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출현!
눈이 안 돌아갈 수가 없다.
주가가 실시간으로 정신 나간 것처럼 상승한다.
"우리는 손○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울컥울컥."
그 상승분.
찬욱의 계좌에서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있다.
납득이 되지 않는다.
손○민 선수가 골을 넣었다고 주가가 올라간다니.
"BJ들도 잘하면 별풍선을 쏴주는데 우리손이 해외에서 골을 넣고도 축하를 못 받으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아?"
"그, 그런가요?"
"전세계에 손○민 팬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후원자는 얼마나 많고? 방금 토트넘이 10만 주 산 거야. 질 수 없지 맨유도 산다! 첼시도 산다! 응 안돼 리버풀은 중위권이 딱이야."
"리중딱……?"
"오늘 상 친다. 우리 소오오오오온~~!!!"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말하는 것도 얄밉기 짝이 없다.
그런 것과는 별개로.
'진짜 올라갈 주식인가?'
혹하게 된다.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말로 상.
일일 최대 상승치인 30%를 찍을지도 모른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자신이 스승으로 삼고 싶은 사람.
성질은 더러워도 실력 하나는 진짜다.
매수를 했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소라는 속는 셈 치고 매수를 해봤는데.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그와 엇박자로 울리는 알림.
컴퓨터에서 들린 소리에 소라는 흠칫 놀란다.
"내려가는데요? 골 넣어서 올라간다면서요."
"무슨 소리야. 너 이성적으로 좀 생각해."
"네?"
"우리손푸드랑 손○민이랑 대체 무슨 상관이 있어. 만약 그런 걸 믿고 주식을 샀다면 투자가 아니라 투기를 한 거지."
'……뭐?'
주가가 내려간다.
멈출 수 없는 기세로 미친 듯이 상승했던 게 거짓말 같을 정도로.
시험삼아 넣은 100만원.
순식간에 −10%가 찍히며 10만원이 날아가 버렸다.
"아니, 선배가 분명 올라간다고 했잖아요."
"내가?"
"손○민 선수 팬이 엄청 많아서 올라간다면서요? 안 올라가면 손○민 선수한테 실례 아니에요?"
"괜찮아 난 버기단이니까."
"네?"
열불이 터질 일.
어느새 자기 주식을 정리하고 알 바 아니라는 듯 하품을 하고 있다.
'진짜 미친놈인가 정말!!'
누구 때문에 주식을 샀는데.
하지만 매수 버튼을 누른 건 자신의 판단이다.
하소연할 수도 없다.
소라는 일단 꾹 참고 이곳에 온 목적부터 밝히기로 한다.
"그런데 여기 왜 왔냐?"
"온다고 말했짜나요!'
"왜 이렇게 화가 나있어.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화가 많은지 모르겠다."
"%%#$%^#!"
''아이 씨!'
어떻게 대화만 주고 받아도 화딱지가 나게 만드는지.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주식을 잘하는 사람.
아버지와 회사 동료분들을 제외하면 살면서 만나본 적이 없다.
과정은 납득이 안되지만 방금도 돈을 벌었다.
주식을 매매해서 말이다.
"니가 왜 돈을 잃었는지 알고 싶다고?"
"네."
"머리가 멍청해서 잃었나 보지."
"아니……, 그걸로는 납득이 안돼요."
이래 봬도 수석이고.
스스로에게 자부심이 있다.
살면서 멍청하다는 소리는 비슷하게도 들은 적이 없다.
'이해가 안돼.'
증권사 이사이신 아빠도 뒤늦게 알고 전화했을 정도다.
주가가 내려가는 걸 어떻게 미리 알아?
단순한 우연이라면 그것으로 괜찮다.
하지만 이유가 있다면?
자신이 모를 뿐이라면?
"선배가 절 납득시켜주면 뭐라도 할게요."
"오."
"단, 아까 같은 말도 안되는 거 말고요."
10만원이 물렸는데 말도 안된다고 말하니 속이 쓰리다.
그럼에도 알고 싶다.
"아, 나 진지하게 말하는 거 싫어하는데."
"진지하게도 말할 줄 알아요?"
"그래, 선동 모드일 때랑 다르지."
"네?"
주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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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
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는 대개.
"기업의 실적을 보고 투자를 하는 게 맞지 않아요?"
"뭐, 가치 투자를 한다고?"
"네."
"너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네?"
거의 정해져 있다시피 하다.
가치 투자를 비롯한 몇 가지 말이다.
'가치 투자를 무슨 쉽고 간단한 투자법 정도로 아는 거지.'
"가치 투자가 뭐야?"
"기업의 가치를 믿고 투자하는 거 아니에요?
"니가 그 기업이 좋은지, 안 좋은지 어떻게 아는데?"
"어……, 재무제표도 봤고. 애널리스트분들도 좋다고 하셔서."
"하아~~~~."
요즘은 유튜브에서도 많이 떠든다.
좋은 주식을 사서 존버하면 돈을 벌 수 있다.
'워렌 버핏도 포기한 게 코스피라는 것도 모르고.'
가치 투자의 아버지.
워렌 버핏의 투자법으로도 유명하다.
좋은 기업은 언젠가 오르게 돼있다.
저평가된 회사를 사라!
"너 버핏 할배가 왜 성공했는지 알아?"
"아까 말씀드린 대로 기업의 가치를 믿고 저평가된 회사에 투자를 해서……."
"아니. 나스닥에 투자해서 그래."
"……."
성공의 비결은 의외로 어려운데 있지 않다.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1/40 확률을 뚫고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워렌 버핏(Warren Buffett)
나스닥은 지난 100년간 꾸준하게 우상향을 해왔다.
손해를 보기도 쉽지 않을 정도다.
금수저 + 영재 교육까지.
저런 풀버프를 받고 태어났으니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에서 태어났어 봐. 오하마의 현인이 아니라 오함마 들고 다니는 공사 현장 할배였겠지.'
물론 같은 조건에서도 실패한 사람은 많다.
가치 투자를 정립한 것도 위대한 업적이 맞다.
"나스닥 20배 오를 동안 2배 오른 코스피에서 뭘 믿고 가치 투자를 하겠다는 거야? 난 이해가 안되네."
"앞으로는 오를 수도 있잖아요……."
"아오 이 답답아!"
하지만 나스닥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만큼 유명해질 수 없었다.
아니.
'애초에 코스피 같은 20년 횡보 개씹스캠 증시에는 투자하지 않았겠지.'
워렌 버핏도 코스피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다.
그도 그럴게 소라의 말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기업 가치!
펀더멘탈과 미래 성장성을 봤을 때 매력적인 저평가 회사가 한두 곳이 아니다.
"그러면 저평가를 왜 받는 것 같애?"
"사람들의 관심이 부족해서……."
"그러니까 관심이 왜 부족하냐고! 니가 아무리 예뻐도 성격이 드러우니까 남자 안 꼬이는 거랑 똑같은 거 아니야."
"뭐 이 씨발?"
그것이 하루이틀이 아닌 년 단위.
수십년간 코스피가 저평가를 받는다면 분명한 이유가 있다.
'저평가가 아니라 사실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있었다는 거지.'
주식은 해당 기업의 가치만으로 평가 받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 동향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α.
더 세부적으로 봐야 한다.
한국 기업들의 주가가 저평가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코스피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상식을 가르쳐주지. 구씨와 허씨 묻은 주식은 사지 마라."
"구씨와 허씨?"
"둘은 한 핏줄이야. 핏줄부터가 사기꾼 가문인 게지."
투자를 하기 싫게 만들기 때문이다.
기업 오너들에게 '양심'이라는 게 탑재돼있지 않다.
주주를 회사의 주인이라고 보지 않는다.
돈 뜯어먹을 호구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비약이……,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대체 어디가?"
"그래도 헬지와 KS면 한국에서 인정 받는 대기업인데."
헬지전자로 유명한 헬지.
24시간 편의점으로 친숙한 KS.
둘 다 일반인들에게 이미지가 나쁘지 않지만.
'원래 나쁜 놈일수록 착한 척을 더 잘하거든.'
투자자들에게는 악명이 높다.
온갖 방법으로 개미들을 등 처먹으며 성장해온 기업이다.
1. 의도적 부도 후 헐가에 흡수합병
2. 그룹 내 계열사에 부채 떠넘기기
3. 물적 분할로 주주 가치 희석시키기
"너 코스피 장기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이 얼만지 알아?"
"글쎄요. 한 120%?"
"−74%야. 내가 노리고 74라고 한 건 아니고."
"네?"
위 같은 행위가 즐비하다.
구씨와 허씨가 특히 많이 해먹긴 했지만, 다른 회사들도 만만치 않게 해먹었다.
'코스피는 회사가 투자자들의 적이야.'
주가가 좀 올랐다 싶으면 어떻게든 빨아 먹으려고 안달이 난다.
코스피에서 절대로 장기 투자를 하면 안되는 이유.
"구씨와 허씨만 조심하면 되는 거에요?"
"아니. 하놔도 악명이 높다."
"하놔가 어디에요?"
"하놔생명 몰라? 대왕모건! 한타의 모건! 철벽의 모건! 모건이 지키는 하놔를 몰라?"
"도끼손 모건이라면 아는데요."
그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가를 의도적으로 올리지 않는 회사도 있다.
주가가 올라가면 좋은 거 아님?
일반적인 상식에 의거해서 생각하면 당연히 그러하다.
그 상식을 무시한다.
주가가 올라가는 걸 죽자고 막는 회사가 놀랍게도 한국에는 많다.
'상속 문제라는 게 있어서.'
상속세.
글자 그대로 죽으면 내는 세금이다.
돈이 많은 재벌들은 정말 천문학적으로 낸다.
"그래서 일부러 주가를 올리지 않는 거야."
"아……."
"주가가 높을수록 내는 세금도 많아지니까. 코스피에는 버는 돈 대비 주가가 이상하리만큼 낮은 회사들이 여러 곳 있는데 대부분 상속 문제야."
대표적인 기업이 하놔.
재계 서열 7위인 기업의 시가 총액이 2조밖에 되지 않는다.
영업 이익은 2조를 훌쩍 넘는데 말이다.
지주사 할인을 감안해도 말이 안되는 가격이다.
'배당을 쥐꼬리만큼 주는 등 주주 차별적 정책을 펴서 주가를 찍어 누르는 거지.'
"일감 몰아주기도 있다."
"그건 또 뭐에요……. 듣기가 무서운데."
"회장 아들 3형제의 회사에 알짜배기 일거리를 주고, 나머지 회사는 짬처리를 해서 손해를 대신 보는 거지. 회장 아들의 회사를 키워서 증여세를 낮추기 위한 편법이야."
온갖 방법이 다 있다.
주주를 등 처먹는 것은 코스피의 오랜 역사와 전통과도 같다.
소라의 표정이 썩 좋지가 않다.
자신이 꿈꿔오던 주식이란 세계에 실망을 한 모양이다.
"그래도……."
"뭐."
"정상적인 기업도 있지 않을까요? 혹시 미래자동차도 나쁜 기업이에요?"
울먹거린다.
그토록 강인하고 싸가지 없던 아이가 울상을 짓는 모습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
'원래 현실이라는 게 상상하는 것보다 3배는 더 심해.'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 지경으로 말이다.
하지만 주식 투자자라면 마주해야 한다.
현실과.
민감한 분야라 하더라도 확실한 판단과 근거로 분석을 할 필요성이 있다.
"미래는 앞 둘에 비하면 양반이긴 하지."
"휴……."
"하지만 회사에 기생충을 키우고 있다."
"기생충요?"
"그래, 몇 년 지나면 유명해질 영화니 기억해둬."
"?"
강성노조.
귀족노조라는 이야기는 뉴스든 어디든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 끝판왕이 바로 미래에 있고.'
화염병을 기본 베이스로 사제총과 화염방사기를 제작해서 회사 건물을 무단으로 점거하는 미친놈들 말이다.
이들이 회사에 끼치는 피해는 막대하다.
그것을 알고서 의도적으로 이용하기까지 한다.
"회사가 좀 잘된다 싶으면 시위를 여는 거지. 주가가 올라갈래야 올라갈 수가 없어."
"그래도……."
"그래도 또 뭐!"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서가 아닐까요? 노조의 설립 목적이 절대 나쁜 것은 아닌데……."
물론 노동자의 자주적 단결권은 정당한 권리다.
불만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문제는 너무 좋은 사회라는 거지.'
비탄력적인 고용 구조.
한국은 기업이 직원을 해고하기 어렵게 해두었다.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이 이권을 독식하기 위해서.
회사 입장에서는 당장 잘라버리고 싶은 기생충들이 이득은 이득대로 취하고, 회사의 발전까지 가로막는다.
데일리뉴스− 「“저희 노조가 죄인입니다” 쌍두차 노조가 뒤늦게 참회의 눈물 흘리는 이유」
아니, 아예 망해버리기까지 한다.
파업을 할 때마다 천문학적인 손해를 본다.
경쟁력이 있는 회사는 그나마 돌아가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는 버틸 수가 없다.
"코스피에는 니가 주식을 하기 전까지는 절대 알 수 없는 여러가지 사건들이 많아. 그것을 전부 알고, 적용하지 못하면 실전 투자라고 할 수 없어."
"그렇구나……."
"그래, 이 좆밥아."
기관들도 이를 알고 있다.
코스피는 구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니까 주가가 좀 올라갔다 싶으면 공매도부터 채우고 보는 거야.'
철강주가 내려갔던 이유.
진짜 별다를 게 없다.
주가가 올라갔으니 공매도를 친 것 뿐이다.
"그게 말이 돼요?"
"말이 돼."
"공매도는 손실이 무한대라서 쉽게 할 수 없는 거라고 알고 있는데."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