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그 이상의 영향력을 가지기도 한다.
"오빠가 걸어줄게."
"정말 제 거에요? 비싼 거 같은데……."
"받기 싫음 말고."
"아! 싫다고는 안 했어요!"
패션 업계라는 것이 으레 그러하다.
항상 힙하고, 남들과 다른 것을 추구한다.
'지금은 일부 부자들의 전유물인데.'
차후에는 화가, 조각가처럼 개인이 브랜드화 된다.
피카소가 그린 '아비뇽의 처녀들' 같은 느낌.
젊을 적에는 작품의 가치를 인정 받지 못했다.
현재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거래가 된다.
이 목걸이를 만든 세공사도 40을 넘어 유명해진다.
초기 작품인 이것도 가치가 오를 것이다.
"준비됐어요……."
소라가 자신의 긴 머리를 걷어 올린다.
드러나는 하얀 목덜미는.
꿀꺽!
침이 삼켜질 수밖에 없다.
나도 모르게 혀를 대버릴 뻔했다.
'햇반 마렵구만.'
지금은 참아야 한다.
직접 목걸이를 걸어주는 귀중한 순간이니까.
"잠깐, 부끄러운데."
"움직여서 목걸이 끊어지면 책임 안 져."
"그건……, 곤란해요."
하얀 살결에 내려앉는다.
백금 비율이 높은 체인은 피부색과 매칭이 된다.
'이게 참 흥분되지.'
딱히 매끈한 목을 만지고 싶어서가 아니다.
여자에게 목걸이를 걸어주는 것.
마치 내 거라고 표시를 하는 느낌이다.
소라는 아무것도 모르고 받아들인다.
딸칵!
목걸이를 채우는데 성공한다.
중앙의 다이아가 소라의 슴골에 안착한다.
"이거 진짜에요?"
"가짜야."
"그럴 줄 알았어요. 그래도 소중히 간직할게요."
당연히 진짜.
그것도 일류 세공사가 가공했다.
굳이 알려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충분히 좋아하고 있다.
지딴에는 표정 관리를 하는 모양이지만 입꼬리가 히죽히죽 올라간다.
'이 정도 가슴에 이 정도 목걸이는 있어야 하거든.'
유럽 귀족들이 괜히 사치와 향락에 빠져든 게 아니다.
여자와 보석은 뗄래야 뗄 수가 없다.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전제 하.
소라의 몸에 걸치는 것은 최소 억단위는 돼야 어울린다.
안 그래도 탐이 나는 가슴이 더 훌륭하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손을 올리려던 찰나.
"마음에 들었어?"
"뭐, 오빠 센스 치곤 괜찮네요."
"그럼 가슴 만져도 되지?"
"그건 아니지."
소라가 인상을 찌푸린다.
분명 좋은 분위기 였는데 대체 왜?
'원래라면 마스터 보픈 카드라고!'
어지간히 도도한 여자도 받으면 미안해서라도 벌리게 돼있다.
정말 염치도 없다.
"그럼 키스라도."
"미쳤어요?"
"아니, 왜! 이미 했잖아! 처음 아니잖아! 닳고 닳았잖아!"
"뭐라는 거야 이 새끼가!!"
소라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달아오른다.
지난번의 일탈이 떠오른 모양이다.
'그때 얼마나 물고 빨았는데.'
내 침을 1L는 마셨을 것이다.
가슴도 원 없이, 정말 원 없이 주물렀다.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요!"
"그럼 무슨 문젠데?"
"그때는……, 같은 투자자로서 어쩔 수 없이 도와준 것 뿐이거든요."
'시발 섹스가 필요하다고 말할 걸.'
섹스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 아니 안 오르는 주식.
그런 느낌으로 말이다.
소라가 말하려는 건 그런 게 아니었다.
"뭐 받았다고 그런 거 해주는 것도 이상하잖아요."
"오빠가 1억 줘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거든요!"
흑심을 품고 다가갔던 손.
찰싹! 쳐내며 자신의 가슴을 끌어안는다.,
물품을 받고 몸을 허락해준다.
그러한 행위를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1주일만 있으면 진짜!'
가슴만 가지고도 갈 수 있게 만든다.
그렇게 조금씩 함락시켜 가고 싶었는데.
"아, 그럼 나 담배 필 거야!"
"선배 어린애에요?"
"담배 피는 어린애 봤어?"
"왕유치해."
뭐래, 왕가슴이.
손에 뭐라도 잡고 있어야 마음이 안정될 것 같다.
'1억을 태웠는데 손이 안 떨려?'
아무리 그래도 가슴도 못 만진 건 충격이다.
시가에 불을 붙여 한 대 태운다.
후우~!
짙은 연기.
니코틴이 점막 안으로 파고든다.
오랜만에 무는 한 개비다 보니 황홀하다.
"피우지 말라니까!"
"니가 내 마누라야?"
"선배 건강 걱정돼서 그러는 거잖아요."
"그럼 주무르게 해주던가."
소라가 으르렁댄다.
왜 이렇게 흡연자를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간접 흡연이 싫으면 나가던가.'
보란 듯이 펴버린다.
지긋이 지켜보더니 난데없이 팔을 뻗어 휙 채간다.
"제가 선배 대신 건강 나빠질 거에요."
"야, 잠깐."
"이렇게 몸에 나쁜 걸 콜록! 콜록!"
그리고 피어버린다.
마치 담배를 피듯이 숨을 들이킨 것이다.
'야.'
일반적으로 담배라고 인식되는 건 사실 약간의 담뱃잎에 설탕, 첨가물, 가향을 넣은 유사품이다.
시가는 진짜.
100% 순수 담뱃잎으로 말았다.
필터도 달려있지 않아서 일반 담배와는 연기의 농도가 차원이 다르다.
"소라야, 소라야?"
"아응……."
"일단 물 좀 마셔라."
단순히 조금 더 독한 정도가 아니다.
니코틴 함량이 담배의 100~400배 가량이다.
'그래서 피는 사람들도 겉담배만 하는 건데.'
속담배.
흔히 보는 것처럼 훅~ 빨았다가 내쉬면 니코틴 중독으로 뿅 가기 십상이다.
반쯤 뿅 가버렸다.
표정도 멍하고 눈의 초점도 흐려져 있다.
꿀꺽! 꿀꺽!
물을 먹인다.
담배라고는 피어본 적 없을 소라에게는 마약을 한 느낌일 것이다.
"괜찮아?"
"우웅……"
"안 괜찮나 보네. 인공호흡 해야겠다."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다.
소라의 말대로 지금은 불가피하다.
입가에서 침을 흘리고 있다.
삼킬 여력도 없는 힘겨운 상태다.
쭈왑!
귀한 것이 떨어지기 전에 주워 먹는다.
소라의 입술을 마음껏 먹는다.
'니코틴 맛있다.'
한참을 희롱하고 나서야 정신이 돌아온다.
혹시 갑갑할까 봐 브라도 풀어놓았다.
"질투도 하고 진짜 존나 귀엽네."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왜 왔는데?"
"선배한테 물어볼 거 있어서. 히끅!"
혹시 모르니 시가를 한입씩 물린다.
연기를 내뱉는 소라의 모습은.
'퇴폐미 작살 나네. 10년 후가 기대된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언젠가 연륜이 따라잡을 것이다.
"……말했잖아요."
"신입생 환영회 때?"
"선배가 트레이더 하는데 히끅! 경제학과 왜 들어왔냐고."
그것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인생 경험.
어떻게 쌓아가느냐에 따라 미래의 모습도 달라진다.
'그때는 포켓몬 트레이너였지만.'
지금은 헬스 트레이너 정도는 된다.
그 정도로 몸매가 죽여주고 의욕도 있는 여자다.
"그야 필요 없으니까."
"그럼 뭐를 해야 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형이상학, 논리학, 철학, 역사, 심리학, 정치과학 정도일까."
내 취향대로 큰다면 낮에도 밤에도 파트너로서 환상적일 것이다.
적어도 밤은 확실하다.
'나이 먹어도 두고 두고 맛있을 것 같아.'
아까 시가를 피는 모습을 보고 확신했다.
키울 맛이 나는 최상급품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오빠 말대로 클 거야?"
"네, 히끅!"
"오빠한테 인생 줄 거야?"
"?"
가치투자를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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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주식을 시작하면 반드시 듣게 되는 이야기다.
"워렌 버핏처럼 가치투자자가 되고 싶다고?"
"네, 투기가 아닌 투자를……."
"그 할배는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이 아닌데?"
"네?"
대표적인 투자법이다.
유명한 사람이 말했다.
세계 최고의 투자자 워렌 버핏이~.
'버핏 할배가 들으면 어이없어 하겠지.'
정작 본인은 한 적이 없는 말이다.
애널리스트와 책팔이들이 지들 좋을 대로 지어냈다.
"분명 책에서 읽었는뎅."
"본인한테 직접 들은 거야?
"그건 아니지만 책에서……. 히끅!"
"그 책 저자 잘 봐봐. 워렌 버핏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니까."
워렌 버핏의 강연을 들은 작가들이 상상력을 보태서 썼다.
혹은 대중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그런 책 쓰는 새끼들 다 죽여야 돼.'
존버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데?
초보 투자자들이 현혹될 만하다.
애널리스트들도 곧잘 떠들어 댄다.
기업의 본래 가치는 어쩌고저쩌고~.
정작 자기들은 무서워서 투자도 못하는 주제에 입만 살았다.
"애널리스트들이 투자를 안 해요?"
"걔넨 증권사 끄나풀이지. 증권사한테 돈 받고 고객 끌어모으는 영업직인 걸 아직도 몰라?"
일반 투자자들이 존버를 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그래야 증권사가 주가를 쉽게 움직이니까.
'가치투자의 의미를 왜곡시키고 있지.'
본인들의 이득이 목적.
혹은 잘못 알고 떠든 경우라도 나쁜 짓인 것은 마찬가지다.
"가치투자 어쩌고 하는 건 버핏 할배를 모르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야."
"선배는 잘 아나 보네요?"
"난 좀 알고 지냈지."
"?"
리스크를 지양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변명 용도로 늘어놓는다.
가치투자는 그런 게 아니다.
'정작 워렌 버핏이 돈을 번 방법은 개잡주와 레버리지였는데.'
의외로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청년 시절 젊은 버핏이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간단하다.
요즘 젊은 투자자들 하는 것처럼 개잡주 들어가서 레버리지 존나 태웠다.
"저, 정말로?"
"정말이면 키스해도 돼?"
"그거랑 그건 별개…… 아앙♡"
정신이 흐리멍텅하다.
머릿속에 짙은 안개가 낀 기분일 것이다.
'입 다물고 있으면 존나 귀여워.'
침대에 기대 앉은 채 꼭 끌어안고 있다.
얼굴을 당겨 입술을 먹는다.
"나빴어. 하지 말랬는데."
"소라가 너무 귀여워서 그래."
"우~ 대신 제대로 가르쳐줘야 돼요?"
"오빠가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줄게."
뱃살을 살살 만진다.
조금은 개발이 된 건진 꾹꾹 누를 때마다 반응이 있다.
'워렌 버핏의 투자 철학은 주류 경제학을 비판하는 걸로 시작을 하지.'
영국과 미국의 경제학 이론.
옛날의 투자자들은 보수적이고, 잘난 척하는 존재였다.
자신들은 항상 합리적인 결정을 한다.
모든 정보는 주가에 반영시켜 놓았다.
"주류……, 경제학?"
"그래. 주류 마시라고. 술 한 잔 적셔봐."
"웅,"
위스키를 한 잔 따라준다.
판단력이 흐려진 탓인지 넙죽 받아 마신다.
'이렇게 비이성적으로 움직이는 게 시장이거든.'
버핏은 다른 관점에서 시장을 보았다.
기업의 내재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다.
PER, PBR이 아닌 보다 본질적인 것.
현재가 아닌 미래의 가치를 생각했다.
"우쭈쭈 잘 마신다."
"독해."
"배우기로 했잖아. 주류 경제학 마셔야지."
"딸꾹!"
사업 방향과 경영자의 능력을 따진다.
내가 하는 행위도 워렌 버핏의 투자 철학과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