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15화 (215/450)

EP.215

투자 자문사

최근 증시.

─다시 하락장 시작할 거 같은데……

지금 경기 안 좋잖아

기업 실적도 악화되잖아

나 무서워 왜 자꾸 오르는 거야

└떨어지는 건 니 능지고 병신아 ㅋㅋ 감히 황스피한테 떨어지니 마니 능지 수준 ㅉㅉ

└능지가 떨어지는 거였누 ㅋㅋㅋㅋㅋㅋ

└감히 대황킹스피를 의심해??

└고점 신호 보소

순환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각 섹터별로 돌아가며 잔치를 벌이는 장.

그리고 그것은 증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내가 산 주식도 Hoxy?

기대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투심이 회복되며 증시가 활기를 찾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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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

2151.70 ▼50.09 (−2.35%)

[난데없이 폭락하고 있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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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은 모두가 예상할 수 없는 시기에 찾아온다.

외인들의 매도세가 증시를 끌어내린다.

대체 왜?

나스닥은 상승장이다.

이렇다 할 악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 주식 갤러리〕

지금 셀 코리아 나온 이유가

─외국인들이 한국 망했다는데?

─하락을 부르는 여신 대피경보 발생

─그래도 아직 모르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더 환장할 노릇.

밑도 끝도 없을 정도로 엄청난 물량을 팔아대고 있다.

─지금 셀 코리아 나온 이유가

시장은 북미회담 때문이라 보나 봄

남북 문제가 결국 해결된 게 없어서

지정학적 불안성이 다시 대두됐나 봐

└그럼 그전에는 왜 팜?

└끼어 맞추기 ㅅㅂ

└전쟁 안 난다고 외국인 씹련들아!

└걍 팔고 싶어서 파는 거지 컄ㅋㅋㅋㅋㅋ

생각지도 못한 것이 도화선이 되어서.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어안이 벙벙하다.

이게 이 정도로 빠질 일인가?

매수를 하면 할수록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든다.

팩트뉴스− 「무역전쟁에 유가, 환율 상승까지…세계 경제 '먹구름'」

추가 악재.

아니, 원래 있었던 것이다.

주가가 오르다 보니 의식하지 않았다.

주가가 생각을 바꿔 놓는다.

오를 때는 오를 만해서, 내릴 때는 내릴 만해서라고 생각하게 된다.

─외국인들이 한국 망했다는데?

[최근 1주일 매매동향.jpg]

3조 빼버림

└그전부터 빼고 있었음 ㅋㅋ

└올해 판 것만 10조 넘을 듯……

└진짜 나라 망했나

└훌륭한 대통령님이 이끌어주시는 우리나라에 대체 무슨 불만이 있어서!

외국인들이 팔고 있다.

그러니까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을 유도 당한다.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도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 모르는 거 아니냐?

대통령님이 얼마나 북한에 진심이신데

그리고 북한도 지들 돈 주는 거 마다하진 않을 거 아니야

난 존버한다

└아모른직다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ㅋ

└반등은 줄 거 같음

└믿어도 되냐??

└그 새끼들은 '돈' 받는 걸 원하지 남한 애들이 와서 호텔 짓고 공장 짓는 걸 원하진 않는다

그러한 이벤트.

아무 때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음 회담은 적어도 1년 후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건 현실이다.

상황 자체가 체크메이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런 것 같다.

'씨발놈들.'

소라는 순환매로 재미를 보았다.

주목 받는 섹터에서 저평가주를 찾아낸다.

지난 1년간 배운 노하우를 전부 써먹어서 말이다.

잘 찾아낼 자신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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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라님의 계좌』

평가손익│−4,260,080원

평가수익률│−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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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자체가 박살이 났다.

물줄기가 뚝 끊기자 좋은 주식에도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

유한기업으로 얻은 수익을 거의 반납한 상태다.

손실이 아닌 것이 그나마의 위안이다.

'이렇게 억지로 내리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잖아.'

현명한 투자자.

시장에서 허락한 수익만을 얌체처럼 챙기고 싶었다.

리스크가 적은 주식을 산다.

업황에 변화가 생기면 즉시 매도한다.

반드시 이득을 볼 수 있는 전략이라 생각했다.

그조차 손바닥 위였던 것이다.

꼬르륵~!

보다 큰 그림에서 시장은 움직이고 있었다.

선배의 말대로 이유가 없다.

외국인의 놀이터.

적당히 이유 붙여서 올리고, 이유 붙여서 내리는 것이다.

하루종일 뉴스만 뒤적거렸다.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한 배가 꼬르륵거린다.

'그래도 1년 전을 생각해보면.'

그때의 자신이라면 시장의 변화를 알아채지도 못했을 것이다.

대체 왜 내려가는 거지?

모니터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겠지.

식탁 위에 컵라면을 수북히 쌓아둔 채 말이다.

'오랜만에 컵라면으로 때울까…….'

그때도 비슷한 액수의 손해를 보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심정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이성적인 판단으로 손실을 최소화한 것이다.

복구를 할 자신도 있다.

하지만 투자 실수를 반성하자는 취지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까톡!

핸드폰이 울린다.

까톡을 보내온 대상은 지금의 상황과도 연관이 있는 사람이었다.

'무슨 일이지?'

자신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안 좋은 것도 포함돼있다 보니 순수하게 고맙지는 않다.

그럼에도 애틋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런 찬욱 선배에게서 온 카톡의 내용은.

〔또라이〕

「야」

−왜

「바 가자」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었다.

몇 번을 고쳐 봐도 자신이 잘못 본 게 아니다.

'지금? 갑자기?'

이 무신경한 인간이 무슨 심정의 변화가 불었는지.

소라는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두근! 두근!

하고 많은 곳 중 바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선배와 만난 이후 벌어질 상황도 말이다.

데이트 신청.

그렇게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쿵쾅쿵쾅대는 가슴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최근 만날 일이 적었다 보니 더욱 의식된다.

이상한 방송에 출연하는 모습만 보았다.

'봄이인지 여름인지 겨울인지…….'

소외가 된 느낌.

딱히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조금은 서운했던 것도 사실이다.

선배도 알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런 이유라면 어울려줄 수 있다.

* * *

약속 장소.

한적하기 그지없는 시내 외곽쪽의 거리다.

"오……."

"와~."

"어우야."

개미 한 마리 없을 때도 있을 정도다.

그런 거리가 조금 부산스럽다.

'미친년.'

또라이 같은 여자가 보인다.

한눈에 보기에도 섹스 머신 같은 몸매의 소유자다.

"야."

"왜 이렇게 늦었어요."

"뭐하냐?"

"네?"

차를 타고 왔다.

창문을 내리자 바보 같은 후배의 얼타는 모습이 보인다.

'여행 갔을 때 사준 그 옷인가.'

소라가 드레스를 입고 있다.

프랑스 여행을 갔을 때 맞춰준 것이다.

가슴을 잔뜩 강조한 타입의 의상.

남자들의 걸음걸이가 느려질 만도 하다.

"선배! 야! 야! 어디 가!!"

소라의 걸음걸이는 빨라진다.

같이 있기 부끄러우니 액셀을 밟고 가버린다.

사이드 미러로 뛰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드레스 탓에 엉거주춤한 모양새다.

"지, 진짜 죽을래요……."

"드레스 입고 다니는 미친년이 보여서."

"힘들어 죽겠는데!"

한참을 뛰어온다.

100m 달리기가 완료가 될 때쯤 차를 세워줬다.

보조석에 타자마자 거친 숨을 몰아쉰다.

안 그래도 강조된 가슴이.

'겁나 팔딱거리네.'

아주 신선하다.

V자로 푹 파인 그곳은 손을 넣기 적절해 보인다.

"누가 잠깐 술 마시러 오는데 드레스를 입고 오냐고."

"바 간다고 했잖아요."

"그냥 술집이잖아."

과감히 넣는다.

3근이 족히 넘는 두터운 살덩이 안에서 두근대는 심장 박동이 느껴진다.

'정말 야하게 커가지고.'

지난 2월에 입었을 때도 잘 어울렸다.

가슴이 어지간한 커야 소화할 수 있는 복장이다.

지금은 소라를 위해 만들어진 옷 같다.

강남 텐프로의 룸빵 에이스보다 더 쌔끈하다.

"비유가."

"그만큼 섹시하다는 거지."

"선배도 좋으면서."

내용물은 아직 아이.

뾰로통하게 내민 입술이 어쩜 그렇게 탐스럽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쪼옥!

가볍게 닿는다.

가슴과 드레스 아래의 허벅지를 살살 주무르자 숨이 거칠어진다.

입안 가득 침이 고여있다.

쪽 하고 빨며 서로의 혀를 겹친다.

"꼭지 섰는데?"

"선배가 만지니까."

"여기도 섰는데?"

"니가 만졌잖아."

암컷으로서도 최상등품.

민감하기 그지없는 몸은 만지는 보람이 넘친다.

'슬슬 따먹어 달라고 할 때가 됐는데.'

남자 없이 살아갈 수가 없다.

이 야한 몸을 주체하지 못하게 만들고 싶다.

"오빠한테 따먹히고 싶어서 야한 옷 입고 온 거잖아."

"아니거든요."

"뭐가 아닌데?"

"바……, 간다고 하니까."

정신적으로도 말이다.

몸도 마음도 성숙해야 따먹을 때의 보람도 배가 된다.

'어휴, 밀당도 못하고.'

속마음이 고스란히 보인다.

드레스를 입고 온 것부터가 기대감이 엿보인다.

"기대돼?"

"처음 가보니까 그렇죠."

"그러다 여기도 처음이겠다."

"거긴 당연히 처음이지."

확실히 그런 느낌이 있다.

한국에서 바는 특별할 때나 가는 장소.

'특히 데이트 코스로 유명하니까.'

귀여운 착각을 하고 왔다.

몸은 섹스 머신이어도 정신은 처녀나 다름없다.

"기대하면 안돼요?"

"뭐, 되지."

"바라고 해놓고 별 볼 일 없는 곳 데려가면 화낼 거에요."

고개를 휙 하고 고개를 돌리며 삐진 연기를 한다.

만지고 있는 손은 허락하면서.

'당연히 좋은 곳에 가야지.'

처음부터 그럴 작정이었다.

바(Bar).

어떤 곳인지 가르쳐주기 위해서는 가보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끼익−!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도착한다.

처음으로 바에 와본 소라의 얼굴이 환하게 펴진다.

"와!"

"어때?"

"영화에서 본 것보다 훨씬 예쁘고 근사해요. 고마워요 선배."

기대치를 충족시킨 모양.

일반 술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성이 있기는 하다.

'데이트 코스로 좋을 만하지.'

슈츠를 차려 입은 바텐더도 멋있다.

상류 사회를 동경하는 여성들의 로망이다.

하지만 그것은 동전의 앞면.

투자자라면 그 이면과 사업의 세부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여기는 바야."

"네."

"불법과 탈세로 돈을 버는 곳이지."

""…….""

현실부터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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