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09
주문은 봄이입니까?
봄이.
〔개인 방송 갤러리〕
─한국대 축제 방문 후기.jpg
─난 아직도 봄이가 여대생인 게 믿기지가 않네
─대가리 진짜 존나 작더라 ㅋㅋㅋㅋㅋㅋㅋ
─봄이가 여캠 되는 날까지 존버한다
.
.
.
한국을 대표하는 인기 유튜버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스트리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난 아직도 봄이가 여대생인 게 믿기지가 않네
내가 아는 봄이는 여고생이었는데
하와와거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난 여중생일 때부터 봤는데?
글쓴이− 틀
└아니 전설의 떡볶이녀를 안 봤다고??
└이런 뉴비도 유입되고 봄이가 오래하긴 했구나 ㅇㅅㅇ
무려 중학생 때 시작했다.
재능을 알아본 지인이 강제적으로 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개화.
개인 방송으로 시작해 유튜버로 스무스하게 넘어가 공중파에도 출연하고 있다.
─봄이가 여캠 되는 날까지 존버한다
시스루 입고 섹시 댄스 추는 그날까지
└그날은 오지 않아요……
└봄이단 눈물의 비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상상이 안 가는데
└이 악물고 상상 안됨 ㅇㅈㄹ
팬들로서는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녀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팬심도 아주 끈끈해졌다.
앞으로도 말이다.
여중생, 여고생을 지나 여대생으로서도 성장할 그녀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주식) 하와와. 주식마스터 천재 봄이」_ დ10,891명 시청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온다.
생각지도 못한 제3의 방향으로 전직이 시작된 것이다.
─섹시봄이님께서 1,000원 후원!
봄이 주식하는 거야??
<주식 하면 똑똑해진다고 들었어요!>
−헐
−누가 바람 넣었어!
−갑자기?
−어……, 물리면 뉴스는 많이 보게 될 듯
주식.
어떤 것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것을 하는 사람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악명이 높기 때문이다.
인생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어른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한다.
─동천동개미님께서 1,000원 후원!
그거 하지 마…… 난 천만 원 잃고 빠져 나왔어
<헐.>
실제 경험자들이 평이 안 좋기도 하다.
리뷰 안 좋은 음식집을 시키고 싶은 사람.
그런 별난 사람도 가끔 존재한다.
누군가 가스라이팅을 열나게 했다면 더더욱.
─봄풍당당님께서 1,000원 후원!
주식은 진짜 똑똑한 사람들이 하는 건데……
<그럼 저는 괜찮아요. 저는 똑똑한 거에요>
−불 붙이지 마!
−똑똑한 사람들도 돈 잃는 곳이야 ㄷㄷ
−그런 거야?
−봄이야……
마음을 제대로 먹었다.
어디서 보았는지 바탕화면에 HTS까지 깔아두었다.
당황하는 시청자들.
하지만 봄이도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띵동~♪
그럴 듯한 계획 정도는 있다.
마침 초인종이 울리며 약속했던 사람이 도착한다.
−몰래 온 손님 ㄷㄷ
−설마 전문가?
−봄이 꼬신 사람 괘씸하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주식 엄청 어려운데
−전문가 치고 젊어 보인다
−봄이집에 남자가!
−진짜 누구임?
−남친 등장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조언을 받기로 한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인터넷 방송에서는 흔히 있는 일.
바로 합방 말이다.
유명인을 초청해서 방송 텐션을 올리는 경우는 있는데.
<학교 선배입니다.>
<학교 선배님한테 배우기로 했어요!>
−주식을??
−지인한테 배우기 망하는 루트 ㅋㅋㅋㅋㅋㅋㅋ
−봄이에게 주식을 추천하다니……
−근데 좀 뜬금없네
일반인.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이다.
시청자들이 당황해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중이떠중이 방송이 아니다.
유튜브 구독자만 300만 명이 넘어가는 대형 인플루언서다.
<오빠는 주식을 잘하는 거에요?>
<방금도 주식 하고 왔어.>
<돈을 벌고 온 거에요?>
<1억 꼻고 왔어.>
<헐.>
걱정이 안될 수가 없다.
어째서 저 사람에게 주식을 배우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혹시 사기를 당하는 건 아닐까?
시청자들의 의심이 싹트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 * *
주식.
세간의 평판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도박이랑 동급이다.
절대 손을 대선 안되는 것으로 악명이 자자하다.
─봄프리카님께서 5,000원 후원!
1억을 잃어 놓고 주식을 가르친다고??
"하다 보면 잃을 수도 있죠."
−너무 당당한데
−농담이겠지……
−진짜 누구임??
−봄이 돈도 잃을 수도 있어 ㄷㄷ
최근 장이 안 좋기도 하다.
주식으로 돈을 잃은 사람이 뉴스에서 흔하게 나온다.
'코인도 그렇고.'
잃은 사람 천지.
주위에서 그런 사람들 보았다면 더 겁을 먹을 만도 하다.
─크레파스님께서 1,000원 후원!
봄이를 잘못된 길로 꼬시지 마세요
─봄이의발닦개님께서 10,000원 후원!
봄이 방송인인 건 알고 그러세요?
─최강봄이S2님께서 1,000원 후원!
아니 돈은 따고 가르쳐야지 ㅋㅋㅋㅋㅋ
.
.
.
시청자들의 격한 반응은 예상하고 있었다.
환대 받지 못할 거라는 사실도 말이다.
멍청한 애는 봄이뿐.
시청자들까지 가스라이팅하는 건 아무래도 불가능하다.
"1억을 잃은 거에요."
"하다 보면 잃을 때도 있지."
"그럼 오빠는 똑똑하지 않은 거 아니에요?"
"……."
사람은 분위기를 타기 마련이다.
눈앞의 바보 같은 아이도 조금은 의심이라는 게 있었다.
'그럴 수 있지.'
확실히 주식은 위험하다.
어중간한 각오로 할 짓은 아니다.
그렇게 모두가 No를 외치고 있을 때.
─도박사의 협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Yes를 하는 것이 내 직업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보여주는 것만큼 확실한 것이 없다.
'1억을 꼻고 왔다는 것은.'
그만큼 또 벌 수 있다는 의미다.
오늘 시장의 흐름에 대해 파악하고 왔다.
팩트뉴스− 「외국인 투심 회복…5월 국내 주식·채권 3.6조 샀다」
한국신문− 「백제젠 임상 실패에 흔들리는 제약주…"줄줄이 도미노"」
얼마 전, 외국인들이 대량 매수로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 마련이다.
'순환매라고.'
자금이 대량으로 들어올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처음에는 대기업부터 주가가 오른다.
지수를 조종하기 쉽기 때문.
하지만 기업의 가치를 보고 매수를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얼마 전까진 제약주가 주목 받고 있었거든. 백제젠이라고."
"오빠도 투자를 한 거에요?"
"나 한 100억 땄나?"
"헐!"
−믿지 마 봄이야!
−100억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백제젠은 사기인데요
−니가 무슨 손익좌냐 ㅉㅉ
다시 판다.
그 돈으로 다른 주식을 산다.
그것도 한 섹터를 집중적으로 말이다.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 아니니까.'
주식판은 기본적으로 돈 놓고 돈 먹기다.
괜히 도박에 비유되는 것이 아니다.
판돈이 적으면?
판의 수를 줄여서 판당 걸어지는 돈의 양을 늘리려고 한다.
데일리뉴스− 「韓대통령 "북미 간 실무협상 따라 북미 정상회담 성공 달려"」
제약주가 그런 식으로 탄력을 받았다.
온갖 뉴스를 띄우면서 사람들이 투자하게 만든다.
'그 다음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바로 건설주지.'
거기에는 두 가지 조건이 따른다.
하나, 훌륭한 재료가 있다.
둘, 의외성이 따라야 한다.
─주식초고수님께서 1,000원 후원!
지금 건설 경기 좆망인데 건설주??
"앞으로 좋아질 수도 있죠."
"저도 마인크래프트는 좋아해요."
−마인크래프트는 ㅇㅈ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금리 올라서 건설 경기 완정히 폭망인데
−집값도 내려가는구만 무슨
−봄이야……
웬만한 주식들은 정평가를 받고 있다.
올라봤자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지 않는 주식들도 있잖아.'
대표적으로 제약주.
신약이 성공만 하면 노벨상까지 휩쓸 수 있다.
그 정도가 아니더라도 존재한다.
현재의 밸류 이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했습니다!
─기관이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슬슬 움직인다.
오전장에서는 개인 겁주기용 흔들기가 장시간 이어졌다.
「내가 무릎을 꿇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만신(漫神)
1억을 잃었던 이유.
만신의 명언대로 그것은 준비 과정에 불과하다.
─외국인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오후장이 되자 역변한다.
개인의 매수 심리를 죽여 놓고 급반등을 하고 있다.
겁먹었던 개인들은 다 팔아재낀다.
그것이 공포였다는 사실을 모른 채.
---------------------------------------------+
매수금액 │6,700,902,892원
평가손익 │+200,506,974원
미래건설│143,629주│+2.99%
+---------------------------------------------
그것을 먹고 더 높이 올린다.
주가를 순식간에 말아올리며 급격하게 상승시킨다.
1억이 넘어갔던 손실.
어느새 없던 일을 넘어 +2억까지 스무스하게 찍힌다.
"이렇게 되는 거야."
"헐~."
−?????
−아니 돈이 왜 이렇게 많아
−ㅁㅊ 매수 금액이 70억 ㅎㄷㄷㄷ
−초록창 검색해보니까 진짜 오른 거네
내일은 더 오를 것이다.
아예 작정하고 동시호가부터 개인들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갭상승을 만들겠지.'
요 몇 주간 지켜봤던 섹터.
타이밍 좋게 딱 맞아 떨어지며 분위기가 반전된다.
채팅창도 말이다.
의심밖에 하지 않던 시청자들의 생각을 바꿔 놓는다.
─라벤더님께서 1,000원 후원!
실시간으로 돈 변하는 거 보니까 진짠데??
─Zl존봄이님께서 100,000원 후원!
봄이가 믿고 따르는 이유가 있었네요…… ㅈㅅ
─주식초고수님께서 10,000원 후원!
모투충님들 모투 최대 금액이 5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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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할 수 없는 증거를 들이밀었으니까.
2만 명이 넘어가는 시청자 중.
'아는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지.'
대중들은 대세를 따르기 마련이다.
다소 있었던 의문은 금세 사그라든다.
"세상 돈 벌기 쉬운 거였어요."
"맞아."
"이렇게 좋은 걸 몰랐던 거에요!"
"이제라도 알면 됐지."
봄이도 진심이 된다.
실시간으로 억 단위로 따는 광경을 보여주면 누구라도 눈이 돌아간다.
'재밌어 보이기도 하고.'
어렸을 때 하던 부루마블처럼 말이다.
내가 보기에는 딱 그 정도의 정신 연령이다.
주식의 위험성.
설명하지 않는다면 재미를 붙이게 하는 건 간단하다.
"만약 잃으면 굉장히 슬플 것 같아요."
"오빠가 봐줄 테니까 괜찮아."
"후후, 오빠만 믿는 거에요."
−봄이가 주식을 ㄷㄷ
−와 뭐지 진짜 전문간가
−주식마스터 서문봄!
−주식이 이렇게 막 해도 되는 거였음?
주식의 세계로 끌어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