긴 한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장민서 사태 이후 시장은 관심이 커졌다.
계약의 향방.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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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엔터테인먼트』
38,100원 ▲4,200원 (+12.38%)
[최근 1주일간 떡상하고 있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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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반응하고 있다.
보다 자세하게 관찰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오른 시기를 보니까.'
기사가 뜨기 전부터 매집이 들어왔다.
작정하고 들어 올릴 거라는 것이 예상되었고.
"와 30억 넘게 벌었어."
"진짜 돈이 복사가 되네……."
"우리 소라 한 번만 더 팔면 안돼요?"
52주 신고가를 돌파하게 방치했다.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매집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덕분에 잘 먹었지.'
레버리지까지 박아서 풀매수.
고점에서 차근차근 정리해 30억 가량의 시세 차익을 보았다.
─외국인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쿼드라 킬!
또다시 한 박자 느렸다.
외국인은 이제서야 팔아제끼고 있다.
실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는 일이다.
'마음 같아서는 레버리지를 30배 정도 하고 싶었는데.'
주가를 컨트롤.
위아래로 발라 먹는 것이 훨씬 맛이 있고, 매매를 하는 보람도 있다.
그럴 수가 없다.
한국은 개미에게 박하다.
그래도 나름대로 만족할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했는데.
<생방송 뮤직넷!>
5화가 방영된다.
주식 시장에서 이는 재료 소멸로 바라본다.
그래서 외국인도 서둘러 주식을 처분하는 것이다.
"소라 나온다!"
"소라 더 볼 수 있는 거야?"
"본인이 그렇다는데 그렇겠지~."
나의 날카로운 예측대로 말이다.
하지만 증시라는 건, 투자라는 건 꼭 그렇지만도 않다.
<♪♬♪∼♪∼♬♪♬∼♬♪∼♩♪∼♩♬♪∼>
소라가 했던 말대로.
노래를 부르자 심사위원들의 표정이 진중하다.
처음부터 올릴 생각이었을 것이다.
비주얼이 아주 빵빵하거니와.
'방송에서 밀어줄 만하지.'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다.
동아리원들도 동의하고 있다.
그도 그럴게 알고 지내는 지인이다.
갑자기 스타가 될 거라고 와 닿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고쳐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
"야, 매수해."
"네? 더 팔 거 없는데."
"매도 말고 매수. 주식 사라고."
이건 더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