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195화 (195/450)

EP.195

닭과 달걀

신약의 임상 결과.

바이오주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그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일도 있지만.

"와……."

"깔끔하네."

"그냥 아예 매도할 기회도 주지 않네요."

백제젠의 경우는 특수하다.

기대감이라고만은 설명할 수 없는 지점까지 올라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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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젠』

35,600원 ▲15,200원 (−29.93%)

[최고점이 단두대가 되어버린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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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00분.

장이 시작하자마자 바로 하한가를 찍는다.

1천만 주가 넘는 물량이 호가 최하단에 잠겨있다.

꿀꺽!

그 의미.

알고 있는 소라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다.

"이러면 손절도 못하는 거 아니에요?"

"그렇지."

"그럼 어떻게……, 해야 돼요?"

"어쩌긴 뭐 좆된 거지."

투자한 기업에 악재가 생겼다.

손해를 감수하고 손절이라도 하고 싶지만.

'그것이 안되지.'

과거에는 더 심했다.

2015년까진 하한가 최대치가 1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너무 적다.

공매도 세력이 마음만 먹으면 호가를 잠가버릴 수 있었다.

"그래서 옛날 바이오주들은 8연속 쩜하도 터지고 그랬지."

"쩜하가 뭐에요?"

"쩜 몰라? 점. 여기."

"아!"

최근에는 나아졌다.

최대치가 30%이기 때문에 하따 치는 애들이 많아지면 하한가가 풀린다.

'그래도 이 정도 소재면 3~4연 쩜하는 맞겠지.'

어제 주가가 소라의 배꼽 위쯤에 위치해있다.

거기서 30% 내려간 위치를.

"여기서 움직이질 않는 거야."

"선배 저도 이제 알 거 다 아는데……."

"아니까 하는 거지."

꾹 하고 누른다.

아무리 복근 운동을 해도 부드럽고 촉촉한 여성의 뱃살이다.

'여기서 아예 안 움직이는 거지.'

하루종일.

오전 9시 장 시작부터 오후 3시 30분 장 마감 때까지 말이다.

위아래로 어떠한 변동도 없다.

그래서 차트상으로 일봉이 점으로 보인다.

"내일은 아마 이쯤에 찍히겠지."

"선배 거긴."

"그리고 모레에는 여기쯤."

"아, 아!"

그것이 몇 연속으로 이어진다.

연속 쩜하라고 하여 차트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훅 하고 꺾인다.

'털이 꽤 굵은 편이네.'

소라의 은밀한 곳 근처까지 손이 닿는다.

튀어나온 털 한 가닥이 피부를 찌른다.

"선배 그……."

"하지 마?"

"할 거면 확실하게 해주세요. 애태우지 말고."

쪽! 하고 입술을 훑으며 눈길을 보낸다.

따먹어주세요, 라는 뜻인 걸 아는지 모르겠다.

'정말 맛있게 커서.'

이성에 관심이 없던 소라.

어느덧 색기가 무르익어 나를 유혹할 수 있을 지경이 되었다.

꾸욱!

남자를 모르는 이 육체를 좀 더 숙성시키고 싶다.

미끈미끈한 배를 손가락 끝으로 누르며.

"다이어트 한다며?"

"거긴 잘 안 빠져요."

"두툼하네. 만지는 맛이 있는데?"

"나빴어."

소라가 삐진 표정을 짓는다.

허벅지 안쪽 살을 꾹 하고 잡아 당기니 말이다.

'탱탱한 거봐. 조임 존나 기대되네.'

맛있는 여자의 특징이다.

이전에 먹었던 라희도 배우답게 탄탄한 근육을 가졌다.

하지만 타고난 것에는 비할 수 없다.

남자를 잡아먹는 야한 육체의 소유자.

꾸욱!

몸매가 조금만 덜 야했다면 배우로도 이름을 날렸을지 모른다.

본인이 할 생각이 없지만.

"그런데 선배."

"응?"

"최근에 외국인이 많이 매집했잖아요. 이렇게 주가가 떨어지면……, 외국인도 엄청 손해 보는 거 아니에요?"

"아니지."

"?"

재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나라면 소라의 재능을 어느 쪽도 개화시켜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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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섹터』

백제젠 265,000원 −29.93%

오성바이오로직스 410,500원 −3.20%

쌌다바이오 27,800원 −10.52%

박살바이오 8,960원 −15.21%

요풍제약 13,200원 −6.12%

우라노스 120,500원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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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젠의 폭락.

그것은 단지 백제젠 주가만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다.

동반 자살이다.

한 섹터의 대장주가 떨어지면 다른 주식들도 영향을 받는다.

"바이오주의 특징이 뭐지?"

"기대감만으로 상승한다는……. 아!"

"백제젠이 실패했다는 건, 다른 바이오주들도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는 거지."

"아♡"

기관은 한 주식만 사지 않는다.

바스켓 매매를 통해 리스크 분산을 반드시 한다.

'공매도도 쌓아두고.'

백제젠의 기대감.

그것을 활용해 바이오 섹터 전체에 거품을 쌓아둔다.

그리고 거품이라는 건 언젠가 터지게 돼있다.

그 순간을 노리는 큰 그림이다.

"뭐 하나 건수 하나 터질 때까지."

"안 터지면요?"

"그러면 터질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거고."

"아, 거긴."

개인과 기관은 투자의 관점부터가 다르다.

이유가 없어도 일단 올린다.

개인 투자자들이 사게 만든다.

주가를 유지하다 건수가 생겼을 때 펑─!

공포 심리를 조장하여 바이오 섹터 전체를 무너뜨린다.

공매도로 막대한 차익을 챙긴다.

거인의 관점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소라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 바이오 자체가 정상이 아닌데 뭐 하나는 반드시 터지게 되어있지."

"회사가 비양심적인 거 아니에요?"

"그게 한국 바이오라니까?"

"우리나라는 둘째 치고……, 외국 교수들도 얽혀있는데."

글로벌 스탠다드 또한.

한국에서 의사는 희생적이고 윤리적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해외는 비즈니스가 일반적이라서.'

장사꾼이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한다.

한국 기업들의 임상을 도와주는 이유가 있다.

1회 온라인 자문에 천 달러.

신약이라고 떠벌리는 물질들조차 외국에서 돈 주고 사온 것이다.

"2상 성공했다. 대박이다! 이렇게 홍보질 하는데. 이미 2상에 성공한 물질을 사와서 구조만 조금 바꾸고 재실험하는 거니까 당연히 성공할 수밖에 없지."

"와……."

"해외에서는 3상 가능성이 없어서 버린 물질을."

"처음부터 결과가 정해져 있었다는 거네요."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장난질을 치면 칠수록 그들은 돈을 번다.

말리기는 커녕 열심히 도와준다.

'기술특례 기업들이 괜히 성과를 못 내는 게 아니야.'

애초에 낼 생각이 없으니까.

그런 것에 환상을 지닌 아저씨들, 바보들 속이기 위한 합법 사기다.

업계에서는 유명한 이야기.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모르고, 속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의학이라는 게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다.

일반인들은 고개를 끄덕끄덕하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현실이다.

세상에는 자신의 전문성을 사기 치는데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선배도 전문성을 무기로 저한테 성희롱하고 있잖아요."

"……."

어느 쪽이든 자신이 당하는 처지만 안되면 된다.

그것이 바로 약육강식이다.

'얌전히 따먹히라고.'

소라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진다.

허벅지와 배를 만지작거린 보람이 있다.

간접적인 체험.

위와 아래에서 전해져 오는 자극이 고스란히 전파가 된다.

"선배……."

"응?

"저 기분이 이상해요."

"어디가 이상한데?"

"말 못해요."

솔직한 몸은 허벅지 위쪽이 움찔거린다.

반사적인 경련은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허벅지도 말랑말랑하게 풀린다.

다리를 삼각으로 벌린 채 느끼는데 집중하고 있다.

'하고 싶지? 하고 싶잖아.'

안쪽이 근질거리게 된 소라가 스스로 박아 달라고 말하게 하는 계획이다.

"어떤 느낌이야?

"후끈후끈하고 가끔씩 짜릿하고 올라와요……."

"만져지고 싶지 않아?"

"몰라요. 빨리 해줘."

차근차근 이루어지고 있다.

해줘의 세대답게 수동적인 부탁을 해온다.

능동적으로 마주할 줄도 안다.

소라가 두 손으로 내 뺨을 끌어안듯 잡더니.

쪼옥!

목 마른 사슴처럼 입술을 탐해온다.

촉촉하게 젖은 눈동자가 나를 매혹한다.

'드디어.'

소라의 소중한 곳을 허락 받는다.

속옷 안쪽으로 천천히 손을 침입한다.

복슬복슬한 털.

한 손으로 잡을 수 있을 만큼 소박한 면적이다.

찌걱!

그 아래의 꿀물 단지.

표면이 질척하게 젖은 그곳을 어루만진다.

그 의미를 모를 수가 없다.

긴장을 했는지 쫙 펼쳤던 다리를 움츠린다.

"우와, 부끄러워……."

"넌 내 거 맨날 만지면서."

"그거랑 그건 다르잖아요."

"대체 뭐가?"

굉장히 수줍어한다.

누가 보면 남자 꼬추도 못 만져본 처녀인 줄 알겠다.

하지만 반응은 확실히 있다.

소음순 사이를 쓱쓱 훑자 물이 철철 흐른다.

'클리도 단단해졌고.'

동글동글하고 작아서 귀엽다.

하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한다.

"정말 하한가가 안 풀리네요……."

"그렇지?"

"물린 사람들 정말 힘들 것 같아요. 아!"

긴장을 풀어줄 겸 대화를 나눈다.

얼굴이 새빨개진 소라가 애써 주식 이야기를 꺼낸다.

'먼저 턴 입장에서 보면 유쾌하기 짝이 없긴 하지.'

미리 팔았던 게 천만다행.

이득을 조금 더 보고 안 보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한국 주식 갤러리〕

─백제젠 산 애들 진짜 한강 가야겠네

─탈출각도 안 주네 개무섭다 ㄷㄷ

─누칼백? 누칼백? 누칼백? 누칼백? 누칼백? 누칼백? 누칼백?

─이 시각 백제젠의 미래를 봤던 손익좌.jpg

그러지 못한 투자자들.

그것을 지켜보는 것도 투자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각 백제젠의 미래를 봤던 손익좌.jpg

[손익좌 수익 인증.jpg]

니들 텐버거, 제2의 오성전자 외칠 때 낭낭하게 먹고 빠짐

└지금 보니 타점 개지리네

└제2의<<이거 붙은 거 무조건 사기

└다잉이 씹새끼만 아니었어도 시발……

└주식 씹고수! 앞으로는 이 새끼만 믿는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다르게 느껴진다.

그 당시에는 결코 깨닫지 못한다.

"재미있지 않아?"

"네."

"남들이 다 돈을 잃은 장에서 돈을 버는 건."

"흥분돼요."

따듯한 숨결을 내뿜으며 나를 바라본다.

클리가 아까보다 더 단단하게 서있다.

'……실수로라도 손가락 넣지 말아야겠다.'

금단의 구멍.

진짜 넣기까지 하면 변태성이 얼마나 개발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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