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44화 (244/450)

EP.244

여적여

최근 커뮤니티.

〔한국 주식 갤러리〕

─앵지 이년 또 소라 저격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갤에서 계속 앵앵거려서 유튜브 함 봤는데

─소라가 한국대 가슴녀 걔 아니냐? ㄷㄷ

─주식존예여신 야식 평가훼라

하나의 화제가 이목을 끌고 있다.

주식 유튜버들 사이에서 싸움이 일어난 것이다.

─앵지 이년 또 소라 저격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앵지 유튜브 영상 캡쳐.jpg]

이쯤 되면 고의 아니냐? ㅋㅋ

└여적여

└여자의 적은 여자인 거 몰라 쥬지야? 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틀린 말은 아님

└앵지 청자들이 몰려가서 댓글로 욕 박더라 ㅋㅋ

있을 수 있는 일.

시황이라는 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갈린다.

하물며 아마추어 유튜버?

헛소리를 늘어놓는 이들도 흔할 정도지만.

─갤에서 계속 앵앵거려서 유튜브 함 봤는데

[앵지 유튜브 캡쳐.jpg]

존나 이쁜데? 컄ㅋㅋㅋㅋㅋㅋㅋㅋ

└파프리카 여캠임

└ㅓㅜㅑ

└요즘은 여캠도 주식하누 ㅋㅋㅋㅋㅋㅋㅋㅋ

└고년 급등주 하나 박아주고 싶네 쓰……, 벌

애시당초 관점이 다르다.

일반 유튜버가 아닌 여성 유튜버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주식판은 남초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소라가 한국대 가슴녀 걔 아니냐? ㄷㄷ

[한국대 주식 동아리 기상.News]

뉴스에서도 떴던 애

가슴 존나 커서 기억하는데

└이걸 잊긴 힘들지 퍄퍄

└유튜브도 함

└ㅆㅅㅌㅊ

└여캠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주식 얘기만 해서 김빠짐 ㅅㅂ

은근한 팬덤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두 유튜버가 싸우자 커뮤니티에도 불이 옮겨 붙는다.

어느 쪽이 잘못을 했는지.

어느 쪽에 정의가 있는지.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맞아. 그런 놈들이지.'

관심사는 오직 주가.

쌍욕을 박아도 좋은 주식 하나 추천해주면 용서가 되는 곳이 주식의 세계다.

그러한 시청자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있다.

앵지가 과감하게 여론전을 선택한 이유다.

────────────

뽁뽁이 1일 전 乃 5

건설주 주가 폭락했네요?

님 때문에 손해 본 투자자들한테 어떻게 보상하실 거죠??

└───────────

│Sora의 경제탐구☑님 30분 전 乃20

│댓글 감사드립니다

│건설주는 남북 관계 기대감으로 올라간 주식이에요

│북미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며 기대감이 꺾인 것 같아요

│제가 관련주 중 좋은 주식을 분석한 영상을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가치투자와는 성격이 달랐던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그것이 빛을 발하고 있다.

자신의 팬덤이 소라의 유튜브에 찾아가 악플을 남기고 있다.

타닥, 탁!

앵지 본인도 말이다.

이렇게 몇 번 멘탈 공격을 하면 무너질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년 은근히 끈질기네.'

꼬박꼬박 반박 댓글을 남기고 있다.

띄어쓰기 하나 틀리지 않는 모습이 얄밉다.

자신과 정반대의 인간.

꾸미지 않은 모습도, 똑똑한 머리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딱 봐도 범생이 스타일이지. 그리고 자존심이 강한.'

반드시 즈려밟아 주고 싶다.

그런 타입의 인간은 무너질 때도 더 폭삭 무너진다.

까톡!

자신의 강한 자존심에.

약점거리를 찾고 있던 앵지에게 까톡이 하나 도착한다.

〔수찬 오빠〕

「앵지야!」

「오빠가 소라 그년 유튜브 봤거든?」

「바람 핀 거 아니니까 질투하진 말고 ㅎㅎ」

'질투는 뭔 흑우 새끼가. 또 뭔데?'

열혈이다.

시청자들에게는 대놓고 말을 하진 않지만, 일부 열혈들에 한해서는 말해두었다.

자신에게 도움을 주지 못해 안달이 났기 때문.

자발적 노예들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소라가 이번에 올린 영상 봤거든?」

「오빠가 보기엔 내용이 좀 틀린 것 같애」

솔깃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안 그래도 결정타를 하나 먹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성중공업?'

소라의 새 영상.

조선주에 대한 것이었다.

자신은 잘 모르는 분야이지만.

−확실해요?

「오빠 못 믿어?」

−뭐……

「농담! 농담!」

「조선주가 적자가 심한 건 맞는데 슬슬 반등할 때도 됐거든~」

열혈들은 주식을 잘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니까 별풍선도 펑펑 쏘는 것이다.

'수찬 오빠가 하는 말이 대개 맞기는 해.'

물론 앵지도 알고 있다.

잘한다고 생각하던 오빠도 틀릴 때가 있다.

주식은 100%가 없다는 것.

그 정도도 모를 만큼 초보자는 아니다.

「오성이잖아?」

−그런데요

「조선주들이 적자가 심한 건 맞아」

「근데 오성중공업은 오성 계열사니까 망할 일은 없잖아?」

판단 능력 정도는 있다.

대기업 주식은 많이 내려갔을 때 사면 대부분 이득으로 돌아온다.

'오~!'

그중 하나.

바로 '오성'이 붙어있는 주식이다.

확실히 다른 회사들보다 신뢰가 간다.

---------------------------------------------+

『오성중공업』

8,510원 ▼90원 (−1.05%)

[최근 5년간 주가가 반에 반토막이 나버린 그래프.jpg]

+---------------------------------------------

그런 오성의 계열사가 위태위태하다.

정말 망하기 직전까지 와버린 것 같지만.

─앵지♡칠기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헐 요즘 조선주 안 좋던데

"괜찮아! 오성이잖아!"

−야수의 심장 ㄷㄷ

−주식은 내려갔을 때 사는 거지 ㅋㅋㅋㅋㅋㅋㅋ

−오성이면 믿을 만해

−소라 유튜브에서 본 거 같은데……

주식은 공포에 매수하는 법이다.

절대 손해 보지 않을 근거도 가지고 있다.

'오성이 망할 리가 없잖아?'

오히려 최근 주가가 너무 내려갔다.

그렇게 떨어진 만큼 반등도 화끈할 수 있다.

만약 떡상을 한다면?

그 가증스러운 년의 체면과 함께 멘탈까지 구겨질 것이다.

『앵튜브』 구독자 5,23만명

「오성중공업 요즘 전망 너~무 좋은데요♡」− 조회수 2만회 · 5시간 전

그것이 노림수.

자존심 강한 범생이에게 이보다 더 잘 먹히는 방법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씨발년이 진짜.'

소라도 의식을 하고 있다.

요 근래 일어나던 일들은 도저히 우연이 아니다.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한 번 해보자는 거지? 썅년아.'

해볼 만한 일이기도 하다.

주식을 분석할 때마다 허투루 조사한 적이 없다.

틀리지 않는다는 확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주식 시장이기에 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꿀꺽!

쫄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매번 영상을 올리기 전에 몇 번이나 검토를 해본다.

혹시라도 반대로 가면?

그 폭이 굉장히 크다면?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 언젠가는 겪어봐야 할 일이야.'

그 부담감.

한 번 느껴보고 싶던 것이다.

전문가라면 말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전문가가 되는 것은 소라의 꿈이다.

유튜브에서 떠드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던 참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확인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 * *

따악!

골프.

전형적인 상류 사회의 스포츠다.

'요즘은 MZ세대도 한다고 난리인데.'

Young한데? 완전 MZ인데요?

어떤 댄서라면 그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혀 다르다.

골프는 일반적인 스포츠와 맥을 전혀 달리 한다.

"오~! 회장님 나이스샷!"

"오늘 샷빨이 좋네?"

"잘하면 버디도 가능하겠는데요?!"

잘하는 방법이.

경기도 여주시에 있는 골프장.

강무열 회장과 함께 골프를 치러 나왔다.

'끽해야 파 정도 될 거 같은데.'

어른들 사이에서 친목을 다지기 좋은 스포츠다.

초대를 해줬다는 건 그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따악!

즉,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회장 다음으로 정영진 이사가 골프채를 휘두른다.

"아이고~! 넘겨버렸네."

"너무 봐주는 거 아니야?'

"에이~!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도 잘하고 싶어서 주말마다 골프 치는데!"

공이 홀에서 멀리 떨어진 위치로 날아간다.

누가 봐도 잘못 쳤다는 사실이 보일 만큼.

'저래선 안돼.'

골프는 접대 스포츠다.

롤처럼 라인전 솔로킬 존나 딴다고 잘하는 게임이 아니다.

다음은 내 차례.

골프채를 잡는다.

홀을 향해 아주 정확하게 휘두른다.

따악!

누가 봐도 잘 쳤다는 게 보일 만큼.

하늘 높이 떠오르는 공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다.

"아!"

"쪼금만 옆으로 치지 그랬어! 찬욱이 골프 칠 줄을 모르네."

"바람이 불었나? 잘 노린 거 같은데."

"바람은 개뿔!"

떨어진 위치.

홀에서 전혀 멀지 않다.

오히려 가까운 곳으로 엎어지면 코 닿는다.

'그러면서도 치기는 어려운.'

경사진 언덕 아래다.

저곳이라면 한두 번 스윙을 낭비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토옥!

데구르~!

파(Par).

스윙 4번에 공이 홀에 들어간 강무열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린다.

'마음만 먹었으면 이글도 가능했지.'

스윙 2번에 공을 넣을 수 있었다.

나의 진짜 실력을 발휘하면 하고도 남는다.

그것을 다른 의미로 활용했다.

영 좋지 않은 곳에 일부러 공을 떨어뜨린 것이다.

"찬욱이는 골프를 좀 많이 배워야 될 것 같은데?"

"그러게요."

"감은 있는 것 같단 말이야 감은!"

"젊어서 그런지 힘은 좋아~ 힘 조절을 못해서 그렇지."

"하하……."

골프는 본인이 챌린저인지, 마스터인지가 중요한 스포츠가 아니다.

골프를 잘한다는 건.

'얼마나 아슬아슬하게 지는지에 달려있거든.'

그 연기를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

같이 치는 사람을 얼마나 즐겁게 해주냐가 관건이다.

따악!

게임을 이긴다는 원초적인 재미.

긴장감 있고, 시시하지 않은 승부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걸 하기 쉬운 스포츠니까.'

골프가 접대 스포츠라고 불리는 것이다.

그 취지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까톡!

인맥.

첫 단추가 잘 꿰어진 이상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

강무열 회장을 중심으로 넓혀나간다.

한국에서의 나의 영향력을.

"회장님."

"골프의 비결을 가르쳐 달라는 거면 곤란한데~!"

"그게 아니고……, 잠시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서요."

"응?"

조금 써먹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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