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2화 (122/450)

"응?

"진짜 보낸 거에요 100억을??"

"응."

입을 뻐끔뻐끔거리며 나를 쳐다본다.

통장에 100억이 생겼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혹시 각인가?'

연예인도 100억이면 대주려고 줄을 선다.

실제 5억 미만선에서 거래가 된다.

100억 보지.

그 정도면 대줄 만하다고 사회적인 시선에도 인정될지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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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발신]

이*욱님, 10,000,000,000원 정상 이체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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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결말이었다.

소라가 돈을 다시 이체하고 나를 째려본다.

"질 나쁜 장난이에요."

"장난 아닌데?"

"그러니까 질이 나쁘다는 거에요!"

질이 좋을 것 같은 년이 화를 낸다.

그러더니 확 나를 밀쳐서 침대에 눕힌다.

쭈와압!

그리고 키스.

덮치듯이 아주 강렬하게 내 입술을 빨아 먹는다.

"이런 거 얼마를 줘도 안 해주거든요?"

"100억도?"

"1000억도."

"1조도?'

"씨발아."

한 손은 나의 사타구니에 간다.

기둥을 살포시 감싸며 위아래로 흔들흔들 해준다.

간만에 서비스가 좋다.

크고 무거운 살덩이를 내 가슴팍에 비비며 속삭인다.

"좋아요?"

"쌀 것 같애."

"빨리 한심한 얼굴 하면서 싸버려요."

아까와 같은 대딸.

하지만 소라가 의욕적으로 나서자 퀄리티가 다르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가끔은 괜찮을지도 모른다.

소라의 매도를 들으며 쌓여있던 것을 분출한다.

쪼옥!

쭈와압!

그와 동시에 입술이 더 찐득하게 달라붙는다.

손도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거 한 번 하려고 100억을 써요? 선배는 혼 좀 나야겠네요."

"기분 좋으니까……."

"앞으로는 쓸데없는 곳에 돈 쓰지 마요. 알았어요~? 아니면 못 알아들었어요~?"

"아, 알았어!"

한계까지 쭈욱 뽑아냈다.

쪼그라든 물건의 표피 안쪽에 엄지손가락을 넣는다.

귀두의 아래 부분을 쓱쓱 문지른다.

그곳이 민감하다는 걸 아는 것처럼.

"꼬추도 여러 부분이 있네요. 여기가 좋은 거죠?"

"좀 더……."

"더 해달라고요? 안돼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쥐었던 손에서 힘을 빼버린다.

그대로 털썩 앉아버리는 물건이 아쉬움을 더한다.

'사디스트 담당으로 키울까?'

그런 생각이 들 만큼 훌륭했다.

고작 대딸만으로 날 싸게 만들다니.

"근데 100억은 어떻게 된 거에요? 선배 그렇게나 돈 많았어요?"

"도박으로 땄어."

"정말 또 위험한 매매나 하고. 혼나야겠어요."

"아! 아!"

또 물건을 쥐었다 폈다 한다.

만지는데 재미가 들린 걸지도 모른다.

침대 위에서 노닥거린다.

방금 전, 어떤 매매가 있었는지도 알려준다.

"너무 위험한 거 아니에요?

"매매가 다 심리전이지. 원래 쫄리는 쪽이 지는 거야."

"저는 알아도 못할 것 같아요."

모든 투자자가 같은 매매법을 할 필요는 없다.

각자 맞는 길이 있는 법.

범생이니까 정석적인 매매에 소질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했지만.

'쥐어 짜는 매매법도 잘할지도 몰라.'

투자자로서의 완성은 되어봐야 알 일.

아직은 성장하는 과정이다.

"오빠가 오늘 벌었으니까 한 턱 쏠까?"

"선배 돈 함부로 쓰는 거 나쁜 버릇이에요."

"그래?"

"선배가 평소에 좋아하는 것도 괜찮아요. 전 그게 더 궁금해요."

"여자."

"침 삼키지 마라."

학생에게는 학생에게 어울리는 모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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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붐.

대대적인 유행이 일어나고 있다.

11월에 들어 엄청난 급등이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가 코인 동아린가요?"

"교주님을 뵙게 해주세요!"

"줄을 서십시오 줄을."

그에 따라 코인 동아리의 위상은 올라간다.

가입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코인의 가치를 이제서야 알아보는구나!'

그야말로 문전성시.

제2의 전성기가 찾아왔다.

동아리장인 주도경은 입이 귀에 걸린다.

"신자분들 모이셨습니까?"

"네!"

"코인 어케 거래함?"

"빨리 좀 가르쳐줘요!"

"허허, 조급하신 신자분들이 계시나 보네요."

빈 강의실에 입교 희망자들이 모인다.

너무 많아서 동아리실로는 부족했다.

코인을 설파해온 보람이 있다.

뒤늦게 입문한 이들이 조금 안타깝지만.

"저기."

한 여학생이 손을 든다.

그녀가 무슨 질문을 하려는지 듣기도 전에 입감이 간다.

"요즘 코인 엄청 올랐잖아요."

"네, 말씀하세요. 신자분."

"9월에 들어갔다가 물리고 손절했는데……, 이번에도 또 그러지 않을까 걱정되거든요."

갑자기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커진다.

비슷한 불안을 가진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고점에 물리는 건 무서우니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말은 하나 뿐이다.

"코인에 늦고 빠르고란 없습니다. 하고, 안 하고의 차이만이 있을 뿐."

""오오!!""

"정 불안하시다면 조금씩 소액으로 해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결국 이르는 결론은 같겠지만."

동아리 운영을 해오면 알게 되었다.

신앙심은 처음부터 싹트는 게 아니다.

자신이 죽자고 설명을 해봤자 안 듣는다.

본인의 기적을 직접 맞닥뜨려봐야 한다.

'예수님을 따르는 12사도도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코인으로 돈을 잃지 않는 방법은 단 하나.

배신자 유다만 되지 않으면 된다.

비트코인은 무조건 오르게 되어있다.

발행량이 800만 개로 한정돼있기 때문.

이 법칙만 안다면 코인 투자만큼 쉬운 게 없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보 같을 정도다.

""와아아아아~!!""

주도경의 강연에 학생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코인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인터넷만 검색해도 나오는 정보.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가 신뢰성을 더하고 있다.

"음……, 저번이랑 똑같네."

"난 모르겠다. 그냥 덜 오른 주식 사고 말지."

"맞아. 너무 과열이야."

일부 경제학과 학생들은 미심쩍어한다.

9월경의 대란과 달라지지 않았다.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투자 수단도 알게 되었다.

코인을 할 이유가 없다.

'하던가 말던가.'

달라진 건 코인 동아리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경제학과 학생들만이 신도가 아니다.

한국대학교 전체에 붐이 일어나고 있다.

아니, 이제는 코인 안 하는 게 바보일 지경.

이종격투기 − 「비트본위제 1탄(비트코인이 지금 오르는 이유)」

樂 SOCCER − 「대출 받아서 비트코인 산 투자자 근황 ㄷㄷ」

카오스(CHAOS) − 「비트코인을 처음 사려는 당신에게」

일반 커뮤니티에도 널리 전파되고 있다.

반응도 이전과 달리 호의적이다.

─비트본위제 1탄(비트코인이 지금 오르는 이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4차 산업혁명 때문으로 보인다.

이게 뭔 비트코인 풀 뜯어먹는 소리냐?

4차 산업혁명이라 함은 인공지능, 로봇, 전자결제, IOT 이상 4가지의 키워드가 핵심이다.

몇몇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로봇이 위의 일들을 하려면 금융 시스템이 연결돼있어야 한다.

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코인에 의존할 것이라고 본다.

물론 비트코인이 아닐 수도 있다.

새로운 코인이 생겨날 수도 있다.

하지만 화폐가 금에 연동되어 발행되었듯 구심점이 필요하고, 그 역할을 비트코인이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비트코인의 가치는 반감기를 거칠수록 높아진다.

└개소름 ㄷㄷ

└한 마디로 디지털 금을 싸게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거네요

└와……, 폭등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이 글 보고 비트코인 풀매수

코인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신시대의 문물이라는 사실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저기……, 선배님."

그에 대해 잘 아는 사람.

적어도 주위를 둘러봤을 때는 있을 리 없다.

사적으로도 은근히 찾아온다.

코인을 가르쳐 달라고 말이다.

'아까 강연 때 손들었던 애인가?'

그때도 눈여겨보고 있다.

자신이 괜히 발언 기회를 줬던 게 아니다.

"경제학과생이세요?"

"그건 아닌데……, 같은 학교 선배님이시니까."

"흠흠! 그렇죠."

"혹시 코인 좀 물어봐도 돼요? 모르는 게 많아서……, 카톡으로 하면 편할 거 같은데."

예나라고 한다.

영어연문학과 2학년으로 얼굴도 귀엽고, 애교도 있어 보인다.

'살다 살다 내가 여자한테 번호 따이는 날이 오다니.'

감개가 무량하다.

어디까지나 사무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카톡을 교환한다.

〔한국사학과 지윤이〕

「오빠」

−왜?

「저 코인 물렸는데 봐주실 수 있어요?」

그런 애들이 많기 때문.

처음에는 코인을 알고 싶다며 접근해오지만.

「코인 너무 어렵다 ㅠㅠ」

−정진해가면 돼. 지윤이도 코인을 깨달을 날이 올 거야

「오빠는 코인 오래 했잖아요」

「그동안 얼마나 버신 거에요?」

어찌저찌 썸으로 연결된다.

처음에는 그런 분위기가 어색했던 도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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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경님의 계좌』

매수금액│1,010,650,891원

평가손익│+1,002,653,522

평가수익률│+12,5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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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란 고양이콘.jpg)」

「뭐에요 진짜 돈이에요?」

−그럼 진짜지

「오빠 개부자였구나」

「돈도 많은데 저 밥 한 끼 사주시면 안돼요?」

「막 이래 ㅋ」

이제는 즐기고 있다.

계좌를 보여주면 여자쪽에서 알아서 들이댄다.

'능력남이잖아 능력남.'

자신이 원하고 원했던 것.

코인으로 성공해 부자가 된다.

돈과 명성, 여자까지 손에 넣는다.

정작 진짜 원하는 건 못 얻었지만.

꿀꺽!

여러 여자들을 만나면서 알았다.

소라만큼 자신의 취향이 없다.

얼굴도 몸매도 스트라이크.

그보다 더 마음에 드는 건.

"최예나구나."

"그냥 예나라고 불러주세요 선배님."

"혹시 투자 경험 있어?"

"경험이요? 딱히 없는데……."

여자들은 투자 내용에 잘 신경을 안 쓴다.

돈만 벌면 그만.

그래서 자신한테 꼬치꼬치 물어보는 것이다.

달콤한 과실만 취하려 든다.

'역시 결혼까지 생각하면.'

이야기가 통해야 한다.

일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면 금상첨화.

소라밖에 없다.

도경은 소라에게 고백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려면 100억 정도는 있어야지 암.'

코인을 시작했을 때부터 가졌던 목표.

이제는 정말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절벽 위의 꽃을 쟁취한다.

코인이 더 급등한다면 안될 것도 없는 일인데.

"교주님!"

"어디 갔다 이제 오셨어요"

"흠흠! 잠깐 신자를 돌보고 왔습니다. 급한 건 부교주한테……."

"요즘 부교주님 안 와요."

"아까 보니 소라랑 있던데."

"소라씨랑?!"

경쟁자가 생긴다.

* * *

코인의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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