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국 살 끄니까-170화 (170/450)

EP.170

경제 유튜브였는데

유튜브.

하면 할수록 점점 빠져들게 된다.

'어디 보자. 오늘도 영상 반응은 좋은 것 같고…….'

살면서 SNS는 커녕 블로그도 해본 적 없는 소라다.

처음으로 해본 유튜브는 가히 신세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하고 있다.

더 좋은 반응을 얻기 위해서 이것저것 계속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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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쵸만쵸 1일 전 乃 30

와 핏 죽이네 ㄷㄷ

코디 잘 못한다고 해서 죄송

근데 노출? 이 있는 건 소화하기 힘들 듯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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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창을 보며 말이다.

어제 자신에게 토를 달았던 당돌한 구독자가 보인다.

'그래, 내가 얼마나 옷 잘 입는데. 노출도 까짓 마음만 먹으면…….'

소라도 알고 있다.

일부러 장난을 치는 거란 사실.

하지만 그 속셈에 넘어가 줘도 상관없다.

덕분에 구독자가 늘었다.

따봉이 찍혀있다는 건, 공감하는 시청자 수가 많다는 의미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경제의 신비로움을 탐구하는 채널 소라입니다!"

가슴이 패인 옷을 입는다.

카메라도 당겨서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포커스를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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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쵸만쵸 1일 전 乃 50

혹시 먹방은 안 하시나요?

저도 경제학과 학생이라 영상 참 흥미롭게 보고 있는데

가끔은 먹방 같은 일상 소재도 올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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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하긴……, 강의만 올리면 너무 팍팍하겠지.'

교수님들도 이 악물고 강의만 하면 인기가 없다.

가끔씩 잡담도 하고, 장난도 쳐야 집중이 잘된다.

자신도 다른 컨텐츠를 해보는 게 좋을지 모른다.

먹방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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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쵸만쵸 1일 전 乃 70

와 방 너무 깨끗해요!

제 방은 쓰레기장인데 ㅠ

소라님 평소에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한데 간단한 Vlog 영상이라도 찍어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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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og? 들어는 봤는데……. 일상 생활을 영상으로 찍는 거구나. 이런 거라면 나도 할 수 있을지도?'

그 외에도 있었다.

경제학 강의 말고도 이것저것 컨텐츠를 늘려가게 된다.

『Sora의 경제탐구』 구독자 3892명

「경제학과생이 쉽고 간단하게 설명드리는 미시경제학 (7)」− 조회수 5.1천회 · 10시간 전

「Vlog | 대학생 브이로그 | 혼자서도 잘 노는 집순이」− 조회수 2만 회 · 2일 전

「뭐 먹고 예쁘냐고요? 평소 식단+기숙사밥 공개!」− 조회수 1.5만 회 · 3일 전

보람이 있었던 걸까?

구독자는 연일 늘어난다.

조회수도 눈에 띄게 상승하게 되었다.

'헤, 헤헤.'

소라로서는 신이 난다.

처음 해보는 작업들도 재밌고, 시청자들의 댓글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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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1일 전 乃 152

소라의 가슴탐구! 소라의 가슴탐구! 소라의 가슴탐구! 소라의 가슴탐구! 소라의 가슴탐구!  소라의 가슴탐구!  소라의 가슴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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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크림맨 1일 전 乃 87

슴가가 말을 하네 하악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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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맨 1일 전 乃 10

머리는 이해가 안되는데 쥬지가 이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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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중에는 짓궂은 것들도 있다.

그것마저도 유튜브를 하는 재미로 인식된다.

'1년 전이었다면 눈썹이 꿈틀 정도는 했겠지.'

성적인 이야기는 질색하다시피 해왔다.

누구 때문에 바뀌게 되었지만 말이다.

성희롱이 거의 일상.

선배한테 하도 별별 짓을 다 당해서 이제는 무덤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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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과학 1일 전 乃 152

미시경제학인지 뭔지는 모르겠고

미시처럼 몸매가 야하시네요 ㅓㅜ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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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 1일 전 乃 87

실례지만 혹시 성이 아오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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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미소 1일 전 乃 10

옷이 뭐 거의 슴가 주머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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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매를 알아봐 주는 것도 싫지 않다.

최근 끼니도 거르면서 갈고 닦았으니까.

'내가 좀 많이 예뻐지긴 했지.'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 줄곧 노력했다.

그 성과를 엄한 곳에서 인정 받는 감은 있다.

하지만 유튜브.

이대로 구독자와 조회수가 더 는다면 실질적인 수익이 생긴다.

'이렇게 많이 좋아해준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는 것도 좋을지 모른다.

유튜브 수익을 위해서 말이다.

소라는 투자의 성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동안은 주식을 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정기 수익.

경제 공부.

유튜브가 흥한다면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게 된다.

'얼굴 팔리는 것도 아니고 뭐 어때?'

마음을 먹은 소라는 더 힘차게 기합을 넣었지만.

* * *

경제 유튜버.

〔개인 방송 갤러리.〕

─좀만 밀어붙이면 얼굴도 깔 거 같은데?

─갠방갤픽 유튜버 근황.real

─가축들 고소 당함jpg

─알고 보니 무슨 지잡대 경제학과인 거 아님?

본인은 그렇게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또 다른 문제였다.

─갠방갤픽 유튜버 근황.real

[소라 유튜브 캡처.jpg]

개청자가 의첸 해라, 먹방 해라 해달라는 거 다 해주고 있음 ㅋㅋ

└순진해서 하라는 대로 다 함

└뜰려고 발악을 하네

└ㄹㅇ 유튜버는 착하다. 갠방갤 악질들이 분탕 쳐서 그렇지

└칸쵸만쵸<<얘가 젤 악질 ㅋㅋ

순진한 여성 방송인으로 인식된다.

유튜버가 뭐라고 떠들든 관심 없다.

보는 것은 오직 예쁜 여자.

그것도 학력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여자다.

─알고 보니 무슨 지잡대 경제학과인 거 아님?

사실 지도 좆도 모르면 개웃길 듯

└어쩐지 몸매가 섹스 최적화더라

└지잡대 야스학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시 올 1등급 받았다던데?

└경제학부 졸업생이라 트집 잡으려고 했더니 못 잡겠음. 나보다 잘 알아 ㅅㅂ

장난을 치고 싶어진다.

닳고 닳은 여캠이 아닌 '진짜' 여성 방송인에게 말이다.

커뮤니티에서 작은 이슈가 된다.

구독자 수를 빠르게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었지만.

─갠붕이 소라좌 대학 어딘지 알아냈다 ㄷㄷ

[소라 Vlog 영상 캡처.jpg]

[한국대 가로수길 캡처.jpg]

우리 학교 다녔누

└한국대 다니는데 갠방갤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 진짜야?

└머리도 좋고 몸매도 착하고 ㅓㅜㅑ

└얼굴만 예쁘면 완벽한데 얼굴이 궁금하네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생긴다.

인터넷에서 유명해진다는 건 양날의 검이다.

집단지성.

아주 사소한 정보만으로도 정답에 가까운 추리를 해낼 때가 있다.

─한국대생에 F컵 넘는 빨통이면

몇 명 없는 거 아님??

어디 지잡대도 아니고 한국댄데

└의젖이나 뽕일 수도 있잖아?

글쓴이− 의젖은 딱 보면 티가 난다. 참젖이길래 바로 구독 박음

└F컵이 뭐냐 최소 G컵 이상임 ㅋㅋㅋㅋㅋㅋㅋ

└나 시발 진짜 누군지 알 거 같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 문제에 불과했다.

타인과 구별되는 신체적 특징 때문이었다.

〔유튜브〕

「이슈킹. 한국대 가슴녀 최신 근황」 − 조회수 71만회 · 6개월 전

「CBS뉴스. 한국대 주식 동아리 수익의 비결?」 − 조회수 102만회 · 6개월 전

「괴인박제. 스무 살에 수익 2천만원 찍은 여대생 (개이쁨)」 − 조회수 23만회 · 6개월 전

한때 유튜브를 타고 떠들썩해진 적이 있다.

그 임팩트는 쉽게 잊혀질 만한 것이 아니었다.

〔개인 방송 갤러리〕

─소라좌가 가슴녀였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교짤) 가슴녀짤 가져옴.jpg

─ㄹㅇ 그런 우유통이 흔할 리가 없지

─와 명문대생인 건 맞았누

커뮤니티의 유저들에 의해 밝혀지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튜브에도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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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하자야스 1일 전 乃 505

한국대 가슴녀님 영상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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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저격러 1일 전 乃 289

한국대 가슴녀 맞죠?

시원하게 밝히시고 얼굴도 까주세요 ㅋㅋ 가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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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련호 1일 전 乃 267

쓰……, 벌 저게 가슴이여 수박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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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는 더 많은 인기를 불러일으킨다.

* * *

여캠.

내가 소라 보고 재능을 살리라고 괜히 닦달하는 것이 아니다.

'현대의 주식 시장에서는 중요하거든.'

과거에는 정보가 빠른 사람이 승리했다.

남들이 알지 못하는 정보를 선점해서 먼저 팔고 먼저 산다.

인터넷은 커녕 전화도 없었기 때문이다.

정보를 빨리 받는다는 것의 가치가 어마어마했다.

'그걸로 떼돈을 번 가문이 있을 정도로.'

실제로 로스차일드.

내가 이를 가는 그 가문이 부를 축적한 방식이기도 하다.

가문 전용의 쾌속선과 비둘기 전서구를 활용했다.

유럽의 정보를 영국까지 30시간 더 빨리 가져왔다.

'당시 유럽은 전쟁 중이었고.'

프랑스 vs 영국 연합군.

나폴레옹이 참패했다는 그 유명한 워털루 전투가 펼쳐지고 있었다.

영국군이 승리하면 주식 가격 Up.

영국군이 패배하면 주식 가격 Down.

대체 어느 쪽이 이긴 거지?

남들이 발을 동동 구를 때 로스차일드는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특유의 수완이 합해지며 20배에 가까운 차익을 보았다.

로스차일드 가문이 유명해진 사건이다.

'그런 게 현대에서는 가능할 리가 없잖아.'

21세기에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

기관들이 개미들보다 먼저 얻긴 하겠지만, 기관의 궁극적인 적은 결국 같은 기관이다.

서로가 동등한 전투 조건.

정보로는 우위를 점할 수 없다.

그래서 떠오르게 된 게 '슈퍼스타'의 존재다.

"……."

미래의 슈퍼스타가 깊은 한숨을 쉰다.

하얗게 불타버린 소라가 자신의 집에서 간신히 살아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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