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8화 〉 추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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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은 빼는 게 좋겠어.”
“응? 하지만 베이컨이 메인 요리인데...”
“너무 좋아하는 음식만 해주지 마. 힘들어야 반성도 하는 법이잖아.”
지혁의 말을 경청한 스텔라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일 리 있는 말이었다.
주저하는 기색도 없이 식판에서 베이컨을 전부 덜어낸 스텔라가 물었다.
“감자 샐러드랑 소시지 정도면 아침은 충분하겠지?”
그에 앞치마를 입고 있는 스텔라의 뒤에 딱 밀착한 지혁이, 그녀의 허리에 묶인 앞치마 끈을 살살 풀었다.
“우리 덜렁이는 말을 잘 들어서 좋아.”
지혁의 저러한 스킨십과 칭찬은 스텔라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그가 자신의 신체를 만져줄 때마다 몸을 움찔거린 스텔라는, 옆에 준비해놓은 성인 잡지를 집으려고 했다.
하지만 지혁이 스텔라의 허리를 잡아당겨 그녀를 만류했다.
“대놓고 보라고 주지는 말자.”
“그럼 어떡해...?”
“교화용 책 중간중간에 잡지사진을 끼워놓는 거지. 이렇게...”
지혁이 잡지를 뒤적거리더니, 가슴을 오픈한 여자가 나와 있는 부분을 찢어냈다.
그리고는 반으로 접어 일반 책 사이에 끼워놓았다.
“이러면 자연스럽게, 누군가가 거기 끼워놓은 것처럼 보일 거야. 알렉스가 괜한 오해를 하지도 않을 거고.”
“.....”
오늘따라 지혁의 상태가 조금 악해 보인다.
알렉스에게 시달렸던 것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걸까?
그런 거라면 백 퍼센트 이해가 됐다.
그리고 왜인지는 모르지만, 저 모습이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몇 개의 잡지 사진을 더 찢고 책 사이에 넣어놓은 그가 만족스런 웃음을 흘렸다.
이후 알렉스가 먹을 밥에 어떠한 가루를 뿌려놓고, 숟가락으로 섞었다.
“그건 뭐야...?”
“종합비타민 가루야. 저런 식단으로만 먹으면 영양이 불균형해지니까, 이렇게라도 해줘야지. 이 정도면 됐어. 갖다 주면서 아까 말했던 내용도 전해줘.”
“아, 응...”
책과 식판을 든 스텔라가 문의 밥구멍을 열자,
“누나...”
알렉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도 어김없이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구나.
이젠 저런 불쌍한 말투도 소용없는데, 왜 저런 쓸데없는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식판과 책을 다소 거칠게 내려놓은 스텔라가 그것을 밀어 넣고는 말했다.
“빨랫감이랑 다 본 책 줘.”
“.... 제발... 나랑 1분만이라도...”
“점심에 수거하러 올게.”
이야기를 들어줄 생각도 없어 보이는 스텔라의 태도에, 알렉스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빨랫감 있어! 지금 가져올게! 닫지 말고 기다려줘!”
허겁지겁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얼마 뒤, 알렉스가 어제 입었던 옷과 빨래거리를 밀었다.
그것을 받아든 스텔라가 말했다.
“앞으로는 미리미리 준비해둬. 책은 꼭 열심히 읽어. 내일 내용이 뭐였는지 검사할 거야.”
“검사라면... 내 방에 들어온다는 얘기야?”
“맞아.”
“무, 무조건 잘 읽을게...! 걱정하지 마!”
희망이라도 얻었는지 목소리가 상기된 알렉스.
자신과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는 먼저 성질부터 죽여야 한다.
어제도 폭력적으로 벽을 마구 때려놓고선...
의료기기에서 정신병도 일부 치료했는데도 저랬던 걸 보면, 동생은 그냥 화가 많아진 듯했다.
“책 말고도 할 일이 있지 않아?”
“책 말고...? 아...! 그 송지혁...”
“너보다 나이 많은 사람한테 그런 식으로 얘기하지 마.”
“.....”
“어쨌든 그것도 외워놔.”
무감정하게 손을 놀린 스텔라는 알렉스의 대답도 듣지 않고 밥구멍을 닫았다.
철컹!
이후 소파에 편히 앉아 노트북을 보고 있는 지혁의 위에 다리를 벌리고 올라탔다.
지혁의 어깨에 손을 올린 스텔라는, 그를 애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노트북 그만 봐... 알렉스를 감시하는 게 그렇게 재밌어?”
“응. 솔직하게 말할까? 쌤통이야.”
역시 화가 났던 게 맞구나.
하긴, 직접 폭행에 폭행사주, 납치 미수까지... 아무런 잘못이 없음에도 저런 일을 당한다면 성인군자라도 역정을 낼 것이다.
아무리 지혁이 착한 사람이라지만, 그런 일을 겪었는데 화가 나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다.
지혁은 알렉스가 처한 상황을 고소해할 자격이 있다.
“비타민까지 뿌려준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아.”
“네가 영양가 있는 요리를 만들 수고를 덜어줬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는데.”
“야한 걸 넣은 이유는 뭔데? 진짜 알렉스가 욕구를 해소하길 바라?”
“맞아.”
“방금까지만 해도 쌤통이라 그래놓고선... 왜 갑자기 사정을 봐주는 건데?”
“같은 남자니까 이해하는 거지. 나는...”
말끝을 흐린 지혁이 스텔라의 윗가슴에 키스를 했다.
그러자 엄청난 쾌락이 스텔라의 등줄기를 스쳤다.
알렉스 사건이 일어났던 이후로, 이런 진한 스킨십으로 얻는 쾌감이 많아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래에서 짜릿한 감각이 올라오며 가랑이 사이로 모인다.
하반신을 바르르 떤 그녀의 눈이 일순 풀렸다.
그런 스텔라의 반응을 살피던 지혁이 말을 이었다.
“나는 네가 있어서 괜찮지만, 알렉스는 이제 아무것도 없잖아. 같이 놀던 아가씨들도, 누나도...”
“하아...♡ 오빠... 알렉스가 성욕을 해소하는 주제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데... 거기에 왜 날 끼워 넣어...? 기분 나빠...”
“이제 알렉스는 외톨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야.”
“외톨이라니... 난 아직 알렉스를 포기하지 않았어...”
“그렇다면 미안해. 내가 경솔했어.”
곧바로 사과를 하며 스텔라를 옆으로 내려놓는 지혁.
긴 콧바람을 내뱉으며 흥분을 식히던 스텔라는, 지혁이 노트북을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자 그를 천천히 돌아보았다.
“뭐하는... 거야...?”
“알렉스가 벌써 시작하길래... 많이 쌓여있었나보다. 한 번 봐봐.”
“시작하다니... 뭘... 아앗!”
노트북에 나타난 화면을 본 스텔라가 자신의 눈을 가렸다.
침대에 누운 알렉스가 자신의 바지를 벗고 성기를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저게 대체 무슨...”
당혹스러워하던 스텔라가 눈을 가린 손가락을 살짝 벌렸다.
‘미친 거 아니야...?’
알렉스는 한손에 지혁이 끼워놓았던 그 야한 사진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손은... 아래로 내려가 있는 상태였다.
하루 종일 반성을 해도 모자랄 판에 저렇게까지 하고 싶을까?
물론 자신도 지혁과 섹스를 하고 싶으면 눈에 뵈는 게 없어지긴 하지만... 모든 걸 내팽개치지는 않았다.
스케줄을 어찌 소화했고, 그제야 지혁에게 안겼다.
헌데 저 추태는 무엇이란 말인가?
참을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모습이다.
내일 있을 검사에 대비해 책을 집중해서, 몇 번이고 읽어도 모자랄 판인데 저런 짓거리를 하다니...
어이가 없다 못해 가출할 수준이다.
남자들의 성욕이 저렇게나 강한가?
밥을 먹다 말고 침대로 가서 자위를 할 만큼?
‘얼굴이 엄청 빨개...’
그 생각처럼, 알렉스의 얼굴은 곧 터질 것처럼 새빨개져있었다.
거의 무슨 짐승마냥 아래로 내려간 손을 흔드는데, 본능에 몸을 맡긴 괴물 같다고 해야 할까?
추악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저나 저번에 범죄조직에서 알몸이었던 알렉스를 때렸을 때나, 의료기기에서 치료를 할 땐 정황이 없어서 살펴볼 생각도 못했었는데...
알렉스의 성기는 징그러웠고, 더러웠다.
성기가 작지 않아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몰랐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선 못 봤지만, 그 전엔 알렉스의 성기를 본의 아니게 본 적이 가끔 있었다.
어렸을 때 같이 샤워를 하며 본 기억도 있고 말이다.
그때는 이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그냥... 짜증만 났다.
‘설마...’
설마 내일 빨래거리를 걷을 때... 막 묻어있고 그런 건 아니겠지?
아... 상상하기도 싫다.
아무리 가족이라고는 하지만 진심으로 혐오스럽다.
저렇게 즐겨놓고 내일은 순진한 척이란 척은 다하겠지.
계속 보고 있자니 지혁이 만져줌으로 인해 흥분했던 것이 차갑게 식어간다.
결국 참다못한 스텔라는 고개를 완전히 돌려버리고 말았다.
“모, 못 보겠어...”
“나도 마찬가지야.”
“이건 오빠 때문이야... 오빠가 야한 걸 넣어주자고 해서...”
“미안해. 하지만 오늘이 아니었더라도 언젠가는 보게 될 장면이었을 거야. 액땜했다고 치자.”
“하... 진짜 싫어...”
스텔라는 신경질적으로 지혁의 사타구니에 손을 올렸다.
그 상태에서 힘을 약간 주니, 지혁의 남성기가 점점 부풀어 오르는 게 느껴졌다.
천천히 소파에 눕는 지혁의 옆에 자리한 스텔라는, 그의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잡고 슬쩍 올려보았다.
우람하고 단단해 보이는 지혁의 남성기가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 게 보인다.
‘오빠 거는 괜찮은데...’
첫 관계를 가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지혁의 성기를 보면서 알렉스의 것을 볼 때 했던 생각 따윈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물론 처음엔 무섭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더럽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알렉스의 것은...
아니다. 그만 고민하자.
토악질이 나오는 그것에 신경 쓸 겨를 따윈 없다.
지혁의 하복부에 쪽! 하는 소리까지 내며 키스를 한 스텔라가 말했다.
“오빠.”
“응.”
“알렉스한테 그냥 옷 몇 벌 쥐어주고, 스스로 빨아 입으라고 할까?”
“마무리하면 묻을까봐 걱정돼? 그렇게나 싫었어? 네 동생이 하는 자연스런 행위인데도?”
“아니이...! 동생이랑 저... 거랑은 별개지...!”
“그럼 내 것도 싫겠네?”
“무슨 그런 소리를 해...!”
언성이 높아진 스텔라가 지혁의 복부를 찰싹 때렸다.
윽 하는 소리를 낸 그가 스텔라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아파.”
“안 아프잖아... 나는 오빠 거는 좋아해... 아니, 오빠 것만 좋아...”
좋다 뿐인가? 지혁의 몸에서 나온 액체는 거리낌 없이 삼킬 수도 있다.
얼굴에 뿌려져도 괜찮고, 머리카락이 적셔져도 좋다.
그의 정액이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매일 바랄 정도다.
거부감은 단 하나도 없다.
그나저나 오늘 눈 한 번 제대로 버렸다.
이건 지혁의 책임이니까, 보상해줘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 스텔라가 지혁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미안해.”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한 지혁의 사과.
저 얼굴을 보니 화가 사르르 녹아내리고, 알렉스의 흉물은 기억 속에서 잊혀져간다.
배시시 웃은 스텔라는 지혁의 얼굴을 향해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러자 지혁이 스텔라의 뒤통수를 부드럽게 잡고 가까이 가져오더니, 눈을 지그시 감으며 키스를 해왔다.
그의 혀가 자신의 입 안에 들어와 천천히 움직이며 이빨 사이사이를 헤집어놓는다.
오늘 왠지 지혁이 자신의 바람을 전부 들어줄 것 같은 느낌이다.
그 장면을 보여준 게 미안한 것 같은데...
흔히 겪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적극적으로 들이대야겠다.
나중에 혼나는 건 아닌가 몰라.
그리 생각한 스텔라가 지혁의 혀를 약하게 깨물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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