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1화 (121/450)

가능은 하다.

시세를 더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가 걸린다.

1. 한국인 A의 자산 예측 실패

2. 다른 큰손이 개입했을 경우

3. 코인의 가치 훼손

레이첼의 펀드는 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럴 만한 매수 근거를 가졌다.

선제적인 정보.

앞으로 2배 이상은 더 올릴 수 있는 호재거리다.

'지금 긴 조정을 만드는 건 현재 계획에 없어요.'

숙부님께서도 가능한 빨리 처리하라고 하셨다.

곧 무언가가 터질 예정.

예상치 못한 개입이 있어 시간이 촉박하다.

현재 중국 세력들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중국 큰손이 이더리움을 매수했습니다!

지지선을 받쳐주고 있다.

방향성을 바꾸는 초기 징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타닥, 탁!

레이첼은 빠르게 판단을 내린다.

프로그램의 패턴을 바꾸고, 자신도 직접 수동으로.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콜옵션 매수를 넣는다.

백만분의 1초 단위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매수까지 진행된다.

오직 기관만이 쓸 수 있는 기법.

전용 회선과 고성능 컴퓨터가 그것을 가능케 만든다.

'중국 세력들의 프로그램 방어 물량이……, 그렇죠. 나오죠.'

아직 기관들이 발을 들이지 않은 코인판에서는 엄청난 이점이다.

자신이 괜히 난장판을 유도한 게 아니다.

어느 때든 회수할 자신이 있기 때문.

대응력에서도, 매매법에서도 한 수 위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한 가지 문제가 생기고 만다.

─한국 큰손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어부지리.

선매수를 넣은 한국인 A가 차익을 본다.

그 꼴을 두 눈 뜨고 용납할 수밖에 없다.

'제길.'

자신도 모르게 욕설을 사용한다.

그 정도로 지금의 승부에 집착하고 있었다.

한국인 A.

결과만 놓고 보면 그의 장난질에 농락 당한 꼴이니까.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물론 순순히 주지는 않을 것이다.

최대한 횡보를 시키며 수익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바로 물량을 쏟아낸다고요? 설마 고레버리지로 승부수를 건 건……. 아니에요. 지금 생각해봤자 의미 없는 일이죠.'

시장가로 긁은 2천억의 물량,

만약 확신을 가진 저점 매수라면 좀 더 지켜볼 것이다.

조정 구간에 빠르게 털 이유는 없다.

하지만 조금씩 던지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 큰손이 이더리움을 매도했습니다!

─한국 큰손이 이더리움을 매도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잡생각.

매매에 안 좋다는 걸 알면서도 머릿속 한 구석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온다.

프로그램 매매가 안정된 것을 확인한 레이첼은 방금 하던 생각을 이어나간다.

'후우……, 제가 이 새벽에 뭔 짓을 하는 걸까요.'

새벽 4시가 넘어간다.

지금부터 잔다고 해도 두 시간 눈을 붙이는 게 고작이다.

그렇다고 성과를 본 것도 아니다.

기껏해야 물량을 유지하고, 헷지를 해둔 게 전부다.

그럼에도 레이첼은 웃고 있다.

투자의 세계에 발을 들인 이후 이렇게 재밌었던 적이 없다.

'재미라뇨. 투자는 재미로 하는 게 아닌데 말이죠.'

알고 있다.

그녀에게 있어 투자는 가업.

로스차일드가를 지탱하는 기둥 중 하나가 된다.

더없이 진지해야 한다.

하지만 방금 전 한국인 A와의 술래잡기는 흥미로운 것이었다.

꿀꺽!

압도적인 입장에 있는 건 자신이다.

하지만 그가 내린 판단에 휘둘리고 말았다.

전략을 몇 번이나 수정했을 정도.

어이가 없는 한편, 그 능력에 대해서도 감탄한다.

'좋아요 한국인 A. 이번에는 제 패배에요. 하지만 이대로 끝나지는 않겠어요.'

집착을 하게 된다.

다음화 보기

승부수.

투자자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정작 그 순간에는 손이 안 눌리는 게 사람이지만.'

역사적으로 저점은 있었다.

아니, 5~10년 주기로 한 번씩은 찾아온다.

단기적으로는 훨씬 더 잦다.

정작 풀매수를 하는 사람은 없을 뿐.

─매, 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알면서도 하지 못하게 되는 짓.

나는 그 기회 비용에 베팅한다.

'제로섬 게임의 하지마루지.'

개미는 분명 약자다.

도박판에서는 돈이 많은 자가 강자.

하지만 한 방 정도는 있다.

매수를 해도 들어주지 않는다면.

〔비트코인 갤러리〕

─킹 말 올

─흑좆양봉 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투자냐? 도박이지??

─데드캣바운스 ㅄ드라

판을 뒤엎어버린다.

현재 개인 투자자들은 심신미약 상태나 다름없다.

'실시간으로 폭락을 맞이하면 누구라도 그렇게 되지.'

여기서 더 끌어내린다면?

폭동이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물론 그런다고 세력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이더리움 가격이 내려도 된다면.

꿀꺽!

내 기억에 의하면 이더리움의 폭등 랠리는 이제 시작이다.

아직은 버리기 아까울 시기.

이것은 제로섬 게임이다.

나에게서 모든 걸 빼앗아가려면 그에 상승하는 가치를 걸어라.

─개미가 튀었습니다!

─개미가 본전을 건졌습니다!

─중국 큰손이 이더리움을 매수했습니다!

갑작스레 양봉이 뜨자 겁먹었던 개미들이 허겁지겁 손절한다.

한 푼이라도 건지려는 것이다.

그것을 누군가 받아먹으며 새로운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

내 의도대로 시장이 흘러간다.

─프로그램이 이더리움을 대량 매수했습니다!

'그래, 개미 한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울 수는 없잖아.'

칼자루는 세력이 쥐고 있다.

결과를 보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쉰다.

불알 땅기는 쫄깃쫄깃함.

내가 도박을, 아니 매매를 끊을 수가 없는 이유다.

'주식은 결국 심리 싸움이니까.'

코인은 더할 수밖에 없다.

실질 가치가 없으니 심리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

상대의 목적도 알고 있다.

내가 질 리가 없다고 확신한 승부지만.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쫄리는 건 쫄리는 거다.

만약 내려갔다면 바로 패가망신이었다.

물론 기우일 수 있다.

평소였다면 신경 쓰지도 않을 사소한 가능성이지만.

'100배 레버리지는 아무래도 무겁지.'

승부수는 한 번만 두기 때문에 승부수다

짧게 먹고 빠르게 빠져나온다.

조금씩 흘리며 물량을  조절한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차익을 본다.

〔비트코인 갤러리〕

─오늘 장 미쳤네

─이럴 거면 왜 처내렸는데 ㅡㅡ

─와 내가 손절했더니 오르는 거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력 개씨발 새끼들아ㅏㅏㅏㅏㅏㅏㅏ

변동성에 휘둘리는 개미들로서는 죽을 맛.

하지만 이것이 원래 코인 시장이다.

'지금까지가 너무 잔잔했던 거지.'

현물 위주로 굴러갔다.

공식 선물 거래소가 없기 때문.

앞으로는 더 거래가 어려워질 것이다.

---------------------------------------------+

『이찬욱님의 총 자산』

10,005,026,974원

+6,252,502,892(+166.54%)

+--------------------------------------------

그전에 꿀을 빨고 간다.

약 3천억 원.

코인 선물을 대량 처분하자 차익도 달달하게 쌓인다.

'이 맛에 하는 거긴 해.'

인생을 한 번쯤 걸어볼 가치가 있다.

계좌에 단위 수가 다른 금액이 찍힌다.

유민이라면 조수를 지릴 만한 금액.

소라는 침대에서 세상 모르고 쿨쿨 잔다.

'이 년이 냄새 난다면서.'

아주 곤히 곯아떨어졌다.

소라의 가슴을 찰싹찰싹 때려서 잠에서 깨운다.

"소라야."

"음……, 깜빡 잤어요."

"100억 주면 대줄래?"

"콜."

비몽사몽하다.

정말로 자다 깬 듯 눈꺼풀이 반쯤 감겨있다.

'원래 심신미약 상태일 때 꼬시기가 쉬운 법이지.'

히죽 웃는다.

내가 또 개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소라의 핸드폰이 부르르 떨린다.

폰보다 바이브가 더 어울릴 것 같은 음탕한 하반신에서 말이다.

토독, 톡!

폰을 꺼내서 두들긴다.

소라의 안 그래도 큰 눈이 더 똥그랗게 커진다

"왜 진짜 보내고 지랄이야!"

"확인했어? 넣어도 되지?"

"꺄! 미친놈아!"

빵빵한 빵댕이를 감싼 화이트 진을 벗긴다.

골반이 하도 커서 중간에 걸리지만.

'오, 야한 속옷이네.'

팬티와 하얀 궁둥이살은 보인다.

소라가 허겁지겁 다리를 조이며 반항을 한다.

"속옷도 야한 거 입고 왔네. 혹시 기대했어?"

"아, 아니야! 평소에 입는 거라고."

"평소에 이런 야한 속옷을 입고 다닌다고?"

"으으……."

어린 애 같을 줄 알았는데 제법 어른스럽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하긴 사이즈가.'

국내 브랜드는 맞지 않는다.

위도 아래도 워낙 커서 서양인의 사이즈다.

"아무튼 넣을게."

"넣지 마!"

"100억 주면 대준다며. 임신 서비스 있는 거 맞지?"

"#^&@#%@!"

소라의 두 허벅지를 잡는다.

아주 튼실해서 끌어안는 보람이 있다.

반쯤 벗겨진 바지 아래.

손으로 자신의 가랑이를 필사적으로 가린다.

드르륵~!

무시하고 지퍼를 내린다.

반쯤 서버린 물건을 꺼내자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다.

"넣지 마아……."

"왜? 해도 된다며."

"농담이었어요. 이러지 마요 정말."

울먹거린다.

강한 척 나오더니 본방에 들어가자 암컷이 된다.

'정신 없을 때 반만 넣어볼까?'

이미 팬티를 쿡쿡 찌르고 있다.

사이로 잘만 진입하면 어떻게 될 거 같은데.

뚝! 뚝!

진짜 눈물을 흘리고 있다.

흥분으로 섰던 물건이 가라앉으려고 한다.

정말로 하기 싫은 모양.

세상에 100억을 거부하는 여자가 있을지 몰랐다.

'분위기 타는데 실패했네.'

이렇게 정색할 줄이야.

소라를 토닥토닥 두들겨 진정부터 시킨다.

"오빠가 미안해."

"제가 그 창녀처럼 돈이면 다 될 줄 알았어요?"

"뚝."

"또 그러면 용서 안 할 거에요 정말."

꼭 끌어안자 조금씩 잦아든다.

안는 게 OK면 무서워서 그런 건 아닐 텐데.

'100억도 안된다고? 대체 얼마를 받으려는 거야.'

소라 하나 따먹으려고 별 지랄을 다 한다.

평생 자유이용권도 아니고 과한 감이 있다.

쪼옥!

키스는 받아들인다.

따지고 보면 이것도 덮친 건데 뭐가 다른 건지.

"나 자고 있는 동안 이상한 장난이나 준비하고."

"응?"

"패턴 해뒀는데 어떻게 푼 거에요? 제 폰에 어떻게……."

긴장이 풀렸는지 핸드폰을 두들긴다.

내가 장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

토독, 톡!

토독, 톡!

계속 두들겨본다.

아무리 앱을 껐다 켰다 해봐도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선배 설마."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