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발아."
중요한 이야기다.
* * *
달라진 방송.
─코인에인생걺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어젯밤에 코인 떡상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자고 일어났는데 부자 됐네!"
−돈복사 ㄷㄷㄷ
−미국인들은 잠도 없냐? 왜 밤에 올려 ㅡㅡ
−밍이는 별풍도 받잖아
−코인으로 돈 버는 여캠 실화냐 ㅋㅋ
유민은 만족스럽다.
BJ로서 콘텐츠를 짜내는 것만 해도 일이기 때문이다.
'은근 귀찮지.'
매일매일 다른 화젯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리액션도 똑같은 걸 계속하면 질린다.
그에 반해 코인.
자고 일어나면 상황이 벌어져 있다.
시청자들이 알아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박이다. 별풍 만 개 터진 거잖아! 코인으로 못 버는 흑우 없제?"
−밍이 신난 거 보소 ㅋㅋㅋㅋㅋㅋㅋ
−수수료 생각하면 만 3천 개는 됨
−여기 있어요 흑우……
−시청자들이 타이밍 알려줘서 그렇지
자신은 적당히 반응만 해주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방송을 진행할 콘텐츠가 생긴다.
'돈도 쏠쏠하게 벌리고.'
코인으로 버는 액수도 작지 않다.
처음에는 소액으로 굴렸던 유민은 점점 액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많이 벌 때는 하루에 100만원씩도 불어난다.
물론 욕심을 부리다가 물릴 때도 있지만.
─맥도날드트럼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어제 나스닥 떡락했어요 ㅠㅠ
"정말? 근데 나스닥이 뭐야?"
−나스닥 모르는 거 실화?
−백치미 ㅋㅋ
−최근 너무 올라서 조정인 듯
−미국 주식 시장인데 걔네 떨어지면 코인도 떨어짐……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자신에게는 본업이 있기 때문이다.
슬쩍 채팅창의 눈치를 본다.
그리고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짓는다.
"코인도 엄청 내렸네……. 나 풀매수 했는데 어떡하지."
−어떡하긴 ㅈ된 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밍이 바보야?
−우린 그걸 물렸다고 말하기로 했어요
−저도 물렸어요 ㅠ
시청자들의 반응이 올라온다.
놀리는 것부터 자신도 물렸다는 동조 의견까지 각양각색.
하지만 유민이 바라는 건 그런 게 아니다.
아니나 다를까 눈치 빠른 열혈이 있었다.
─유민♡새태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밍이야 코인은 도박이라니까
─유민네강아지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처물렸대요~ 처물렸대요~
─코코팜매니아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얼굴 펴 유밍아!
.
.
.
손해를 메꿔준다.
자신이 울상을 지을 때면 열혈들이 나서서 별풍선을 쏴준다.
─내꿈은코인왕님, 별풍선 5000개 감사합니다!
누나 나도 물렸어 ㅋㅋㅋㅋㅋㅋㅋㅋ
"만수 주인님 5천 개 뭐야~♡ 왈왈! 뭐야, 만수도 물렸어??"
−이번에 코인충들 다 물림 ㅋㅋㅋㅋㅋㅋㅋㅋ
−???: 나도 잡혔어
−난 손절했는데
−구하러 온 게 아니었어……?
한두 시간 징징대다 보면 금세 복구가 된다.
별풍 수입도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코인 투자자들이 유입이 됐기 때문.
만수를 제외하고도 한둘이 아니다 보니.
'더 떨어졌으면 좋겠다. 불쌍한 척하게.'
코인이 내려갈 때 수금이 짭짤하다.
물론 올라갈 때도 그에 비례해서 터진다.
어느 쪽으로 가도 돈을 버는 구조.
유민에게 있어서 코인이란 안정적인 직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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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민님의 계좌』
매수금액│30,000,000원
평가손익│+3,750,000원
평가수익률│+12.50%
+---------------------------------------------
방송 콘텐츠 + 부가적인 수익까지 챙겨준다.
정신적인 만족도 은근히 크다.
스스로 돈을 벌고 있다.
투자로 돈을 번다는 건 묘한 쾌감을 가져다준다.
'내 실력으로 번 거 맞지?'
재미가 들렸다.
적극적으로 코인을 공부하고 있고, 파프리카TV를 대표하는 코인BJ 중 하나가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찬욱의 덕분.
그와 만난 건 자신의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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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투자에서 상상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이다.
"보니까 좀 알겠어?"
"대충은요."
"뭘 알겠는데?
"별풍으로 메꾸니까 존버할 수 있는 거잖아요!"
소라는 아직 납득하지 못한 모양이다.
여캠이 얼마나 투자자에 걸맞은 직업인지.
'아니, 까놓고 개꿀이잖아.'
돈을 잃으면 잃은 대로 번다.
돈을 따면 축하한다고 쏴준다.
─노량진코인고수님, 별풍선 10000개 감사합니다!
<갑자기? 이거 몰카 아니야?>
−저분 결국 열혈 다네 ㄷㄷ
−코인으로 대체 얼마를 번 겨 ㅋㅋㅋㅋㅋㅋㅋ
−축하드립니다^^
−밍이방 풍력 보소
아니, 큰손 자체가 유입된다.
코인으로 일확천금을 한 사람들.
'요즘 달달하게 받더라고.'
전보다 몇 배는 늘었다고 자랑해왔다.
전에도 수익이 적지 않았을 텐데.
"그러니까 좋은 거지. 불안에 떨지 않으면서 투자를 할 수 있으니까."
"그건 실력으로 버는 게 아니잖아요!"
"또 99를 모르는구나."
"야."
안정적인 수익.
시장이 어찌 되든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당장의 등락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거지.'
물론 극단적인 예다.
여캠처럼 특수한 직업의 달리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인 것도 사실.
투자에서 '심리'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코인이 오를 거라고 예상했다며?"
"……그랬죠."
"만약 다른 수익이 있었으면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지 않았겠어?'
"그건 동의해요."
볼을 부풀리고 있다.
자존심과 별개로 고개는 정직하게 끄덕인다.
'산전수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소라도 여러가지 경험을 했다.
스무살 치고 경험이 많은 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첫 경험.
몇 날 며칠이나 집 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것은 아직도 트라우마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조심하고 있거든요. 제 돈으로만 매매하고."
"떡이 되도록 당하니까 조금은 깨닫는구나."
"?"
남의 돈으로 투자를 하면 조금만 내려가도 불안해진다.
손실이 나면 자기 돈으로 메꿔야 하니까.
'투자 외 수익도 비슷한 맥락이지'
투자로만 돈을 버는 사람은 여유가 없다.
물렸을 때 기회비용의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수익이 있으면 여유가 생긴다.
여차하면 주식 계좌 안 보고 본업에 집중해도 된다.
"이게 의외로 엄청 커."
"그래요?"
"전업 투자자의 열에 아홉이 심리적인 이유로 실패를 하거든."
"오……."
투자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공부하고 경험을 쌓는 것 외에 한 가지가 더 요구된다.
'멘탈을 관리하는 것도 투자자의 덕목이야.'
월스트리트의 레전드들.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억만장자의 삶과는 거리가 있다.
검소, 신앙, 기부 등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다.
그것도 멘탈 관리의 일환이다.
"들어본 적 있는 거 같아요."
"그래, 저번에 말했잖아."
"선배는 아닌 것 같네요."
"……."
그리고 나는 여자 밝히기.
그 사람들은 틀딱이고, 나는 젊은 만큼 차이가 있다.
'아무튼 목적은 같다는 거야.'
사람의 정신은 불완전하다.
투자자는 스스로의 멘탈 관리도 빠듯이 해야 한다.
"솔직히 소라가 더 예쁘잖아."
"그건 좀 그래요."
"젖탱……. 아니, 가슴도 훨씬 크고."
"씨발아."
그래서 투자 외 수익이 필요하다.
소라도 긍정적으로 고려해줬으면 좋겠다.
'지도 이쁜 건 알면서.'
외모는 이용하고 싶지 않다는 이중적인 마음.
모르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 받고 싶다.
하지만 재능을 이용하지 않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그래서 저한테 여캠을 시키고 싶은 거에요?"
"응."
"내기 승리의 대가로……."
"그건 아니지."
"?"
의자 뒤에서 소라의 가는 목을 잡는다.
경동맥을 타고 흐르는 따듯한 혈류가 느껴진다.
'옳지. 고개 젖혀.'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게 느껴진다.
입술과 입술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쪼옥!
가볍게 맛만 본다.
그것이 오히려 당황스러웠는지 소라가 어쩔 줄을 몰라한다.
"내 여자로 만들려고."
"그, 그건 너무 나갔는데."
"오늘 하루 정도는 괜찮잖아? 응?"
소라의 가는 어깨를 꾹 하고 쥔다.
체온이, 맥박이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슴골 뒤지게 깊네 증말.'
마음 같아서는 여캠도 시키고 싶다.
유민의 도움을 받는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안 내켜한다면?
방송을 지속하는 것이 어려울 것은 자명하다.
"하, 하루만이에요?"
"응."
"그리고 성적인 건 좀……."
"소라가 싫어하면 안 할게."
그럴 바에야 색기부터 개발한다.
원래 뭐든지 처음이 가장 어려운 법이다.
'소라네 부모님한테 죄송해지네.'
따님의 재능을 올바른 방향으로 살리고 싶을 뿐이다.
소라의 허락을 받는다.
또각!
준비해온 의복을 입힌다.
소라에게 데이트에 적절한 옷이 없을 것 같았다.
"입긴 입었는데요."
"오."
"이거 좀 저한테 안 어울리는 것 같은데……."
"존나 잘 어울려."
"꺄!"
어두운 계열의 드레스.
슴가 부분이 시스루인 건 노출에 익숙지 않을 소라를 위함이다.
그럼에도 존재감이 죽지 않는 가슴이다.
내가 준 목걸이도 잘 착용하고 있다.
'이러면 데이트 생략하고 바로 섹스 조지고 싶잖아.'
소라를 꼭 끌어안는다.
평소처럼 반항도, 덮침도 없이 품 안에서 달달 떨고 있다.
"뭐 할 거에요?"
"데이트."
"어디까지 할 거에요?"
"호텔."
"나빴어."
최근 좀 기고만장했다.
키스 좀 몇 번 했다고 하늘 같은 오빠를 따먹으려 한다.
'그래, 이게 아다지.'
얇은 허리에 손을 두르자 당황스러워한다.
몇 걸음 걷고 나서야 내 팔을 잡는다.
"데이트하는 거 처음이야?'
"……네."
"오빠한테 처음 줘도 돼?"
"이상한 소리 하지 마요 좀."
팔을 살짝 꼬집는다.
그 정도로 멈춰 설 리 없다.
턱을 잡고 당겨서 내 입술을 맞춘다.
집 밖.
지나가는 사람들이 조금은 있다.
조용하던 소라가 처음으로 반항을 한다.
"나, 남들 보잖아요!"
"그게 왜? 싫어?"
"학교에 소문이라도 나면……."
나의 자취방은 외진 곳에 있다.
개발이 안된 곳으로, 구식 건물들이 띄엄띄엄 늘어섰다.
치안이 안 좋다는 소문이 있어서 학생들은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