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익좌가 뭐냐? 수익좌는 안다
[당일 수익 인증.jpg]
나를 말하는 건가?
└단타의 리딩이 ㄷㄷ
└진입 전에 말 좀 해달라고 슈발아!
└이런 장에서 수익을 보네
└리딩이 손익좌한테 경쟁심 느낌? ㅋㅋ
하지만 글쓴이는 다른 사람이었다.
리딩데드캣바운스.
커뮤니티의 네임드 중 하나다.
'리딩방 운영하는 나쁜놈인데.'
리딩방.
소정의 대가를 받고 주식 정보를 알려주는 카톡방이다.
잘 맞추는 모양이다.
커뮤니티에서 인기도 높다.
하지만 자신은 인정할 수 없다.
─리딩이가 손익좌보다 대단한 거 아님?
리딩방 운영하면서 주갤러들 픽도 주는데
손익좌는 1일 1글만 올리면서 주갤러들 능욕만 함
└심지어 싸고 혜자임
└손익좌도 대단하긴 한데 요즘 리딩이 폼이 미친 듯
└리딩좌지 리딩좌
└그냥 리딩해 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불법이다.
공인 받지 못한 비전문가가 나설 영역이 아니다.
전문 트레이더를 목표하고 있는 소라로서는 눈엣가시.
한 가지 더 신경 쓰이는 일이 생겼다.
─리딩 vs 손익 6월 수익 비교.txt
[리딩이 수익 정리.jpg]
[손익좌 수익 정리.jpg]
6월달 리딩이가 이김 ㄷㄷ
└손익좌 퇴물됐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승장 끝나고 나가리행
└지만 잘 먹고 잘 사는 놈 vs 주갤러들한테 픽까지 주는 놈
└이런 하락장에서도 버는 게 진짜 고수지 ㄹㅇ
하루에 한 번 자신의 손익을 인증한다.
그 컨셉을 지켜나가 보니 손익좌라 불린다.
그러한 찬욱의 최근 수익.
지난 3, 4, 5월 달에 비하면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
자신 때문이다.
오늘만 해도 아침부터 찾아가 달달 볶으며 매매법을 물어봤다.
옵션으로 벌었던 1억 5천의 수익도 실현을 못했다.
선배의 매매를 자신이 방해한 셈이다.
차오르는 죄악감.
은밀한 곳에 들어가 있던 손을 뺄 수밖에 없다.
소라의 고민은 깊어져 간다.
다음화 보기
하락장.
〔한국 주식 갤러리〕
─선물하는 입장에서 요즘 무빙 개또라이인 게
─엄마가 예금 하라 할 때 말 들을 걸 개추 ㅋㅋㅋㅋㅋ
─좆스피 오빠, 이게 끝이야? 빨리 좀 세워봐아~
─요즘 장 존나 터키 아이스크림 같네
.
.
.
최근 코스피는 연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꿈과 희망이 가득했던 상승장이.
─좆스피 오빠, 이게 끝이야? 빨리 좀 세워봐아~
나 아직 안 갔다고!!!
└남들 홍콩 갈 때 니 혼자 뭐했는데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쌌다고 씹년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사와 전통의 박스피를 ㄹㅇ 좆으로 봤누?
└아 PTSD 오네
끝나자 투자자들은 제정신이 아니다.
계좌 수익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재투자 타이밍도 정하기 힘들다.
세력은 자신들의 물량을 정리하기 위해.
─요즘 장 존나 터키 아이스크림 같네
존나 처내리길래 약 올라서 팔면 다시 처오르고
다시 처오리길래 약 올라서 사면 다시 처내리고
존나 약 올리네 개 씨발년들
└글에서 분노가 느껴지누
└숏 사면 처올림 개새끼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국인 놀이터야 걍
└엇박 타고 꼴아박기 딱 좋은 장인 듯
주가를 흔든다.
제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투자자라 하더라도 수익을 내기 힘든 시기다,
방향성만 맞추면 되는데?
실전 투자는 수익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다.
─선물하는 입장에서 요즘 무빙 개또라이인 게
당연히 숏이겠지 하고 숏 타면
기관들이 억지로 위로 막 쏴버림
거기가 고점이구나 하고 숏 치면 또 쏨
그러다 내리길래 찐하락이구나 하고 사면 또 쏨
그렇게 개미 진 다 빼놓고 찐찐하락시키는데 알면서도 탈 수가 없다
└숏 사놓고 수면제 먹어 ㅄ아
└이래서 개미는 털릴 수밖에 없는 거
└강원랜드 왜 가누 선물하면 되는데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국산 카지노를 해? 호로빨갱이 도박꾼이야??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다.
개미가 많이 탄 쪽을 의도적으로 누른다.
설사 옳은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틀린 선택으로 만들어버린다.
돈 놓고 돈 먹기.
'아, 이게 어렵나?'
하지만 잃는 사람이 있다면, 따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용수는 늘 하는 커뮤니티를 보며 히죽 웃는다.
타닥, 탁!
그리고 글을 올린다.
언제나와 같은 뻘글.
하지만 가끔씩 자랑도 한다.
─하락장이 뭐냐?
[당일 수익 인증.jpg]
진짜 뭐냐
내가 사는 주식은 다 상승인데
└리딩이 또 벌었누
└하락을 모르는 남자……
└왜 이번엔 리딩방에 안 풀었어 ㅠㅠ
└리딩이한텐 하락장도 상승장 ㅎㄷㄷ
용수는 전업 투자자다.
특정한 직업을 가지지 않고 오직 '투자'만으로 돈을 버는 사람.
'이 정도 돼야 전업 하는 거지.'
그중에서도 나름, 아니 상당히 실력이 있다고 자부한다.
이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으니 말이다.
〔리딩이 리딩방〕
「리딩아 내일 쏠 종목 뭐야?」
「친구비 입금했어!」
「요즘 하락장 너무 힘들다 리딩아……」
「주갤 네임드 ㄷㄷ」
「1년 모은 돈 다 까먹고 죽을 것 같다. 제발 복구할 수 있는 종목 하나만 띱해주라. 무조건 존버 할게 ㅠ」
그리고 추종자.
처음부터 이렇게 많았던 건 아니다.
3년에 걸친 활동 끝에 수십 명이 되었다.
'내가 이 지옥 같은 코스피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증명을 했는데.'
당장의 수익?
그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진짜 실력이 있는 사람은 꾸준히 돈을 번다.
워렌 버핏이 세계 최고의 투자자라고 불리는 이유다.
그보다 더 큰 수익을 낸 사람은 있지만, 그보다 오래 살아남은 사람은 없다.
─2017 · 06 · 30 손익 추이
---------------------------------------------+
당일 손익: +1,529,725
누적 손익: +273,165,211
+---------------------------------------------
+0.56%
└역시 시드가 커지니까……
└3억 있으면 2틱만 먹어도 150만이네 ^^ㅣ발
└옛날처럼 존나 처먹진 않아서 다행
└손익좌 폼 죽음?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거슬린다.
손익좌.
몇 달 전부터 수익 인증을 하고 있는 한 이용자다.
'50만원으로 2억을 넘게 번 게 사실이라면 대단하긴 해. 사실이라면.'
믿기지 않는 수익률이다.
커뮤니티에서 난리가 날 만도 하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기인은 많다.
단기간에 엄청난 투자 수익.
그런 사람들 대부분이 시간이 지나면 시장에서 퇴출되어있다.
─손익좌 요즘 수익률 왜 그러냐?
두세 달 전만 해도
1주일에 몇 배씩도 찍어냈잖아?
요즘은 1%도 못 버는 날이 많아졌네
└시드가 커졌잖아
└1000만원으로 신용 쓰는 거랑 1억으로 신용 쓰는 게 같냐고 아 ㅋㅋ
└하락장에서 수익 내는 것만 해도 지리지
└응 리딩이 미만잡 ㅅㄱ
모든 투자는 리스크가 따른다.
그 리스크의 크기는 가진 시드에도 비례한다.
'1천으로 신용 썼다 깡통 차면 1년 죽었다 셈 치고 일하면 되겠지.'
하지만 1억으로 깡통을 차면?
웬만한 고수익 직종이 아니고서야 몇 년은 걸려야 복구할 수 있다.
하물며 전업 투자자.
그날로 직업을 잃는다.
인력 사무소 가서 노가다라도 뛰어야 한다.
타닥, 탁!
그러한 부담감.
자신의 리딩픽을 구걸하는 커뮤니티의 유저들은 잘 모를 것이다.
─투자자는 그릇이라는 게 있음
손익좌가 단기간에 2억 만든 건 ㅇㅈ
하지만 이후로 지지부진한 건 억단위 시드를 못 굴리는 그릇이라는 거임
억단위 굴리면서 갤러들한테 조언까지 해주는 리딩이가 훨씬 윗급이라고 볼 수 있는 거
└니 따위가 뭔데 손익좌를 깜?
└리딩이의 리딩은 ㅇㅈ이지
└이건 팩트지. 리딩이 주갤 짬밥이 몇 년인데
└솔직히 운빨 좀 있었다고 봄
불을 지펴준다.
로그아웃.
자신이라는 걸 숨기고 글을 올린다.
'봐봐, 다 동의해주잖아.'
커뮤니티.
가상의 공간.
이곳에서 인정 받는 것은 용수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전업 투자자는 굉장히 특수한 직업이다.
직장 동료도, 매일 출근해야 하는 사무실도 없다.
그런 용수에게 있어 이 작은 커뮤니티는 삶의 70%를 차지한다.
리딩방을 함께 해주는 동료들도.
「손익좌 케미칼 들어간 거 같던데 전망 어떰?」
「여기서 손익충 언급하지 마라」
「?」
「왜」
「하지 말라면 하지 말지」
「손익충 빨 거면 걔한테 리딩 해달라고 하던가 ㅋㅋ」
─채팅방 관리자가 충신지빡이님을 내보냈습니다.
굴러온 돌인 손익좌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는 이유.
최소한 그의 거품이 꺼졌으면 좋겠다.
'나는 이번 달에 3천만원 벌었어. 내가 그런 사람이야.'
손익좌는 2천만원 안팎이다.
앞으로는 이 수익 차이를 유지하고, 더 벌려나가기까지 할 것이다.
---------------------------------------------+
『특수재건』
10,950 ▲50 (+3.46%)
[대충 흐르고 있는 그래프.jpg]
+---------------------------------------------
그럴 수 있는 능력.
자신만의 매매법이 있다.
아니, 남들도 다 보는 것이지만.
'슬슬 홍수주 쏠 때가 됐거든.'
차트를 기가 막히게 본다.
노원동 차티스트라 불리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다.
그리고 재료.
다년간의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에 오를 섹터를 읽어낸다.
−이제 곧 7월이 다가옵니다
「오 리딩이」
「교주님! 교주님! 교주님! 교주님! 교주님! 교주님!」
「점찍어줄 픽이 있사옵나이까?」
「이번에야 말로 풀매수해야지」
「무적권 산다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마 시즌이다.
대한민국은 1년에 한 번 엄청난 우기가 찾아온다.
'옛날에는 도시가 물에 잠기고, 이재민이 생기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최근에 들어서는 큰 피해를 기록했던 적은 없다.
하지만 그 공포는 남아있다.
장마철이 되면 움직이는 주식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용수는 기억하고 있다.
−특수재건 11000원 이하에서 매수하시고요
「그보다 내려가면요?」
「더 싸게 살 수 있으니까 좋죠」
「교주님 말씀에 토달지 마라」
「응 내가 다 살 거야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절가는 10500원입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갈 일은 아마 없을 거에요
홍수주.
관련된 회사는 한둘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더 좋은 주식도 있을 것이다.
'특수재건은 작년에도 쐈거든.'
아마 세력이 장난질을 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사소한 진실은 중요치 않다.
높은 확률로 오른다는 것.
그리고 자신은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사실.
'---------------------------------------------+
『김용수님의 계좌』
특수재건│20000주│+3.79%
평가손익│ +7,472,500
+---------------------------------------------
미리 매수를 해두었다.
선취매.
글자 그대로 주식을 미리 사두는 것이다.
1. 오를 만한 주식을 찍는다.
2. 며칠에 걸쳐 물량을 확보한다.
3. 리딩방 인원들 보고 사라고 한다.
이미 오를 만한 주식이다
그런데 다수의 매수자들까지 달려드니 안 오를래야 안 오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