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211화 (211/450)

EP.211

낙수 효과

봄이의 방송.

─족발도둑봄이님께서 10,000원 후원!

현시각 미래건설 족발 복사되는 중 ㄷㄷ

"치킨도 복사가 되고, 족발도 복사가 되는 거에요. 세상에 이런 노다지가 없는 거에요~."

−봄이 신났어

−아 족발이 복사가 된다고 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족발 몇 개임?

−이게 진짜 오르네

봄이는 신이 났다.

얼마 전 사둔 주식이 매일매일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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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건설』

53,700원 ▲12,100원 (+29.08%)

[1주일 사이 급등하고 있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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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족발이 +10 족발이 돼버렸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신기한 일이다.

'오늘 먹을 족발을 내일로 미뤄도 되는 거에요!'

투자의 재미를 깨달았다.

투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족발이 늘어나는 건 알았다.

"후후, 너무 신나는 거에요. 오늘은 족발 먹고, 내일은 치킨 먹고, 내일 모레는 떡볶이를 먹을 거에요."

−춤 달려?

−흥이 많은 봄이

−만약 1억 투자했으면 대체 몇 족발이야 ㄷㄷ

−최고급 정보를 가르쳐줬는데 겨우 족발로……

덩실덩실 춤을 출 만도 하다.

하지만 신바람이 난 정도로 끝날 수 있는 사태가 아니었다

〔한국 주식 갤러리〕

─손익좌가 미래건설 미는 이유가 있었네 ㄷㄷ

─미래건설이 대북 대장주인 이유 정리.txt

─손익좌=봄이네 학교 선배인 증거

─정은이 왜 미사일 안 쏘누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제 주가와 연결되는 부분이니까.

어떤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목숨보다 중요한 것이다.

─손익좌가 미래건설 미는 이유가 있었네 ㄷㄷ

[건설주 섹터 주가.jpg]

건설주 중에 상승폭 제일 미침

└혼자 저점에서 2배 가까이 오름 ㅋㅋㅋㅋㅋㅋㅋ

└얘가 대장주더라

└ㅅㅂ 중앙건설 샀는데

└근데 왜 미래건설이 손익좌픽이냐?

100만 원으로는 기껏해야 족발을 배 터지게 먹는 정도다.

하지만 천만, 1억, 10억으로 늘어난다면?

노동 소득 이상의 수익률도 가능하다.

그것을 노리고 투자하는 전업 투자자들 사이에서.

─손익좌=봄이네 학교 선배인 증거

[봄이 방송 화면 캡처.jpg]

[119주식톡 손익좌 영상 캡처.jpg]

목소리 비슷

안면 윤곽 일치

※출처 갠방갤 수사대

└봄이가 누군데

└틀딱들 봄이 모르는 거봐 ㅋㅋㅋㅋㅋㅋㅋㅋ

└오 손익좌 한국대 출신이었누

└떡상하기 전에 올리라고 ㅗㅗㅗㅗㅗ

신적인 존재로 받들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하락하기만 하는 주식 시장에서 수익을 낸다.

그것도 모두가 No를 외칠 때.

그런 손익좌의 정체가 공개됐다.

그가 최근에 샀다는 주식도 말이다.

─미래건설이 대북 대장주인 이유 정리.txt

1. 초대 회장은 김 대통령의 후원자임

2. 김 대통령이 남북 교류를 추진하자 통일소 500마리를 북한에 기증함

3. 대북 사업의 발판이 되어 금강산 호텔, 개성공단 등 굵직한 수주를 따냄

4. 일련의 사업은 핵 개발 이후 미국의 대북 제재로 막힘

5. 트럼프가 제재를 해제해준다면 재개 가능

6. 김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현 대통령은 이를 계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임

아마 이러한 이유로 손익좌가 미래건설을 산 게 아닌가 싶다

└눈물을 흘리며 추천

└손익좌라면 진짜 이렇게 말했을 것 같네……

└ㄹㅇ 소도 줬는데 뭐라도 하나 해주겠지

└이걸 알아도 깡다구 없으면 못 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 나간다.

물론 잠자코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돈이 걸린 일.

남의 말을 믿고 투자를 했다가 패가망신을 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데.

〔종목토론실− 미래건설〕

─여기가 손익좌 추천주?

─오성바이오로직스는 못 탔지만……

─손익좌가 샀다는 소식 듣고 바로 샀습니다 ㅎㅎ

─아니 주가가 왜 오르는 겨??

오히려 말을 안 들은 사람들이 손해를 봤다.

손익좌가 추천한 종목은 결국 오르더라.

─아니 주가가 왜 오르는 겨??

[(실적속보) 미래건설, 1Q 영업이익 2184억…전년비 10%↓.News]

건설 경기 꺾인지가 언제인데

내가 파니까 귀신 같이 오르는 거봐

└선반영

└니가 그러니까 돈을 못 버는 거다 똘추야 ㅋㅋㅋㅋㅋㅋㅋ

└손익좌가 샀다는데 그럼 사야지

글쓴이− 손익좌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

하지만 손익좌가 샀다고 하니 믿게 된다.

시장에 떠돌고 있는 정보들도 말이다.

사람은 믿고 싶은 것을 믿는 생물이다.

한국신문− 「"트럼프, 첫 임기 내 북핵 '윈윈' 해결 원해"」

그에 맞춰 기사도 쏟아져 나온다.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짓는 듯한 내용으로.

─역시 손익좌!

[뉴스 기사 캡처.News]

이걸 노리고 매수한 거였네요

미국이 북한 제재만 풀어주면 되는데

미국 대통령이 진심을 보인다면 안될 수가 없죠~

└성격은 더러워도 추진력 하나는 끝내주는 형님이죠^^

└평단 5.5 든든합니다

└트럼프가 예뻐 보일 때도 있네요

└손익좌를 의심하면 주식하면 안되죠!

호재성 기사.

초록창 메인에 떡하니 걸린다.

투심이 몰리며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돌파한다.

투자자들로서는 신이 나는 상황이다.

정말 성사가 된다면 주가가 더 뛸 수 있기 때문인데.

팩트뉴스− 「日, 트럼프 '대북 경제지원' 발언에 "납치 문제 해결돼야"」

난관이 없을 수는 없다.

북한 문제는 굉장히 민감하다.

옆나라 일본에서도 정치권 최대 화제다.

─쪽발이 새끼들은 왜 지랄인 거래요?

[뉴스 기사 캡처.News]

왜 남의 나라 일에 끼어들고 난리??

└확 마 주디를 확 찢어불라

└아직도 자기들 식민지인 줄 아나 봐요 참나

└아베 때문일 겁니다. 아베를 스타 정치인으로 만들어준 게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라 집착이 꽤 심한 걸로……

└쪼옥발이 새끼들은 무시를 해야죠!

일본은 미국의 우방국이자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다.

또한 남북 문제에 당사자가 되기를 원한다.

정치적 이해관계.

일본이 미국에 압박을 넣으며 북미회담에 먹구름이 끼게 된다.

─아니 왜 갑자기 쏟아져 ㄷㄷ

─형이 건설주는 끝났다고 했제? ㅋㅋㅋㅋㅋㅋㅋ

─이걸 홀딩해 말아?

─손익좌님이 가지고 계신다!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대감으로 오르는 주식은, 기대감이 꺾이면 확 무너진다.

─햄이 건설주는 끝났다고 했제? 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이라도 팔아

나중에 반토막 나서 울면서 질질 짜지 말고^^

└팔았으면 가라 애기야

└건설 경기 보면 파는 게 맞긴 한데

└니가 손익좌보다 잘 알아??

글쓴이− 아따 그 새끼가 신이여? 일본 반응까지 예상하게?

그 공포.

맨정신으로 버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식을 고점에서 팔려고 하는 것이 이상론인 이유다.

많은 주주들이 눈물을 머금고 손절을 하게 된다.

어지간한 강심장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팩트뉴스− 「國대통령 "북미회담 제대로 열릴 것 확신"」

때마침 새로운 기사가 떠오른다.

이번에는 한국측에서 반응이 있었던 것이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말하기라도 하듯 대통령이 아주 강력하게 밀어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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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건설』

61,500원 ▲19,900원 (+47.08%)

[롤러코스터를 타며 오르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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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를 타던 주가는 다시 방향을 잡는다.

기대감을 안고 하늘 높이.

─오는 화요일 대통령님 워싱턴 가십니다!

[뉴스 기사 캡처.News]

트럼프한테 북미회담의 중요성을 알려야지요

대통령님 의지가 굳건하니 성사되리라 믿습니다!

└암요, 하고도 남으실 분이죠

└손익좌도 대통령님을 믿은 걸까요?

└북한 문제에 관심이 많으신 대통령이라^^

└또 당신입니까 역사상 최고 GOAT

최고점을 향해 날아간다.

* * *

순환매.

시세 조종의 한 과정이다.

'사실 별 의미 없어.'

개인들은 뉴스와 주가를 본다.

세력들은 돈이 움직이는 흐름을 본다.

얼마 전까지 하락장.

언제 그랬냐는 듯 무서운 줄도 모르고 주식을 사고 있다.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좀 주식을 사기가 망설여져서……."

소라의 집.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소라가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다.

이래 봬도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여러가지 배운 점도 많다.

'그것이 꼭 좋은 점만은 아니지만.'

Beginner's Luck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해본다.

그러니까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 시장의 공포를 알게 될수록.

"요즘 안 좋은 뉴스가 많더라고요."

"음."

"외국인들도 자꾸 현물을 팔고 있고……."

매수 버튼에 손이 올라가지 않는다.

불에 한 번 데이고 나자 불 근처에 가기 힘든 것처럼.

'투자자라면 반드시 겪는 과도기지.'

공포란 당연한 것이다.

그것을 인지한 것만으로도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넘어야 할 산.

그 공포 안에는 기회의 보물상자도 함께 숨겨져 있다.

"트레이딩으로 돈 벌고 싶다며."

"우……."

"슬슬 경험해볼 때가 됐지."

"?"

불은 확실히 무섭다.

그렇다고 바로 화상을 입을 만큼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

'불쇼 같은 걸 어떻게 하겠냐고.'

마찬가지.

급등주도, 하락장도 분명 위험하지만 한순간에 무너지진 않는다.

시장의 흐름을 살필 수 있다면.

그 기본기가 된 사람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만하다.

"시장에서 허락한 수익을 먹는 거지."

"허락이요?"

"그래."

전업 투자자가 수익을 내는 방법 말이다.

어설프게 하면 패가망신의 지름길.

'잘만 하면 안정적으로 투자 원금을 불려나갈 수 있지.'

주식이 안정적?

그 모순을 성립시키는 것이 투자자의 실력이다.

"덜 오른 주식을 사요?"

"50%."

"아니면 주가가 조정 받을 때 산다던가……."

"70%."

순환매는 하나의 섹터가 강세를 띄는 장이다.

그리고 그 하나의 섹터 안에는.

'수많은 주식들이 있지.'

한국 주식 시장의 특징.

바로 개잡주가 많다는 것이다.

그 특성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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