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8화 (68/450)

암묵적인 합의라고 보면 된다.

하락장에는 개잡주를 급등시켜 돈놀이를 한다.

"국장에 투자하는 것에 회의감이 드는데요."

"눈을 돌리지 마. 현실을 봐야지."

"현실이 뭐 이 따위야!"

진짜 돈 놓고 돈 먹기의 하지마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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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내려가는 주가.

〔한국 주식 갤러리〕

─아들 엄마가 준 돈 예금 잘 넣어 놨지?

─실패한 투자자의 점심 식사.jpg

─엄마미안해엄마미안해엄마미안해엄마미안해엄마미안해엄마미안해엄마미안해

─이 와중에 리딩이가 산 홍수주 근황

 투자자들로서는 고통의 도가니다.

나의 계좌가 아이스크림처럼 녹고 있다.

─아들 엄마가 준 돈 예금 잘 넣어 놨지?

"엄마는 우리 아들 믿어~~~!"

└항상 이웃에게 봉사하라고 하셔서 기부했어요

└엄마 좀만 더 땡겨줘봐 ㅋㅋ

└아 이번엔 딴다니까?

└유산 미리 준다 생각하고 더 줘봐요. 쓸 데가 있다고요!

나의 계좌만 녹으면 다행이다.

세상에는 여러가지 사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간혹 뉴스에도 나오는 사건들.

예비 불효자들이 자신들의 고민을 토로한다.

─실패한 투자자의 점심 식사.jpg

[공원 수돗물 마시는 사진.jpg]

3시간 동안 성과: −15만원

└물이라도 먹는 게 어디야

└내 세금을 왜 마셔 이 새끼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어는 공기도 아까워

└마이너스면 어제 처먹은 거 뱉어야지

주식 커뮤니티.

하락장이 되면 오히려 활기가 넘친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기 때문이다.

드립이라도 치며 달래는 거지만.

'줘도 못 먹네. 이 멍청이들.'

기쁨을 나누고 싶은 사람도 있다.

자랑이 마려운 손이 근질거린다.

─이 와중에 리딩이가 산 홍수주 근황

[특수재건 주가 떡상.jpg]

상 쳤다고 함 ㄷㄷ

└리 딩 좌

└주갤 1타 강사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마철이라 홍수주가 뜨는 거임??

└아니 이런 걸 어케 알고 사지

굳이 자신이 할 필요가 없다.

추종자 중 하나가 어련히 눈치채고 올린다.

'그래, 내가 홍수주 사라고 했잖아.'

장마철이다.

비가 쏟아진다.

일부 침수가 되는 도시들이 생긴다.

그 피해.

당연히 복구해야 한다.

관련 회사들이 수혜를 보게 된다.

─홍수 나면 재건주가 떡상하는 거임??

와 씨발 이걸 몰랐네……

내년에는 무조건 사야겠다 ㅠ

└힌트를 그렇게 줬는데 ㅋㅋ

└걍 모르면 리딩이 말 들어라

└홍수로 침수된 도시 복구해야지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건 별로 안 올랐고 특수재건이 유별남

특수재건이 떡상한 이유.

하지만 커뮤니티 녀석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아니, 겨우 장마 좀 왔다고 주가가 폭등할 리가 없잖아.'

홍수 관련된 주식은 많다.

그중에서 자신이 특수재건을 고른 데는 이유가 있다.

팩트뉴스− 「[특징주] 특수재건, 4대강 사업 기대감에 +29% 급등」

옛날에 크게 올랐던 적이 있다.

4대강 관련주로 묶여서 주가가 펌핑된 것이다.

정치적 견해 따위는 알 바 아니다.

중요한 건 한때 주목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런 주식은 건수만 생기면 또 오르게 돼있어!'

×× 테마주.

여기서 ××는 의외로 의미가 없다.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다.

세력들이 적당한 테마를 엮어서 쏴버린다.

특수재건은 반드시 한 번 오를 거라고 생각했다.

'---------------------------------------------+

『김용수님의 계좌』

특수재건│20000주│+33.87%

평가손익│ +71,820,000

+---------------------------------------------

그 결과.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장마철은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오늘은 일단 오버나잇하고 상황 지켜보면서 적당한 때 팔아야지~.'

콧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주식 짬밥이 오래된 용수도 이 정도 수익은 간만이다.

〔리딩이 리딩방〕

「리딩이 폼 미쳤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신용까지 싹 다 박을 걸」

「[수익 인증.jpg]」

「여기 못 먹은 놈이 어디 있다고 컄ㅋㅋ」

「고민하다가 못 탔어 ㅠㅠ」

리딩방 인원들 덕도 있을 것이다.

매수세가 생각 이상으로 세게 붙었다.

'나도 먹고, 너희들도 먹으면 좋잖아.'

용수는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수익을 내면 낼수록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입지도 높아진다.

돈을 버는 것보다 그것이 더 즐겁다.

수천만을 벌어도 어차피 쓸 곳이 없다.

자신에게 있어서는 이쪽이 현실.

전업 투자자인 용수의 수수한 자기만족인데.

─2017 · 07 · 03 손익 추이

---------------------------------------------+

당일 손익: +82,349,500

누적 손익: +355,514,711

+---------------------------------------------

+30.14%

└손태식이 돌아왔구나?

└시드 올인한 거 상쳤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조용한 이유가 있었네

└설마 손익좌도 특수재건 들어간 건가

용수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손익좌도 큰 수익을 본 모양이다.

그 자체는 그럴 수 있지만.

'아니, 이 새끼 설마.'

상승량이 심상치 않다.

+30%.

오늘 상을 친 주식은 딱 하나 뿐이다.

특수재건에 들어갔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안 떠오를 수가 없다.

'내가 밀고 있는 특수재건 들어가서 꿀 빨고 나온 것 뿐이잖아!'

자신의 추천주를 산 것이다.

수익을 보았다면 자신의 덕분이다.

그런데 멍청한 유저들은 손익좌를 빨고 있다.

열불이 안 뻗칠 수 없는 일.

「리딩아 특수재건 언제 팔아?」

「매도 타이밍까지 떠먹여줘야 하냐 ㅋㅋㅋㅋㅋㅋ」

「난 일단 팔았는데」

「리딩아 다음으로 주목하고 있는 섹터 있어?」

「나도 알려줘!」

어쩌면 이중에 있을 수도 있다.

자신의 리딩방에 잠입해 정보를 빼가는 것이다.

'두고 봐라.'

한동안은 정보를 뿌리지 않는다.

리딩방 인원들은 불만이 있겠지만 상관없다.

7월의 수익.

그 녀석에 이긴다면 커뮤니티 내 입지도, 추종자도 다 빼앗아올 수 있으니까.

* * *

코스피, 코스닥.

국장에는 작전으로 급등하는 주식들이 있다.

한 가지 신기한 건.

'다 아는 회사들이구먼.'

항상 그놈이 그놈이라는 사실이다.

여러가지 핑계를 대서 주가를 올릴 뿐.

타닥, 탁!

같은 주식이 테마만 바뀌어서 올라간다.

대표적인 작전주는 알고 있어서 나쁠 게 없다.

'대충 기억 났어.'

특수재건.

회사 자체는 별 볼 일 없다.

영업이익도 적고, 그나마도 적자 전환이 빈번하다.

까놓고 말해서 어지간한 강남 맛집이 더 잘 벌 것이다.

그렇게 별 볼 일 없는 회사일수록.

'세력이랑 작당을 하거든.'

작전은 한 가지 위험 요소를 동반한다.

세력이 아무리 주식을 사봤자 사장보다는 적다.

너무나도 당연하다.

기껏 주가를 올려놓았더니 사장이 다 팔고 튀는 일이 실제로 있다.

1. 사장이 일정 금액을 받고 작전을 눈감아준다.

2. 사장도 같이 작전에 참여한다 (?)

테마주로 자주 분류되는 주식들.

사장이 세력과 결탁한 것이란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후진적인 금융 시장이 아닐 수가 없지.'

한국 주식 시장의 실상.

진짜 대놓고 작전을 쳐도 금융위가 코 파면서 놀고 있다.

하지만 꼭 당하기만 하란 법은 없다.

어떤 회사가 세력과 결탁했는지 알고 있다면.

---------------------------------------------+

『특수재건』

14,150 ▲50 (+29.81%)

[최근 1년간의 일봉 그래프.jpg]

+---------------------------------------------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수재건은 과거 매매했던 기억이 있는 회사다.

'마침 차트도 예뻤고.'

홍수 관련주.

만약 뉴스를 띄운다면 특수재건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런 식으로 찾고 있다.

다음에 뜰 개잡주는 무엇인지.

아그작!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전력질주를 하는 것처럼 빠르게 심력이 소모된다.

'아무리 경험과 분석을 통해 경우의 수를 좁힌다고 해도.'

하락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건 위험하다.

자칫 개쳐물려도 이상하지 않다.

그럼에도 해내야 한다.

최근 커뮤니티의 동향.

아무래도 경쟁자가 생긴 모양이다.

─손익좌 추하지 않음??

홍수주는 1주일 전부터 리딩이가 밀던 건데

그걸 덥썩 들어가서 먹어버리네

└손익좌도 사람이지 ㅋㅋ

└뭔가 환상이 깨진 느낌

└100% 맞는 것도 아니고 먹는 건 결국 본인 실력인데

└좀 추하긴 하더라……

그럴 수 있다.

수익 자랑.

전업 투자자들에게 있어 하나의 오락이기도 하다.

'본인이 수익을 낼 때만 자랑을 해서 문제지만.'

때문에 꾸준히 인증을 하고 있다.

언젠가 돌이켜 봤을 때 감회가 새로울 수 있도록.

─그냥 억 단위는 리딩이가 더 잘 굴린다니까?

시드가 억씩 되면

손실 볼 때도 수천씩 보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고 투자하는 게 쉽지 않음

리딩방 운영하면서 주갤러들도 먹여주는 리딩이가 승자다

└요즘 분위기는 그렇지

└손익좌 폼 다시 올라왔던데?

글쓴이− 그건 리딩이 따라 특수재건 사서 그렇고 ㅋㅋ

└손익좌 풀신용 안 박는 게 예전 같지 않아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더 큰 수익을 낸 투자자가 있을 수 있다.

작은 논란이 되고 있다.

'딱히 경쟁심이 생기는 건 아닌데.'

최근 수익이 정체됐던 건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존버를 해야 했다.

그리고 하락장.

추세가 변해가는 게 느껴졌다.

그런 시기에는 매매를 줄이는 것이 옳다.

탐색전은 끝났다.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다음으로 노릴 만한 주식도 찾아냈다.

데일리뉴스− 「한국−감비아 외교장관 회담, ‘북핵 공조’ 강화」

최근 대한민국에 동맹국이 하나 생겼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소소한 이슈가 되고 있다고 한다.

감비아가 대체 어디지?

군사력이 뭐 얼마나 되지?

아무래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국가다.

주식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웃고 지나칠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된다.

'한감동맹 든든합니다.'

미쳐야 버는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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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외교.

국익을 위해 외국과 관계를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일이다.

외국 기업을 유치하고, 수출 규제를 철폐하는 등.

훌륭한 외교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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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원 3시간 전 乃 120

감비아가 어디에 있는 나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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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휘은광 3시간 전 乃 52

처음 들어보는 나라지만 우방국이 생겼다면 좋은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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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3시간 전 乃 1024

한감동맹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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