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13화 (213/450)

EP.213

낙수 효과

상승하던 건설 섹터.

〔한국 주식 갤러리〕

─그냥 울어 큐ㅠㅠㅠㅠㅠㅠㅠㅠ

─돔 황 챠!

─건설주 왜 터졌는지 모르는 애들 봐라

─왜 내리는 거임??

북미회담을 신호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투자자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신문− 「韓대통령 "북미정상회담, 역사의 대전환…기대 이상의 성과"」

뉴스에서는 성과를 칭찬하고 있다.

실제로 괄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땅을 밟는 역사적 순간이 이루어졌다.

비핵화의 첫 단계인 핵동결도 이루어졌다.

─건설주 왜 터졌는지 모르는 애들 봐라

시장이 기대한 것: 단계적 해제

협상 결과: 니미

포장만 좋고 내용물에 아무것도 안 들음

└눈물을 흘리며 비추 ㅠ

└씨발 그럼 내 미래건설 어카는데

글쓴이− 어카긴 ㅅㅂ 좆된 거지

└다 팔아 팬티까지 싹 팔아 컄ㅋㅋㅋㅋㅋㅋㅋㅋ

빛 좋은 개살구.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어주는 일반인들과 달리 주식 시장은 정직하다.

철저하게 사실만을 반영한다.

희망사항이 반영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대북주 주주님들! 시간 외 속보 떴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지만, 앞으로는 모든 한국인들이 조화롭게 살아가고 조만간 실제로 종전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님들 개처물린 거 맞대요!

└회담 왜 했누?

└협상의 대가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궁금증 해결!

└요약: 아님 말고 이 새끼들앜ㅋㅋㅋㅋㅋㅋㅋㅋ

기대감.

이미 선반영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가가 오른 것은 기업의 가치가 뛰어나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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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섹터』

오성물산 1,000원 −2.80%

미래건설 60,900원 −7.07%

KS건설 35,800원 −5.91%

오성엔지니어링 17,300원 −2.09%

중앙건설 6,150원 −8.05%

미래산업개발 42,900원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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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업황은 좋지 않았다.

그것이 뒤늦게 반영되며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

─서우건설 산 새끼 살아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르지도 못하고 꼴아박은 차트.jpg]

니 좆마냥 대가리 박았는데?

└틀딱놈 서지도 않누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새끼 꼴 보기 싫었는데

└따라 산 흑우 없제~?

└테마주에 빠진 병신들의 말로지

그조차 쌓아 올리지 못한 사람들.

개잡주 투자자들은 난리가 날 수밖에 없다.

그림의 떡을 상상만 하다가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자신도 그렇게 되었을지 모른다.

'휴우…….'

소라는 주가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서우건설도, 유헨즈도 아니었다.

낙수 효과를 받지 못한 것이다.

그들의 컵에는 물이 채워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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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라님의 계좌』

평가손익│+5,360,080원

평가수익률│+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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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신의 컵.

소라가 매수한 유한기업은 수혜를 받았다.

제법 주가가 올랐다.

몇 번의 오버나잇과 단타를 반복한 끝에.

'마지막에 조금 잃기는 했는데.'

트럼프의 반응을 기대하며 약간의 물량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뉴스를 보고 팔았다.

손절.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자 손해를 감수하고 주식을 전부 매도한 것이다.

꿀꺽!

비슷한 행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개잡주만 해도 몇 번이나 거래를 해봤다.

이 이상의 수익도 낸 적이 있다.

그럼에도 소라의 가슴은 어느 때 이상으로 두근댄다.

'시장에서 허락한 수익이라…….'

과정이 다르다.

두루뭉실한 루머를 보고 기대하는 것이 아닌,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차익을 냈다.

자신이 상상하던 트레이더의 일.

현실에서 이루어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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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유근 1일 전 乃 235

요즘 건설주 올라가는 게 이런 이유였구나 ㅋㅋ

누나 설명 쉽고 예쁘고 이해하기 쉬워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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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1일 전 乃 201

애널리스트 못지 않은 분석 감탄스럽네요

무엇보다 정말 올랐다는 게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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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맨 1일 전 乃 169

눈나 나 쥬지가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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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영상을 본 시청자들도 고맙다고 한다.

조금 이상한 녀석도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보람으로 일을 하는 걸까?

자신 덕분에 돈을 번 시청자들.

좋아하는 것을 보니 자신도 기쁘다.

동시에 그 무게감도 알게 된다.

만약 틀렸다면 반대의 반응이었을 테니까.

꿀꺽!

그런 스릴이야 말로 자신이 원했던 것이다.

시장이 이성적으로 돌아간다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법을 알겠어.'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다.

트레이더로서 불구덩이에 기꺼이 뛰어든다.

기회를 잡기 위해.

선배가 했던 말이 어떤 것인지 머리가 아닌 경험으로 깨닫는다.

뚜우~ 뚜우~

불 속에서 보물상자를 찾아낸다.

욕심을 내지 않고 챙길 수 있을 만큼만 챙긴다.

그것이 시장에서 허락한 수익.

건설주 뿐만 아니라 다른 섹터에서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운이 아닌 실력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간다.

그것이 바로 트레이더의 실력이다.

소라가 꿈꿔왔던 것.

트레이딩이 어떤 것인지 감히 잡히고 있다.

흥분되는 일이다.

앞으로도 시장에서 허락한 수익을 누적해 나갈 것이다.

'안 받네?'

선배 덕분.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밥이나 같이 먹자고 전화를 걸었는데.

─오늘 봄이 방송 대박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익좌 또 출연함

└봄이가 누군데 학생

└아 틀딱들도 알아듣게 말하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봄이 선배가 손익좌라며?

└오 진짜 손익좌 맞는지도 알 수 있겠네

엉뚱한 곳에 있었다.

선배의 향방을 찾은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커뮤니티였다.

소라도 알고 있다.

얼마 전, 봄이라는 유튜버의 방송에 출연했다는 사실 말이다.

'나랑 안 놀고.'

그럴 수 있다.

선배가 온갖 짓을 다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다.

유명 BJ.

증권사 방송.

학교보다 더 얼굴을 자주 비출 정도다.

자신과 있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귀찮게 하지 않으니 속이 시원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봄이야?>

<봄이에요.>

<봄이 왜 이렇게 시무룩해?>

<족발이, 먹지도 못한 족발이 증발한 거에요.>

다른 생각도 인다.

그 정체가 무엇인지 소라 스스로는 깨닫지 못한다.

'선배는 저런 귀여운 타입이 좋은가?'

다른 의미로 대가리를 깨물고 싶었다.

* * *

추천주.

투자자라면 모두가 바라지 마지않는 것이다.

'의미는 없지만.'

주식을 보유하는 것도.

적절한 때 매도하는 것도.

실력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 사실을 말해봤자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다.

주식을 모르기 때문이다.

"먹지도 못한 족발이 증발한 거에요."

"그런 거야?"

"그런 거에요!"

−봄이 억울해

−그러니까 미리 다 팔지

−얼마까지 갔음?

−봄이 족발에 집착하는 거 개웃겨 ㅋㅋㅋㅋㅋ

눈앞의 아이는 아무것도 모른다.

머리에 든 게 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좋지.'

유명 인플루언서.

나라는 투자자를 의지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둔천동주식킹님께서 100,000원 후원!

근데 진짜 손익좌님 맞나요?

"그런 별명이 있습니다."

"어떻게 별명이 익좌에요?"

−손익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봄이 그것도 모르고 불렀어?

−와 진짜 손익좌 맞구나

−손익좌가 누구에요??

그 과정.

봄이의 방송에 출연한 이유다.

이번에는 내가 밀어붙인 것이 아니다.

'소속사 같은 게 있더라고.'

그쪽에서 연락을 해왔다.

이전에 했던 방송이 예상 이상의 파급력을 낳았기 때문이다.

2회차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봄이도 사라진 족발에 집착이 컸다.

"안 팔고 뭐했어?"

"아껴 먹고 싶어서 하나씩 꺼내 먹었어요."

"그런 거야?"

"그런 거에요……."

그리고 왜인지 똑똑해졌으면 하는 요구도 있었다.

주식 공부를 시켜 달라고 한다.

'분할 매도를 좀 독특하게 했네.'

주식 투자자의 기본.

그런 것을 가르쳐봤자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대신 다른 방법을 쓴다.

머리가 안된다면 몸으로 배우게 한다.

"주식 특강 시작하겠습니다."

"헐."

"가위바위보 해서 딱밤 때리기 하자."

"저 가위바위보는 자신 있어요!"

−갑자기??

−주식 특강이 가위바위보 ㅋㅋㅋㅋㅋㅋㅋㅋ

−봄이 눈맞춤 교육인가요

−딱밤이 목적 같은데……

불이 뜨겁다는 사실은 꼭 지식으로만 배울 필요가 없다.

직접 데어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그냥 때리고 싶기도 하고.'

덜떨어진 짓을 하는 게 마음에 안 든다.

고장 난 가전제품처럼 때리면 고쳐질지 모른다.

"꾸엑!"

"꾸엑!"

적당히 이긴다.

딱밤을 마빡 한복판에 두 번 연속 적중시키자 그제서야 속이 시원하다.

─봄이팬클럽2호님께서 10,000원 후원!

얘를 왜 때려!

"머, 머리가 너무 아파요."

"맞았으니까 당연히 아프지."

−손익좌 인성 보소

−합법 폭력 ㄷㄷ

−진짜 왜 때림?

−수백만 봄이단이 가만두지 않겠습니다 ㅡㅡ

빨개진 이마를 붙잡고 부들부들 떤다.

질질 짤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강인하다.

'어디서 많이 맞아봤나?'

아무튼 목적은 이뤘다.

두 대 때렸으니 고쳐지고 말고는 가전제품 하기 나름이다.

"조금 이상해요."

"뭐가?"

"제가 맞은 거랑 주식 공부는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오."

조금은 나아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도 막무가내로 때린 것은 아니다.

주식에 실패했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몸으로 가르쳐주기 위함이었다.

"헐."

"너 멍청해서 가위 다음에 주먹만 내잖아."

"저의 패턴이 읽힌 거에요. 이 오빠 조금 똑똑한 거에요."

−맞춤형 특강 ㅋㅋㅋㅋㅋㅋㅋㅋ

−패턴 읽는 거 보소 역시 손익좌

−가위바위보에 그런 의미가……

−그냥 때리고 싶었던 거 아님?

2편도 흥행 시켜본다.

* * *

맛있는 TV.

"평범한 학생이 아니었다고?"

"네. 정보팀에서 올라온 보고서에 의하면……."

교이쿠상의 망신은 세간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보이는 것 이상으로 말이다.

'싹이 보이는 학생이라고는 생각했는데.'

요식업 기업들은 난리가 났다.

교이쿠상에게 자문을 맡긴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를 대체할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방송에 나온 학생에게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손익좌라고."

"손익좌?"

"네. 증권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슈퍼개미인데 혹시 아십니까?"

"커험! 들어는 보았지."

푸드마켓의 사장 백화선도 그중 하나.

직원들은 시켜 학생의 정체를 조사해봤는데.

'손익좌라고? 시황 귀신 같이 잘 맞추는 그?'

새로운 정보가 추가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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