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2화 〉 깊게 새겨지다
* * *
입을 헤 벌린 채로 깊이 잠든 스텔라.
뒷좌석으로 간 나는, 기절했다는 표현이 더없이 어울리는 그녀를 향해 조용히 말했다.
“다 왔어.”
“.....”
“덜렁아.”
“.... 음...? 응...? 왜?”
눈을 빠르게 끔벅이며 제정신을 차린 스텔라는, 츠릅거리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입가를 닦아냈다.
침도 안 흘렸는데 저러는 모습이 무척 웃기다.
실소를 터뜨린 나는 스텔라의 가슴께까지 가있는 담요를 올려주었다.
“다 왔는데, 그냥 여기서 더 자라.”
“그럴까...?”
예의상 거절도 없구나.
움직이기도 귀찮을 정도로 피곤했던 모양이다.
하긴, 신나게 결투를 하며 죽을 고비를 넘긴데다 마물들의 행동도 이해가 가질 않으니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피곤할 수밖에.
손을 더듬거리며 휴대폰을 찾은 스텔라는, 화면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인상을 찌푸렸다.
눈을 게슴츠레 뜬 채로 무언가를 찾던 그녀가 말했다.
“아델라인 선배님한테 톡 왔어...”
“뭐라는데?”
“미안하대. 우는 이모티콘이랑 같이 보내셨어.”
실비아가 사과하라고 등을 떠민 게 틀림없다.
그래도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언니이니만큼 알겠다고 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
입이 댓 발은 나온 채로 휴대폰을 두드리는 아델을 상상하니 절로 미소가 새어나온다.
“답장해주면 좋아할 거야.”
“나도 사과할까?”
“그냥 네 속마음을 그대로 전해주면 돼. 아델 성격 잘 알잖아.”
“그건 그렇긴 한데... 오빠는 어떻게 아델라인 선배님을 잘 알아?”
“또 또 이런다.”
“무, 물어볼 수도 있지 왜 짜증을 내고 그래?”
도리어 버럭 화를 내는 그녀.
피식 웃은 나는 스텔라의 옆에 누워, 그녀의 배 부근을 톡톡 건드렸다.
“짜증낸 적 없어. 아델과 난 본부 생활을 같이 오래 했으니까 서로를 잘 아는 거야. 세화도, 유리아 씨도, 실비아 씨도, 박사님도 마찬가지고.”
“나만 소외된 것 같아. 물론 이세화 선배님을 비롯한 모두가 나한테 잘 대해주시긴 하는데... 나도 처음부터 오빠랑 선배님들을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네가 생각하는 것들 하나하나에 일일이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하면 정신적으로 힘들어져. 피해망상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그러니까 현재랑 미래에만 충실하자. 사람들이랑 더 친해지고 싶어서 큰맘 먹고 이사도 하는 거잖아. 넌 잘하고 있어.”
내 위로에 힘을 얻은 걸까?
스텔라가 옆으로 눕더니, 내 품 안으로 쏘옥 들어왔다.
드라이기로 말리지 않아 부스스해진 머리카락이 턱 밑에 닿는 기분이 퍽 괜찮다.
그녀의 등을 따뜻하게 두드려준 내가 말했다.
“여기서 더 자고, 나중에 들어가자.”
“.... 응...”
“집보다 차 안이 더 편하지?”
“집이 더 편한데... 오, 오빠...! 뭐해...!?”
화들짝 놀란 스텔라가 자신의 하복부 쪽으로 손을 내렸다.
내 손이 담요 안, 더 나아가 그녀의 바지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팬티 위로 느껴지는 완만하게 둔덕진 언덕.
그 부근을 살살 어루만진 나는, 날 막으려는 스텔라를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왜?”
내 손목을 잡은 스텔라의 손에서 힘이 쭉 빠졌다.
큼지막한 눈동자는 손목에 가있다.
디바이스가 충전되는지 확인해보려는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스텔라와 완전히 밀착한 나는, 그녀의 치구를 꾸욱 꾹 눌렀다.
“하읏...!”
벌써부터 흥분하기 시작했는지 얇은 신음을 터뜨리는 스텔라.
그렇게 그녀의 정신을 약간만 빼놓은 내가 말했다.
“여기가 더 편하잖아. 알렉스가 갑자기 오지도 않을 거고.”
“.....”
“왜? 알렉스가 있는 게 더 흥분돼?”
자신의 흥분을 촉진시키는 도구지만, 제대로 된 사랑을 하고 있을 땐 흥을 깨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
은연중으로 알렉스를 이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어야한다.
물론 지금의 스텔라는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그저 지나가듯 약하게, 언급만 하면서 이런 생각을 주입시킨다.
이후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있는 그 생각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인정하게 만들자.
“아 오빠...! 무슨 그런 말을 해... 나 아델라인 선배님한테 답장 보내야하니까 잠깐만 멈춰봐...”
“빨리 훈련하고 싶다며. 그럼 지금 충전해놔야지.”
“톡 보내는데 얼마나 걸린다고? 기다렸다가 나중에 할 수도 있는... 흐윽...♡”
아델의 음모에 당해버려서 아주 매끈해진 스텔라의 살결을 쓰다듬으니, 그녀가 몸을 바르르 떨며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아예 담요 속으로 파고들어간 나는, 그녀의 티셔츠를 확 올려 아랫배에 숨을 불어넣었다.
“허어억...!”
그러자 스텔라가 간드러지는 소리와 함께 허리를 꿈틀거렸다.
그리고는 내 머리채를 확 붙잡고 잡아당겼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리액션.
속으로 킥킥거린 나는 혀까지 내밀며 스텔라의 온몸을 핥기 시작했다.
**
철컥!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리는 밴의 미닫이 문.
담요로 온몸을 꽁꽁 감싼 스텔라가 내리려다 휘청인다.
재빨리 그녀를 부축한 나는, 완전히 풀려버려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다리를 보며 물었다.
“많이 힘들어?”
“하윽... 하아...”
대답할 여력이 없는지 거친 숨만 토해내는 그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보기 좋게 가버린 자신을 향한 자책?
시트를 청소해야하는 날 향한 미안함?
아니면 더 높은 수위로 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뭐가 됐든지 간에 부정적인 감정은 전혀 없을 터였다.
완전히 풀려버린 눈으로 나만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 애정이라는 감정이 담겨있는 걸 보면 말이다.
씨익 웃은 나는 스텔라의 앞으로 가 그녀의 허벅지에 손을 대었다.
“힉...!”
그냥 업어주려는 것뿐인데 괜한 오해를 했는지, 움찔한 스텔라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누군가가 볼까봐 걱정스런 모양.
야외에서 할 생각은 있지만 지금은 아니란다.
헛웃음을 켠 내가 말했다.
“업으려는 거야. 진정해.”
“누가 보기라도... 하면...”
불안할 만도 했다.
입고 있는 청바지가 젖어버려, 가랑이 부근이 진해진 상태였으니.
나는 안심하라는 듯 스텔라의 등허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아무도 없잖아. 올라타.”
그 말이 끝나자마자, 스텔라가 힘을 빼고 내 등에 몸을 맡겼다.
스스로 설 여유조차 없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해야 할지, 안쓰럽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스텔라를 업고 공동현관으로 가 능숙하게 비밀번호를 입력하니, 그녀가 자신의 얼굴을 내 뒷덜미에 묻었다.
지쳐서가 아니라, 내 행동을 보고 부끄러움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아마 동거가 자연스러운 커플처럼 생각했겠지.
위에 있는 집은 우리 둘만의 집이라는... 그런 망상을 했으리라.
아무런 말없이 스텔라의 집 현관문까지 간 내가 말했다.
“비밀번호.”
“2153하고 별표...”
예전이었다면 자신이 직접 누르겠다고 했을 텐데 거부감 없이 알려주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스텔라는 점점 내게 오픈되어지고 있었다.
몸은 물론 마음까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허용치가 늘어나고 있는 상태였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집 안으로 들어간 나는,
철컥!
문을 닫자마자 도어락의 강제 잠금 버튼을 눌렀다.
이런 내 행동을 본 스텔라가 놀라선 물었다.
“무, 뭐해...?”
“알렉스가 돌아오면 방해되잖아.”
“무슨 소리...”
“더 한다는 뜻이야. 거실에서.”
“.... 뭐...? 거실...? 거실에서 하겠다구...?”
히죽 웃은 나는 좌우 길이가 얼마 되지도 않는 소파에 스텔라를 넘어뜨렸다.
이후 입은 티를 훌러덩 벗고, 구석에 아무렇게나 던졌다.
“오빠...! 잠깐만...!”
다급하게 날 만류하려는 스텔라였지만, 그녀도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자신의 말을 들을 리 만무하다는 것을.
나는 차 안에서의 애무로 인해 젖어버린 스텔라의 티셔츠를 위로 잡아당겼다.
“하지 마...! 오빠...! 옷 찢어져...!”
“가만히 있으면 돼.”
“오빠아...! 안 돼...”
버둥거리고 싶지만 힘이 빠져버려 반항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결국 스텔라는 애처로운 눈빛을 한 채로, 내게 거의 반강제적으로 벗겨지는 자신의 티셔츠를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아무렇게나 널브러져있는 내 티셔츠 위에 스텔라의 것을 던져놓은 나는, 창피함에 몸 둘 바를 몰라 하고 있는 스텔라의 몸을 살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몸매가 너무 완벽하다.
모양이 완벽한 가슴하며, 잘록한 허리와 툭 튀어나온 골반하며...
허벅지 사이에 자그마하게 있는 갭까지...
청초함과 섹시함을 갖추고 있어서, 몸을 볼 때마다 성욕이 들끓는다.
특히 배꼽 좌우로 패인 11자 라인.
유리아와 실비아처럼 선명하지 않은 희미한 선이 무척이나 매혹적이었다.
이런 내 표정을 살핀 스텔라의 입꼬리가 아주 약간 올라갔다.
싫다고 징징거리긴 했어도, 막상 자신의 몸을 보고 감탄하는 날 보니 기분이 좋아진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스텔라는 바지를 벗기 시작하는 나에게 걱정스러운 투로 물었다.
“진짜 여기서 할 거야...?”
“응.”
“알렉스... 오면...”
“그래서 문 잠갔어.”
“아니이...! 오빠...! 만약 그렇게 되면 알렉스가 현관 앞에서 기다려야 되잖아...!”
“네가 실수로 잠갔다고 생각하겠지.”
그리고 조금 기다리면 뭐 어때?
누나의 행복을 위해서 당연히 양보해줘야지.
“지, 진짜 걱정된다구... 뒤처리도 해야 되고...”
뒤처리라... 끝나고도 그럴 여력이 있을까?
내가 저번처럼 몇 번 삽입만 하다가 끝낼 줄 아나보지?
난 오늘 네 안을 가득 채울 생각이란다.
“문 잠겨있으면 PC방이라도 가겠지. 걱정할 거 없어.”
어느새 바지까지 벗은 나는 스텔라의 옆구리 근처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녀는, 불룩해진 팬티 정 가운데를 보더니 가뜩이나 빨갰던 얼굴이 더더욱 빨개졌다.
창피함에 고개를 돌렸지만 손가락은 꼼지락거리고 있는 것이, 남자의 성기에 호기심을 느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
나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스텔라의 손을 잡아, 내 팬티 위를 만지도록 했다.
그러자,
“허억!”
까무러칠 정도로 놀란 스텔라가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눈동자가 당황스러운 감정을 대변하듯 무지막지하게 떨리고 있다.
내 얼굴과 하체를 번갈아 바라보던 그녀는, 자신의 입술을 살짝 오므려 입 안으로 집어넣더니 자지 밑부분을 꾹꾹 눌러보기 시작했다.
“따, 딱딱해... 우와...”
끈적한 상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탄성.
웃음이 튀어나올 뻔한 것을 간신히 참아낸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스텔라가 성에 더욱 눈을 뜰 수 있도록 그녀의 손을 팬티 아래쪽으로 넣게 유도했다.
“아...!”
아래쪽을 스치듯 올라간 스텔라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기둥에 닿는다.
신기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손을 이리저리 놀려보던 그녀는, 잘 다듬어진 자신의 손톱이 닿을 때마다 움찔거리는 나를 보고 침을 꼴깍 삼켰다.
그러더니 손톱으로 가장 민감한 부위인 귀두를 살살 찌르고, 긁어보기 시작했다.
“.....”
기다란 속눈썹을 치켜 올린 채, 내 눈치를 보면서 손을 놀리는 스텔라.
마치 어린 강아지가 처음 보는 생물을 톡톡 건드리며 반응을 살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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