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450)

실제로 미국의 1인당 국민 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했을 때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 기업들의 주가는 어떻게 될지.

'자동차를 우리나라만 파는 게 아니잖아.'

현재 미국 자동차 시장의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건 일본 기업이다.

이것은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정치 문제'다.

"미국의 소비 증가로 일본 차 점유율이 더 올라가면 정치적 규제가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어어? 정치 분야까지 가는 건…….>

"아, 당연히 가야죠. 미국 발작 버튼인데."

미국의 패권이 위협 받았던 사건이니까.

그 유명한 플라자 합의가 이루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30년 그거.'

대일 무역 적자.

그중 첫 번째 품목이 자동차였다.

미국 자동차 시장을 일본이 지배하다시피 했다.

그래서 아직도 민감하다.

일본 자동차 점유율이 일정 이상 올라가려고 하면 수입차 제재 법안이 나온다.

'심지어 지금 트럼프 시대잖아.'

무역 적자에 아주 발광을 한다.

자국 기업을 밀어주지 다른 나라 기업 좋을 일을 해줄 리가 없다.

"……라는 이유로 한국 자동차 업계의 주가는 개박살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온 결과물이 공매도다.

돈을 복사할 수 있는데 안 할 이유는 없으니까.

이것이 실전 분석.

현대 경제학의 근원이 되는 복잡계 이론을 바탕으로 한 기본적인 추측인데.

"정치는 좀……."

"너무 오바 아니야?"

"맞아, 맞아! 끼어 맞추기지!"

감히 토를 단다.

강의실 이곳저곳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리는 건 착각이겠지.

'그럼 뭐 경제가 하나 움직이면 다른 곳에 영향이 없을 줄 아나?'

실전이라고 하긴 했지만 실전은 훨씬 더 복잡하다.

시장 참여자들의 의지가 나비 효과를 만든다.

지구 반대편에서 돌풍을 일으킬지 모를.

날고 기는 유명 투자자들이 파국을 맞이하는 대개의 원인이다.

"저기요!"

그러한 투자자들의 세계.

일반인 입장에서는 모를 수밖에 없다.

모르기 때문에 가르쳐야 하는 게 교육인데.

또각! 또각!

굽이 낮은 구두.

그럼에도 쭉 뻗은 다리는 평범한 청바지를 야시시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아가방도 여유 있겠네.'

소라가 중앙 계단을 밟고 성큼성큼 내려온다.

기분 탓인지 나에게 화가 난 것처럼 보인다?

"듣자 듣자 하니 정말 못 들어주겠네요!"

"Listen listen I can't listen?"

"뭐라는 거에요. 문법 하나도 안 맞거든요?"

나의 완벽한 강의.

실제 경제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답안지에 가까운 대답을 들려줬다고 생각한다.

믿기지 않게도 그것에 불만이 있다.

"교수님이 일반적인 상황을 전제로 이야기를 하신 건데 그걸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면 어떡해요!"

"그게 뭐 어때서?"

"경제 이론을 얘기하는데 정치를 꺼내오고, 역사를 꺼내오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잖아요!"

"그게 바로 경젠데?"

'경제'.

현대 사회에서 경제는 인간이 살아가는 삶 그 자체다.

때문에 경제학은 현실적이어야 하고, 보다 실용적이어야 한다.

"교수님께서는 만에 하나의 상황을 가정하신 거잖아요."

"그래?"

"이제 이해가 되세요?"

"근데 경제에 만약이 어딨어."

탁상공론이 아니고 말이다.

실전에서 도움이 안되는 경제학은 배울 가치가 없다.

'내가 살짝 심술낸 감도 있기는 해.'

교수라는 작자가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만 한다.

아니, 그 자체는 그럴 수 있다.

교수는 가르치는 직업이다.

기초 이론을 중시할 수 있고, 그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교수님이 몰라서 그런 부분을 언급 안 했겠어요?"

"어."

"……네?"

"알면 말을 했겠지."

문제는 모른다는 사실이다.

내 대답에 의아하다는 듯 대꾸했을 때 솔직하게 화가 났다.

'교수가 모르면 안되잖아!'

가르치는 사람이 모르면, 가르침 받는 사람도 모를 수밖에 없다.

죽은 지식만 잔뜩 쌓인다.

머리만 똑똑한 바보가 돼가는 과정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저 교수 같은 인간만 양산되는 거지.

"오만방자하네요. 교수님이 조금 인정해주니까 본인이 교수님보다 잘난 줄 알아요?"

"잘난데?"

"뭐, 뭐라고요?"

"교수님은 물로켓 세대잖아."

그 시대와 달리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내가 한 분석을 들었으면 알 것이다.

'봐봐. 교수도 찍소리도 못하잖아.'

경력?

연륜?

당장 워렌 버핏, 켄 피셔도 예측 하나 빗나가면 퇴물이라고 욕 먹는 게 경제계다.

경제계는 실력이 전부다.

방금 전 해답을 들었으면 찍소리가 나올 수가 없다.

"아까부터 무슨 말이에요. 물로켓이라니?"

"아니, 그러니까 교수님 세대 때는……."

'그 시절에는 그렇게 해도 맞았겠지!'

옛날에는 경제 돌아가는 구조가 단순했다.

시장과 정계가 반응하는 속도도 느렸다.

현재는 즉각적이다.

설사 반응하지 않아도 시장 참여자들이 실제 주가에 반영시킨다.

"물로켓이 그런 뜻이었어요?"

"어, 그래."

"그래서 저의 아버지도 모욕하신 거군요? 만만히 보고."

"이해력이 좋네."

그렇게 만들어진 거대한 흐름은 미국조차 움직인다.

경제가 우리가 살아가는 삶 그 자체인 이유다.

"맞잖아. 젊었을 때 물로켓 한 번 쏴서 월가에 간 거지. 밑천 드러나서 쫓겨난 거고."

"지금……, 말 다 했어요?"

"물로켓 아니었으면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겠지 에베베!"

때문에 살아있는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

적어도 한국에서 손꼽히는 명문대라면 말이다.

'아,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우유통도 아가방도 훌륭하다.

잘못된 진로 선택이 악연으로 연결되다니 심히 유감스럽다.

"당신이 뭔데 옛분들이 걸어온 인생을 무시해요?"

"무시하는 거 아닌뒈?"

"그럼 뭔데요?

"물로켓을 쐈으니까 물로켓을 쐈다고 말하는 것 뿐이지."

하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

어차피 엎질러진 물.

하고 싶은 말이라도 속 시원히 해야지.

"교수님이 물로켓을 쐈다고 쳐도 당신이 무슨 권리로."

"물로켓 세대니까 그렇지."

"교수님이 물로켓을 쏘던 말던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고요!"

"응, 물로켓 찌이익~!"

어깨가 부들부들 떨린다.

역시나 화가 많다.

놀리는 재미가 꽤나 쏠쏠한 처자다.

'리액션이라도 즐겨야지.'

보기 좋은 떡.

치진 못해도 감상 정도는 할 수 있다.

보다 훌륭한 리액션을 위해 약 올리고 있었는데.

<둘 다 강의실 밖으로 나가!>

자꾸 들으면 기분 나쁜 말이긴 하다.

* * *

"와 진짜 또라이다 또라이."

"선밴데……."

"선배고 나발이고! 교수님한테 대드는 게 말이 돼?"

수업이 끝난 강의실.

한 학생이 나가기 무섭게 뒷담으로 불타오른다.

전대미문의 대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이 교수에게 대든다?

'나름 맞는 소리였던 것 같기도 한데…….'

당연하게도 여론이 좋을 수가 없다.

그러한 친구들의 이야기에 동조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다.

연우는 조금 궁금하다.

토독, 톡!

과연 그 또라이 선배가 말한 게 맞는 내용인지.

교수님이 이후로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 도리가 없다.

그래서 물어보기로 했다.

집단지성.

SNS에 올려보면 누군가 한 명은 대답해줄지도 모른다.

"뭐해?"

"그냥."

"응?"

"아무것도 아니야."

방금 전 격한 토론.

몰래 동영상으로 찍고 있었다.

친구의 물음에 황급히 스마트폰을 감춘다.

'그냥 혹시나 해서.'

딱 그 정도.

자신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그 조그만 호기심이 어떤 나비 효과를 일으킬지.

〔유튜브〕

「이슈킹. 한국대 물로켓 교수ㅋㅋ」 − 조회수 5만회 · 1시간 전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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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에게 팩트 폭행.

후폭풍이 없을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어, 유튜브 뜬 사람이다!"

"목소리 줄여."`

"교수님한테 대든 사람 맞잖아, 그치?"

"……."

생각 이상으로 널리 퍼지는 모양이다.

어떤 할 짓 없는 놈이 SNS에 올렸다.

'그걸 또 이슈 유튜버가 퍼날랐고.'

학교 내 유명인사가 되었다.

점심 시간.

야외 벤치에 앉아있었더니 지나가는 학생들이 반갑게 알아본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시선이 느껴진다.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제법 있는 것 같다.

'생각보다 인지도를 빨리 떨치게 됐네.'

뭐든지 positive.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쁘게 생각해서는 될 일도 안되는 법이다.

"어? 한국대 가슴녀다!"

"어디, 어디?"

"오……."

"캬~!"

내 일이 아니기도 하다.

사실 이번 사건이 유명세를 타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정말 뒤지게 크네.'

나와 토론(?)을 한 사람.

눈이 갈 수밖에 없는 신체적 특징을 가졌다.

나의 외침을 신호로 행인들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된다.

그녀도 나를 알아본 모양이다.

'약간 분리수거 할 때의 표정이네.'

음식물 쓰레기 버릴 때.

코를 막은 상태에서도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곤 한다.

바로 그 표정이다.

가슴이 뛰어온다.

"진짜 죽을래요?"

"가슴 로켓 나오는 거야?"

"아이, 진짜!"

가슴 벅찬 광경이라는 알겠으면서도 아리송했던 표현이 한눈에 이해가 간다.

중력을 거스르지 않는다.

'진짜 졸라 크긴 해.'

몸매가 좋다 보니 더더욱 부각된다.

영상을 본 시청자들의 뇌리에 잊히지 않는 추억을 새겨줬다.

"내가 왜 당신 때문에 인터넷상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어야 돼요?"

"이상한 소리라니. 팬들 많더만."

"그게 이상한 애들이잖아!"

'모양이 정말 좋아서.'

단순히 큰 가슴은 나도 많이 봤다.

진실과 거짓.

양쪽을 떠나서 양을 많이 주는 식당은 평가가 높다.

하지만 아무리 많이 주는 집도 퀄리티가 떨어지면 단골이 되기 힘들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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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1달 전 乃 506

와 진짜 넋 놓고 바라봤다

물론 경제학 강의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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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라크 1달 전 乃 335

저 외모에 저 슴가에 한국대 ㅓㅜ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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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우마이아 1달 전 乃 219

눈나 나 쥬지가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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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그릇을 엎어 놓은 듯한 볼륨감.

둥그스름해서 탐스럽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

'타고난 건지, 보정 속옷을 비싼 걸 쓰는지는 몰라도.'

나도 한 입만.

아니, 인터넷에서 이슈가 된 이유일 것이다.

동문으로서 자랑스럽다.

"진짜. 당신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어떻게 할 거야?"

"오~ 시발 가슴이 말을 하네."

"뭐, 이 씨……."

"라고, 베스킨라빈스31님께서 댓글로 말씀을 해주시네요. 전 그냥 읽은 거에요."

요즘 인터넷상에서는 흔한 일이다.

렉카라고, 어그로가 끌릴 만한 소재를 퍼와서 영상으로 제작하는 이들이 있다.

'일부러 좀 노골적으로 만들었더라고. 클로즈업해서.'

가슴이 말을 하네!

일각에서 그런 현문이 제기될 만도 하다.

솔직히 나도 얘랑 대화하다 보면 그런 느낌이 들어.

"시간 좀 지나면 잊혀질 거야."

"제발 그랬으면 좋겠는데……."

"살다 보면 이런 일도 겪고, 저런 일도 겪는 거지. 다 인생 경험했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야."

"당신이 할 말이 아니거든요?"

본인으로서는 여러가지 생각이 복잡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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