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7화 〉 추태
* * *
“오늘 밥이랑 책이야. 나 스케줄 가야 돼서 점심까지 같이 넣어주는 거니까 아껴먹어. 저녁은 제대로 넣어줄게.”
“누나... 우리 얘기 좀 하면 안 될까...?”
쿵! 철컥!
알렉스의 간절한 목소리를 무시한 스텔라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밥구멍에 식판을 내려놓고 손잡이를 움직여 구멍을 닫았다.
안팎의 소리가 완전히 차단된 것을 확인한 그녀가 현관에 있는 내게 다가오더니, 팔을 뻗어 목을 끌어안고 짧게 키스를 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오늘 저녁에 짐 옮길 거지?”
“응.”
나는 어제 스텔라에게 같이 살자는 제의를 받은 상태였다.
내 집이 아니라, 그녀의 집에서 말이다.
알렉스를 감시하면서 나와 함께 있고 싶은 그녀의 욕심을, 나는 받아준 상태였다.
내가 먼저 제의를 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스텔라가 먼저 선수를 치니 양팔을 벌리고 환영해야 마땅하지.
스텔라의 물건들을 가방에 챙긴 나는, 그녀가 칭찬을 바라는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았다.
“왜? 뭐 부탁할 거라도 있어?”
그에 대답하지 않은 스텔라는, 자신이 입은 하늘하늘한 무릎치마의 양옆을 잡고 앞쪽을 들어올렸다.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스텔라의 골반.
그 가운데에, 레이스 팬티가 입혀져 있다.
저번에 입었던 종류가 아니라, 중앙이 오픈되어있는데다 무척 얇은 검은색의 오픈 시스루 팬티였다.
좌우로 벌어져있는 가운데의 크러치.
그 사이로 일자로 쭉 찢어진 매끈한 보지가 보인다.
한쪽 입꼬리를 쓰윽 올린 내가 말했다.
“어제 새벽에 사놓은 건데, 오늘 입었네?”
“으응... 장롱 서랍에 있길래... 그, 근데 지금은 만지면 안 돼... 이거 다 패여 있어서... 스케줄 하다가 들키고 말 거야... 다 끝나고 돌아갈 때... 차 안에서 해주면...”
“그럼 안 흘리게 노력해.”
그리 말한 나는 스텔라를 번쩍 안아들고 거실로 향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알렉스가 갇혀있는 방 앞이라고 해야 옳았다.
“오, 오빠...! 나 스케줄...”
“괜찮아. 안 늦어.”
바지를 주섬주섬 내리는 내 말에, 스텔라의 눈이 번들거렸다.
침을 꼴깍 삼킨 그녀가 알렉스의 방 문에 자신의 등을 기댔다.
스텔라와 완전히 밀착해 빳빳해진 자지를 허벅지 사이에 끼워놓은 나는, 그녀의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며 물었다.
“이런 거 바라고 있었지? 팬티도 그래서 입은 거잖아.”
“.... 아니...”
“거짓말하면 안 넣어줄 거야.”
나는 하체를 앞뒤로 천천히 움직이며 스텔라의 보지 입구에 자지를 비볐다.
아무런 윤활액이 없어 빳빳한 느낌이 일었으나 금세 부드러워졌다.
동생의 방 앞에서 한다는 상황 자체에 흥분한 스텔라의 보지에서, 벌써부터 애액이 새어나온 것이다.
“후으...♡”
나른한 한숨을 내뱉는 스텔라.
내가 계속 간만 보고 있자, 그녀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호소했다.
“.... 어줘...”
“안 들려.”
“너, 넣어줘어... 나... 알렉스 때문에 힘들어서... 오빠한테 사랑받고 싶어서어... 어제 오빠가 안 해줘서어... 이런 거 좋아해서어...! 오, 오늘 가기 전에 하려구 했어요...”
“동생 앞에서 하는 거 좋아해?”
“그건... 오, 오빠가 좋아하니까아...♡”
“그럼 넌 별로야? 여기서 하는 거 싫어?”
스텔라의 허리가 살살 흔들리다가 멈칫했다.
찰나의 망설임 끝에, 그녀가 솔직히 실토했다.
“.... 아니이... 나도... 이거... 좋아해...”
배덕감에서 얻는 쾌감이 큰 것 같지만 죄책감은 아직 약간 있나?
알렉스가 추태를 보여주면 보여줄수록 금방 사라질 감정이라 걱정은 안 된다.
“오늘 알렉스한테 넣어준 책 뭐야?”
“갑자기 그건 왜... 그, 그냥 아무거나 넣었는데...”
“내일은 성인용으로 하나 넣어주자.”
“성인용...? 야, 야한 걸 말하는 거야?”
풀어지려는 스텔라의 눈이 크게 뜨인다.
“알렉스도 남잔데, 성욕도 분출하고 그래야지. 매번 도우미 애들이랑 놀고 다니다가 갑자기 갇혀버리게 됐는데... 불쌍하지도 않아?”
“알렉스가 수상하게 생각할 것 같은데...”
“걔는 그런 생각은 못하고 엄청 집중해서 읽을 걸?”
노골적으로 알렉스를 무시하고 있음에도, 스텔라는 발끈하긴 커녕 오히려 내 말에 공감을 했다.
“그, 그렇긴 한데...”
“책이 없어도 자위는 해. 머릿속에서 상상을 하는 거지. 너도 나 생각하면서 그런 적 있잖아.”
“아 오빠아... 지금 그 얘길 왜 해... 야한 책은 생각해볼 테니까... 나 빨리이...♡”
“지금 중요한 얘길 하고 있는데?”
스텔라는 내가 자신의 답을 살살 유도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녀의 입에서부터 내가 원하는 대답이 튀어나왔다.
“지금은 그런 것보단... 오빠가 더 중요해...”
그리 말한 그녀의 얼굴엔 요염한 미소가 피어나있었다.
그녀 또한 이러한 대화를 즐긴다는 방증이었다.
만족스러운 웃음을 흘린 나는, 하체를 조정해 스텔라의 보지에 귀두를 집어넣었다.
찌꼭...
“하아아...♡”
조금만 들어간 것뿐인데 눈에 띌 정도로 허리를 튕기는 스텔라.
신음소리 톤이 꽤나 높다.
알렉스가 들었으면 좋겠는데, 방음을 너무 세게 해놓은 게 한이다.
**
붉어진 얼굴로 조수석에 탄 스텔라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리를 잔뜩 오므린 모습을 보아하니, 스케줄 중간에 오늘 아침에 했던 정사를 생각하며 흥분했구나.
“오빠... 나 두드려줘... 등...”
나는 힘겨운 투로 저리 말하고는 허리를 숙이는 스텔라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하아... 좋아아...♡”
스텔라의 입에서 신음에 가까운 소리가 튀어나왔다.
가벼운 웃음을 터뜨린 내가 명령했다.
“다리 벌려봐.”
치마를 걷어내더니 자신의 젖을 대로 젖어버린 보지를 보여주는 그녀.
주변까지 죄다 젖어있는데, 이걸 어떻게 참았을까 궁금증이 생긴다.
“너 이거 어떻게 참았어?”
“.....”
입을 우물거리는 모습을 보니 뭔가 했구나.
히죽거린 나는 중지로 스텔라의 보지를 살살 문질렀다.
“하아앙♡”
곧바로 튀어나오는 교성.
소리가 크다. 허리마저도 제대로 꿈틀거리고 있는데, 오랜 시간 참아왔던 게 폭발하려는 모양이었다.
손을 떼어낸 내가 말했다.
“속바지 입었었지?”
“.... 하아... 하아...”
“솔직하게 말해.”
“후으... 응... 그... 희주 언니한테... 새거 사와 달라고... 부탁했어...”
“입으라고 한 적은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
“.... 미안해... 잘못했어... 그래도... 스케줄... 소화해야하니까아...”
그렁그렁해진 눈으로 날 애처롭게 쳐다보는데, 절로 웃음이 새어나온다.
“오늘만 봐줄게.”
“응... 오빠... 나 안아줘...”
우리 덜렁이는 내가 없으면 어떻게 살아가려나 싶다.
물론 이제부턴 절대 떨어지지 않을 생각이지만.
욕정 없이 스텔라를 안아주며 그녀의 등을 쓸어준 나는, 그녀가 조금 진정이 되었을 때쯤 노트북을 열었다.
이후 스텔라에게 알렉스의 방 카메라를 보여주었다.
씨발...! 씨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강철로 된 방 문을 두들기는 알렉스.
그 장면을 지켜보던 스텔라가 짜증을 냈다.
“점심에도 저러더니... 아직도 저래?”
“응. 중간에 화장실에 다녀오긴 했는데... 계속 똑같은 행동만 하고 있어.”
“하... 미치겠어... 보기만 해도 한심해...”
“저러면 자기 목소리가 네게 닿을 거라고 생각하나봐. 아직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조금 더 지켜보자.”
“.... 응...”
노트북을 닫은 나는 자동운행모드로 차를 돌려놓은 뒤, 스텔라를 향해 몸을 돌려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내가 생각해봤는데... 알렉스에게 하루에 한 번 주는 산책시간은 당분간 없애는 게 좋겠어.”
“왜...?”
“지금 저 상태를 봐. 저러면 무슨 돌발행동을 할지도 모르고, 거실에 가져다놓은 내 물건들을 보면 네가 나와 같이 산다는 걸 알아차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 그럼 어떻게 될까? 반성은 하지도 않고 오히려 화만 더 쌓아나가겠지.”
“그러면 완전히 저기서만 살게 해? 독방 죄수들도 하루에 한 시간씩은 나가게 해준다고 했는데...”
“알렉스를 교화시키고 싶은 거 아니었어?”
그 말에 스텔라의 눈빛이 서서히 바뀌었다.
흔들리는 상태에서, 악독하게.
“그러고는 싶은데...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말끝을 흐리는 스텔라.
‘포기’라는 말을 입에 담기가 어려운 듯했다.
아직은 말이다.
“나아지는 모습도 진정이 되고 나서부터 확인할 수 있는 거지. 나는 조언을 해주는 거니까 부담 갖지 말고 생각해봐.”
“날 생각해서 하는 말인 건 잘 알고 있어... 난 오빠 말대로 할 거야. 조언 고마워.”
방긋 웃어 보인 나는 스텔라의 몸을 당겨와, 그녀의 온몸을 애무했다.
너는 알렉스가 괴로울만한 일을 하면 할수록, 나와의 사이가 지금보다 훨씬 깊어질 거야.
오늘 이후로 그걸 여실히 깨닫게 될 거고.
**
내가 짐을 옮기는 사이, 스텔라는 저녁밥을 만들어 식판에 옮겨 담고 있었다.
반찬은 대부분 알렉스가 좋아하는 것들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도 섞여있다.
저 메뉴를 차근차근 바꿔나가면서, 양도 줄여야지.
티셔츠와 바지 한 벌씩을 챙긴 그녀는, 곧 알렉스가 갇혀있는 방의 밥구멍을 열었다.
철컹!
그와 동시에,
“누나! 나 산책! 산책 시켜준다고 했잖아...! 한 시간씩...! 나 답답해...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아... 나가게 해줘... 부탁할게...”
알렉스의 절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텔라의 눈빛에 일순 고민이 깊어지는 게 보인다.
저 처절한 모습을 보고 아까 했던 결심에 균열이 생긴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잠시뿐이었다.
동생이 오늘 보였던 행동을 상기한 듯한 그녀는, 다시 싸늘한 눈을 한 채 밥구멍에 식판과 옷가지를 밀어 넣었다.
“오늘은 지금 넣어준 옷 입고, 내일 아침에 식판 회수할 때 빨래거리 내어놔.”
“누나!!! 제발!!! 약속했잖아!”
“나와 한 약속도 지키지 않는 넌데, 내가 왜 약속을 지켜야 돼? 생각이 바뀌었어. 당분간 산책은 없어.”
“.....”
말을 잃어버린 알렉스.
언제나 친절했던 누나가 저러니까 도저히 적응이 되질 않지? 그 마음 이해한다.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그럼 생각해볼게. 아침에 먹은 식판이나 이리 넘겨.”
“.... 누나... 내가 정말 미안해...”
“넘기지 않겠다면 내일 아침에 다시 주면 돼. 오늘 춥대. 이불 잘 덮고 자.”
그래도 동생을 챙기기는 하는구나.
저런 걱정도 다 하고... 스텔라는 너무 착해.
“누...”
철컹!
아침에서처럼 알렉스의 말을 듣지도 않은 스텔라가 밥구멍을 무심하게 닫아버렸다.
그리고는 내게 다가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짐 다 옮겼어?”
“오늘은 여기까지만 옮기려고.”
“그래? 그럼 우리도 밥 먹자.”
“요리를 너무 많이 한 것 같은데... 세화네 집에 가서 다 같이 먹을까?”
“진짜? 그래도 돼? 그러면 연락부터 해야지... 박사님도 부를까? 바쁘시려나...?”
“네가 연락하면 바로 오실 거야.”
“알았어. 배고파도 조금만 참을 수 있지?”
아까의 그 싸늘한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동료와 함께 식사를 한다는 데에 기뻐하고만 있다.
괴리감이 장난이 아니다.
나조차도 이렇게 느낄 정도인데 알렉스는 오죽했을까.
순하기 짝이 없었던 스텔라가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
나도 마찬가지란다. 이제부터 같이 한 번 확인해보자꾸나.
아마 다른 사람에게는 여전히 순하지만, 유독 너한테만큼은 잔혹해질 거다.
네가 키워놓은 악의 덕분이야.
옆에서 잘 감상해줄게.
“물론이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