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한 번 쓰면 너덜너덜해진다.
구멍이 쩌억 벌어져서 닫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혜리는 아직 어리다.
며칠 안 쓰면 다시 닫히는 인체의 신비가 있지만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다.
섹스도 잘하고 투자도 잘하는 파트너는 드물다.
레이첼은 밤에도 낮에도 우수했다.
"수현이도 부를까?"
"아, 그럴까요?"
"3P 조지면 조금 천천히 허벌이 될지도 모르지."
"수현이는 남친 있는뎅. 오빠 나빴다♡"
자꾸 나를 속박하려 해서 먹버 선언을 했더니 꼭지가 돌아버릴 줄은 몰랐다.
미친년이다.
* * *
파비안은 최근 큰 고민이 있다.
'하……, 정말 골 때리는 상사가 왔단 말이야.'
새로운 상사 때문이다.
20대.
많이 쳐줘도 25살은 넘지 않아 보인다.
물론 있다.
월반을 한 천재들.
이곳 월 스트리트에서는 드물지도 않다.
그렇다 쳐도 막 대학을 졸업한 새내기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머리 꼭대기에 있다.
"장전 보고는 어떻게 되죠?"
"아, 네! CPI가 발표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FED의 기조가 매파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이사.
자신이 평생 굴러도 될까 말까 한 까마득한 자리에 앉은 것이다.
원래는 낙하산이라고 생각했다.
패밀리 오피스의 특성상 귀한 집 자제들이 온다.
현장을 모르는 풋내기.
적당히 구워 삶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의외로 만만찮은 년이었다.
'정장 답답한 거봐. 저 안에 손 욱여넣어서 단추 다 뜯어버리고 싶네.'
능력이 있다.
게다가 섹시하다.
파비안으로서는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
"저한테 더 할 말 있나요?"
"아, 아닙니다! 오늘 따라 외모가 더 빛이 나시는 것 같아서."
"시시하긴."
꼴린다.
기계처럼 차가운 태도도 파비안의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있었다.
'저 검스는 fuck! 일부러 꼴리라고 입은 거잖아.'
기고만장한 여자의 스타킹을 찢고 덮치는 건 뭇 남자들의 로망이다.
할 수가 없을 뿐.
계급으로도, 이성으로도 무엇 하나 해볼 여지가 없다.
상상 능욕만이 할 수 있는 전부다.
'눈빛이 좀 소름 끼치는 분이에요. 일은 잘해서 됐지만.'
레이첼로서는 신경도 안 쓰고 있다.
유능한 부하.
일만 잘한다면 말이다.
어느 정도 상정을 하고 있기도 했다.
자신이 프로젝트를 맡는데 불만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건.
타닥, 탁!
타닥! 타다닥!
능력으로 증명하면 될 일이다.
레이첼은 직원들이 일을 하는 사무실 안을 둘러본다.
'What the fuck!.'
'스타킹이……, 향기가…….'
'성처리 해주면 평생 개같이 일할 텐데.'
부하 직원들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쫙 빠진 몸매에 답답한 정장.
그 상반된 모습이 오히려 매력적이다.
옆을 지나칠 때마다 침을 꿀꺽! 삼킨다.
'일은 잘되고 있어요. 잘되고 있긴 한데…….'
그러한 직원들의 속마음을 레이첼만 모르고 있다.
그저 업무의 일환으로서 살필 뿐.
"현장 직원들에게 의견이 올라온 것은 없나요?"
"네, 딱히……. 아무래도 이사님의 업무 지시가 워낙 완벽하시다 보니 헤헤."
파비안이 따라다니며 아부를 한다.
일이 잘되는 건 안심이지만, 다른 생각도 들 수밖에 없다.
'직원이 짚어내지 못하는 걸 수도 있어요. 이 분도 영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지나치게 순조로운 것.
자신의 능력 덕분이라고 자화자찬할 만큼 오만하지 않다.
완벽주의자인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도 매몰차다.
어디 놓친 부분이 없는지 찾게 된다.
"전에 조사하라고 했던 데이터 있지 않았나요? 9월경의."
"아, 그랬죠! 마침 완료가 된 것 같습니다. 별 게 없어서 말씀을 안 드렸는데……."
"서둘러 주시죠."
마침 있었다.
별 게 아니다.
파비안의 표현은 자신도 절반쯤은 동감한다.
'하이에나 같은 녀석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매집을 눈치채고 따라오는 단타꾼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털리게 되어있다.
자신들의 의도를 완전히 읽고 있지 않은 이상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이 매집은.
"해당 거래소에 문의를 해본 결과 일부 지역의 거래량이 크게 치솟았다고 합니다. 그 이상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답변은 어렵다고 합니다만……."
"비공식적인 루트를 알아봐야겠군요."
"네? 조금 과민한 대응을 하시는 게……."
레이첼이 슬쩍 째려보자 입을 다문다.
이 사항의 진중함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최소 수천만 달러 규모를 운용하고 있어요.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난다면 수익성에,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요.'
매우 장기적.
최근에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심지어 미국이나 유럽, 일본도 아닌 다른 지역이다.
우연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
특정한 세력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개발도상국이라면 협력을 요청해도 파악을 하기 어렵겠군요.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세워봐야겠어요."
"그건 아닙니다. 선진국에 포함되는 나라니까요."
"미국, 유럽, 일본 외에 그런 나라가 있나요?"
"네, 들어는 보셨겠지만……."
가끔씩 있다.
비합법적인 자금, 비합법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개발도상국에 지부를 설치하는 기관이.
국제 범죄자를 잡는 수준이라 사실상 손을 놔야 한다.
하지만 파비아의 입에서 나온 나라는 다른 곳이었다.
'South Korea. 한국이군요.'
레이첼은 오랜만에 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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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
"우와!"
"힘들어 죽겠는데 왜 지랄?"
"저기 봐봐! 벤츠야 벤츠! 그것도 E클래스."
학생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가고 있다.
등교길이 워낙 가파르기 때문이다.
지나가던 차량들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대부분 교수님들의 국산차지만.
부웅~!
가끔씩 외제차가 보인다.
VIP 냄새를 풀풀 풍기며 올라가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놀라운 일.
내리는 사람은 남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우와……."
"아, 힘들어 죽겠다고!"
"저기, 저기 봐봐. 개쩔어."
"외제차 한두 번 보냐? 고개 올릴 힘도 없구만."
땀을 뻘뻘 흘리며 비탈길을 올라가면 누구나 불쾌지수가 싹튼다.
친구의 호들갑에 짜증이 난 승우의 눈에도.
'오오!'
금세 기분이 급변한다.
가슴이 파여있는 야한 옷.
예쁜 여자가 운전석에서 나온다.
심지어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다.
처음에는 웬 떡인가 싶어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바라봤지만.
"저기."
"네, 네! 저, 저요?"
"사람을 찾고 있는데요. 혹시 경제학과 이찬욱이라고 아시나요?"
말을 걸어온다.
뻘쭘한 상황이다.
눈을 둘 곳을 찾지 못해 고개를 숙인다.
'경제학과? 시발 문과는 잘 모르겠는데…….'
모르는 건 모르는 것.
미인에게 도움을 주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찰나.
"경제관이라면 들어가서 우측에 보이는 가장 큰 건물일 걸요? 저희는 과가 달라서 누군지는 몰라요."
"감사합니다."
친구가 대신 대답을 해준다.
미인이 간단한 목인사를 하고 다시 자신의 차로 돌아간다.
"슴가 존나 크다."
"봤어?"
"니 찌질거리고 있을 때 형은 알차게 감상했지."
"하……, 나도 걍 볼 걸."
흔히 보기 힘든 미인.
심지어 벤츠에서 내리자 신비감까지 있다.
제대로 보지 못한 승우는 혀를 차고 있었지만.
'시간 오지게 당하네.'
유민에게는 일상이다.
행인들이 자신을 보는 것.
오히려 그렇지 않으면 불안할 지경이다.
혹시 오늘 메이크업이 잘 안 먹었나?
괜히 신경 쓰여서 기분이 안 좋아진다.
"저기."
"네?"
"여기 경제학과 건물 맞죠……? 이찬욱이라는 학생 아시나요?"
방금 전 애가 가르쳐준 경제관에 들어간다.
만만하고 잘 가르쳐줄 것 같은 사람을 골라서 물어보다.
"잠시만요!"
당연히 남학생.
자신이 물어보는데 대답을 안 해줄 남자는 없다.
자기들끼리 모여서 쑥덕쑥덕 대더니 기다려 달라고 한다.
'역시 명문대는 명문대구나. 학교가 돈 좀 쓰나 보네.'
유민은 그동안 구경을 한다.
차 타고 오면서도 봤지만 부지가 넓고, 건물도 최근에 세워진 듯 세련되다.
학생들도 똑똑해 보인다(?).
기분 탓일 수도 있어도 그저 그런 4년제에 다니는 유민에게는 동경의 대상이다.
"저희 학과 선배님이셨네요. 제가 15학번이라 몰랐는데……."
"그래요?"
"네, 조금만 기다리면 오실 거에요. 지금 근처라고 하거든요?"
그런 한국대생.
심지어 사업적으로 성공을 했다.
큰 돈을 벌었고, 그보다 더 큰 꿈을 가지고 있다.
'혹시 화내진 않겠지? 일단 허락은 받고 온 건데.'
유민을 가슴을 조마조마하며 찬욱을 기다린다.
혼난다면 그건 그거대로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될 것 같다.
"혹시 여자친구분 되세요?"
"아, 네. 그런 셈……."
"그러시구나! 와~ 이렇게 예쁘신 분을……."
"뭘요."
찬욱에게 혼나는 건 즐겁다.
남자에게 무시 당하는 것이, 업신여겨지는 것이 그토록 기분 좋을 줄이야.
꿀꺽!
대접만 받아왔기 때문에 더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몸도 마음도 완전히 포로가 되었다.
'확실히 대답한 건 아니니까…….'
욕심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가능하면 더 깊고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고 싶다.
그러기 위한 떡밥.
약간 정도 뿌려두어도 큰일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윽고 찬욱이 도착한다
.유민과 함께 그녀의 차량으로 이동한다.
그 광경을 학과생들이 직접 목격했다.
소문이 안 날 수가 없는 일이다.
"에이, 설마……."
"내가 봤다니까!"
"나도 봤어. 존~나 예쁘더라. 심지어 벤츠녀야."
원래부터 좀 인지도가 있었다.
상식과 거리가 있는 행동을 하기로 말이다.
세상에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한걸음 뒤에서 지켜보는 비정상인이었는데.
"주식 한다더니 돈 많이 벌었나 보네."
"코인도 한다더라."
"대체 얼마를 벌었길래 그런 미인이랑 사귀냐."
"벤츠 사주고 사귄 거 아닐까?"
여자 하나로 성공한 사람이 된다.
적어도 외부의 시선은 그렇게 비춰진다.
자극적인 이야기.
학과 내에서 소문이 퍼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들었어?"
"또 무슨 병신짓을 했길래."
"소라 너 요즘 좀 흑화 했어……."
소라의 귀에도 들어간다.
무심한 척, 신경 안 쓰는 척하고 있을 뿐.
'선배가 좀 이상한 사람이긴 하지.'
속으로는 의식하고 있다.
그 어떤 남자하고도 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다.
"여자친구?"
"응! 벤츠 타고 왔대. 찬욱 선배랑 같이 나갔다더라."
"빼박이지."
처음으로 키스도 하고, 그 이상의 행위도 했다.
은근한 호감이 싹트고 있었는데.
'이 씹새끼가?'
화도 진심으로 난다.
* * *
개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멍멍! 멍멍!"
"하하! 침 묻잖아 이 녀석아."
말도 잘 듣고 이쁜 녀석이다.
유민이 둘이 있기 무섭게 애교를 부린다.
'색기도 있고.'
여캠.
남들에게 보여주는 직업이다.
외모를 꾸미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끼잉, 끼잉……."
"보지 마려웠어?"
"왈왈!"
"하하."
그런 여자를 지배한다는 건 순도 높은 정복감을 선사한다.
유민의 치마 안에 손을 넣는다.
'조교가 좀 지나치게 잘 되었네.'
듬뿍 젖어있다.
처녀막이 완전히 뚫려서 손가락이 아무 저항 없이 들어간다.
찌걱! 찌걱!
움직이자 입에서 침을 질질 흘린다.
갑작스런 자극에 놀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