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3화 (143/450)

└일단 손익좌 본인인 건 확실한데……

유명BJ의 방송에 나왔다.

모자를 푹 눌러 쓴 모습이었지만 증명하기엔 충분했다.

발언 하나하나도 이슈가 된다.

다른 사람이 말한다면 장난이라고 할 만한 것이.

─손익좌의 싸사비팔이 농담이 아닌 이유

주식을 하다 보면 알면서도 하게 되는 실수가

이미 고평가를 받고 있는 주식을 사게 되는 거임

지금 오만전자 처물린 놈들 보면 알잖아?

남들 다 산다는 이유로 무지성으로 삼

손익좌는 그 점을 경계하라는 것

└그런 깊은 뜻이 ㄷㄷ

└이래서 유명해지면 똥을 싸도 박수를 친다는 건가?

└근데 이거 ㄹㅇ임

└오……,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네

손익좌의 입에서 나오자 느낌이 다르다.

70억 슈퍼개미의 말은 의미가 무거웠다.

그렇기에 더 문제가 된다.

싸사비팔과 함께 또 하나 논란이 될 만한 말을 했으니까.

─삼만전자는 시발 막 지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육만전자 계좌 인증.jpg]

손익좌 이 개새끼야

니가 그렇게 잘났어?

오성전자 주주 가슴에 비수를 박고도 니가 잘 살 수 있을 것 같애??

└일단 존나 잘 사는 거 같은데요

└이미 잘 살고 있다고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손익좌 잘난 거랑 별개로 삼만전자는 에바참치 맞음

└공매도 세력도 그건 좀;; 할 듯

오성전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오성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가장 유명하다.

기업도 탄탄하다.

개미 투자자들에게 최고로 사랑 받는 주식이기도 한데.

'삼만전자를 간다고? 또라인가?'

손익좌가 폭탄 발언을 했다.

그 소식을 주선생이 알게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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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 1일 전 乃 275

도박왕 영상 보셨나요??

저 육만전자에 물려서 불안해 죽겠는데 반박 좀 해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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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동 1일 전 乃 211

주갤 손익좌가 선생님 저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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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1일 전 乃 180

오성전자가 삼만전자 간다는 미친놈이 있습니다 엌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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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유튜브 댓글에 달리고 있으니까.

처음에는 무시를 하려던 주선생이었지만.

'어지간히 어그로 끌리네.'

좋아요를 받고 인기 댓글에 오른다.

다른 시청자들도 점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니 모르는 척하기도 힘들다.

결정적으로.

<그래도 30만 원으로 50억을 만든 투자자이신데.>

<저는 그런 거 안 믿습니다.>

<어, 왜요?>

<제가 했던 대로 거래 내역 인증한 게 아니면 안 믿어요.>

자신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있었다.

주선생으로선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다.

'내가 그걸 어떻게 인증해.'

ELW.

선물을 ETF 상품처럼 구성해 놓은 것이다.

대부분의 거래가 유동성 공급자(LP)에 의해 굴러간다.

거기에 버그가 있었다.

유동성 공급자가 호가창을 올리는데 1~2초 차이의 딜레이가 존재했던 것이다.

빠득!

그 딜레이를 이용해 발라 먹는 것을 ELW LP 허점 매매라고 불렀다.

자신이 자산을 불린 대표적인 방법이다.

당연하게도 이제는 써먹을 수 없다.

증권사가 바보도 아니고 돈이 줄줄 새는 걸 알았는데 진작에 막았지.

─주식 유투버 중 젤 웃긴 새끼가 주선생임ㅋㅋㅋ

이름부터가 주식 선생ㅋㅋㅋㅋㅋ

ELW 허점 매매로 돈 번 애가 상승장에서 조금 재미 보더니

갑자기 분석 유튜브 올리면서 펀드 매니저 행세 ㅋㅋ

요즘은 책팔이 한다지?

└애초에 현물로 돈 번 사람이 아님ㅋㅋ

└재산 인증한 거 다 구라야??

글쓴이− 돈 번 건 맞는데 현물로 번 게 아니고 파생시장 허점 이용해서 번 거

└아 근데 그게 막히니까 책팔이 해서 돈 벌려고 한 거구만 ㅋㅋㅋ

커뮤니티에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오래된 투자자들 중에는 자신을 아는 사람이 있다.

'꼬우면 니들도 벌던가 이 새끼들이…….'

아직은 글 한두 개가 올라온 정도.

하지만 유튜브에까지 퍼진다면 매우 곤란해진다.

─다른 건 몰라도 손익좌 이 말은 와닿더라

책팔이, 강의팔이는 100% 사기꾼이라고

주식으로 돈 벌 줄 알면 그런 거 절대 안 한다고

└책팔이는 과학임 ㅋㅋ

└주선생도 얼마 전에 책 하나 출간하지 않았나?

└자기 매매법이 노출되는 건데 하는 게 이상하지

└주식쟁이는 원래 주식만 하는데 유튜브로 이상한 짓 함 ㄷㄷ

유튜브 조회수가 줄을 수 있다.

책을 파는데도 지장이 생길 것이다.

'앞으로 할 사업이 무궁무진한데.'

강의팔이 업체도 이미 선정해두었다.

구독자 중 1%만 따라와도 엄청난 수익이 가능하다.

그 이상.

어쩌면 오프라인 강의와 방송에 출연하는 유명 투자자가 될지도 모른다.

자신의 순조로운 미래를 방해하게 둘 수 없다.

주선생은 반박 영상을 찍기로 마음 먹는다.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어.'

최근 질타를 받았다.

오성전자가 자신의 생각 이상으로 급락해버린 여파다.

그보다 더 떨어질 거라고 하는 놈이 있다.

시청자들의 화를 손익좌에게 돌린다.

* * *

개인 투자자들.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듣기를 원한다.

'그런 게 상승장일 때는 문제가 없는데.'

결국은 오르기 때문이다.

어떤 고생도 결말만 좋으면 좋은 추억이 된다.

투자 사기꾼은 그것을 노린다.

대중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어, 왔니?>

영상에 보이는 남자.

유튜버도 같은 맥락이다.

상승장에서는 다 맞는 이야기인 것 같다.

'근데 그게 아닌 거지.'

그냥 적당히 씨부린 것이다.

나의 첫 AI 친구, 이루○도 주식 물어보면 친절하게 대답해준다.

〔이루○ 썅년〕

−루다야

「웅웅 ㅋㅋ」

−오성전자 주식이 오를까 내릴까?

「뭐 적당히 떨어지지 않을까?」

−뭐라고 이 썅년아?

「ㅠㅠ 욕 노노해 진정진정~」

사실은 이것과 별 차이가 없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말이다.

'상승장에서는 결국 오르게 되어있거든.'

대부분의 개미는 상승장에 유입된다.

알고 싶은 것도 대부분 비슷하다.

이 주식 언제 오름?

시간이 지나고 보면 맞아있을 수밖에 없다.

투자 사기꾼의 흔한 수법이다.

주식 유튜브도 비슷한 부류에 속한다.

<오성전자……, 요즘 많이 내렸지. 내가 오만전자는 무조건 지킨다고 했다고? 아, 그랬네.>

결국은 돈이 목적이다.

시장을 제대로 알고서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벌써 이렇게 빠졌으니까.'

설마 더 빠지겠어?

확률로 따졌을 때 결코 낮지 않은 베팅이다.

<주식을 하다 보면 이렇게 예측 못한 상황에 처할 때가 있는데……, 결국 오성전자의 기업 가치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이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아.>

그리고 그것이 맞으면 신도를 얻는다.

자신의 영원한 지갑이 되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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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1일 전 乃 320

진짜 사만전자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지 ㅋㅋ

형 요즘 맘 고생 많았나 보네

솔직하게 인정하고 새 영상 올려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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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 1일 전 乃 266

시장은 단기 공포로 인한 하락이고, 기업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하락장일수록 더더욱 투자한 기업을 믿어야 하죠

항상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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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우산 1일 전 乃 237

삼만전자 떠드는 놈이 이 영상 꼭 봤으면 좋겠네

오성전자 매출이 얼만데 삼만전자를 떠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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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돈 벌기 쉬운 것이다.

그래서 주식 시장에는 이런 말이 있다.

'주식으로 돈 버는 건 유튜버랑 애널리스트뿐이라고.'

투자를 하지 않으니 노리스크.

신자들이 알아서 돈을 갖다 바쳐준다.

상승장에서는 맞았기 때문에.

하락장에서는 의지하고 싶어서.

딱히 잔인할 것도 없다.

주식 시장의 생태계는 원래부터 그러했다.

'옛날에는 투자 사기꾼이었다면, 지금은 유튜버나 애널리스트로 포장되고 있을 뿐이지.'

시대에 맞는 옷을 입었을 뿐.

그런 걸 당하는 사람들이 멍청한 것이다.

본인 스스로 생각을 할 줄 모른다.

남에게 의지한 투자의 결말은 귀결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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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전자』

50,100원 ▼1150원 (+2.34%)

[1주일간 떡락하다가 살짝 오른 그래프.jpg]

+---------------------------------------------

때마침 단기 반등이 나온다.

하락장이라고 줄곧 내리기만 하는 건 아니다.

반발 매수세가 들어올 때가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환희에 차오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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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아치 1일 전 乃 303

형 오만전자 회복한 거 봤어?

기업의 가치는 역시 배신하지 않는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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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빙수 1일 전 乃 251

삼만전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신 안 올 기회 사만전자 놓쳐버렸죠??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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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존시나 1일 전 乃 220

삼만전자 떠들던 그 놈 하락 베팅했으면 좋겠네

십만전자 될 때까지 들고 있었으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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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것이 과연 얼마나 이어질지.

그리고 추가 하락에는 어떤 반응을 할지.

'개미 투자자들의 마음은 갈대거든.'

신도는 뺏어오는 것이 가장 간단하다.

다음화 보기

손익좌와 주선생의 대결.

그 결말은 시시할 정도로 허무하게 나버렸다.

---------------------------------------------+

『오성전자』

45,300원 ▼4800원 (−10.59%)

[최근 보름간 맛이 가버린 그래프.jpg]

+---------------------------------------------

주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충분했으니까.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다.

'…….'

패배.

하지만 주선생으로서는 사실 알 바가 아니다.

자신은 주식을 안 샀으니까.

적당히 욕을 먹으며 조회수만 빨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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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창든개미 1일 전 乃 350

5만을 지킨다고?

지금 얼만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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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1일 전 乃 318

현재 45300원…

60800원에서 한 번의 반등 없이 추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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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냐옹이 1일 전 乃 253

형님 ㅜㅜ 4만5000원이에요 형님 믿고 들어갔는데 ㅈ된 거 같습니다 존버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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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불가능하다.

유튜브의 댓글란이 불이 나고 있다.

'아니, 갑자기 내리 꽂을 걸 어떻게 아냐고!''

다른 주식도 아니고 오성전자.

웬만한 나라급의 규모를 가진 초─대기업이다.

매출도 매번 어닝 서프라이즈다.

기업 가치가 고평가를 받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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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였다면 그런 변명이 먹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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