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3화 〉 사이좋은 남매
* * *
전투기 안으로 들어온 스텔라는 세화를 비롯한 동료들을 보고 벙 쪘다.
그러다가 인자한 미소를 지은 세화가 다가가 나긋한 투로 상황을 말하자, 양 다리를 벌리면서 풀썩 쓰러졌다.
“네...? 그럼 멀리서 다 지켜보고 계셨다는 말씀이세요...?”
“응.”
“저 오늘 진짜 죽을 뻔했는데요...? 그런데도 가만히 계셨던 거예요...?”
“미안해. 하지만 실시간으로 발전하는 게 눈에 보여서 난입할 수가 없었어. 정말로 위험했다면 곧바로 널 도우러 달려갔을 거야.”
칭찬을 곁든 설명을 듣자, 스텔라가 힘없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박사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물었다.
“박사님께서는 어디...?”
“연구실에 계셔. 세계연합에서 급하게 회의를 요청했거든.”
“아하...”
납득한 스텔라가 고개를 돌려 아델을 바라보았다.
방글방글 웃고 있는 참한 선배를 향해 흐느적흐느적 다가간 스텔라가 말했다.
“선배님... 저 안아주세요... 힘들어요...”
평소의 아델이었다면 흙탕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자신에게 오는 스텔라를 보고 질겁했을 터였다.
하지만 오늘은 태도가 전혀 달랐다.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스텔라를 안았던 것이다.
마치 아이를 달래듯 스텔라의 등을 툭툭 두드린 아델이 말했다.
“우리 막내... 수고 많았어. 오늘 무지 잘해서 눈물이 나버렸던 거 있지?”
“정말요?”
“그러엄...! 나보다는 아직 한참 약하지만... 엄청 기특했어.”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목소리와 말투, 그리고 쓸데없는 사족 때문에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스텔라 또한 그리 느꼈는지, 아델의 어깨에 턱을 괴고 있다가 픽 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앙탈을 부렸다.
“선배님도 가만히 계셨어요?”
“도와주려고 했는데, 네 발전을 위해서 엉덩이가 들썩거렸지만 꾹 참았지이...”
술술 나오는 거짓말이 어이가 없다.
“그런가요?”
“응. 만약 네가 위험에 처했다면, 가장 먼저 달려간 사람은 바로 나였을 거야.”
그에 배시시 웃은 스텔라가 포옹을 풀었다.
아델의 마법소녀 같은 슈트가 흙으로 범벅이 되어있다.
그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 스텔라가 자신의 기다란 속눈썹을 내리깔았다.
“조, 죄송해요... 제 옷이 더럽다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어서...”
“아휴... 별 걸 다 죄송하다고 하네... 난 끄덕도 없어. 진정하렴, 스테라 헤리.”
그 호칭에, 스텔라의 어깨가 한 차례 떨렸다.
세화와 다른 동료들마저 키득거리는 것을 본 그녀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노, 놀리지 말아주세요...”
“응응. 명심할게.”
전혀 명심한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그런 아델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은 실비아는, 헤실헤실 웃는 그녀에게 다가가 더러워진 손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이후 무미건조한 투로 말했다.
“마물이 전력을 냈을 때 당황했던 건 별로였어. 대화하다가 악에 받쳐선 소리를 질렀던 행동도 아쉬웠고. 네겐 아직 고쳐야할 부분이 많아.”
채찍을 잡아챘을 때를 말함이었다.
스텔라의 어깨가 축 쳐졌다.
다른 사람들은 다 칭찬을 해주는데, 실비아만 부정적인 면을 말하니 인정은 하지만 서운한 듯했다.
“네... 저도 알아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잘 싸우더라. 오늘 멋졌어.”
자고로 평소에 무뚝뚝한 사람이 가끔 해주는 칭찬은 마음에 더욱 와 닿는 법이다.
감격스런 표정을 지은 스텔라가 실비아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가, 감사합니다...!”
“다음 훈련은 내가 진행할 건데 괜찮지?”
“물론이에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힘차게 대답하는 걸 보니 어지간히 기뻤나보다.
아내들의 대화를 들으며 묵묵히 전투기를 몬 나는, 연구실에 도착하자 운전대에서 손을 뗐다.
“스텔라는 빼고, 나머지 분들은 다 돌아가 보세요.”
“지혁 씨, 오늘은 S급 마물을 상대하였음에도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잘 싸운 막내를 위해 맥주를 한 잔 해야 하는 날이라고 생각해요. 늦은 시간이긴 하지만 우리의 영웅인 스테라 헤리는 피곤해보이지 않으니... 허락해주셔요.”
아델의 앙증맞은 반박.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내가 말했다.
“아직 긴장이 완전히 풀리지 않아서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겁니다. 곧 있으면 졸음이 쏟아질 게 분명해요. 그러니까 축하는 다음에, 스텔라의 시간이 날 때가 좋겠습니다.”
“하아아아...”
아델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어지간히 아쉬웠던 모양.
하지만 이내 긍정적인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디바이스를 조작했다.
그 뒤를 따라 세화도, 유리아도, 실비아도 각자 스텔라를 향해 한 마디씩을 하고는 포탈을 탔다.
순식간에 고요해진 전투기 안.
스텔라는 주뼛거리며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돌아가라고 얘기할 때의 다소 엄한 말투를 듣고, 자신이 무언가 실수라도 했나 불안한 듯싶었다.
그녀를 보고 실소를 터뜨린 나는 양팔을 벌렸다.
급격하게 밝아지는 스텔라의 낯빛.
자신이 생각했던 것이 아님을 파악한 그녀는, 곧 잘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이며 내게 달려들었다.
가슴팍에 쏙 들어온 스텔라의 등허리를 두드린 내가 말했다.
“오늘 수고했어.”
“.... 고마워...”
“네가 어떻게 될까봐 엄청 불안했어. 무슨 말인지 알지?”
“응... 앞으로 조심할거고, 방심하지도 않을게... 사랑해... 오빠...”
나는 스텔라의 이마에 진한 키스를 해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빗물, 진흙, 그리고 땀.
이 모든 것이 섞인 맛은 꽤나 짰다.
**
“어때 보여?”
다르닐이 준 견갑의 일부.
한참의 시간동안 그것을 조사한 척한 나는, 샤워를 마치고 나온 스텔라의 물음이 들려오자 안경을 벗었다.
“딱히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일단 이건 내가 갖고 있을게. 계속 살펴봐야할 것 같아.”
“응, 알았어... 근데 엄청 의외지 않아? 적에게 자신의 갑옷 일부를 준 거 말이야.”
“그만큼 널 인정했다는 뜻이겠지.”
스텔라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자, 그녀가 침대에 벌러덩 눕더니 실실 웃었다.
몸을 이리 돌렸다가, 저리 돌렸다가...
약간의 오두방정을 떤 그녀가 중얼거렸다.
“빨간 녀석과 파란 녀석의 이름은 뭘까? 다음번엔 걔네들 것도 갖고 싶다...”
우리 덜렁이... 그렇게나 뿌듯했어?
원래라면 적에게 선물을 받은 게 뭐가 그리 기쁘냐고, 혹시 정이라도 들었냐고 혼을 내야 정상이겠지만, 난 그러지 않을 것이다.
지금 스텔라가 보여주는 반응은 아주 좋은 징조였으니까.
스탠드 조명을 끈 나는 스텔라의 옆에 누워, 그녀의 머리카락을 마사지하듯 살살 긁었다.
그러자 나른한 하품을 한 스텔라의 몸이 쫙 풀어졌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 직후라서 그런가, 구석구석을 만져보니 머리부터 시작해서 온몸이 말랑말랑하다.
긴장이 전부 풀린 스텔라의 얼굴엔 나 피곤해요... 라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강제로 졸음을 참아내는 중이었다.
왜? 아까 못 다한 나와의 관계를 다시 갖고 싶어서.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나는 내 몸으로 스텔라의 상체를 덮고, 그녀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었다.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스텔라의 입술.
그 말캉한 부위를 혀로 슬쩍 핥으니,
“히윽...!”
교성 비스무리한 소리를 터뜨린 스텔라의 눈이, 마치 마약을 한 사람마냥 확 풀렸다.
그런 그녀의 뺨에 손을 올리고 천천히 쓰다듬은 내가 물었다.
“내일 연습 잘 할 수 있겠어?”
하고 나면 얼마 못 잘 텐데, 버틸 수 있겠냐는 의미.
내 말의 속뜻을 알아차린 스텔라의 고개가 작게 끄덕여졌다.
“.... 응... 아마도...”
“아마도?”
“아, 아니이... 잘할 수 있어...”
행여나 내가 발을 뺄까 우려하여 황급히 말을 정정하는 그녀.
오늘 제대로 보내버릴 건데, 괜한 걱정을 하고 있다.
연습을 하면서도 자꾸 생각날 정도로 정성을 다해줘야지.
딴생각을 한다며 혼쭐이 나고 싶지 않다면, 보영의 집에 가는 순간부터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해야할 거다.
키스를 할 듯 말듯 입술을 핥아대던 나는, 스텔라의 혀가 빼꼼 올라와 내 혀끝과 맞닿자 피식했다.
벌써부터 안달이 난 그녀를 보니 기분 좋은 미소가 자꾸 새어나온다.
슬쩍 얼굴을 떨어뜨리니, 스텔라가 약간 짜증을 냈다.
“아 뭐해애...!”
미간을 예쁘게 구기며 따져오는 스텔라의 반응을 확인한 나는, 곧바로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우읍!”
예기치 못한 상황에 곤혹스러워하던 그녀였지만, 그건 아주 잠깐뿐이었다.
스텔라는 곧 자신의 입 안으로 침입한 내 혀를, 자신의 혀로 얽기 시작했다.
다리는 어느 샌가부터 내 허리에 두른 채였다.
아무 말 없이 코로만 호흡을 하며 끈적한 타액을 교환하길 한참,
맞댄 스텔라의 얼굴이 무척 뜨거워진 것을 느낀 나는 입술을 떼어냈다.
그리고는 스텔라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대고, 귓볼을 아주 약하게 깨물었다.
“흐힉♡”
교성 비스무리한 신음을 터뜨린 스텔라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랐다는 증거.
그녀가 입은 헐렁한 반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은 나는 일순 멈칫했다.
팬티 감촉이 느껴져야 할 Y존이 매끈했기 때문이다.
의아한 눈으로 스텔라를 쳐다보자, 그녀가 내 시선을 피하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새, 새로 산 게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
저런 핑계를 대고 있지만, 내가 좋아하라고 입지 않은 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스텔라의 치구에 손을 올려놓고만 있었다.
그러자 스텔라가 창피함에 돌아가지 않는 고개를 억지로 돌려 날 올려다보았다.
서로의 눈을 마주친 상태로 잠시 가만히 있던 우리.
결국 어색함을 참지 못한 스텔라가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무언가를 말하려 했다.
하지만 내가 손가락을 세워 치구를 톡톡 두드리며 내려가자, 몸을 움찔움찔 떨며 입을 다물었다.
내 옷자락을 잡은 손에 힘을 잔뜩 주며 자신이 흥분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건 덤.
만지기 편하도록 옆으로 위치를 옮긴 나는, 그녀의 완만한 둔덕 아래에 자리한... 도톰하고 말랑한 보지를 지그시 누르며 문질렀다.
손가락 리듬에 변주를 섞으면서 원을 그린 지 얼마 뒤, 후욱거리며 코로만 숨을 쉬던 스텔라의 상태가 격해졌다.
“후으... 후아아...♡”
억지로 참아내던 신음을 마음껏 토해냈던 것이다.
끈적한 타액이 입술에 붙어 늘어지는 모습이 무척 섹시하다.
이쯤이면 됐다고 판단한 나는, 검지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스텔라의 보지를 비볐다.
그러자 음순이 좌우로 서서히 벌어지며 검지를 파묻고, 그곳에서부터 후끈하고 질척한 촉감이 날 반겼다.
“어헉♡”
그와 동시에 스텔라의 허리가 꿀럭이면서, 그녀의 입에서부터 본능만으로 가득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씨익 웃은 나는 검지를 빳빳하게 세워, 클리토리스를 반쯤 덮은 포피를 아주 조심스럽게 눌렀다.
“응아앗♡”
오르가즘을 느낀 스텔라의 허리가 격렬하게 팔딱인다.
보지에선 조수가 짧게 터져 나와 반바지 가운데에 지도를 그렸다.
나온 양이 제법 많았다. 침대보까지 적셔지는 걸 보면.
제대로 느꼈구나. 하지만 완전히 가지는 않았다.
한 차례 뿜어내니 힘이 빠졌는지, 오므리고 있던 스텔라의 다리가 벌어졌다.
나는 스텔라가 쉴 틈을 주지 않고 그녀의 아래를 탐했다.
그럴 때마다 스텔라는,
“히으응...”
맥 빠진 신음소리를 내며 점점 표정이 몽롱해져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