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9화 (109/450)

손가락 반마디.

그 이상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억지로 힘을 주어 찔러보려고 해도.

'아파! 아프잖아. 하나도 기분 안 좋아.'

가랑이가 덜덜 떨린다.

엉덩이를 쭉 빼고 아픔이 가실 때까지 몸을 수그린다.

모니터에 보인다.

손가락보다 훨씬 크고 훨씬 굵직하고 모양까지 흉측한 기구.

꿀꺽!

넣을 엄두가 도저히 나지 않는다.

소라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한다.

아프지 않은 방법.

그리고 정상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것.

바로 상상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커닐링구스 해준다고 생각하고 문지른다.

'커닐링구스가 뭐지? 좋아하는 사람도 딱히 없는데…….'

전자도 후자도 짚이는 바가 없다.

하지만 문득 찬욱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면 있었다.

그날의 자위가 묘하게 더 기분이 좋았던 때가.

풀썩!

침대 위에 몸을 던진다.

손을 뻗자 사람 몸보다 큰 대형 인형이 잡힌다.

'스트레스 풀려고 산 건데.'

최근 그럴 일이 많았다.

화풀이할 대상이 필요했다.

그래서 산 게 대형 인형.

곰 모습의 크고 푹신한 것이다.

퍽! 퍽!

때린다.

발로 밟는다.

그리고 온몸으로 껴안아버린다.

'선배를 혼내준다고 생각하니까…….'

이상하게 기분이 좋다.

인형과 맞닿아 눌리는 가슴도 묘한 압박감을 선사한다.

소라는 인형을 더 괴롭힌다.

그럴수록 쾌감이 안쪽 깊은 곳에서 샘솟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혼내주고 싶은 사람도 되는 건가? 아무려면 어때.'

스트레스도 풀고 일석이조.

곰인형에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부딪힌다

점점 몸이 흥분으로 달아오른다.

만족할 수 있는 선까지 드디어 왔다.

"선배……, 다음에는 그러면 안돼요? 알았죠?"

나른하다.

소라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애틋한 눈길로 곰인형을 바라본다.

선배를 혼내줬다고 생각하니 정신적인 만족도 있다.

동시에 다른 생각도 인다.

꿀꺽!

만약 진짜 선배였다면.

좀 더 기분이 좋지 않을까 하고.

'선배랑 약속했었지.'

이긴 쪽이 시키는 대로 한다.

뭘 한다고는 말한 적이 없다.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선배를 이 곰인형처럼 혼내주는 걸.

'밧줄로 의자에 묶어두고. 나쁜 말도 못하게 입을…….'

코인 승부에서 반드시 이긴다.

그리고 선배를 개심시킬 것이다.

그렇게 될 날이 기대된다.

소라는 곰인형을 허벅지로 꽉 조인다.

'아 망가졌다.'

솜이 튀어나온다.

* * *

에취!

가을이 슬슬 다가오는 모양이다.

'오한이 느껴지네.'

공기가 쌀쌀하다.

학생들의 복장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스커트가 점점 길어진다.

여름에는 정말 좋았었는데.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추우면 복장도 보수적이게 되기 마련.

"그래서?"

"내가 잘못했어. 잘못하긴 했는데……."

"그게 잘못한 사람 태도야? 알았어. 알겠어."

"아니~ 그게 아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한 커플이 주위도 아랑곳 않고 싸우고 있다.

'여자가 약간 성깔이 있나 보네.'

금발의 긴 머리.

치마도 허벅지가 보일 만큼 짧다.

약간 양아치 스타일이다.

"너무 짧잖아."

"근데?"

"다른 거 입어도 되잖아. 그리고 머리도 가능하면……."

"언제부터 나한테 그렇게 관심이 많았는데?"

남자는 그것이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여친은 양보해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가불기 들어갔네.'

감정 싸움으로 가는 순간 논점은 안드로메다로 간다.

아니나 다를까 쩔쩔맨다.

여자가 고개를 휙 돌리더니 가버린다.

남자가 쫓아오지만 대답해주는 분위기가 아니다.

'딱 봐도 걸레 같은데.'

왜 저렇게 매달리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섹스를 끝내주게 잘하는 걸 수도 있다.

멀리서 봐도 몸매는 좋다.

가슴은 조금 아쉽지만 피부도 희고, 각선미도 괜찮다.

이쪽으로 다가온다.

얼굴도 꽤 준수하다.

양아치와 눈이 마주친다.

"수현이?"

"아, 오빠."

내가 쓴 수건이었다.

다음화 보기

이런저런 사정이 있는 모양이다.

"선배님이셨군요!"

"응, 그래.'

"처음 뵙겠습니다. 사회학과 이흔우입니다."

"흑우?"

수현의 남자친구.

사회학과 1학년이라고 한다.

키도 훤칠하고 잘생긴 게 특별히 문제는 없어 보인다.

'성격도 착한 것 같고.'

문제가 있는 건 수현쪽.

최근 여러가지가 바뀌었다.

그 점에 대해 의사소통이 부족했다.

"원래 얘가 이렇지 않았는데……."

"나도 알지."

"갑자기 스타일이 너무 바뀌어서. 사귀는 입장에서 아무래도 좀 신경 쓰이잖아요?"

긴 흑발.

찰랑찰랑한 백금발이 되었다.

뭐, 어울리지 않는 건 아니지만.

'약간 양아치스럽긴 하지.'

멀리서 착각했던 이유가 있다.

이미지 변신을 좀 많이 하기는 했다.

남친으로서는 마음에 안 들 수 있는 노릇.

수현의 편을 들어주기가 뭣하다.

"그리고 갑자기 명품에 또 심취해서."

"……."

"보세요! 가방도 엄청 비싼 거 메고 있어요 헤르메스."

"백이라고!"

"백이나 가방이나."

내 탓이었다.

자신을 흔우라고 밝힌 남자친구와 수현이 대판 싸우고 있다.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있는 거지.'

선의로 선물해준 물건이 분쟁의 씨앗이 될 줄은 몰랐다.

안타까운 일이다.

"남자한테 선물 받은 건 아니지?"

"알바 해서 샀다고!"

"그러면 다행인데…… 수현이 예뻐서 걱정 되거든요."

"크흠! 그럴 수 있지."

흔우는 수현을 많이 좋아하는 모양.

그러다 보니 더 말싸움이 오간 것 같다.

'알바 한 건 맞지.'

알바처를 제공한 입장에서 양심이 조금 찔린다.

둘 사이를 방해하고 싶진 않다.

"그래도 싸우면 안되지."

"죄송합니다……."

"죄송할 것까진 없고. 내가 보기엔 싸우기까지 할 일인가 싶어서."

"선배님 말씀이 맞습니다."

적당히 중재를 해준다.

따지고 보면 나의 잘못도 없지는 않고 말이다.

'니 여친 쩔더라.'

확실히 수현은 예쁘다.

말수도 없고, 다가가기도 힘든 이미지.

그런 여자친구가 생겼으니 소중히 대해주고 싶다.

남자로서 백분 이해한다.

이해하다 보니 공유하게 되었다.

구태여 사정을 설명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찬욱 오빠는 다 이해해주는데."

"……."

설명을 꼭 하게 만든다.

수현이 나한테 딱 달라붙으며 질투심을 유도한다.

'일부러 이러는 거 같은데.'

은근히 바람을 즐기고 있다.

괜히 두 사람의 싸움에 말려들고 싶진 않으니까.

"같은 수업을 듣고 있거든."

"네, 선배님."

"하소연을 들어준 적이 있었어.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하는데."

"오해라뇨! 당치도 않습니다."

잘생겼는데 성격까지 좋은 녀석이었다.

아무리 봐도 수현의 잘못.

하지만 남녀 문제라는 게 그리 간단하지 않다.

수현은 아직도 삐져 있다.

"괜찮다면 내가 좀 타일러줄까?"

"그, 그러실 수 있겠어요?"

"감정 싸움이라는 게 당사자랑 이야기하다 보면 더 꼬이는 때가 있잖아."

"통감하고 있습니다."

책임감을 조금은 느낀다.

남자친구의 양해를 받아 수현과 둘만 남는다.

'뭔가 어색한데.'

이미지 변신.

남자친구가 신경 쓰일 만하다.

염색도 염색이지만 전체적인 스타일이 변했다.

치마가 짧다.

상의도 배꼽이 드러나서 야하다.

한 소리 해주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오빠 때문이잖아요."

"뭐가?'

"오빠가 전에 금발 머리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해놓고."

"……."

이것도 나 때문이었다.

갑작스런 일탈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 편이 꼴릴 것 같아서 그랬지.'

수현이 은근히 외모가 된다.

염색을 하고 꾸미면 아이돌 삘.

하지만 그냥 해본 말이다.

학생에게는 학생에게 어울리는 모습이 있다.

"이런 백도 외출할 때나 들고 다녀야지. 평소에 들고 다니니까……."

"아, 잠깐!"

수현의 백도 확 뺏어 가져간다.

내가 선물해준 것이니 괜찮을 것이다.

위이잉~

다른 선물도 있었다.

백 안의 내용물이 조금 낯익었다.

"오빠 대신이라 생각하고 가지고 다니고 있어요."

"……"

"오빠가 요즘 안 놀아주니까."

수현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확실히 남에게 보여줄 건 아니다.

'잘 써주면 선물해준 보람도 있지.'

가방도 기구도 말이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빠른 걸음으로 간다.

수현과 밀회를 나눌 때 종종 사용하는 구관의 화장실.

"평소에도 써?"

"가끔씩 생각날 때가 있어서……."

"써봐."

안 그래도 짧은 스커트를 걷어올린다.

팬티를 살짝 젖히더니 심호흡을 한다.

야한 신음 소리와 함께 물건이 반쯤 사라진다.

수현이 아랫입으로 먹어버렸다.

'아 썅 존나 야하잖아.'

무뚝뚝했던 년.

이렇게까지 개발이 잘될 거라곤 처음 만났을 때는 상상하지 못했다.

아직은 부끄러운지 치마를 덮는다.

"이제 됐죠?"

"스위치는?"

"그건……."

"오빠가 켜줄까?"

치마 안으로 손을 넣는다.

딸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진동이 내 손까지 느껴진다.

'남친이랑도 안 하고 나랑도 안 하면 성욕을 풀 데가 없겠지.'

꽤나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스스로 입을 틀어 막고 신음 소리를 참는다.

감상한다.

허벅지를 수현의 가랑이에 끼어 넣자 반응이 더 가빠지고 있다.

이내 부르르 떤다.

생각보다 자극이 강한 듯 가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뚝! 뚝!

장난감을 빼내자 진득한 애액이 떨어진다.

한입 하고 싶은 맛있는 보지다.

"오빠 잠깐만요. 지금 민감한데. 아! 아!"

커닐링구스를 해준다.

흔우처럼 흑우 같은 보빨도 있지만, 직접 빨아 먹는 방식도 있다.

'새콤하고 맛있네. 이게 보지지.'

어려서 그런지 잡맛이 하나도 없다.

혀를 넣자 방금 가버린 질이 조여온다.

성감대도 알고 있다.

혀로 꾹꾹 눌러주며 앞니로 클리를 살짝 깨물자.

"으힉!"

또 가버린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