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8화 (98/450)

'코인이 그렇게 돈이 되나?'

이번 달에는 회장님보다 많이 쐈을 지경이다.

코인으로 계속 번다면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다.

외모는 조금 미달이지만, 말도 잘 듣고 착하다.

결혼하면 주도권을 꽉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순박오빠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밍이 오늘따라 더 예뻐^^

"회장 오빠 질투하는 거야? 그러지 마~ 나는 두 사람의 충실한 강아지니까 왈왈!"

−주인님이 두 명 ㄷㄷ

−밍이 오늘 별풍 복 터졌네

−대체 얼마나 받는 거야……

−이래서 여캠 여캠 하는구나

회장님도 괜찮다.

나이가 조금 많은 것은 이해해줄 수 있다.

그만큼 자신에게 많은 투자를 해줘야겠지만.

'아싸! 이번 달 최소 20만 개 넘게 뽑겠네.'

강아지 흉내를 내는 건 유민의 방송 아이덴티티다.

조금 쪽팔리긴 해도 효과는 좋다.

다른 열혈의 강아지가 되면 엄청나게 질투를 해온다.

이렇게 별풍 경쟁이 펼쳐진다.

"밍이는 충견이라 주인님은 한 분만 있으면 좋겠는데……."

−풍쌈 함 가나?

−회장 쟁탈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망하네

−유밍이 키우고 싶다 ㅓㅜㅑ

여캠 일이 쉽지는 않지만 어렵지도 않다.

대학교서 하던 어장 관리랑 비슷한 측면이 있다.

자존심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살살 긁는다.

가끔씩 잘해주면 조공을 받쳐온다.

그것이 더 많은 인기를 불러일으킨다.

잠재적 물소들을 꼬시게 되는 것이다.

여캠도 마찬가지.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시청자 중 더 돈 많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빠굴맨님, 별풍선 10000개 감사합니다!

ㅎㅇ

역대급 주인님이 나타난다.

* * *

여캠.

원래부터 돈 많이 버는 직업으로 유명하기는 했다.

'진짜 많이 벌게 된 건 2018년 이후였지.'

그전에도 벌 만큼은 벌었다.

이쁜 척만 해도 월천을 번다고?

당시에는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진짜는 2018년 이후였다.

수천, 억 단위를 버는 여캠도 나타난다.

거기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꿈은코인왕님, 별풍선 1004개 감사합니다!

누나 나 또 땄어 ㅋㅋ

<만수야! 오늘도 만 개 주는 거야? 누나 감동이야.>

가장 큰 건 코인.

결국 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어떤 병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거금을 줄까?

'마침 저기 있네.'

쉽게 번 돈은 쉽게 쓰기 마련이다.

코인으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 중 상당수가 파프리카TV의 큰손이 된다.

마침 둘러보고 있던 여캠방에도 있었다.

닉네임만 봐도 코인으로 한탕 크게 챙겼다는 것이 티가 난다.

<주인님 왈왈! 유밍이는 만수의 강아지에요~.>

돈으로 살 수 있는 관심.

돈만 많고, 다른 건 없는 코인충들이 방송에 빠져드는 이유다.

특히 여캠들에게 좋은 먹잇감이다.

남녀 경험의 차이에서 하늘과 땅 차이일 테니까.

─내꿈은코인왕님, 별풍선 1004개 감사합니다!

누나 오늘 넘모 예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순박오빠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밍이 오늘따라 더 예뻐^^

─내꿈은코인왕님, 별풍선 1004개 감사합니다!

오늘은 내 강아지 해줄 거지?

 다른 큰손들도 자극을 받는다.

별풍 싸움까지 붙인다면 억 단위의 수익도 안될 게 없다.

그렇게 호구들에게서 돈을 수거하는 직업.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알려져 있지만.

'반드시 먹잇감이 되란 법은 없지.'

여캠과 열혈의 관계.

흔히 알려진 것처럼 여캠만 주도권을 가지는 게 아니다.

한때 재미삼아 놀아본 적이 있다.

그도 그럴게 나에게 있어서는.

─빠굴맨님, 별풍선 10000개 감사합니다!

ㅎㅇ

<갑자기? 만 개 오랜만에 받아본다. 누구세요? 유밍이 키우고 싶어서 오셨나 봐!>

−ㅁㅊ 만 개;;

−누구임? 열혈은 아닌데

−큰손 등장 ㄷㄷ

−열혈 싸움은 빠굴맨이 처리했으니 안심하라구!

푼돈이니까.

파프리카TV의 사업 구조를 알아보기 위해 던져볼 만한 액수였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알 수가 없잖아.'

회귀 전에도 이론적인 토대는 알았다.

코인판 돈이 파프리카TV로 흘러들어 갈 걸.

하지만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

투자 전에 직접 체크해볼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인데.

─내꿈은코인왕님, 별풍선 10002개 감사합니다!

누나 내 강아지 아니었어??

<만수 강아지 맞지! 만수야 누나 지켜준 거야? 감동이야~.>

조금 빠져들었다.

모니터 속 그녀를 꼬시는 것이 생각보다 재밌었던 것이다.

'나랑 실탄 경쟁을 한다고?'

돈으로 왕이 될 수 있다는 건 상당히 즐거운 일이다.

다음화 보기

여캠방은 하나의 작은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린저씨들 리○지 하는 거랑 비슷하지.'

여캠과 리○지.

공통점이 있다면 돈을 매우 많이 쓴다는 것이다.

그리고 쓴 금액에 비례해 정해진다.

─빠굴맨님, 별풍선 10000개 감사합니다!

ㅇ?

<왈왈! 왈왈! 굴맨님~ 굴맨님 강아지 여기 있어요.>

−와 또 1만 개

−등장한지 1분만에 열혈 다네;;

−ㅁㅊ 풍력 뭐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분 유명한 큰손임?

서열이.

돈이 많은 자가 갑이 되는 자본주의의 논리를 충실하게 따른다.

'여캠은 훨씬 더 담백하지.'

그래도 게임은 정이라는 게 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대체할 수 없는 것 말이다.

여캠은 없다.

콩깍지가 씌인 동안 빨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많이 주는 쪽이 갑.

<굴맨님 리액션 뭐로 해드릴까요? 오토바이 댄스는 방금 췄고……, 강아지 좋아하시면 우마우마 어때요?>

3만 개쯤 쏘면 대우가 달라진다.

기존 열혈, 회장보다도 앞서게 되는 것이다.

'한 번 봐볼까.'

이유 없이 고른 것은 아니다.

대충 둘러본 리스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여캠 랭킹.

유밍은 나름대로 시청자도 있고, 얼굴도 취향에 가까웠다.

−))

−((

−진짜 강아지 춤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런 강아지 키워봤으면 ㅎ

−((

−))

−((

여캠방 분위기는 그렇지 않지만.

그래도 춤이랑 몸매는 합격점이다.

'키도 적당히 크고, 살집도 적당히 있고.'

가슴이 출렁대는 걸 보니 의젖도 아닌 것 같다.

굴러다니는 여캠 치고 나쁘지 않다.

─내꿈은코인왕님, 별풍선 10000개 감사합니다!

누나 나도 강아지춤 보고 싶어!

<만수야. 요즘 만수 진짜 깨물어주고 싶다~ 조금 난폭한 강아지도 괜찮지?>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다.

이른바 '실드풍'이 들어온다.

'서열을 뺏기고 싶지 않은 거지.'

자신이 좋아하는 여캠이 다른 사람 말을 들을 때.

그 이상의 액수를 쏴서 관심을 돌린다.

혹은 약속된 리액션을 취소한다.

별풍선을 더 받기 위해 싸움을 붙이는 여캠도 있다.

일부 업체들은 바람잡이를 쓰기도 한다.

여캠을 기업처럼 운영하는 곳도 존재한다.

튼튼한 사업 구조.

운 좋게 호구 몇 잡아 삥 뜯는 걸 아니라는 걸 알고 투자할 확신이 생겼다.

─순박오빠님, 별풍선 10000개 감사합니다!

저분 아이디가 조금 마음에 안 드네 ㅎ

이곳도 그럴지는 알 수 없지만, 열혈들 질투심이 상당하다는 것은 알겠다.

코인충에 이어 회장까지 실드풍을 친다.

'아무래도 사심충이니까.'

감히 굴러 들어온 돌 주제에?

갑자기 왕 노릇을 하는 게 마음에 안 들 수 있다.

−내가 아는 그 뜻 맞음?

−어떻게 ㅋㅋㅋㅋㅋ 아이디가 ㅋㅋㅋㅋㅋㅋ 빠굴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천박하네요

−돈은 버셨는데 인성은 갖추시지 못하신 듯한 ㅎ

−회장님이 옳소!

−아이디만 바꾸면 됨

−ㄹㅇ 대놓고 들이대려는 거 같은데

−선은 지키세요

다른 열혈들도 동참한다.

돈이 없는 다른 일반팬들은 물타기를 한다.

여캠은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

하나의 사회인 만큼 다수결도 중요하겠지만.

─빠굴맨님, 별풍선 20000개 감사합니다!

내 아이디가 어때서?

진짜 사회와는 다르다.

돈이 있는 사람이 갑이 될 수 있는 아주 솔직한 구조다.

<빠굴맨님 별풍선 감사합니다……. 2만 개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방송 재밌게 봐주세요!>

−무친 ㄷㄷㄷㄷㄷ

−이러면 빠굴맨도 ㅇㅈ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 2만 개 쏘고 입 털던가

−별풍으로 닥치게 만드네……

가볍게 시작을 연다.

여캠이 내 편을 들어줘야 불이 붙었다고 볼 수 있다.

'얘도 은근히 기대를 하는 눈치고.'

실드풍.

또 나와주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자리를 비켜줄 생각이 없다.

─순박오빠님, 별풍선 20000개 감사합니다!

선을 좀 지키라는 말입니다^^

별풍으로 하는 대화.

몸으로 하는 대화처럼 딱히 싫어하진 않는다.

회장님 정도 되시니 풍력이 있기는 할 것이다.

---------------------------------------------+

『이찬욱님의 총 자산』

2,839,526,973원

+2,006,904,892(+241.03%)

+--------------------------------------------

나 정도는 아니겠지만.

지난번 코인 롱으로 한몫 단단히 챙겼다.

'현금으로 이 정도 들고 다니는 사람은 흔치 않지.'

사업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산으로 들고 있다.

그래야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해내니까.

별풍 싸움이라면 원하는 바.

걸어온 시비를 받아주지 않는 스타일은 아니다.

─빠굴맨님, 별풍선 30000개 감사합니다!

빠굴맨이 어때서? 빠굴을 유밍님이랑 뜬다는 것도 아니고 ㅋㄷ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도 다른 별풍선 알림이 들리지 않는다.

대신 다른 방식의 승전보가.

−회장님 나감

−클 났 다!

−회장님 삐지셨나 보네

−ㅋㅋㅋㅋㅋㅋㅋ 풍 없으니 나가는 거봐

−강 건너 불구경 개꿀잼

−많이 쏘는 사람이 회장이지 ㄹㅇ

−하긴 닉네임은 지 맘인데

−빠굴맨님 승!

들려온다.

별풍 싸움에서의 탈주는 곧 패배를 의미한다.

'본인으로서는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지금 이 방.

절대적인 주도권은 나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열혈들도 아가리를 묵념한다.

더 이상 헛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데.

─내꿈은코인왕님, 별풍선 30000개 감사합니다!

저 사람 말 진짜 더럽게 하네 ㅡㅡ

아직 한 놈 있었다.

아이디로 미루어봐 코인으로 챙긴 게 있는 모양이다.

'300만 정도는 깝칠 만하다는 거겠지.'

조금 더 놀아준다.

제갈공명의 심정으로 상대의 실탄을 받아주기로 한다.

─빠굴맨님, 별풍선 30000개 감사합니다!

은 빠굴맨이 처치했으니 안심하라구!

─내꿈은코인왕님, 별풍선 30000개 감사합니다!

널 처치해야 한다고 ㅡㅡ

─빠굴맨님, 별풍선 30000개 감사합니다!

빠굴?

─내꿈은코인왕님, 별풍선 30000개 감사합니다!

씨발아

 그래봤자 남는 건 없겠지만.

화면 속 여캠만이 좋아 죽으려고 한다.

−미친 3만 개가 상수야?

−오늘 풍 개씹레전드네 ㄷㄷㄷ

−유밍방 풍 싸움 갠방갤에 올라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의 '자존심'

−슬슬 둘 다 쫄릴 때 안됐나 ㅋㅋ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