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49화 (249/450)

EP.249

엔터주

엔터테인먼트.

의외로 한국에서 더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산업이다.

"정말요?"

"그래."

"국뽕TV에서 그런 거 나오던데."

"너 그런 거 보니……?"

방송사들이 만든 뿌리 깊은 불신 때문이다.

동아리원들이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스타의 이미지 메이킹에 많이 이용했거든.'

해외 공연을 했다고?

해외 팬들이 많다고?

오디오스타, 네바퀴 등 토크쇼에 나와서 야부리를 턴다.

실상은 큰 인기를 얻은 게 아닌데.

글로벌 스타라도 된 것처럼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닌 것이다.

"요즘은 진짜 잘 나간다니까?"

"에이……."

"잘 나가면 뭐 얼마나 잘 나가는데요?"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로."

""!!""

당시에는 그것이 먹혔다.

해외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가진 한국 사람들이 많았다.

'시대가 변했지.'

인터넷의 발달.

유튜브의 등장.

10·20대는 말할 것도 없고, 할아버지·할머니들조차 유튜브를 본다.

국뽕이나 가로세로 같은 걸 보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본인의 세계를 넓히기 위해 사용한다.

해외를 알아버린 것이다.

─아직도 쌍팔년도식 홍보하는 놈들이 있네 ㅋㅋㅋ

[오디오스타 캡처.jpg]

해외에서 잘 나간다고 가스라이팅하는데

동남아에서 공연 몇 번 한 게 대순가?

빌보드 진입도 못하면서 ㅉㅉ

└ㄹㅇ 가스라이팅이지

└K팝스타=호로 빨갱이 사기꾼 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걍 해외에서 죽 쑤고 한국 리턴한 건데 공백기 생겼으니까 방송사에 돈 주고 이미지 작업하는 거지 뭐

└근데 옛날엔 믿었음 ㅅㅂ

대중이 성숙했다.

기억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는 일이다.

'약간 양치기 소년처럼.'

반발 심리를 가지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다 보니 저평가 받는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 아이돌 수준이 높거든."

"에이~!"

"요즘 아이돌들은 느낌 없던데."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다 비슷비슷하고……."

"그게 어려운 거야."

""???""

그것은 한국인들의 시선이다.

높은 수준의 음악과 안무, 그리고 패션이 너무나도 당연한.

'한국이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뒤떨어지는 게 있다면.'

반대로 높은 것도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대중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

TV에서 아이돌 뮤비가 흘러나온다.

돈 꼴은 놈들 TV라도 보라고 내가 사비를 들여 사줬다.

"잘 추긴 해."

"근데 뭔가 음악성이 없달까……."

"그치? FX아일랜드랑 3AM 때가 쩔었지."

"에휴, 틀딱들."

그 감상.

개인 차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런 가수들이 매달, 매년 지속적으로 배출이 되잖아.'

어쩌다 한 명씩 나오는 천재가 아닌, 수준 높은 수재를 양성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 기획사가 가지는 장점이다.

"투자의 관점으로 봤을 때 안정적인 거지."

"오……."

"그렇긴 하겠네요."

"문제는 그게 돈이 되냐, 안되냐 아니에요?"

"날카로운 질문이야."

외국 기획사에는 없는 부분이다.

한국과 외국은 기획사의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외국은 밴드 문화가 활성화돼있어서.'

이미 뜬 아마추어를 섭외하는 방식이다.

즉, 회사가 하는 건 매니지먼트나 다름없다.

그에 반해 한국.

처음부터 육성한다.

이 두 가지는 사업적인 관점에서 차이가 난다.

"회사가 갑인 거네!"

"대충 그런 셈이지."

"아~!"

"투자할 만하겠다 그럼."

외국 기획사는 아티스트가 ㅂㅇ 하면 ㅂㅇ해야 된다.

하는 일이 매니지먼트가 끝이기 때문.

'한국 기획사는 제로부터 키워준 거라.'

어머니, 아버지나 다름없다.

업계의 시선이란 게 있기 때문에 아티스트도 웬만하면 배신할 수 없다.

아이돌 그룹 하나 키우는데 수십 억이 든다.

나중에 성공했다고 해도 쉽사리 갈아타지 못한다.

<생방송 뮤직넷!>

아티스트 한두 명 때문에 회사가 흔들리지 않는다.

실제로 매력적인 투자처다.

'폭등 시기까진 기억이 안 나는데.'

차후에는 주도주 중 하나가 된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그런 꿀섹터를 가르쳐줬다.

지금 당장 떡상한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드림걸즈 3기에 참가하게 될 학생은?>

그것이 가능한 이벤트가 펼쳐졌다.

소라가 참가한 드림걸즈 말이다.

"소라가 우리 동아리 대표로 잠입했다."

""오오!""

"씨발……."

"소라 많이 삐뚤어졌네."

아이돌을 발굴하는 프로그램.

그 최종 우승자는 미래의 슈퍼스타가 된다.

'그게 누가 될지 알 수 있으면.'

관련 회사에 투자해 떼돈을 버는 것이 가능하다.

소라를 잠입시킨 이유다.

내부 정보.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사건·사고들을 미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뽑힐 리가 없잖아."

"너 요즘 자연스럽게 반말 깐다?

"안 까게 생겼냐."

그것이 불만스러운 모양이다.

등 떠밀려서 참가는 했지만, 처음부터 내키지 않아 했다.

'아무래도.'

다른 참가자들.

수현이처럼 재미삼아 참가한 건 소수뿐이다.

대부분은 진지한 부류다.

어렸을 때부터 꿈을 키워왔다.

아예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들도 있었다.

"진짜 얼마나 쪽팔렸는지 알아?"

"그래도 방송 나오는 거 재밌었을 거 같은데."

"혹시 연예인 만난 사람 있어?"

"꺄 연예인~!"

자신이 뽑힐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투자자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결국 이 쇼도 투자거든.'

글자 그대로 쇼다.

쇼 프로그램.

순수하게 K팝 스타를 발굴하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졌을 리 없다.

방송사는 방송을 흥행시키고 싶다.

기획사는 소속 아티스트들은 전국에 홍보하고 싶다.

<74번 참가자!>

그러기 위해 필요한 건 장작.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을 뜨겁게 달굴 내용이 있어야 한다.

"가서 뭐 했어?'

"스포! 스포!"

"긴장됐겠다."

"긴장 안 했어. 그냥 하라는 대로만 하고 왔지. 하라는 대로만……."

본인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말이다.

소라로서는 영 의욕이 없다.

'오히려 떨어지고 싶겠지.'

애시당초 원해서 참가한 게 아니다.

하지만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성 정체성을 깨달은 아이 中

본인의 의사는 상관없다.

촬영을 하게 된 이상 방송사의 마음대로다.

'그리고 그 방송사 입장에서 따져보면.'

도출되는 결론은 일목요연하다.

그것을 합리적으로 예상했을 뿐이다.

<음악은 사실 즐기기 위한 거거든.>

<직업이 돼버리면 그걸 잊어버릴 때가 있죠.>

<노력하는 자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엄청 호평이잖아?!"

"와 심아람 깐깐하기로 소문난 심사위원인데."

"소라가 그렇게 음악에 소질이 있는 줄 몰랐네."

"나도 몰랐어."

심사위원들의 반응.

자본주의의 색채가 섞여있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의 눈에만 보인다.

'원래 그래.'

세상 모든 것의 위에는 돈이 있다.

고든 램지가 카스 광고를 찍은 것처럼 말이다.

<♪♬♪∼♪∼♬♪♬∼♬♪∼♩♪∼♩♬♪∼>

마찬가지.

심사위원들이 아무리 잘 나가는 사람들라도 방송국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다.

<전문적인 트레이닝은 안 받은 거 같은데.>

<목소리 너무 좋아요.>

<우리 회사에 데려와서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주고 싶다!>

"씨발."

"소라야."

"합격한 분위기네?"

"칭찬 웬만하면 안 해주던데 대박이다!"

소라만한 인재는 많지 않다.

방송사 입장에서 반드시 합격시키고 싶을 것이다.

'어차피 가창력은 후천적으로 붙일 수 있는 거니까.'

그것이 가능한 게 한국의 기획사들이다.

프로그램의 취지부터가 그러하다.

합격한 참가자들.

합숙을 하며 K팝 전문가들에게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는다.

"수현이도 합격했네?"

"수현이가 누구야?'

"유령부원 있어."

"후후."

그 영광을 손에 넣게 된 것이다.

소라와 함께 참가했던 수현도 당당하게 통과했다.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며 우쭐거린다.

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과정에서 미리 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두 명이나 있으면 가능하지.'

투자 정보.

방송사의 편집과 시청자들의 해석을 거치지 않은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그것도 방송이 나가기 전에."

""오오!""

"근데요."

"그게 돈이 될 수 있는 거에요?"

매우 값진 것이다.

어떻게 활용을 하냐에 따라서서는 수십, 수백억보다 가치를 지닐 수 있다.

'일류 연예인이 벌어들이는 돈이 한두 푼이 아니거든.'

회사의 가치에도 프리미엄이 낀다.

소위 말하는 미래가 반영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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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엔터테인먼트』

40,900원 ▲800원 (+1.99%)

[최근 1년간 개떡상한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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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G엔터테인먼트』

25,150원 ▲150원 (+0.60%)

[최근 1년간 상당히 오른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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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엔터테인먼트』

37,100원 ▲550원 (+1.50%)

[최근 1년간 상당히 오른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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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렇게 되고 있다.

3대 기획사.

코스닥에 상장한 3개의 대형 엔터사는 이미 주가가 폭등했다.

"늦었네."

"설거지 당하겠네."

"퐁."

아이돌 프로그램이 방영된다고?

그 소식을 접한 기관들이 선취매를 한 것이다.

본방이 나간 후에는 어떻게 될지.

동아리 부원들도 이제는 알고 있지만.

'그건 일반적인 기관들의 매매법이고.'

돈이 썩어난다.

시간도 썩어난다.

년 단위를 보는 투자를 할 만하다.

포트폴리오도 분산해서 안전성을 높인다.

하지만 규모가 영세한 기관들은.

"그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돈을 불려."

"뭐……."

"우리가 그런 거 신경 쓸 짬도 아니고."

"당장 내 통장도 못 지키는데."

"해봐야지."

""??!""

훨씬 더 도전적인 투자를 한다.

동아리 애들도 실전에 몸을 담아볼 때가 됐다.

'내가 운영하는 펀드는.'

변동성을 발라먹는 걸 주력으로 삼았다.

까놓고 말해서 개잡주 단타 말이다.

지금까지 하던 짓.

단체가 되어서 한다면 그것이 바로 '기관'이다.

"나의 돈 100억을 밑천으로 투자를 할 거야. 얼마나 성과를 내냐에 따라 인센티브도 지급할 거고."

"진짜요?!"

"와 100억……."

"나중에 딴 말하기 없기에요?"

작은 기관.

투자 경험은 어렸을 때부터 쌓아나가야 한다.

대학생인 지금은.

'전혀 빠르지 않지.'

CW 펀드의 투자 철학을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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