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지에 물리면 누구라도 그렇게 될 것이다.
'손가락 잘라버리고 싶거든.'
매수 버튼을 누른 그 손가락.
주식 투자자라면 한 번씩 느껴보는 심정이다.
그런 아픔과 고통을 겪어봐야 한다.
꽃길만으로는 결코 투자자가 될 수 없다.
─우리증시 정상영업합니다!
[우리식당 정상영업합니다 짤.jpg]
코스피 사주세요 제발……
└안 사 이 새끼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 돈이 없다 물려서 컄ㅋㅋㅋㅋㅋ
└개좆스피 ㅅㅂ
└외국인 개새끼들 때문에 진짜 개망했음
한동안 계속 하락장이 이어질 것이다.
악재 뉴스가 쏟아지며 공포 심리를 유발한다.
'사실 미중 무역분쟁은 반년이 더 된 일이고, 한미 금리 역전도 1달 전에 예고가 돼있었는데 말이지.'
개인들의 손절을 유도하기 위함.
그것을 받은 기관들이 공매도를 다 상환한 후에 주가를 올릴 것이다.
뻔하다.
그럼에도 당하게 된다.
결국 방아쇠를 가진 것은 힘 있는 외국인과 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손익좌 수상함
손익 추이 안 올린지 꽤 됨
이 새끼는 알고 있었네
└냄새 맡고서 돈 싹 뺀 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씹고수
└그냥 70억 벌고 쉬는 거 아니야?
└주선생은 저가 매수 기회라고 꼬드기던데 ㅅㅂ
주식 시장에서 돈 많은 자가 갑인 이유.
아무리 합리적인 거래를 해도 돈찍누 하면 답이 없다.
코스피에서는 그것을 배울 수 있다.
주식장에서 일어나는 개 같은 경우는 다 만나보게 되니까.
'만약 살아남는다면 엄청난 성장을 할 수가 있지.'
쉬운 일은 아니다.
주가가 내려가면 멘탈이 깨진다.
이성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제대로 된 매매는 커녕 시장을 살필 용기조차 잃게 된다.
소라가 그 고낙과 역경을 이겨낼 수 있을지.
─안녕하세요 BJ도박왕입니다
[파프리카TV 도박왕 인증.jpg]
한국 주식 갤러리에 숨겨진 고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손익좌라는 닉네임을 쓰시는 분인 걸로 알고 있는데
본인 계시다면 연락 꼭 좀 해주세요!
[email protected]
└고수가 있었다고???
└여기 개처물린 사람밖에 없는데요
└도박왕 이 새끼 손익좌한테 매매법 배우러 왔누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도박왕 본인임?
그 정도도 못한다면 주식을 접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신경 써줄 만큼 나도 한가하지 않다.
'슬슬 그럴 때가 됐으니까.'
인간은 평화로울 때는 평등을 찾고, 위기에 처했을 때는 영웅을 찾는다.
다음화 보기
파프리카TV.
개인 방송의 공화국.
수많은 BJ들이 서식하고 있다.
롤부터 시작해서 보라, 먹방 등.
여러가지의 컨텐츠가 방송 주제가 된다.
<♪♬♪∼♪∼♬♪♬∼♬♪∼♩♪∼♩♬♪∼>
그중에는 '주식'도 있다.
긴박감을 유발하는 BGM과 함께 한 BJ가 독특한 짓을 시작한다.
"매수 주문 넣었어요. 무조건 올라야 돼 무조건. 안 오르면 이거 사기야!"
−이걸 들어간다고??
−간도 크네
−또 개잡주 단타
−니가 하는 건 도박이고 ㅋㅋ
주식.
회사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행위.
그런 미적지근한 투자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급등주에 올라탄다.
터져 나오는 변동성을 활용해 짧은 시간에 수익을 먹고 나오는 매매법이 있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바로 스캘핑이다.
BJ도박왕은 단타가 주콘텐츠.
그중에서도 스캘핑을 메인으로 삼는다.
"사는 애들 힘이 존나 좋긴 한데 자꾸 씨부랄 불안하네. 어? 어? 팔아? 홀드해? 홀드. 어? 어? 좋았어 300~~!!!"
−오
−이걸 먹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넌 먹을 자격이 있다
−오늘 도박왕 폼 좋네
수입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시간 대비 수익으로 따진다면 그 어떤 직업도 따라오지 못한다.
단 1분.
그 짧은 시간에 500만원을 번다.
1억의 시드로 신용까지 썼기 때문이다.
잠깐 먹고 나오는 것만으로 한 달 치 월급을 번 셈이다.
하지만 도박왕은 만족하지 않았다.
<♪♬♪∼♪∼♬♪♬∼♬♪∼♩♪∼♩♬♪∼>
한 번 더 BGM을 튼다.
급등주에 올라탔다는 뜻.
그의 검색식에 걸려든 것이 있었다.
'25%나 올랐어? 씨발 이거 상따각인데.'
상한가 따라잡기.
수많은 종목 중 최소 1개는 +30%를 찍기 마련이다.
그 종목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숟가락을 얹는 정도는.
"올라라, 올라라, 올라라……. 왜 내가 사니까 떨어지는데!!"
−니가 사니까
−???: 그가 샀습니다
−미친놈아 지금이라도 손절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계속 떨어지는데?
쉬울 거라고 생각해 하고 있다.
실제로 방금 전 매매도 성공을 거뒀다.
─세력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이번에는 실패했을 뿐.
1 대 1의 무승부로 치기에는 상황이 조금 나쁘다.
---------------------------------------------+
『유브이모터스』
9,170 ▲1460 (+18.93%)
[떡상했다가 떨어지는 그래프.jpg]
+---------------------------------------------
순식간에 −6%가 박힌다.
방금 전 벌은 250만원은 진작에 사라져버린지 오래다.
─도박왕충신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님들 이거 모투죠? 이분 돈을 땅에 버리고 있는데
"……."
−당연히 모투지
−어떤 병신이 5분만에 1천만원을 잃냐고 아 ㅋㅋㅋㅋㅋ
−진짜 개좆됐네 ㄷㄷ
−300 따고 1천을 잃어주는 개씹혜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얼핏 젖과 꿀이 흐르는 기회의 땅으로 생각되지만.
'진짜 씨발 오늘도 꼻게 생겼네.'
그 달달한 향에 매혹된 벌레들을 잡아먹는 파리지옥이다.
걸려 든지 한참 되었다.
─도박왕충신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모터스 지옥 가네요
"괜찮아요. 지금 제가 있는 데가 지옥이에요."
복구해야 하는데!
미련이 더 큰 손실을 불러일으킨다.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감당하기 힘들 지경이다.
무려 억단위다.
깡통을 차도 제대로 찼다.
일반적인 투자자였다면 주식을 할 수가 없겠지만.
─허리를피자님, 별풍선 5000개 감사합니다!
얼굴 좀 펴요 ㅋㅋ
"피자 형님 5천 개 감사합니다. 진짜로……, 살자 마려워지고 있었어요."
−와 5천 개 ㄷㄷ
−킹손 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형이 그러면 농담이 아니잖아
−팩트) 10만 개 더 받아야 본전이다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BJ에게는 콘텐츠가 된다.
자신이 돈을 잃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나 돈 계속 꼻게 하려고 세력이 작전 펴는 거 아니야?
그런 생각이 들 정도.
물론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력이 부족함에도 주식을 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후원을 포함해도 손해다.
핑계를 대고 주식을 쉬거나, 시드를 줄이고 싶은 마음이 산더미 같은데.
─반도체마스터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병신이 도박만 하니까 그렇지 ㅋㅋ
─내꿈은버핏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생각 좀 하고 들어가라
─코인충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불쌍해서 쏴준다
.
.
.
시청자들이 원하니 어쩔 수가 없다.
주식 말고 다른 방송을 하면 풍력이 초라할 정도로 쪼그라든다.
'주식을 안 할 수도 없고. 하면 무조건 잃고.'
그나마 최근에는 상승장이었다.
물렸던 종목도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 지나면 탈출각을 줬다.
---------------------------------------------+
유브이모터스│9.890주│−10.75%
우리손푸드 │6,178주│−12.86%
유성중공업 │3,563주│−7.50%
위젠에너지 │9,851주│−21.09%
공구레이디 │291주 │−69.73%
+---------------------------------------------
하락장이 시작되고 말았다.
바닥이라고 생각했던 종목이 지하실을 뚫고 지구 맨틀로 처박히고 있다.
'내가 진짜 본전만 찾으면, 본전만 찾으면 시발 람보르기니가 나온다고!!'
옵션도 안 붙인 가장 싼 기준이긴 하지만 2억이 뉘집 개 이름이 아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돈이다.
언제쯤 복구할 수 있을까?
희망을 가졌던 것도 과거의 일이다.
긍정적인 미래가 이제는 그려지지 않는다.
"형들 저 진짜 진지하게 어떡하죠? 요즘 진짜 생명의 전화 마려운데."
−도박을 끊으라고 ㅄ아
−괜찮아요 아직 대출이 있잖아요!
−누칼협?
−넌 BJ 아니었으면 이미 뒤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일매일 새로이 시작한다는 마음가짐.
오늘은, 오늘부터는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최면을 거는 데도 한계가 있다.
실시간으로 돈이 삭제가 되는데 긍정적이기도 힘들다.
〔도박왕김파산님의 방송국〕
─이러다 BJ 살자했다고 뉴스에 뜰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 컨텐츠는 한강 입수 각이냐?? [21] +50
─이번 기회에 주식 좀 배워보자
─주선생한테 주식 배우면 좋을 거 같은데
.
.
.
팬들로서도 난리가 난다.
광대가 죽어버리면 앞으로 재밌는 방송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 컨텐츠는 한강 입수 각이냐??
시청자 1만 명도 찍겠는데?
└ㄹㅇ 몇 개 쏘면 하냐?
└시청자 1만 명+9시 뉴스 시청자 100만 명으로 머기업 될 듯
└이러다 진짜 죽어……
└요즘 파산이 얼굴 새파랗더라
어떻게 해야 좀 더 연명할 수 있을까?
시청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그 결과.
주식을 배워보자는 여론이 생긴다.
파산도 그것을 고려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아니, 진짜로 나는 물어보고 싶어. 내가 뭐가 부족한 거지? 진짜 한 끗 차이인 거 같은데."
−???
−한 끗(1헥타르)
−청자 말이나 듣던가 ㅋㅋ
−단타는 그냥 재능임 재능
솔직하게 잘 모르겠다.
주식을 한 기간으로 치면 짧지 않다.
2년.
거래 대금도 매일 몇 억씩 넣다 빼니 경험치도 쌓였을 것이다.
'참을성이 없어서 그런가? 먹을 때 조금 먹고 잃을 때 크게 잃어서.'
주식BJ로서 자존심이 있다.
어중간한 도움은 받고 싶지 않다.
─주선생한테 주식 배우면 좋을 거 같은데
주선생 30만원으로 50억 만든 괴물이잖아
과외 받으면 뭐라도 얻어가지 않을까?
└파산이는 50억 있어도 30만원으로 만듦
└환장의 콜라보 찍을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주선생도 거품이라고 보는데
└파산아 보고 있으면 진짜로 파산하기 전에 과외 좀 받아라
특히 주선생.
일부 시청자들이 업급을 한다.
어떤 사람인지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
"주선생님은 나랑 별로 안 맞는 거 같아. 그분은 가치투자 하잖아."
−좀 하라고
−아 도박쟁이가 도박 못 끊지 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도박 보러 오는 건데
−심지어 유튜버임
주식 유튜버라고 한다.
초보 투자자들에게 주식 마인드와 투자법을 가르쳐준다.
'아니, 나도 2년 전으로 돌아갔으면 오성전자 몰빵 했지!'
하지만 하락장이다.
그 든든했던 오성전자조차 지금은 사만전자가 되어버렸다.
─도박왕충신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주선생도 요즘 거품 빠졌더라 오만전자 뚫려서 구독자한테 욕 개처먹는 중 ㅋㅋ
"진짜로. 지금 장은 그냥 누가 와도 못 벌어."
설사 오른다고 해도 문제다.
그렇게 감질나게 버는 것은 시청자들이 안 좋아한다.
'파프리카에서 가치투자를 어떻게 해.'
유튜버가 아닌 BJ.
자극적인 방송을 해야 시청자들이 별풍선을 쏴준다.
뫼비우스의 띠에 갇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