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171화 (171/450)

EP.171

경제 유튜브였는데

스타가 된다는 것.

자신의 예상과는 조금 다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소라 유튜브 잘돼간다며?"

"……."

"가슴 까고 빵댕이라도 흔들었나? 이게 말이 돼?"

"아, 아니거든요?!"

시체처럼 누워있던 녀석이 발끈한다.

이내 힘이 빠진 듯 침대에 다시 늘어진다.

"아직 안 했어 아직……."

그리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다.

여러가지 고충이 있었던 모양이다.

'나도 잘 알고 있지.'

소라의 유튜브.

도저히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여러가지 조언을 해줬다.

그 결과,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줬다.

채널이 폭풍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Sora의 경제탐구』 구독자 1.02만명

「경제학과생이 쉽고 간단하게 설명드리는 미시경제학 (7)」− 조회수 1.7만회 · 2일 전

「Vlog | 대학생 브이로그 | 혼자서도 잘 노는 집순이」− 조회수 5만 회 · 4일 전

「뭐 먹고 예쁘냐고요? 평소 식단+기숙사밥 공개!」− 조회수 4.5만 회 · 5일 전

구독자가 벌써 1만이 넘었다.

조회수도 신인 유튜버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잘 찍히고 있다.

"잘되고 있네. 뭐가 문제야?"

"모든 게 문제에요."

"내가 보기엔 훌륭한 여캠의 표본인데?"

"#$^!#@#%@!"

소라는 아직 실감이 안되는 듯하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것처럼 얼굴을 파묻고 있다.

소라의 옆에 살며시 눕는다.

그대로 손을 뻗어 지분이 있는 나의 자회사를 만지작거린다.

"시청자들이 아주 좋아하더라?"

"아!"

"내 가슴."

가슴 말이다.

한 손에 한 짝이 다 들어오지 않을 만큼 폭발적인 살덩이다.

'이런 걸 과시하고 다녔으니.'

들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유튜브에 푹 빠진 소라는 그 사실을 몰랐다.

"다 선배 때문이에요."

"나?"

"네. 선배 때문이 이렇게 된 거에요."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모양이다.

입술을 삐죽 내민 채 어리광을 부린다.

'귀여운 짓 하고 있네.'

누구라도 탓하고 싶다.

몸만 크고 정신은 아직인 후배의 푸념을 들어준다.

"선배만 아니었어도 유튜브에 퍼지지 않았을 거에요."

"한국대 가슴녀?"

"네, 그거요!"

옛날 이야기.

1년 전의 영상이 물증 중 하나였다.

소라의 가슴이 전국구 스타가 된 사건이다.

'그때는 이렇게 허당인 줄 몰랐는데.'

모범생 캐릭터였다.

내가 하는 말에 1도 지지 않고 또박또박 맞서왔다.

어느 순간부터 완전 허당.

성격도 알고 보니 애 같은 점 투성이다.

"뉴스 인터뷰는 소라가 한 거잖아."

"……맞아요."

"그것도 오빠 몰래 섹터디나 가고."

"순수하게 공부하러 간 거거든요?!"

외모는 어른스럽다.

몸매는 미시 그 자체.

꾹꾹 눌러 담은 색기는 20대의 것이 아니다.

'성격은 순딩이라니까.'

조금만 놀려도 발작을 한다.

귀여운 소라의 가슴을 꽉 주무르자 야릇한 신음을 흘린다.

느끼는 법도 제대로 배웠다.

이대로 가슴만 만져도 흐트러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슴 커진 것도 선배 때문이에요."

"원래 컸잖아."

"선배가 자꾸 만져 댄 후로 속옷이 안 맞게 되었단 말이에요."

아직은 부족하다.

자신의 몸에서 새어 나오는 색기와 매력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가슴만 뒤지게 커가지고.'

탱탱하다.

모양도 예쁘다.

하루종일 만져도 질리지 않을 젖탱이다.

최근에는 몸매 관리까지 해서 라인이 다듬어졌다.

소라인지 아오이 소라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여행 때 사준 건?"

"그건……, 고맙게 입고 있어요."

"그럼 더 만져도 되는 거지?"

"꺄!"

소라의 머릿속 데이터를 지우고 성노예로 부려도 이득일 정도다.

정말 야하게 잘 컸다.

'이런 가슴이니까 티가 나는 거지.'

유튜브에 올라간 영상.

그런 게 아니었어도 시간 문제였을 것이다.

집단 지성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사람 하나 찾아내는 건 일도 아니다.

쪼옥!

쪼옥!

소라의 목덜미에 키스 자국을 만든다.

빨갛게 달아오른 귓불을 아이스크림처럼 핥는다.

"저는 고민 투성인데 또 장난이나 치구."

"장난 아닌데?"

"전 이제 얼굴도 못 들고 다닌단 말이에요."

그럼에도 여전히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

유튜브 사건을 꽤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누가 보면 벗방BJ라도 하다 들킨 줄 알겠네.'

처녀스러운 생각.

별것도 아닌데 본인만 진지를 못 먹어서 안달이 났다.

"뭐가 문제인데?"

"친구들 보기 쪽팔려요."

"가슴이 너무 커서?"

"아니, 노출!"

조금 노출 있는 복장을 입었다는 게 이유다.

평소 이미지가 모범생이니 그럴 수 있지만.

'어차피 다 하게 돼있다니까.'

이 음란한 몸을 쓰지 않는 것이 손해다.

소라도 어른이 되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심한 노출도 아니잖아."

"그래도……."

"그래도 또 뭐?"

"경제 유튜브가 아니라 완전……, 여캠 같잖아요."

정말 할 지랄도 없는 고민.

소라로서는 오래 전부터 유지해오던 가치관이다.

외모로 평가 받고 싶지 않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주위와 벽을 쳐왔던 그녀다.

"그게 뭐 어때서?"

"어떻다뇨!"

"순서 정도는 바뀌어도 되는 거 아니야?"

"?!"

개인으로서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를 목표로 한 이상.

'접근성도 중요한 요소거든.'

경제는 쉬운 분야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벽을 치고 살아간다.

그것을 무너뜨려주는 것도 보람이 있는 일이다.

소라에게는 그 재능이 있다.

"원래 공부라는 게 그렇잖아. 흥미부터 생기고, 나중에 할 수도 있는 거지."

"음……."

"이 야한 몸으로 구독자들을 끌어 모으라니까?"

"야."

가슴만 흔들어도 호객 행위가 된다.

한 명의 방송인으로서 더 성장을 한다면.

'글로벌적으로도 충분히 먹히고도 남지.'

동양인이면서도 동양인 답지 않은 몸매.

심지어 아직 발전 도중인 21살이다.

통통했던 젖살이 쏙 들어가고 있다.

앞으로는 더 갸름해지며 예뻐질 것이다.

"그러면 오빠도 소라를 따먹고 싶어질 수도 있지."

"가, 갑자기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응? 따먹히고 싶다고 했잖아?"

도저히 안 먹고는 못 배길 만큼.

사실 지금도 마음 같아서는 내 여자로 만들고 싶다.

'M&A만 아니라면 말이지.'

지분을 30% 넘기는 건 아무래도 너무 크다.

그렇다면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하나는 넘길 지분을 줄이는 것.

다른 하나는 먹을 만한 회사가 되는 것이다.

꾸욱!

소라의 아랫배를 손끝으로 누른다.

최근 몸매 관리를 했다고는 하지만.

"복근은 없네? 귀여운 뱃살만 있고."

"잠깐, 잠깐만요!"

"왜? 배를 만지고 있을 뿐이잖아?"

아직 한참은 모자라다.

배를 만지작거리자 허벅지를 배배 꼬며 안절부절 못한다.

'처녀 주제에 감히 누굴 꼬신다고.'

그대로 가슴도 꽈악 쥔다.

잠시 괴롭혔을 뿐인데 부들부들 떨며 온몸으로 흐느낀다.

"하아……, 하아……, 하아……."

패배감.

꼬추 좀 조물락 댔다고 알 거 다 안 척하던 소라가 넉다운이 돼버린다.

'진짜 졸라 민감하네.'

제대로 개발을 한다면 정말 내 꼬추 없이 못 살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오빠한테 따먹히고 싶으면 좀 더 섹시해져 봐."

"우……."

"조금 만진 정도로 가버리면 따먹을 맛도 안 나지."

"아! 아앙♡"

그동안 기고만장했다.

자신이 암컷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몸에 가르쳐준다.

'방송을 하다 보면 싫어도 알게 되겠지.'

소라도 아다티를 그만 낼 때가 되었다.

* * *

한국대 경제학과.

"소라 유튜브 한다던데?"

"거짓말! 소라가?"

최근 믿을 수 없는 소문이 흐르고 있다.

당사자가 당사자이다 보니 파장이 크다.

17학번 수석.

소라는 모범생 중의 모범생이라는 인식이 박혀있었는데.

"난 못 믿겠어."

"진짜라니까? 한 번 봐봐."

"뭔데, 뭔데 유튜브 이름이 뭔데?"

그런 그녀가 유튜브를 한다.

그것도 평소에는 상상도 못해본 모습으로 말이다.

""오오……!""

남학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몇 걸음 떨어진 거리에서나 보면 영광이었던 그녀.

유튜브 영상으로나마 사복을 감상할 수 있다.

그것도 가슴이 푹 패인 야한 차림을.

"소라가?"

"대체 무슨 바람이지……."

"소라 이런 거 할 성격이 아니었는데."

여학생들의 반응은 미심쩍다.

소라는 경제학과 여학생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다.

걸 크러쉬.

키도 크고 쿨하게 생겼다.

말까지 똑 부러지게 해서 선배들도 함부로 건들지 못한다.

특히 그 또라이의 천적이다.

강의실에서 몇 번이나 치고 박으며 견제를 했다.

"요즘 그 선배랑 어울려 다니더니……."

"옮은 거 아니야?"

"완전 바이러스다 그 선배."

그런데 최근에는 반대로 가고 있다.

찬욱과 어울려 다니며 이미지가 점점 바뀌었다.

유튜브가 화룡점정.

이전에 알던 소라가 아니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떠돌게 된다.

"그래도 다행이지?"

"응, 응!"

"조교 언니가 요즘은 확실히 마크하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이 생기기도 했다.

새로 온 미시경제학 조교가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수려한 외모.

동양과 서양을 떠나 호감이 갈 수밖에 없는 단정한 얼굴상이다.

학벌도 대단하다.

어째서 한국까지 유학을 오게 된 건지 모를 정도로.

"조교 언니!"

"어디 가요? 뭐 해요?"

"교수님이 시키신 게 있어서……."

"또요?"

"맨날 바쁘다. 혹시 주말에는 시간 돼요? 저희 옷 사러 갈 거거든요!"

친해지고 싶다.

하지만 도리어 그것이 레이첼에게 있어서는 벽이 되는 일이었다.

타인과의 교류를 잘 모른다.

그런 것보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를 이야기하고 싶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강의가 끝나고 찾아와 달라고 했는데.'

찬욱과의 논쟁.

모처럼 가지게 된 흥미의 대상으로부터 무시를 받는 건 괴로운 일이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