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와 여행을 갔다 온 것.
둘이 친하니 내가 아니어도 알 것이다.
'질투를 하는 것도 아니겠지.'
그냥 아쉽다.
세상에 여행, 심지어 유럽 여행을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
"어때요?"
"예쁘네. 귀 깨물어주고 싶어."
"엄청 민감한데. 세게 깨물면 안돼요. 아♡"
그것도 좋아하는 남자와.
혜리의 작은 귀를 입안에서 살살 맛본다.
'다네 달아.'
빨아 먹는 보람이 있다.
혜리가 야한 신음과 함께 서운함을 뱉어온다.
"다음에는 저도 데려가 주세요."
"둘이?"
"그것도 좋아요. 아, 아!"
그동안 방치하긴 했다.
동아리도 그렇고, 섹스도 거의 해주지 않았다.
혜리도 한 번 데려다 줘야겠다.
다음 방학 쯤에 시간을 내서.
'얘랑은 그냥 섹스 여행이 되겠지만.'
허벅지를 지나 스커트 안으로 침입한다.
손가락이 은밀한 곳에 닿는다.
축축하게 젖어있다.
그럼에도 손가락 하나 비집고 들어가기 어렵다.
"자위도 안 했어?"
"해, 했는데."
"손가락은 안 넣는 편?'
"알잖아요……."
부끄러워한다.
이런 수치심이 따먹는 보람을 배가 되게 만든다.
'좀만 안 써도 다물어지는 이 구멍도.'
살살 어루만지니 하나가 들어간다.
이내 두 개까지도 삼키게 된다.
그렇게 풀었음에도 빡빡하다.
귀두를 들이밀어 천천히 안쪽을 벌린다.
"아파?"
"괜찮아요……."
"이래도?"
"아흑! 아으아……."
뒷치기 자세.
혜리의 탐스러운 엉덩이가 맞닿을 때까지 밀어 넣는다.
그러자 어쩔 줄 몰라한다.
요상한 신음 소리와 함께 침까지 줄줄 샌다.
'사이즈 작은 오나홀에 억지로 넣는 느낌이네.'
찢어질까 봐 안절부절 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의 몸은 그렇게 나약하지 않다.
찰싹!
어떻게든 받아들이게 되어있다.
우수한 수컷의 씨를 가지기 위해서 말이다.
혜리의 통통한 엉덩이에 손바닥 자국을 남긴다.
그대롤 쭉 밀어 넣고서.
'자지 빨아들이는 거봐.'
질 안이 꼬물꼬물 움직이며 씨를 먹을 준비를 한다.
원하는 대로 시원하게 싸버린다.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도 필사적으로 받아낸다.
다 싸고 나서야 다리가 ○자로 벌어진다.
"안에 쌌어요?"
"응."
"요즘 안 먹고 있었는데……, 먹어야겠네요."
물건을 스르륵 빼낸다.
손가락 하나도 들어가기 버거웠던 그곳은 이제 쩍 벌어져 있다.
'어려서 복구 능력이 좋단 말이야.'
형상기억합금 보지.
며칠 놨두면 원래대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남자를 알아버린 질이 뻐끔거리며 2회전을 갈구해온다.
자신을 또 먹어주길 바라고 있다.
"오빠는 볼 일 있어서."
"꺄! 잠깐만요!"
"손가락으로만 조져 줄게.'
검지와 약지를 푹 찔러 넣고 아래로 쭉 땡긴다.
그러자 안쪽에 고여있던 씹물이 줄줄 흘러나온다.
'방금 넣은 물만은 아닌 거 같은데.'
생산되고 있다.
강한 자극을 기억한 몸은 강한 자극에 반응하기 마련이다.
주르륵~
오줌 싸듯이 흘러나온다.
○자로 벌린 다리도 바들바들 떠는 모습이 웃기다.
'얘는 이 정도면 만족하고.'
가만히 두면 여운에 젖어있을 것이다.
혜리를 두고 빈 강의실에서 빠져나온다.
토독, 톡!
그리고 톡을 한다.
최근 가장 따먹을 보람이 있는 애는 따로 있다.
〔수현〕
−뭐해?
「저 일이요」
−방금 강의 끝났잖아
「강의 끝나자마자 바로 가야 됐어요」
정말 모델 일을 하는 모양이다.
그것도 생각보다 잘 나간다.
'한참 예쁠 때니까.'
잡지사에서도 쓰고 싶을 것이다.
나는 다른 의미로 쓰고 싶다.
−오빠랑 하기 싫은 건 아니고?
「뭔 소리래요 ㅡㅡ」
−요즘 남친이랑 사이 좋다며?
「사이 좋은 건 좋은 거고 걔랑은 플라토닉 하니까」
그럴 시간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욕구를 풀면 된다.
까톡!
수현의 모델 사진.
그 희귀판을 나 혼자 보는 것은 꽤나 흥분되는 일이다.
「(누드로 모델 포즈.jpg)」
「진짜」
「누구 보여주거나 하면 안돼요 ㅡㅡ」
'연예인이랑 사귀면 이런 게 또 꼴리지.'
연예인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재미는 있다.
새학년도 흥미롭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아!"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수현과 톡을 하며 벤치에 앉아있던 사이에.
'달라진다고 하더니.'
소라와 눈이 마주친다.
평소 이상으로 안타까운 차림을 하고 있다.
"너는 무슨 패딩을 입고 다니냐."
"이게 좋아요."
"그야 성능은 좋겠지."
패션 좀 알라고 명품을 사줬더니 도로아미타불이다.
아니, 더 악화됐다.
'그럴 수 있지.'
여행에서의 사건.
아무리 글로벌 기준으로는 별일 아니라고 해도 본인으로서는 충격일 수 있다.
남자들의 시선이 의식된다.
그래서 가리고 다니는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지이익~!
패딩의 지퍼를 내린다.
그와 동시에 안쪽의 습하고 따듯한 공기가 새어 나온다.
땀 냄새.
하지만 남자에게는 흥분이 될 수밖에 없는 진한 페로몬이다.
"땀 빼기 좋더라고요."
"땀?"
"다이어트 중이거든요."
"다이어트 할 체형이었나?"
"어떻게 변했는지 만져 보실래요?"
달콤한 유혹.
손이 가버린 건 이성이 아닌 본능이 시킨 결과였다.
짝 하고 달라붙는다.
땀 때문에 조금 미끄럽다.
그 이상으로 손을 휘감기게 만드는 건.
"그만."
"아, 왜!"
"아래는 오빠 게 아니잖아요."
그립감이 예술이다.
원래부터 좋은 편이었지만, 조금 다이어트를 한 것만으로 작품이 되었다.
잘록한 허리.
아래로 내려가자 골반 뼈가 잡힌다.
그 밑에는 손을 얹혀두고 싶은 탱탱한 힙이.
꿀꺽!
가슴은 타고났다.
이외의 부분까지 관리하자 정말 섹스머신 같은 몸매로 변하고 있다.
손끝의 감각이 잊혀지지 않는다.
더 저지르기에는 약속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실수로라도 덮치면 아시죠?"
"실수는 좀……, 참작해줘야 하지 않나?"
"투자는 본인 책임이라면서요? 먼저 덮치게 만들어줄 테니 기대해요."
새학년.
가장 변해버린 건 소라였다.
이번 여행에서 심정의 변화가 컸던 모양이다.
'내가 뭘 저지른 거지.'
살짝 맛이 가버렸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가르쳐준답시고 조금 과하게 주입한 걸지도 모른다.
"주식은 어떻게 됐어?"
"아직은 물려있어요."
"앞으로도겠지."
"야."
알맹이는 그대로였다.
다음화는 11월 06일 20시 업데이트 됩니다.
오성전자 주식을 사고 나서 인생이 달라졌다.
"후우……."
경제학과 조교 김탁수는 한 달 전 오성전자 주주가 되었다.
당시만 해도 안 사는 게 바보.
---------------------------------------------+
『오성전자』
42,700원 ▼8500원 (−19.90%)
[한 달 동안 떡락하고 있는 그래프.jpg]
+---------------------------------------------
하지만 현재는 180도 달라졌다.
칠만전자를 간다던 믿음은 사라져버린지 오래다.
"내 팔자에 무슨 배달 음식이냐…….'
오성전자 투자 전에는 배민 VIP 찍고 편의점에서 가격표도 안 보고 샀다.
지금은 절약이 몸에 배었다.
우걱! 우걱!
편의점에서 1+1로 산 삼각김밥.
입에 욱여넣고 정수기 물로 허전한 빈 속을 채운다.
'뭔 분리수거냐. 대충 버리면 되지.'
쓰레기 버려진 꼴을 못 보던 성격이었다.
오성전자 오너가 되고 나니 품위유지 할 생각이 안 난다.
아무리 기분 좋은 일이 생겨도 꿀꿀하다.
일이 잘 풀려도 스스로 어떤 상황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나는 누구? 오만전자 주주.'
웅얼거리면 기분이 다시 울적해진다.
이래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정말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살고 있다.
하늘 같아야 할 교수님마저 밉게 느껴진다.
"교수님 오성전자 올라갈 생각을 안 하네요."
"그, 그러게."
"오만전자는 무조건 지킬 줄 알았는데."
"……."
한국대 거시경제학 교수.
양민석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탁수에게 오성전자를 추천한 게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때는 나 말고도 오른다고 했단 말이야.'
전문가들도 그렇게 말했다.
경제학과 교수인 자신의 눈에도 반도체 사이클이 탄탄하다.
하지만 이게 웬걸?
기업의 실적과 비례하지 않았다.
주가가 움직이는 방향은 예상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데일리뉴스− 「2분기 최대 실적 전망에도 가라앉는 오성전자 주가 왜?」
한국신문− 「오성전자 기대 너무 높았나? 주가는 주춤… 증권사 “저평가 받을 이유 없다”」
모두가 오른다고 하는데 실제로 오르진 않는다.
그러니까 더 답답하고, 눈치가 보인다.
"교수님."
"어, 어 탁수야……."
"오만전자 오너가 되고 나서 도저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자존감도 박살 나서 편의점 알바생이랑 눈도 마주치겠어요."
큰 소리 떵떵 쳤던 조교에게도 미안하다.
자신을 믿고서 큰 돈을 넣었다고 한다.
'나보다는 낮은 가격에 사서 괜찮을 줄 알았지.'
민석의 평단은 5.5만.
손해가 너무 커서 손절을 할 수도 없을 지경이다.
강의를 할 때도 신경이 쓰인다.
한국대 경제학과에는 또라이가 한 명 있다.
"오성전자가 오른다고?"
거시경제학 강의.
그 또라이의 귀에 들어가고 말았다.
새끼 손가락으로 껄렁하게 귀를 후비며.
"그게 어떻게 올라 시발. 남들 다 오른다고 하면 당연히 내려가는 거 아니야?"
무엄한 소리를 찍찍 내뱉는다.
민석은 그를 대단히 마음에 들어하지 않고 있다.
'나한테 학점 받기 싫은 거야?'
학생 주제에?
교수한테 뭐라 할 입장이 아니다.
그 사실을 망각했는지 아주 겁대가리가 없다.
"흠! 흠! 거기 조용하게. F 받고 싶지 않으면."
"여기 교수님이 망언을 했다는 애가 있어서요."
"내, 내가?"
"설마 한국대 거시경제학 교수님이 오성전자 따위를 살 리가 없잖아요?"
마음 같아서는 소리를 지르고 싶다.
자신과 녀석의 입장 차이를 똑똑히 가르쳐주고 싶은데.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다.
그런 말을 했던 것은 사실.
조교들의 입을 타고 학생들에게도 퍼졌다.
'아니야. 그래도 내 평단을 밝힌 적은 없어.'
나중에 오를 것은 확실하다.
거시경제라는 큰 틀에서 생각했을 때 오성전자는 저력이 있는 주식이다.
"오성전자의 매출을 생각하면 충분히……."
"반도체 매출과 업황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러네. 자네에게는 다소 어려운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저도 그 업황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그런데 괜찮다면 잠깐 소견을 밝혀도 되겠습니까?"
"어, 어?"
반도체 1위 기업.
유보금도 엄청나게 많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사만전자는 너무 싸다.
'삼만전자 간다는 미친놈도 있지만.'
그건 너무 지나친 비약이다.
거시경제학 교수로서 이것 만큼은 장담할 수 있다.
타악!
분필.
어느새 자연스럽게 자신을 대신해 강의를 진행한다.
"반도체는 전문 인력이 굉장히 중요한 산업입니다. 흔히 외계인을 고문한다는 표현이 있지만, 실제로 고문하는 건 공돌이뿐이죠."
""하하하!""
수많은 학생들의 앞에서 말이다.
자신조차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현재 한국은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7월부터 근무 시간이 52시간으로 강제됩니다."
"그게 나쁜 건가요?"
"노동자의 권익 보호는 선진국이라면 당연히 지켜져야 할 사안입니다. 하지만 전문 인력을 요구하는 반도체 업계의 특성상……."
생각지도 못했던 발상.
경제학원론의 최명철 교수도 저 또라이의 논리에 데였다고 한다.
'아니, 그래도…….'
확실히 최근 인건비가 오르고 있다.
여러가지 노동자 정책이 발표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건비 부담이 그 정도는 아닐 텐데?
시각이 좁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경쟁사인 대만의 TSMC를 보자면 인건비는 절반 수준이고, 노동 관련 법규도 여유롭습니다. 현재 두 기업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7나노 핀펫 공정에서 어느 쪽이 유리해졌는지 불 보듯 뻔한 사실이죠."
글로벌 스탠다드.
반도체 산업은 내수에 한정돼있지 않다.
언제 어느 때 경쟁 업체가 치고 올라올지 모른다.
꿀꺽!
당황스럽다.
생각도 못했던 부분들이 서로 연결되기까지 하고 있다.
그보다 더 신경이 쓰이는 건.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하지 않겠나?"
"그것을 계산하는 것이 투자자의 일이죠."
"그래도 오성전자는 반도체 점유율 1위 기업으로서……."
"그건 메모리 반도체고, 비메모리 분야는 다릅니다. 높은 PER이 적용되는 것도 비메모리쪽이죠."
오성전자 주가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진짜 투자를 한 만큼 남 일이 아니다.
"교수님 진짜 물렸나 보네."
"찍소리도 못하잖아."
"요즘 오만전자 주주면 바보 취급 받는다던데……."
필사적인 반응.
티가 안 날 수가 없다.
학생들이 쑥덕이는 소리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개인 사정으로 인한 휴강』
도망치듯 강의실 밖으로 나가버린다.
칠판에 남겨진 글자는 누가 봐도 명백한 패배의 시인이었다.
* * *
교수 논파.
그런 귀찮은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작년에는 어쩌다 보니 했던 건데.'
교수가 질문을 던졌다.
상황이 커지다 보니 유튜브까지 타게 됐다.
학생들의 반응도 부정적.
한때는 경제학과 공공의 적이 되었지만.
"물로켓 찌익!"
""와아아아아~!""
최근에는 오히려 좋아하고 있다.
내가 이 말을 하는 걸 기다리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해주지 않으면 섭섭해 할 지경이다.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아싸! 강의 빨리 끝났다."
"저 선배가 나대고 나면 빨리 갈 수 있어서 좋다니까."
"……."
콩고물 때문에 좋아하는 애들도 있다.
하지만 나도 괜히 하는 것은 아니다.
'저질 교수의 강의를 들을 바에야.'
내가 지도하는 편이 낫다.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지식들을 주입해준다.
"선배님은 오성전자가 더 내려갈 거라고 보는 거에요?"
"그래."
"그래도 오성전자인데……"
"어허! 어디 선배님 말씀에 토를 달아!"
학과 내에서도 신도가 생기고 있다.
나로서는 바라지 마지 않던 바다.
'슬슬 동아리도 안정 궤도에 올라섰으니까.'
경제학과 내에서 주류로 만든다.
더 많은 인재들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저 사람이 그 유튜브 탔던 사람이야?"
"선배님이야, 선배님!"
"그러네. 이제 선배님이네."
신입생들에게도 반응이 좋다.
유튜브를 탔던 것이 전화위복이 되었다.
'알고 있으면 이야기도 편하지.'
기존 학과생들만이 아니다.
신입생들에게도 전파를 해야만 한다.
그 구심점.
교수들을 엿 먹이는 것만큼 쉽고 빠른 방법이 없다.
"물로켓 찌익!"
""물로켓 찌익!""
다음 강의.
미시경제학에서도 한 건 해달라는 분위기다.
그런 학생들의 기대를 받아 들여준다.
나도 조금 마렵기는 했다.
'그래야 또 1년을 편하게 보내지.'
작년에도 한 번 했더니 건드리질 않았거든.
신도까지 모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물로켓!
""찌익!""
"물로켓!"
""찌익!""
거의 폭도가 되어버린 학과생들과 함께 다음 강의실로 간다.
아니, 행진이다.
"뭐야, 저 미친놈들은?"
"경제학과 애들 같은데……."
"거기 또라이가 한 명 있다더니, 이제는 단체로 미쳤구나."
분위기가 광적이면 더 광적일수록 효과는 좋다.
괜히 사이비 종교들이 잘되는 게 아니다.
'나의 위엄도 과시할 수 있고.'
교수들도 눈치를 볼 것이다.
한국대 경제학과를 나의 콜로니로 만들어버린다.
"교수님!"
"으, 응……?"
그 희생양이 되어줘야겠다.
미시경제학 교수님에게는 미안하지만.
'댁은 좀 많이 만만해 보이거든.'
적당히 말꼬리 하나 잡고 물어 뜯는다.
마침 그럴 만한 것이 눈에 띄었다.
『통화정책 파급경로』
현재 강의 내용.
정부의 금리 정책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것은 케인즈 학파의 일방적인 주장 아닙니까?"
"이, 일단 이론상 그렇다는 거네만……."
"그 이론이 케인즈 학파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문제죠."
여기에 대해서는 상당한 이견이 있다.
애시당초 금리를 조절한다는 것이.
'지극히 최근에 들어서 생긴 논리거든.'
구체적으로는 3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런 걸 이론으로 가르치고 있으니.
"그들은 돈을 찍어내서라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정신 나간 놈들이잖아요?"
"그래도 학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네만……."
"학계에서 인정 받는 것과 별도로 문제가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확실히 설명을 해주셔야 하지 않습니까?"
구멍이 뻥뻥 뚫려있다.
차후에는 수많은 문제점들이 생겨 교재가 완전히 개정된다.
'마치 어렸을 때 혀에는 맛지도가 있고, 명왕성은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이라고 배웠던 것처럼.'
시대가 지나면 바뀌는 것이다.
여유롭게 물로켓을 쏘아 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문제가 있는 건 당신인 것 같은데요?"
갑작스레 나타난 한 여자가 가로막는다.
강의실 학생들의 시선이 쏠릴 만도 하다.
"누구야?"
"새로 온 조교님이라는데……"
"외국인인데??"
"유학생인가 보지."
"와, 조교 받고 싶다."
예쁘다.
반반하다.
따먹고 싶다.
그 이상으로 나를 놀라게 만든 건.
'니가 여기 왜 있는데.'
봐서는 안될 얼굴이었다.
다음화는 11월 07일 18시 업데이트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