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189화 (189/450)

EP.189

진짜 도박장

강원랜드의 베팅액은 한 번에 10~30만 원 최대 한도로 두고 있다.

'그래서 생각보다 돈이 안되지.'

업장 입장에서는 말이다.

해외 카지노는 정말 수천만, 수억 원씩도 우습게 베팅이 가능하다.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도박장.

그만큼 여러가지 빡센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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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26,100원 ▼13,450원 (−34.01%)

[최근 반년간 맛이 가버린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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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가가 흐르고 있는 이유다.

2018년 들어 정부에서 빡세게 규제하고 있지만.

"VIP룸을 입장하시고 싶으시다고요? 회원증은 있으시고요?"

"없습니다."

"그럼 못 들오시는데 하하."

"VIP 하려고요 오늘부터."

"네?"

데리고 온 딜러가 똥 씹은 표정이 된다.

VIP룸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VIP여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3000만 원 정도 맡기면 그냥 됐는데.'

규제 강화로 인해 생긴 변화.

글자 그대로 VIP, 손님을 골라 받게 된 것이다.

그 기준이 매우 엄격하다.

대기업 임원, 중소기업 사장, 최소로 잡아도 사자 직업은 돼야 한다.

"직업은?"

"대학생."

"풉! 재산은?"

"110억."

"?!"

결국 요지는 돈이다.

이곳 카지노.

아니, 도박장의 주수입은 VIP들로부터 얻는 것이니까.

'딜러 따위가 눈 마주쳐도 되는 상대가 아니라고.'

뒤늦게 사태 파악을 했는지 공손해진다.

최소한 잘못 보여서는 안될 것 같다.

"혹시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의 자제이신지……."

"그딴 거 필요 없고. 내 돈이에요."

"학생이시라고 하셔서 헤헤. 그게 저희가 신분 확인 절차가 필요하거든요."

그런 세계.

딜러는 VIP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고용된 직업이다.

'기분 좋게 돈 쓰러 오는 곳이라고.'

감히 심기를 거스를 수가 없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것은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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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랜드 VIP 회원 조건

1. 인정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신분에 대한 증명

2. 소득에 관한 증빙자료 혹은 연 매출 50억 이상의 기업 경영자 증빙 자료

3. 인정 받을 수 있는 잔고 혹은 재력 증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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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만 오픈하면 되니까.

나의 커다란 것을 본 VIP룸 직원의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아무리 부자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고 해도.'

100억대를 현금으로 보는 일은 드물다.

그 정도 자산이 있는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다.

"와아……, 혹시 증권사에서 일하시는?"

"학생입니다."

"투자를 하신 건가요? 코인이라던가."

"애널리스트도 겸하고 있습니다."

"실례했습니다!"

그들이 뻣뻣한 건 VIP들을 상대하기 때문.

잘난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면 본인도 잘나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진짜들의 앞에서는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흘끔흘끔 나를 쳐다보는 직원들의 눈길도 많아지고 있다.

"혹시 손익좌님?"

"절 아세요?

"아, 그게……. 목소리가 비슷해서. 아니라면 죄송합니다."

"아아─! 결국 보여버렸구만!"

눈치채는 사람도 있었다.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명쯤 알아볼 만하기도 했다.

'딱히 숨긴 것은 아니니까.'

학교를 다니고 있다 보니 대놓고 퍼뜨릴 만한 것은 또 아니다.

이런 VIP실에서나 가능한 일.

사람들이 많다.

그들 하나하나가 엄선돼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뉴스에서나 보던 기업인이나 유명 연예인도 보인다.

이곳에서는 별별 짓을 해도 세상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 있는 거니까.

"애널리스트세요?"

"그냥 명함 같은 거죠."

"아……, 유명한 분이셨구나."

"우리는 게임이나 하러 가요."

"아."

딜러의 엉덩이.

차려 입은 슈트 안으로 부들부들한 살결이 느껴진다.

'약간의 성추행도 용납이 되고.'

물론 본인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 이상.

"게임 시작하겠습니다. 봐드리는 건 없습니다."

"네, 한 번 놀아보죠."

팝콘비를 받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할 것이다.

물론 게임의 진행은 별개다.

'애초에 잃을 생각으로 하는 거라.'

도박장에서 돈을 딸 생각을 하는 것만큼 멍청한 일이 없다.

주식과는 엄연히 다르다.

"뱅커."

"5%의 수수료가 제해집니다만, 괜찮겠습니까?"

"설마 모를까 봐."

도박장, 도박장 해도 주식은 실력에 따라 딸 수 있다.

도박은 결국 업장이 돈을 가져가는 구조다.

'바카라가 아무리 환수율이 높은 편이어도.'

간단히 말해서 홀짝 게임이다.

고객은 플레이어 or 뱅커 둘 중 하나에 베팅해서 맞추면 돈을 가져간다.

확률이 반반.

수수료를 제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97.5%의 환수율을 가진다.

슬롯 머신에 비하면 높은 편이지만.

"에휴, 잃었네. 내 돈 가져가서 좋니?"

"사적인 감정은 없습니다 고객님."

"이번엔 니 월급 정도만 걸게~."

결국 사람이 하는 게임이다.

옆 테이블에서 호화스럽게 차려 입은 한 아줌마가 바카라를 진행하고 있다.

'저런 갑질도 허용되는 공간이지.'

자본주의.

그 극한이 이곳 카지노다.

손님은 한 치의 과장도 없이 왕이다.

"호호호! 니 월급을 한 번에 버네. 부럽니? 부러워? 뭐 어떡해. 그지 같이 사는 게 니 인생인 걸."

"다음 베팅 진행하실까요?"

"이번에는 니 월급의 반 정도만 걸어볼게~."

돈이 있는 한.

하지만 그 말이 그것을 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인간일수록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다.

도박은 심리가 전부인 게임이다.

"저기 고객님."

"뭐, 불만 있니? 거렁뱅이 주제에?"

"아닙니다. 저희가 특별한 고객님들에 한정해서 VVIP룸으로 초대하고 있거든요."

"그런 게 있었어?"

고참 딜러가 와서 달콤한 유혹을 속삭인다.

허영심으로 가득 찬 아줌마는 바로 넘어간다.

'지옥으로 말이지.'

VIP룸이 끝이 아니다.

VVIP룸이라는 곳이 존재한다.

진짜 VVIP들은 가려고 하지 않는다.

"또 뱅커로."

"베팅하겠습니다."

"음~ 오늘은 흐름이 좋네."

진상 고객 퇴치용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화려한 방에서 딜러들이 분위기를 띄워주면.

'한 명 벗겨 먹는 건 일도 아니거든.'

그래서 딜러와 척을 져서 좋을 것은 없다.

도박은 심리 싸움.

그 심리에 영향을 주는 존재다.

자신이 이성적이라고 생각해서는 결코 안된다.

진짜 도박꾼일수록 확률이 낮은 싸움은 하지 않는다.

"왜 이렇게 운이 좋지?"

"손님께서 좋은 기운을 가지고 계시네요."

"글쎄, 운이 좋은 사람은 도박으로 돈을 벌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줄 안다.

돈 좀 벌었다고 거만해지는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한다.

1시간 가량 진행한 바카라.

매판 100~300을 걸고 50판 정도를 했는데 300만 원 가량을 따게 되었다.

"자, 팁."

"이렇게 많이 안 주셔도……."

"이런데 와서 돈 가져가면 내 운 나빠져."

고스란히 팁으로 꽂아준다.

도박장에서 딴 돈은 액수가 아무리 커도 안 가져가는 게 나의 룰이다.

'미신을 믿고, 안 믿고 이전에.'

징크스 같은 것이다.

사람이라는 게 한 번 탓하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어서 원천 차단해두는 것이 옳다.

더 좋은 서비스를 받기 위함도 있다.

해외 카지노는 VIP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인데.

"또 잃었어?"

"와 쟤 큰일 났네……."

"저러다 TV에서 못 보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강원랜드는 그렇지 않다.

한국 카지노를 잘 안 오는 이유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다른 경험이 없고.

'유혹에 쉽게 넘어가게 되지.'

한 처자가 룰렛을 하고 있다.

바카라가 단순한 홀짝이라면, 룰렛은 색깔과 숫자 등 여러가지 베팅으로 배율을 높이는 게 가능하다.

또르르르~!"

그런 만큼 중독성은 더 크다.

소위 말하는 인생 한 방, 만루 홈런의 역전도 가능하지만.

"아, 아, 아아……."

깡통을 차는 루트로 이어지기도 더 쉽다.

대충 살펴봐도 코너에 몰린 듯 아주 절박한 표정이다.

'마지막 한 방을 노렸던 거 같은데.'

본전 심리.

도박꾼들을 수렁으로 빠뜨리는 그것이다.

아무래도 꼭 되찾고 싶은 돈이었던 모양이다.

"아가씨, 얼마나 잃은 거야?"

"그게 좀 많은데……."

"그렇게나?!"

"어우~ 그거 큰일이네. 오빠들이 좀 도와줄까?"

하지만 방금이 마지막 시드.

절망감에 휩싸여있는 처자에게 스윗한 아저씨들이 접근한다.

'흔한 일이지.'

도박으로 돈을 잃는 건 당연히 남자들만이 아니다.

여자들도 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 젊은 처자.

'강원랜드 쪽박걸'이라고 해서 도박 시드를 위해 싼 값에 몸을 대준다.

"오빠들이 라희팬이라 그래."

"저, 정말요?"

"출연작 전부 보고 있거든~ 어때? 오빠들이 천만 원 정도는 이 자리에서 당장 땡겨줄 수 있는데."

도박에 빠지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저 스윗한 아저씨들은 그것을 부추기고 있다.

'딸내미뻘 되는 처자에게.'

이해는 된다.

그도 그럴게 예쁘다.

그 뿐만이 아니라 유명하다.

백라희.

최근에 드라마, 영화에서 자주 얼굴을 비추는 여배우로 나도 인상에 남아있다.

어째서 여기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아저씨들의 꼬임에 십중팔구 넘어간다.

"얼마 필요해요?"

"네?"

"너 뭐야 임마!"

"이 새끼가 어디 어른들 말씀하시는데."

"좀 꺼지시고요. 거렁뱅이들은."

아재들 틈을 비집고 들어간다.

약간의 실랑이가 일어나게 된다.

자신이 어디서 뭐 하는 사람이라는 둥.

'하나도 안 궁금해.'

묻지도 않은 정보를 술술 늘어놓는다.

대충 들어보니 어디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 같다.

토독, 톡!

대충 내가 인수할 수 있는.

간단히 계좌를 오픈해 보여준다.

처음에는 현실을 부정하며 역정을 냈지만.

"여기 VIP실에요. 거짓말이면 들어올 수 있겠어요?"

"이, 이……."

"직원 불러서 물어보던가. 아니면 아버지한테 연락 좀 드리라고 할 수도 있고."

""!!""

금세 분위기 파악을 한다.

강원랜드의 VIP 심사는 팍팍하다.

약간의 허풍까지 치자 금세 꼬리를 내린다.

'이 정도 거금이 있는 젊은 사람이면 재벌집 자제라고 생각을 하겠지.'

직원도 오해했던 일.

꼰대 기질을 가진 아저씨들의 머릿속은 더 쉽게 상상이 간다.

기껏해야 중소기업이다.

만약 대기업 자제라면 밉보이는 순간 자신들은 끝장이다.

"괜찮아요?"

"네, 네에……."

"그래서 얼마 필요한데요?"

"네?"

"얼마면 저한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줄 수 있어요?"

그런 얄팍한 어른들의 세계를 이용했다

더 잘 아는 입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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