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다를 수 있다.
과정이 아닌 결과만 따지니까.
─손익좌 지건 마려우면 개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죽창 든 개구리 사진.jpg]
오성바이오로직스 사라매 씹새끼야!!
└이 새끼 진짜 샀누 ㅋㅋㅋㅋㅋㅋㅋ
└믿은 니가 병신이지
└손익좌 개거품
└오성전자 사라 칠만전자 간다
'이래서 주식 시장이 재밌어.'
의견을 표출하면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의도적인 시장 왜곡이 발생한다.
그것을 예상하는 것이 나의 매매 전략이었다.
대응법도 이미 생각해두었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풀매수를 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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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투자증권 제3 트레이딩팀.
"오성바이오를 팔라고? 왜?"
"낸들 아냐. 까라니까 까는 거지."
트레이딩 팀은 5팀까지 있으며, 각 팀별로 분야가 다르다.
1팀은 외환, 2팀은 단타, 그리고 3팀은.
'이러면 그동안 헛고생 한 거잖아.'
장기 투자를 맡고 있다.
시장의 흐름을 길게 보고 물량을 매집해 가는 것이다.
"심지어 오성전자는 매수하래."
"아니, 진짜 왜?"
"그거 팔려고 개고생을 했는데……."
최근 3팀은 오성전자를 팔고, 오성바이로직스를 매수했다.
목표치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상부에서 이상한 지시를 내려왔다.
지금까지 하던 짓을 반대로 해달라.
'현장은 알고 지시를 내리는 거야?'
단순히 매수 버튼을 누르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런 일이라면 트레이더를 쓰지도 않는다.
시장의 세력들이 눈치를 챈다.
목적이 밝혀지면 몇% 정도의 손실이 생길 수 있다.
그 몇%가 수십, 수백억 원.
되감기 버튼을 누르라는 건 그 손해를 감수하라는 것이다.
"잔말 말고 일이나 해."
"팀장님 생각에도 말이 안되지 않아요?"
"성과 내고 싶은 거면 2팀으로 이동하던가. 추천서 써줄 테니까."
""아닙니다~!""
그 이전에 좆같기도 하다.
기껏 열심히 하라는 대로 해놨더니 다시 엎으라니.
'그냥 하라는 대로 하면 돼 너희는.'
일반 직원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사안이다.
자신도 팀장이 되고 나서야 알았다.
증권사들간의 연계.
힘을 합하면 종목 하나둘은 쉽게 주무를 수 있다.
"오성전자 풀매수!"
"오성바이오로직스 팔아!"
시장에 왜곡을 일으킨다.
다른 증권사들도 개미투자증권에 협조한다.
'매수 심리를 죽여 놔야지.'
'개미들이 눈치채서는 안돼.'
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득이 된다.
물론 개미들도 바보가 아니다.
상승폭이 조금 더딘 정도로 흔들리진 않지만.
〔종목토론실− 오성전자〕
─역시 든든하네요 오성전자!
─염유안 부장님이 하락장은 옥석 고르기라고 하셨는데
─D램 가격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오성바이오로직스 꼴 보세요 ㅋㅋㅋㅋㅋ
.
.
.
하락장이 되면 이야기가 다르다.
단기 반등이 끝나고 다시 증시가 내려간다.
하지만 지난번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오성전자 주주들은 아주 화기애애하다.
─역시 든든하네요 오성전자!
지금 코스피가 7% 빠졌는데
오성전자는 그 반도 안 빠졌어요
기관이랑 외국인도 계속 사고 있고요
└이래서 오성전자 사는 거지요^^
└반등 때는 가장 먼저 올라갑니다
└저는 그냥 은행이라고 보고 있어요~ 매달 100만 원씩 꾸준하게 넣어요
└오성전자 주주라 햄 볶고 있어요
하락장에 주가가 내려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시장에서 돈이 빠지고 있으니까.
그 정도가 덜하다.
기관들의 적극적인 매수로 오만전자가 유지되고 있다.
─D램 가격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D램 가격 올랐다는 기사.News]
오성전자의 주력 수출품이 뭐죠?
핸드폰?
아니, 반도체입니다
그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 안 좋다고 손절하면 그게 기관들이 원하는 바입니다
└와 이거 때문에 기관들이 사는 거였군요 ㄷㄷ
└고급 정보 감사합니다 선생님
└반도체 없어서 못 팝니다
└저는 추가 매수하고 있어요. 칠만전자까지 들고 가려고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긍정적인 해석들이 줄을 잇는다.
주가가 여유가 있다.
주주들의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종목토론실− 오성바이오로직스〕
─여기 회사 망했나요?
─손익좌가 추천해서 샀다는 놈들 ㅋㅋ
─그르게 내가 오성바이오 팔라고 했제?
─바이오 기업은 원래 PER이 높습니다
.
.
.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오성바이오로직스 주주들은 난리가 날 수밖에 없다.
─여기 회사 망했나요?
지수가 7%밖에 안 내렸는데
얘는 거의 두 배 가까이 빠졌네요
회사에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니가 사서
└개미가 산 게 가장 큰 악재지요
└그러니까 오성전자 사지 왜 이딴 걸 사 ㅋㅋㅋㅋㅋㅋ
└바이오주는 기본적으로 거품입니다
반등장에는 지지부진했다.
하락장에는 손실폭이 더 크기까지 하다.
주가가 좋지 않자 생각도 암울해진다.
기존의 악재들이 더 크게 보인다.
─그르게 내가 오성바이오 팔라고 했제?
악재가 그렇게 많은데 무시하더니 ㅉㅉ
PER이 150인 기업을 사는 바보들은 니들밖에 없을 거다
└와 이 기업 PER이 그렇게 높았음?
└버는 것도 없는데 주가만 높으면 어떻게 될지 뻔하죠
└난 그래서 진작 팔았지 ㅋㅋ
└손익좌가 추천해서 샀는데 ㅠ
아무리 이 기업을 믿고 있어도, 주가가 떨어지면 흔들린다.
그것이 사람 마음.
공포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일부 냉정한 투자자도 있긴 하지만.
─바이오 기업은 원래 PER이 높습니다
평균 PER이 100이에요
그런데 오성그룹에서 밀어주니 성장성을 더 높게 평가 받는 거죠
뭣 모르는 분들이 자꾸 PER 얘기하시네
└그런데 왜 주가가 내림??
└그렇게 좋은 기업이면 니가 풀매수해라
└PER이 150이면 150년을 벌어야 한다는 거다 멍충아!
└라고 써있는데요?
겉잡을 수가 없다.
강성 주주들마저 안티로 만들 수 있는 것이 하락장이다.
계좌가 실시간으로 마이너스가 찍힌다.
이성을 유지한다면 그게 더 이상할 노릇.
'이래야 개미지.'
이태호 본부장은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다.
종토방은 기관에서도 자주 살핀다.
개인의 심리를 다이렉트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미 멘탈이 반쯤 박살 나있다.
하락장 + 추가 폭락.
자신들이 노리고 있던 계획이 그대로 먹혀들고 있다.
'이대로 한 2주 흔들면 완벽한 개미털이가 되는 거지.'
더 내릴 필요도 없다.
위아래로 흔들기만 해도 매수 심리가 전멸하게 된다.
악재성 기사까지 올리면?
웬만큼 강심장이라도 주식을 팔고 싶어진다.
그것이 바로 개미.
자신들이 그토록 추종하고, 신뢰하던 사람도 다시 보일 것이다.
─손익좌가 추천해서 샀다는 놈들 ㅋㅋ
대가리가 있으면 생각을 해봐라!
정말 100% 오르는 주식이면 본인만 떼돈 벌지 니들한테 가르쳐 주겄냐?
└애초에 전문가도 아니고 어중이떠중이
└염블리 추천주 오성전자를 샀어야지 ㅎㅎ
└주선생 하고 다를 줄 알았는데 결국 똑같은 놈……
└근데 손익좌는 떼돈 벌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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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누군가에 돌리는 것만큼 속 시원하고 편한 방법이 없다.
오성전자가 떨어진 것을 염부장을 탓했다.
오성바이로직스도 그렇게 될 수 있다.
'너도 예외가 아니야.'
아주 가끔씩 나온다.
제딴에 옳은 소리한다고 나대는 녀석들.
그때마다 잘근잘근 밟아주고 있다.
시장이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다.
약자는 강자에게 잡아먹힌다.
그 사실을 모르면 아무리 주가 분석을 잘해봤자.
'우물 안 개구리란다 꼬마야.'
조금 사태를 크게 벌인 감은 있다.
그렇게 해야 할 만큼 중차대한 사안이었다.
개미들에게 넘길 물량이 수십 조 정도가 아니다.
이 장대한 계획은 반드시 실행되어야 한다.
미래의 싹도 함께 밟는 것이니 아까울 것도 없다.
한국에 개미를 위한 주식인은 존재해서는 안된다.
* * *
기관의 장난질.
충분히 예상하고 있던 시나리오 중 하나다.
'원래 주식 시장은 돈 놓고 돈 먹기니까.'
가치투자?
그런 단조로운 매매법에 취미가 있을 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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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SM 제조업 지수』
2018/02/02 60.8
[대충 2년간 떡상해온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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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선반영의 싸움이다.
글로벌 추세는 이미 다음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D램 가격? 영업이익? 그런 걸 보는 시대가 아니지.'
ISM 제조업 지수가 60을 넘었다.
반도체 사이클의 끝이 머지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가능성이 생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외국인들에게 오성전자의 메리트가 떨어진다.
─외국인님이 학살 중입니다!
더블 킬!
기관님이 외국인님의 개미 학살을 종결시켰습니다!
지금은 기관이 열심히 버텨주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지.
'그리고 오성전자가 무너지면 그 돈은 어디로 갈지.'
예측의 예측을 하는 사람만이 돈을 번다.
나에게는 시간 문제에 불과한 싸움이다.
* * *
개미투자증권.
평화로웠던 트레이딩 3팀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개미들 평단 이하에서 받쳐주고는 있는데…….'
팀장인 정재우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다.
오성전자를 계속 횡보시킨다.
기관들이 힘을 합쳐서 말이다.
그것이 당초 세웠던 매매 전략이었지만.
─외국인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예상치의 배의 배가 넘을 만큼.
이대로라면 헷지를 해도 손해가 천문학적이다.
"본부장님, 제 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음……."
한국 증권사들끼리는 커넥션이 있다.
가재는 게 편.
물밑에서 담합해 시장을 움직인다.
'외국인 이 새끼들은 왜 협조를 안 하는 거야!'
하지만 외국 기관들은 그런 게 없다.
같은 장사를 하는 녀석들이 상도덕을 안 지킨다.
토독, 톡!
이태호는 빠르게 연락을 취한다.
담당자를 통화해 좋게 좋게 해결해보려고 했는데.
"오성전자에 대한 매도세를 줄여주셨으면 합니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같이 개미들에게 물량을 넘기죠?"
"Ni Emi ."
눈 먼 돈을 주워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다음화 보기
눌리고 있는 스프링.
그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 세게 튀어 오른다.
'시발!'
기관도 아무런 보험 없이 주가를 누르는 게 아니다.
헷지를 하는 방법이 있다.
공매도.
주가가 내린 만큼 이득을 본다.
어찌 보면 양쪽으로 발라 먹는 사기 스킬 같지만.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결국 양날의 검이다.
자신들의 의도와는 반대로 움직이면 손해도 배가 된다.
그것을 멈추려면 방법은 하나 뿐이다.
그동안 판 물량은 물론 공매도 물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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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바이오로직스』
360,000원 ▲89,500원 (+34.35%)
[일주일만에 떡상해버린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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