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48화 (248/450)

EP.248

잠입 탐방

드림걸즈.

2년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와글와글!

3기 방영이 예정되었다.

뮤직넷 방송국 앞이 북적거리고 있는 이유다.

"참가를 결심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네! 어렸을 때 저는 아이돌을 꿈꾸고 있었는데……."

일반 참가자를 받는다.

1주일 가까이 진행된 심사는 오늘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그 과정도 촬영이 된다.

인터뷰어의 물음에 한 참가자가 준비됐다는 듯 대답한다.

'컷! 컷! 걔는 촬영 분량 안 나오잖아.'

그것을 찍고 있는 PD.

한숨을 푹 쉬자 눈치챈다.

인터뷰어도 하루이틀 일을 한 게 아니다.

'그래도 용기 내서 참가한 걸 텐데…….'

가능하면 많은 참가자들의 꿈을 듣고 싶다.

프로그램의 이름 '드림걸즈'대로 말이다.

그럴 수가 없다.

가창력 프로그램이라면 인터뷰 과정에서 감동적인 스토리가 하나둘 나올 만하지만.

"저기, 저기, 저기, 저기!"

"아."

"누군지 알겠지? 바보 아니지?"

"……바보 아니에요."

드림걸즈는 아이돌 발굴 프로그램이다.

즉, 그 어떤 것보다 비주얼이 우선시된다.

'얼굴 보고 빨리 거르라는 이야기잖아.'

안될 만한 싹은 사전에 컷하라는 것.

잔인하지만 방송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

촬영이라는 건 엄청난 예산이 소요된다.

시청률을 높게 뽑아야만 수지타산이 맞는다.

"참가를 결심하신 이유가 어떻게 되시죠?"

"……."

"저기 참가자분?"

그 방법.

화제가 될 참가자를 미리 찾는다.

그리고 초기부터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인데.

'PD님이 보챌 만도 하네.'

인터뷰어 이은서는 5년째 방송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일하다 보면 싫어도 만나게 된다.

한국에서 가장 예쁘고 잘생긴 연예인들.

어디 클럽 가서 보는 애들과는 격이 다르다.

"저요?"

"네, 참가자분! 드림걸즈에 참가한 계기와 시청자분들께 할 자기 PR이 있을까요?"

"없는데요."

"……."

눈앞의 참가자는 그만한 수준이 된다.

아니, 화장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 보면.

'일반인은 아닌 것 같은데.'

방송에 대해 알고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어이가 없을 만큼 무심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빨리! 빨리!"

뒤에 있는 PD가 보채지 않았다면 자신도 무시했을 것이다.

직장인인 것이 죄다.

"뭔가 좀 말씀을 해주셔야 하는데."

"진짜 없는데요."

"그럼 왜……, 참가를 하신 걸까요?"

"그러게요. 왤까요."

'내가 아냐?'

마음 같아서는 머리털을 확! 뽑아버리고 싶다.

그럴 수 없는 것은 일 때문만은 아니다.

위압감.

170이 넘을 것이 확실해 보이는 키와 기가 세 보이는 인상에 자신도 모르게 압도된다.

"끼잇!"

PD가 눈깔이 돌아갈 만도 하다.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목을 긋는 시늉을 한다.

잘리고 싶지 않으면 반드시 해내라!

무언의 압박은 언제 들어도 살 떨린다.

'가슴도 뒤지게 크네.'

1주일 가까이 진행된 심사.

천 명이 넘어버린 참가자 중에서 독보적인 인상이다.

모든 참가자를 만나본 자신이기 때문에 확신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물어본다.

"시청자분들께 간단한 포부라도 말씀을 해주시겠어요?"

"포부요?"

"네!"

"적당히 민폐 끼치지 않는 선에서 하고 갈게요."

"……."

뻔뻔한 것도 아니고, 소극적인 것도 아니고 대체 무슨 성격인지 감이 안 잡힌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난감하다.

기껏 띄워줄 생각을 하고 있는데 캐릭터도 안 잡히고, 스토리도 본인이 밝히는 바가 없다.

이럴 거면 참가를 왜 한 건지.

'개같네.'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다.

드림걸즈 참가자 라인에 선 소라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겉으로는 그럴 수 없다.

여기에 온 사람들.

각자 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니까.

"나도 인터뷰 하고 싶은데……."

"제발 본선까지만 갔으면 좋겠다."

TV에서 봤으니까.

참가자 한 명, 한 명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내가 와서 뭐하냐고.'

아이돌?

그런 돌아이 같은 상상은 해본 적도 없다.

갑자기 등 떠밀려서 강제로 참가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그 씨발놈의 머릿속을 뜯어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을 것이다.

알려고 하지 않는 편이 속 편하겠지.

"다음 참가자분 들어오세요~."

어차피 곧이다.

준비 따윈 하지 않고 왔다.

첫 심사에서 보기 좋게 탈락해줄 것이다.

달칵!

두꺼운 문을 열고 들어간다.

방음을 위한 것인지 한 손으로 잘 안 밀릴 만큼 무게감이 있다.

그 안에 있는 심사위원들도 말이다.

한 명, 한 명이 유명한 가수 혹은 업계 관계자다.

'나 여기 왜 왔을까.'

밀려오는 후회.

그것을 되새길 새도 없이 심사가 시작된다.

중앙에 있는 심사위원이 자신을 가리켜 물어온다.

"당신에게 음악이란 뭐죠?"

"……."

철학적인 것으로.

단순한 음악 관련 지식을 물어봐도 대답할지 못할 판국에.

'에라, 모르겠다.'

소라는 머리를 비우기로 했다.

고민하면 할수록 더 복잡해지기만 한다.

있는 그대로의 속마음을 늘어놓는다.

필터링 하나 거치지 않고.

"저에게 음악은……."

"음악은 뭐죠?"

"딱히 아무것도 아닌데요."

""…….""

무성의한 대답.

화를 낼지도 모른다.

그마저도 시발 알 바가 아니다.

'빨리 쫓아내 줘.'

이 자리를 벗어날 수만 있다면 말이다.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는데.

짝! 짝! 짝!

난데없이 박수 소리가 들려온다.

꼽을 주는 희한한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죠. 아무것도 아니죠."

"내가 저 경지에 들어간 게 분명 30대 중반이었나? 한참 방황할 때로 기억하는데."

""하하하!""

"뭐?"

개씹소리를 하고 있다.

무슨 만담이라도 하는 건지 소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역시 선생님들! 애드립도 완벽하게 해내시는군요.'

이해할 필요도 없다.

심사실 내부.

카메라 너머로 보고 있는 PD가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1명 있을까 말까 한 월척이다.

최소 본선까지는 올려놔야 방송이 흥행한다.

* * *

오디션 프로그램.

'한때 유행을 했지.'

아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더 커질 수 있었다.

하지만 브레이크.

이후에 터진 비리와 논란 때문만이 아니다.

더 근본적인 것이 있다.

"너도 참가했어?"

"응."

"응이 뭐냐."

"데헷."

자신의 재능을 한껏 뽐내고 있을 소라를 기다리고 있었다.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띈다.

할짝!

사탕을 핥고 있는 수현과 마주친다.

드림걸즈에 참가 신청을 한 모양이다.

'요즘 애들은 정말.'

왜 이렇게 발칙한지 모르겠다.

방학 동안 못 본 사이에 외모가 더 화려해졌다.

"진짜 아이돌이라도 하려고?"

"노노."

"그럼?"

"인스타에서 유행인 챌린지."

자신의 사과폰을 들어서 보여준다.

SNS를 꽤나 열심히 하는 모양이다.

『Jeon_Su_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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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넷 방송국 사진」

「배꼽티 입은 사진」

「스튜디오에서 사진」

요즘 애들다운 짓을 하고 있다.

드림걸즈에 참가한 것도 유행이라서라고.

"평소보다 좋아요 많이 박힘."

"음."

"예쁜 애들은 기념으로라도 한 번씩 참가해보는 중."

"너가 예쁜 애란 거지?"

"당연."

잘 나가는 느낌.

소위 말하는 SNS 감성이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

'뭐, 좋아.'

음침한 여자는 처음만 맛있다.

남자를 가르쳐주었다는 정복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계속 먹으려면 역시 맛.

외모를 갈고 닦는 건 나로서는 환영하는 일이다.

"흔우는 싫어하지 않아?"

"어떻게 알았어요?'

"걔 성격이면 인스타 댓글도 신경 쓸 거 같은데."

"대박. 딱 맞췄네."

남자친구로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지만.

대충만 살펴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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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주 3일 좋아요 105

언니 너무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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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혁 1주 좋아요 56

이런 모델 여친이랑 ㅅㅅ하는 게 남자들의 로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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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철 2주 좋아요 20

포브스 선정 폭딸 치기 좋은 인스타 1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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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것들이 여럿 있다

자기 여친이 관음 당하면 기분이 썩 좋지 않을 것이다.

"난 오히려 좋은데."

"오빠는 변태니까."

"잘 아네."

"그리고 해봤으니까……."

수현의 슬림한 허리.

한 손으로 꽉 잡고 엄지손가락 끝에 힘을 준다.

'여기 배꼽 아래 부근이 약했지.'

끝에 닿기 직전 약간 꺾이는 부분이 있다.

그곳을 공략해주는 걸 좋아한다.

타악!

수현의 스위치.

꾹꾹 누르자 말도 안 했는데 조용히 차 안으로 따라온다.

"질투심이 더 심한 건 오빠 아니에요?"

"난 관대한 편인데."

"아 진짜."

허벅지 위에 올라탄다.

그대로 스커트를 허리춤까지 걷고, 입고 있는 팬티도 살짝 젖힌다.

쑤걱!

끼익~!

익숙한 솜씨로 자지와 인사한다.

불편한 자세는 시트를 뒤로 펴는 것으로 해소한다.

"서비스 좋네."

"빨리 해야 하니까."

"오빠 회사 취직하고 나서도 잘 부탁해."

수현의 호리호리한 몸을 꽉 끌어안는다.

하반신만이 위아래로, 좌우로 솜씨 좋게 움직인다.

'여비서의 덕목을 갖춰가고 있네.'

다른 능력은 사실 알 바가 아니다.

나에게 잘 봉사만 하면 된다.

꼴리게.

쑤걱! 쑤걱!

잘 젖지 않는 체질이었다.

내 모양으로 확장되고, 사용감이 생기면서 달라지고 있다.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어서 야하지.'

좁은 공간에서는 더 효율적이다.

약간의 움직임만으로도 많은 자극을 만들어낸다.

부르륵!

질싸.

한 번 적당히 싸고 정액을 윤활제삼아 한 번 더 수현의 안을 가득 채워준다.

귀두로 쓱쓱 밀어 넣어 흘러나오지 않게 만든다.

그러고 나서 얼굴을 올려다 보자.

"하아……, 하아……, 아앙……♡"

암컷의 얼굴이 되어있다.

모르긴 몰라도 흔우는 평생 볼 일이 없을 표정이다.

'무덤덤한 수현도 귀여운데.'

솔직한 수현은 나만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너는 심사 본 거지?"

"뭐……, 그렇죠."

"어때, 통과할 거 같애?"

"글쎄요. 수준이 꽤 빡세서."

소라가 돌아오기 전에 차 안을 정리한다.

겸사겸사 궁금했던 것도 물어본다.

'어렵긴 하겠지.'

드림걸즈.

본선에 올라간다는 건 공중파에 입성하게 된다는 뜻의 동의어다.

즉, 아무나 뽑지 않는다.

평소 같았으면 대충 대답했을 수현도 자신감을 가지지 못한다.

"저 말고."

"응?"

"소라는 카메라가 많이 비추던데 될지도."

"보면 알아?'

"폼으로 모델 일을 한 건 아니니까요."

소라라면 잠입, 아니 탐방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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