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1화 (141/450)

하루하루 목숨줄이 타들어가고 있던 파산에게.

─나스닥vs코스닥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주갤 손익좌한테 매매법 가르쳐 달라고 하는 건 어떰?

"손익좌? 그 사람도 유튜버야?"

−ㄴㄴ 걍 주갤러인데

−매일 손익 인증 올리는 전업 투자자임

−개씹고수야

−수익이 비현실적이라 모투라는 썰도 있더라

흥미로운 이야기가 들려온다

50만원을 70억으로 만든 믿기지 않는 투자자가 있다.

.

'주선생도 그 정도 했다고는 들었는데.'

하지만 기간이 다르다.

주식 경력이 10년 가까운 주선생과 달리 불과 1년에 불과하다.

단타와 스캘핑으로 돈을 불렸다고 한다.

시청자들의 말이 정말 사실이라면.

'나 구출 가능하나?'

지푸라기도 잡아보는 심정이었다.

* * *

갑작스러운 소식.

하지만 전혀 갑작스럽지 않다.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상승장에서는 모두가 낙관적이다.

입맛에 맞는 소리를 해주는 위선자가 인기를 얻는다.

하락장에서는 현실을 깨닫는다.

진짜 살아남을 방법을 알려줄 사람을 애타게 찾게 된다.

<기다리면 그래도 탈출각 주나? 아니면 덜 물린 것부터 손절을 할까?>

−기다리면 올라갈 거야^^

−시청자 악마 새끼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내가 팔라고 했잖아

−딴 건 몰라도 공구레이디는 손절해……

합방을 제안한 도박왕씨도 그런 모양이다.

주식BJ라고 꼭 주식을 잘하는 건 아니니까.

'근데 좀 심하네.'

물린 종목 하나하나가 예술이다.

정말 어지간히 멍청해야 고점에 물리는 개잡주.

─단타로내집마련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유성중공업 물린 건 ㄹㅇ 레전드급 병신짓

<아니, 그때는 진짜 올라갈 줄 알았단 말이야. 기세가 좋았다고.>

−영익 26조가 진짜인 줄 알았나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대가리가 없음

−세력이 얘 땜에 돈을 버는 듯

−좀만 생각이란 걸 하고 들어가지 ㅋ

이상하게 낯이 익다.

공구레이디부터 시작해서 우리손푸드, 위젠에너지, 그리고 유성중공업까지.

'이런 새끼가 대신 물려주는 거구나.'

양심상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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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는 소식.

〔한국 주식 갤러리〕

─이걸 도박왕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시발 진짜 연락이 갔구나

─이쯤에서 보는 지난 1년간 손익좌 계좌 추이.jpg

─근데 손익좌가 진짜 존재하는 사람이었음?

 주식 커뮤니티가 떠들썩해질 만도 하다.

그도 그럴게 모든 것이 베일에 쌓여있었다.

─근데 손익좌가 진짜 존재하는 사람이었음?

50만으로 70억 만드는 게 말이 안되잖아

누가 컨셉 잡고 올리는 건 줄 알았는데

└그러네?

└1년 동안 컨셉집을 한 거였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그런 줄

└니 말대로 컨셉이면 방송을 나오겠냐

손익좌.

그가 나타난 건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존재감은 커뮤니티를 집어 삼키기 충분했다.

하루에 딱 1개의 글만 올린다.

장이 끝나고 계좌 사진과 함께 자신의 수익을 인증하는 것이다.

─이쯤에서 보는 지난 1년간 손익좌 계좌 추이.jpg

[손익좌 작년 3월 인증.jpg]

50만 원으로 당차게 한주갤 입갤

[손익좌 작년 5월 인증.jpg]

3달 안돼서 2억 만들어버림 ㄷㄷ

[손익좌 작년 7월 인증.jpg]

2개월만에 5배 달성

이때 경쟁하던 리딩이 뒤져버림 ㅠ

[손익좌 올해 1월 인증.jpg]

그리고 대망의 70억……

중간에 몇 달 비는데 코인하러  갔다는 소문이 무성함

└개추

└이거 실시간으로 매일 보면 개소름임

└내가 이 새끼 보고 꼴 받아서 풀베팅했다가 좆됨

└와 모아서 보니 진짜 어이가 없네 ㅗㅗ

시작은 초라했다.

50만 원.

적다, 많다를 떠나서 이마트 시식 코너 맛보기 수준이다.

수익을 내기에는 턱도 없이 모자라다.

하지만 복리의 마법이 펼쳐지며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불어났다.

─주갤럼이 구라로 메일 보낸 건 아니겠지?

그런 새끼 한 다섯 명은 있었을 거 같은데

└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박왕 낚인 거 아니냐

└본인 인증을 받았으니 공지를 올렸겠지

└주갤럼을 우습게 보지 마라 컄ㅋㅋㅋㅋㅋㅋㅋ

수많은 추종자가 생기게 된다.

한 명의 투자자로서 경외감이 드는 수익률이다.

하지만 본인이 신비주의.

간단한 답글조차 달아주지 않기로 유명했는데.

〔도박왕김파산의 방송국〕

공지− 『손익좌님과 합방이 성사되었습니다!』

50만으로 70억을 만들었다는 전설적인 투자자……

손익좌님과 연락이 닿게 되었습니다

금요일 오후 8시 장 끝나고 ㅎㅎ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유명BJ의 방송에 나오기로 한 것이다.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가 된다.

「LoL) 도박왕. 손익좌님께 주식 강의 받습니다」_ დ1,891명 명

평소였다면 큰 관심이 쏠리진 않았을 것이다.

주식 그 까이 거 뭐?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락장에서는 모든 투자자들이 절실하다.

−떴

−냐?

−도박왕한테 주식 강의 쇠귀에 경읽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익좌 보러 옴

−레전드 합방이네

−캠 켜!!

−손익좌 실물 영접 ㄷㄷ

−50만으로 70억을 땄다고??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고 싶다.

자신을 구조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방송 어그로는 끌렸는데…….'

방송을 하는 김파산 본인도 같은 생각이다.

물론 BJ로서의 목적도 있다.

방송 어그로.

유명인을 초청하면 평소 이상의 시청자가 몰려온다.

그들 중 소수만 고정 시청자로 남아도 개이득이다.

그런 계산적인 이유보다.

'진짜 딱 본전만 탈출할 수 있게 해주면 소원이 없겠네!'

한 명의 투자자로서 절박함이 앞선다.

주식을 물렸을 때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솔직하게 욕심도 있다.

그 손익좌라는 전업 투자자가 정말 특별한 비법을 가지고 있는 거라면.

─내꿈은도박왕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손익좌 팬티까지 싹 다 털어먹자!

"님들이 말하지 않아도 제가 더 잘 알아요 시발."

−이 새끼가 제일 절실함

−방송 끝나고 지만 물어보는 거 아님? ㅋㅋ

−손 떠는 거 보소

−손익좌 같은 친구 한 명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친하게 지내면 뭐 떡고물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그렇다면 진짜로 가능할지 모른다.

손실 복구를 넘어 그 이상.

돈 잘 버는 투자자가 되는 것이 말이다.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있었는데.

* * *

인터넷 방송.

현재 시점에서는 의아하게 보일 수도 있다.

'인방에서 경제 이야기를 한다는 게.'

차후에는 보편적인 개념이다.

월가의 날고 기는 투자자들도 BJ를 하게 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스트리밍.

시장에 대한 시각을 실시간 방송에서 푸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이름 없는 전업 투자자입니다. 어떤 커뮤니티에서는 손익좌라고 불리는 것 같지만."

−ㄹㅇ 손익좌임?

−계좌 인증 좀요

−70억 계좌 까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 많이 어린 것 같네

지금도 유명 헤지펀드 CEO들이 트위터를 하고 있으니 이상할 것도 없다.

단순히 플랫폼이 바뀔 뿐.

'그것을 투자자들이 원하고.'

현대의 주식 시장.

온갖 정보들이 인터넷을 타고 쏟아진다.

역설적으로 무엇이 옳은 정보인지 알기가 힘들다.

선택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 많은 정보들 중 옳은 것을 골라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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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계좌』

예수금 : 6,720,006,974

누적손익: +7,000,108,892

+---------------------------------------------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시발 70억……

−슈퍼개미 등장 ㄷㄷ

−저 정도면 거의 기관급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이야 계좌 인증 정도로 만족할 것이다.

와 저렇게 돈 많이 벌었으니 뭔가 있겠지.

'그렇지가 않거든.'

주식도 결국 확률 게임이다.

수백만의 개미들이 달려들면 운 좋은 개미도 일부 생긴다.

"와~! 형들 제가 진짜 본인 계좌가 맞나 민증까지 비교해서 보고 있는데 본인 맞아요!"

"계좌보다는 거래 내역을 보시는 게 확실할 거 같은데."

−거래 내역을 봐야지

−3월부터 싹 다 검색 ㄱㄱㄱㄱㄱㄱㄱ

−진짜 50만부터 시작했는지 좀 보자

−계좌는 속이는 사기꾼들도 있음

돈은 많다.

하지만 그 돈을 다시 불릴 능력은 없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다.

'그래서 책팔이, 강의팔이 하면서 돈 벌려고 하는 거지.'

그런 사람들에게 배울 수 있는 것?

없다는 사실은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주식 시장은 오직 능력이 전부다.

과거에 대단했다, 물로켓 쐈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공구레이디도 거래하셨네,"

"네."

"위젠에너지도. 나 이거 물려있는데."

"그러게요."

"유성중공업이랑 우리손푸드까지……."

"물려주는 병신들이 있어서 돈 벌기 쉽더라고요."

"씨발 새끼야!!"

그러한 사실을 투자자들도 깨닫게 된다.

겉만 번지르르한 놈들을 믿어서는 안되겠구나.

'실시간으로 자신의 이름과 펀드를 걸고 하는 방송만큼 신뢰할 수 있는 게 어딨겠어.'

헤지펀드 CEO들이 인방을 하게 되는 이유다.

고객 예탁금을 늘리기에 그만한 방법이 없다.

그것이 시대적 흐름.

차후에는 실시간 방송을 보고 펀드를 정하는 게 트렌드가 된다.

─도박왕충신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70억 중에 1억은 도박왕 돈이었네 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이 먹으면 얼마나 좋아. 왜 혼자 빼가지고 나만 물리게 만들어!"

"괜찮아요."

"뭐가 괜찮아! 당장 살자 마려워 죽겠구만."

−손익좌는 먹고 나온 거고 넌 처물린 거고

−파산이가 제일 급했네 ㅋㅋ

−근데 ㄹㅇ 살인충동 들 듯

−손익좌가 주가 조작한 것도 아니고 뭔 죄야

도박왕의 방송에 출연한 이유.

내가 먹은 주식에 물려있어서 동정심이 들은 것만이 아니다.

'인지도를 쌓아둬야지.'

시장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돈, 그리고 영향력.

돈은 마음만 먹으면 쌓을 자신이 있다.

그래봤자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전 생에서 뼈저리게 깨달았다.

내가 아무리 돈이 많아봤자 더 많은 사람이 존재한다.

"이제부터 걱정 안 해도 돼요."

"대체 뭐가!"

"제가 왔으니까."

"?!"

하지만 인지도는 이야기가 다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명백히 한계가 있다.

'신뢰는 그 사람의 행보가 만들어가는 거거든.'

전설의 첫걸음.

이미 지난 1년간 공을 들여 포석을 다져왔다.

"솔직히 제 잘못은 아닌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조금은 미안하니까 도움을 드릴게요."

"그럴려고 나온 거 아니었어요?"

"원래는 안 가르쳐주죠."

−오

−비법 푸는 거임??

−진짜 손익좌 잘못 아니긴 하지 ㅋㅋ

−근데 파산이 머리로 이해가 가능할까

그것을 터트릴 무대도 마련되었다.

하락장은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좋다.

'그렇다고 쉬운 건 아니지.'

현실.

대부분의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는 이유는 돈을 쉽게 벌고 싶기 때문이다.

복잡한 이론?

그것을 이해할 능력도 없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간단하게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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