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화 (8/450)

스무 살.

사실 몸매는 몇 년 꿀었어도 이상하지 않은 퇴폐미를 자랑한다.

하지만 내면은 아직 어리고, 다소의 충격을 받았어도 이상하지 않다.

솔직히 좀 쌤통이다.

'이래서 가지지 못하면 부숴버리겠다고 하나 봐.'

코프룰루를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잿더미로 만들어버리겠다고 말한 아크튜러스 멩스크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이참에 휴학하고 여캠이나 인스타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약간 이슈를 이용하는 느낌으로."

"미쳤어요?"

"지극히 정상이야."

진로 상담!

사람마다 잘하는 게 다른 법이다.

내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재능을 알아봤다고.

'직업에 귀천이 없는 법인데.'

우리나라가 어렸을 때부터 공부! 공부! 하니까 성공하는 방법이 공부밖에 없는 줄 안다.

어른들이 애들을 망쳤다.

나이 먹고 나중에 후회한다.

주름살 생기고, 가슴 쳐진 후에는 하고 싶어도 못해.

"전에도 말했지만 저는."

"포켓몬 트레이너?"

"아니라고!"

"왜 이렇게 화가 많아."

아직 큰물에서 노는데 뜻이 없다.

유비가 제갈량을 삼고초려로 모셔왔듯 나도 아직 포기하진 않았다.

"당신 선배로 생각할 일 없으니까 혹시라도 선배 대접 받을 생각 말아요."

"그래, 살펴가고."

"아, 진짜!"

지 혼자 와서, 지 혼자 화를 내더니 멋대로 가버린다.

마음씨 넓은 선배는 처음 보는 모양이다.

'한 살이라도 많은 사람이 참아야지.'

연장자가 넓은 가슴으로 이해해줘야 한다.

가슴은 쟤가 더 크지만.

* * *

한국대 가슴녀.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한국대 가슴녀 꼴리누

[유튜브 영상 캡처.jpg]

가슴 무식하게 큼

한 번만 주물러봤으면 소원이 없을 듯

└너 고소

└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만 사누

└근데 웬만한 의젖도 저거보단 작아

자극적인 이야기.

특히 여자 관련은 이슈화 되기 쉽다.

××녀라며 커뮤니티에서 퍼지는 건 시간 문제다.

여러 유머 사이트에 오르내린다.

한국대 가슴녀라는 이름이 유명해진 연유.

거기까지는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일상이지만.

〔한국 주식 갤러리〕

─미래차가 2012년부터 무려 5년을 눌려있었음

─물로켓론<< 솔직히 공감하면 개추

─아니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로켓인지 불로켓인지 호로 빨갱이 쉐이가……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가십거리가 아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로켓인지 불로켓인지 호로 빨갱이 쉐이가……

어디 교수님 말씀에 토를 달고 앉아있어

미래차 주가가 내려앉아?

느그 세대 끝날 때까진 그럴 일 없다~~~~~~~~~~

└틀

└네 다음 물로켓

└이 새끼 최소 미래차 평단 20만ㅋㅋㅋㅋㅋㅋㅋㅋ

글쓴이− 느금이다 콱 마!

주식.

인생을 한 다리 걸치고 있는 사람은 많다.

전업이든, 투자 비중이 높든 어느 쪽이던 말이다.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논쟁이 뜨겁다.

한국대 교수와 한 학생의 설전은 최근 주가의 흐름과도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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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168,500 ▲1500 (+0.89%)

[대충 떡상하는 주봉 차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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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차』

38,950 ▲750 (+1.19%)

[대충 떡상하는 주봉 차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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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도 아무런 근거 없이 이야기를 꺼낸 게 아니다.

최근 한국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우상향을 하고 있다.

중앙대일보− 「사상 최대치 기록 새로 쓰고 있는 2017년 수출…수출 순위도 세계 6위로 껑충」

미국 경기의 상승.

한국 전체의 수출액도 호조세를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미래차가 2012년부터 무려 5년을 눌려있었는데 ㅋㅋ

상승 추세가 금방 꺾일 거 같아?

최소 20만 구간은 복구하고 전고점까지도 회복함 ㅅㄱ

└이 새낀 찐이네

└진짜 물린 놈이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평단 얼마임?

글쓴이− 살려주세요

그동안 눌렸다는 것이다.

중국발 호재로 치솟았던 주가는 2012년부터 살금살금 내려와 거의 반토막이 되었다.

주주들로서는 피눈물이 난다.

이제 막 숨통이 트이려던 참이다.

그런데 부정 탈 만한 소리를 하고 있으니.

─코갤 투표) 미래차 오른다 vs 내린다

물로켓 교수님 말이 맞다 개추

아니다 학식충 말이 맞다 비추

└아가리 쩌어어어억~~~!

└흉기차는 10만이 딱이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5만 오면 받아먹는다

└당연히 교수 말이 맞겠지 ㅋ

반발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반대로 해당 의견에 동조하는 추종자들도 생긴다.

정말로 박살 나는 건 아닐까?

그 말이 맞다면 가치 있는 투자 정보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아무리 경제학과 교수가 주식을 못한다는 이미지가 있어도

이미 일어난 상황을 가지고 말하는 건데 틀릴 리가 있음?

무슨 어디 배제대도 아니고 한국대 교수한테 물로켓 이러는 건 그냥 학생 버릇이 없는 거지

└물로켓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로켓 입에 쫙쫙 붙음

└주장 자체는 꽤 신빙성 있어. 근데 주식 시장이라는 게 예상만으로 굴러가는 곳이 아님

└그냥 망상이던데? 법이 무슨 뚝딱 만들어지는 줄 아나

때문에 논란.

한국 자동차 기업 투자자들은 옥신각신하고 있다.

정말로 들어맞는다면 신기한 일이다.

물론 그 말을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적다.

─내가 차트 전문가인데 횬다차 상승 여력 충분함

[미래차 주봉 차트.jpg]

조정 받을 만큼 받았고

지금은 차트상으로 반등 구간임

최근에 살짝 부진하긴 한데 단기 차익 실현+매물대 소화하고 다시 올라감

구글에 역헤드앤숄더 차트 검색해보면 알 거임

└지금 진짜 싸도 너무 싸다

└미래가 아무리 흉기차 소리 들어도 재무제표 튼실하고 글로벌 경쟁력 있는 회사지

└내려올 때 헤드앤숄더 만들고 내려왔으니 올라갈 때도 역헤드앤숄더 만든다 이 말이야~

└학식충 새끼가 미친 거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학생이 알면 얼마나 알까?

그럴 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그것을 토대로 투자를 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또 다른 이슈들이 생기며 묻히게 된다.

그렇게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수많은 사건 중 하나로 끝날 거라 생각했는데.

세상은 미친놈들에 의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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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이벤트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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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한 초밥집.

보기만 해도 침이 줄줄 흐르는 비주얼의 고급 초밥이 나오고 있다.

탁!

무려 50년 경력의 초밥 장인이 손수 쥐어준다.

고집 세 보이는 노인의 손길로 만들어진 보리새우 초밥의 맛은.

<초밥 맛있스므니다!>

리액션이 절로 나올 만도 하다.

새우인지 새끼 랍스터인지 구분이 안될 만큼 큼지막한 보리새우가 밥알과 함께 입안에서 풀린다.

탁!

무시아와비 (蒸し鮑).

일본식 전복 술찜이다.

고급스럽게 찐 전복을 먹기 좋게 손질해 초밥 위에 올렸다.

탄력 있으면서도 톡! 하고 끊어지는 기분 좋은 식감이 먹는 재미를 더한다.

와사비 대신 발라진 전복 내장의 깊은 풍미는 두 말하면 입 아프다.

<에또……, 코레와 오토로데스요.>

<스미마센?>

먹을 시간이 부족하니까.

그래야만 한다.

심지어 참다랑어 대뱃살, 오토로가 차례를 기다린다.

다 같은 대뱃살이 아니다.

최고의 참치를 최상의 상태로 이송해, 50년 경력의 장인이 손수 손질한 한 점이다.

이것을 먹기 위해 일본은 물론 전세계에서 찾아온다.

예약을 해도 년 단위로 기다려야 할 정도인데.

<계란 초밥이 먹고 싶다고 하십니다.>

<아~ 타마고데스네~.>

손님께서 마다한다.

미스터 초밥왕에서나 나올 고급 스시 대신 선택한 것은 다름 아닌 계란 초밥이었다.

물론 장인 정신.

카스테라처럼 폭식폭신하게 만든 계란말이다.

굽는 데만 30분 이상이 소요되는 명작임은 틀림없다.

<맛있스므니까?>

<아~ so데스네~.>

미슐랭 3스타집에서 먹기는 아쉬운 것도 사실.

그럼에도 일행은 남자의 요구에 맞춰 계란 초밥을 해치우고 다음 장소로 향한다.

<골프 재밌스므니다!>

골프장.

전문 인력도 대동해서 왔다.

캐디는 물론, 현직 프로 선수까지 있다.

<나이스 쇼토!>

그리고 리액션 담당.

화기애애하게 골프를 마치고, 또 다음 장소로 향한다.

배는 든든하고, 몸은 살짝 피로하다.

볼 거리가 있으면 딱 좋은 참이다.

<스모 기모띠!>

일본의 전통 스포츠.

경기장의 가장 상석에서 본다.

양반다리가 불편할 남자를 위해 쇼파까지 마련했다.

초밥, 골프, 스모 관람으로 이어지는 초호화 1일 여행이다.

이보다 더 호화로울 수 없는 일본 여행을 접대 받았는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PP 탈퇴 행정명령에 사인했습니다. 일본이 미국 차 수입을 하지 않으면서, 미국에는 수십만 대의 일본 차를 팔고 있다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

바다 건너 한국에서도 메인 뉴스로 다뤄지고 있다.

막무가내의 트럼프와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아베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그도 그럴게.

방일 직후− 「밀월골프에 고급초밥 만찬…“이보다 가까울 순 없다”」

귀국 이후− 「최고급 식사에 골프까지 쳤지만…“트럼프 끌려가지 않을 것”」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기 때문이다.

일본의 전방위적 외교 협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한다.

〔종목토론실 − 미래차〕

─왜 오른 것도 없는데 떨어져요?

─흉기차 폭망 27만->14만원으로 폭망 개잡주 주가 50% 폭락

─17만 꼭대기에 물렸는데 탈출 기회 줄까요 ㅠ

─미래차 폭락해도 내가 흔들리지 않는 이유.txt

일본 산업계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그로 인해 일본 자동차 업계는 직격탄을 맞게 되었지만.

─17만 꼭대기에 물렸는데 탈출 기회 줄까요 ㅠ

요번에 전셋돈 받아서 주식 샀는데

사고 보니 제가 완전 꼭대기에 물렸네요

그래도 한 달 기다리면 다시 반등 주겠죠?

└전 25만원에 물렸습니다 4년 전에……

└님만 힘든 거 아니에요~

└영차영차!

└털렸다. 떠나거라, 너는 주식장에서 돈 벌기 어렵다. 솔로몬 저축은행 같은 곳에 적금 넣고 살아라

직격탄은 아니어도 유탄 정도는 맞을 수밖에 없다.

한국도 일부 업종은 피해를 입는다.

특히 자동차.

일본 자동차 제재에 함께 휘말렸다.

간신히 상승 추세로 전환했던 주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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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141,500 ▼1500 (−19.08%)

[대충 떡락하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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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차』

32,000 ▼750 (−21.71%)

[대충 떡락하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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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처럼 다시 내려앉는다.

5년 동안 꾹꾹 눌리던 주가가 또다시 꾹꾹 눌리고 있는 것이다.

주주들로서는 깊은 한숨이 나온다.

희망을 바란다.

지금의 하락이 잠깐 몰아치는 파도에 지나지 않길.

─왜 오른 것도 없는데 떨어져요?

적어도 한 번 제대로 된 반등은 줘야 하는 게 아닌지;;

종토방 고수님들 의견 여쭙습니다

└너무 비싸…… 가치에 비해서

└님도 직장에서 하는 거 없이 월급 받잖아요?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종토방은 물린 넘들 놀리는 재미로 오제 ㅋㅋㅋㅋㅋㅋㅋㅋ

└찬티들 곡소리 들리는데 슬슬 들어가 볼까~?

한 번 꺾인 추세는 간단히 회복되지 않는다.

그리고 악재에 더 쉽게 흔들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신차의 대규모 리콜 사태.

트럼프의 한미FTA 폐기 언급 등.

저점을 확인하고 들어간 이들조차 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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