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
소라가 시가를 맛있게 핀다.
몇 번 입에 물더니 겉담배의 요령을 알게 되었다.
꿀꺽!
위스키도 마신다.
퇴폐미를 배우고 있다.
이것도 일종의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어릴 때 내 것으로 만들어두는 거지.'
워렌버핏의 투자법은 안 꾸몄는데 예쁜 애를 찾는 게 아니다.
이미 예쁘고, 앞날이 창창한 아이를 분석한다.
최고의 성장성을 가진 여자에게 최고의 성장 기회를 부여한다.
시장은 그런 곳에 돈이 몰린다.
"맛있어?"
"모르게떠."
"앞으로 알게 될 거야. 오빠가 소라한테 다 알려줄게."
"웅!"
그는 결코 전통적인 가치투자자가 아니다.
오히려 미래지향적인 투자자라고 보는 것이 옳다.
'리스크에 대해 확실히 이해를 하고, 필요할 때 방망이를 휘두를 뿐이지.'
젊은 날에는 도전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나이가 들고 나서는 그럴 필요가 사라졌다.
왜?
돈이 존나게 많으니까.
레버리지를 쓸 이유가 없으니 쓰지 않을 뿐이다.
"워렌 버핏이 직접 쓴 책은 매년 초 나오는 주주 서한이 유일해.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편지지.'
"쭈쭈써한?'
"소라 쭈쭈 좀 만져도 돼?"
나도 방망이를 휘두르고 싶다.
꾹 참고 가슴을 주무르는 선에서 만족한다.
'목걸이 참 예쁘게 달렸네.'
비싼 걸 선물해준 보람이 있다.
보기만 해도 침이 삼켜지는 슴골에 끼어있다.
가슴을 잡아서 벌리자 다이아가 드러난다.
소라에게 또 선물해줄 생각에 흥분된다.
'사실 이 세공사가.'
좀 변태적인 취미를 가지고 있다.
특수한 부위의 피어싱을 잘 만든다.
"으응……, 아! 아아!"
소라의 꼭지.
티셔츠 위에서도 잘 느껴진다.
꾹 잡아 비틀자 교성을 질러 댄다.
'주문 제작을 잘 받아줘.'
과거 그의 단골 고객 중 하나였다.
조금 무리한 부탁을 해도 예쁘게 만들어준다.
그것이 아이덴티티가 되어 유명해졌으니 꼭 민폐라고 할 건 아닐 것이다.
아무튼 그렇다.
"소라야, 목걸이 마음에 들어?"
"웅! 아, 아아……."
"오빠가 꼭 위아래 세트로 맞춰줄게."
"아앙♡"
세트가 현재 가치로 수십 억을 호가한다.
저렴할 때 산다면 좋은 일이다.
'가슴이 욕심 나는데. 다음은 배꼽 정도로 만족할까.'
언젠가는 전부 달아줄 것이다.
* * *
"으……, 머리야."
늦은 밤.
소라는 자취방으로 돌아왔다.
선배의 집에서 한숨 잤음에도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시가를 피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설명을 들었지만 일반 담배보다 수백 배는 더 독하다고 한다.
'그런 걸 대체 왜 피우는 거야.'
머리가 몽롱해지는 처음 느껴보는 경험이었다.
만약 마약이라는 걸 한다면 그런 기분이겠지.
실제로 담배에는 마약 성분이 있다.
그래선지 몰라도 피고 난 후의 기억이 흐릿하다.
《니가 막 돌아 가지고 술까지 마셔서…….》
그럴 만도 하다.
헬렐레 하며 선배의 값비싼 위스키를 하나 따버린 모양이다.
'그렇게 독한 줄 몰랐단 말이야……'
독한 거×독한 거.
기억이 완전히 날아갔다.
진상을 부리고 곯아떨어졌다고 한다.
베개를 만지니 침까지 흘린 흔적이 있었다.
선배를 다시 볼 낯이 없다.
후우~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내쉬어버린 숨에서 맡아본 냄새가 느껴진다.
'선배 냄새 난다.'
시가를 피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까지도 입안에 지독했던 연기가 남아있다.
후우~
소라는 책상에 엎드린다.
맞닿은 면을 향해 숨을 내뿜는다.
냄새가 보다 직접적으로 맡아진다.
처음에는 독하고 싫기만 했는데.
찌걱!
뭔가 흥분된다.
자신도 모르게 오른손이 허벅지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생리한지 얼마 안됐는데 왜 이러지.'
자위는 한 달에 딱 한 번.
나쁜 일은 더 하면 안된다고 스스로 정했던 부분이다.
맹세를 지키기가 힘들다.
소라는 본능대로 움직이는 손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찌걱!
기분 좋은 부위를 어루만진다.
오늘은 왠지 평소보다 몸이 더 달아 올라있다.
'선배랑 키스한 거 기분 좋았었지…….'
얼마 전 기억이 떠오른다.
선배가 위급하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입술을 허락했다.
사실 호기심도 있었다.
남자랑 키스를 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들어보기만 했다.
"하아……, 하아……."
레몬맛 같은 건 아니었다.
달달하다는 것도 거짓말이었다.
보다 야성적인 맛.
양갈비를 먹었을 때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찌걱! 찌걱!
중독성이 있다.
처음에는 등 떠밀려 저질렀지만 이후로는 자신도 하고 싶어졌다.
'선배가 이렇게 막 가슴을 만졌던 거 같은데.'
만져도 아무 느낌 없는 그냥 살.
스스로 만졌을 때는 그냥 간지럽기만 할 뿐이었다.
선배가 만졌을 때는 달랐다.
아랫배가 뜨거워지며 묘한 감각이 온몸을 찌릿찌릿 찔렀다.
"으으응……!!"
왜인지 비슷한 느낌이 온다.
숨도 가빠지며 담배 냄새가 더 짙게 코를 찌른다.
쾌감.
평소 이상으로 몸을 타고 흐른다.
가슴도 답답한 것이 풀어진 것 같다.
어느새 브라도 벗어던지고 2차전에 돌입한다.
한 달에 딱 한 번만 하기로 한 나쁜 짓을.
'왜지? 만지는 걸로 기분이 좋았던 적은 없었는데.'
두 번 연속 저지른다.
허벅지 안쪽보다 두 손으로 가슴을 주무르는 게 기분이 좋다.
몸이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살덩이 안쪽에서 쾌감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하아……, 하아……, 하아……."
소라의 몸이 부르르 떤다.
그와 동시에 참고 있었던 숨을 미친 듯이 몰아쉰다.
거의 키스를 하고 있었던 책상 면은 습기로 젖어있다.
자신이 해버린 것이다.
'죄송해요 엄마, 아빠.'
못된 짓을 하고 말았다.
자취방에서 혼자 생활하다 보니 해이해져 버렸다.
그 인간 때문도 있다.
애시당초 키스라는 자극적인 행위를 알지 못했다면.
꿀꺽!
이런 이상한 기분도 들지 않았을 것이다.
떠올리는 것만으로 아랫배가 또 뜨거워진다.
"샤워해야지!"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구태여 혼잣말을 한다.
그러지 않으면 마음을 다잡지 못할 것 같다.
과오의 흔적을 전부 씻고 온다.
하지만 샤워를 마쳐도 모든 고민이 씻어진 건 아니었다.
'형이상학, 논리학, 철학……, 그리고 뭐 또 많았지.'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
트레이더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학이 아닌 다른 공부가 필요하다.
그것이 더 효율적이다.
2학기 수강 신청을 하기 전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한 번 해버리면 돌이킬 수 없으니까.
어쩌면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지 모른다.
꿀꺽!
그 정도 각오는 했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트레이더를 목표로 한다.
스무 살.
한 명의 어른으로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한다.
'자위는 한 달……, 아니 2주일에 한 번만 할까.'
어른이 되었으니 그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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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
학생들의 등교길이 어딘가 힘 빠져 보인다.
"아……."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구인가."
개강을 했기 때문이다.
술파티를 달릴 힘은 있어도 학교를 갈 힘은 없는 법이다.
좀비떼처럼 걸어 올라가고 있다.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될 줄은 몰랐다.
'도박꾼이 9시에 등교를 하는 게 말이 돼?'
한국의 경제학 교육은 기본부터가 안돼있다.
만약 내가 교수였다면.
〔경제학과 일과표〕
09:00−도박장 ON
09:00~10:00− 스캘핑
10:00~15:20− 단타
15:20~15:30− 종가 베팅
이런 식으로 했을 것이다.
실전 이상으로 경제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돈 꼴으면 평소에 죽어도 보지 않던 뉴스 찾아보게 돼있거든.'
물린지 1년이 지나면 세계 경제의 흐름에 통달해있다.
학습 효율이 어마무시하다.
이런 효율적인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일부 낙오자가 생긴다는 사소한 부작용은 생긴다.
'약간 카케구루○ 느낌으로 가면 되겠지.'
일본의 도박 만화다.
수익이 많은 순서대로 교내의 서열이 정해지게 된다.
하위권 학생들은 인권 박탈.
가축이라 불리며 마치 노예처럼 다뤄진다.
한국에는 아직 이러한 학교가 없다.
도박의 도자도 모르는 뜨뜻미지근한 학교 뿐이다.
'뭐, 거기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대학 생활이 두근거리지 않는다.
교우 관계를 만드는 것도 취미가 아니다.
1학기에도 진부한 생활을 보냈던 것 같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은 있었다.
"아침땡이나 하나 땡길까."
"선배!"
"스토커냐?
"제가 담배 피지 말라고 했죠?"
소라가 어느샌가 뒤따라오고 있었다.
흰 티에 청바지.
언제나와 같은 수수한 차림이다.
그럼에도 주위 학생들의 시선을 잡아 끈다.
'가슴만 뒤지게 커가지고 정말.'
최근 참견이 늘었다.
담배 좀 핀다고 세상 무너지는 줄 알고 있다.
나의 흡연을 필사적으로 막는다.
대신 다른 걸 받고 있는 관계다.
"니가 해줄 거야?"
"빨리 저쪽으로 가요."
소라와 동아리방으로 이동한다.
아침이다 보니 아무도 들어와 있지 않다.
쪼옥!
키스.
가벼운 입맞춤으로 시작한다.
입술을 떼고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보더니.
쭈왑!
쪽! 쪼옥!
크게 먹어버린다.
삽시간에 입 주위가 침범벅이 돼버리고 만다.
천박할 정도의 키스.
서툴렀던 처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방학 내내 한 보람이 있지.'
결국 어떻게든 허락을 받았다.
흡연을 안 한다는 약속으로 말이다.
그렇게 매일매일 키스를 해댄 결과.
놀라울 정도로 숙련도가 늘었다.
"선배 졸려요? 혀 좀 움직여봐요."
"움직이고 있어."
"무슨 소리에요. 키스는 이렇게."
혓바닥으로 꾹꾹 눌러온다.
치덕치덕 문대며 혀 전체를 맛 보여주고 있다.
따듯한 아이스크림 같은 식감이다.
부드러우면서도 달달하지만 삼킬 수는 없다.
'이게 어떻게 처녀야!'
내 혀를 가지고 놀아 댄다.
마구 핥아 대더니 기어코 입안으로 가져가 흡입한다.
할짝! 할짝!
쪼오옥~
가르친 입장에서 말하긴 뭣하지만 이런 부끄러운 짓을 잘도 한다.
아니, 모르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진짜 할 줄은 몰랐지.'
반장난삼아 알려줬다.
이런 키스도 있다는 걸.
하나둘 따라하더니 숙련도가 만렙을 찍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빨딱 설 법한 키스를 하게 되었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쌀 것 같다.
"입 벌려요. 빨리."
마무리.
까치발로 선 소라가 위에서 나를 내려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