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3화 〉 불편한 침입자 #2
* * *
벌써부터 잠들고 난리야.
다행스럽게도, 알렉스는 놀란 스텔라의 딸꾹질을 듣지 못했다.
그저 저렇게 중얼거리며 발걸음을 돌릴 뿐이었다.
스텔라의 심장을 더 조이게 만들었다면 좋았을 텐데, 약간 아쉽다.
“.... 흐으읍... 후븝... 흐으으웁...”
스텔라는 처량한 듯 울고 있었다.
입을 막은 손을 타고 흐르는 투명한 눈물.
처녀를 잃었다는 상실감 때문에 우는 걸까?
아니면 아파서 우는 걸까?
이도 아니라면 나와 하나로 이어졌다는 것이 기뻐서, 감격에 겨워 우는 걸까?
스텔라의 심정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후자였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다.
그녀의 코에서부터 찔끔 나온 콧물을 닦아준 나는, 입을 막았던 손을 떼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입이 크게 벌어지려는 것을 본 순간, 다시 다급하게 입을 막았다.
대성통곡을 하려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진정해. 알렉스가 들어.”
“허어업... 흐으어으...”
“계속 울면 손을 뗄 수가 없잖아. 뚝 그쳐. 뚝.”
“.... 흐븝...”
내 말을 어떻게든 따르려 하는 스텔라를 보니 당장 하체를 앞뒤로 움직이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강압적인 면모를 보여줄 때가 아니다.
깨어진 정조 때문에 충격이 클 테니 잘 달래주어야 한다.
울음이 잦아든 것을 확인한 내가 조용히 속삭였다.
“지금부터 손 뗄 테니까, 조용히 해야 돼. 알았지?”
고개를 주억거리는 스텔라.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스텔라의 입에서 손을 떼어냈다.
그러자 그녀가 서러움에 사무친 투로 내게 따졌다.
“오빠아...! 흐으윽... 왜 아까부터 자꾸 강압적으로 날 대해...? 왜? 왜애...! 허어어엉...”
조용히 오열하면서 말하는 게 이렇게나 귀여울 수가 없다.
나는 스텔라의 뺨을 아이 다루듯 살살 만지작거리며 그녀를 진정시켰다.
“미안해.”
“진짜 너무 싫어... 세상에서 제일 싫어...”
너 지금 아래에서 피 나고 있는 건 알아?
물론 줄줄 샐 정도까지는 아니고, 그냥 안에서 터진 것뿐이긴 한데...
첫 삽입에 대한, 그리고 처녀를 잃었음에 대한 감상을 듣고 싶었는데 자꾸 투덜거리기만 하니까 웃기다.
“잘못했어. 진짜 아파?”
“.... 아...!”
아프냐는 물음에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스텔라였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곳에 단단히 결합되어있는 내 물건을 본 그녀가 한 차례 흐느꼈다.
그리고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중얼거렸다.
“따가워... 느낌 이상해애...”
아아... 순진하기 짝이 없는 저 반응이 너무나도 좋다.
따갑다는 건 분명히 엄살이겠지만, 그마저도 좋아 죽겠다.
진심이 가득 담긴 미소를 지은 나는, 스텔라에게 애정이 가득 담긴 뽀뽀를 해주었다.
키스인 줄 알고 혀를 빼꼼 내밀려는 스텔라.
멀어지는 내 얼굴을 바라본 그녀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오물거렸다.
무어라 할 말이 있는 모양.
안 그래도 벌겋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이 더더욱 상기된다.
나는 아까 듣고 싶었던 말을 들을 때가 왔다고 확신했다.
잠자코 스텔라가 마음의 준비를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던 나는,
“오빠...”
그녀가 다 풀린 목소리로 날 부르자 대답했다.
“응.”
“사랑해 오빠... 사랑해... 너무 사랑해...♡”
뇌리가 쾌감으로 덧칠된다.
평소에도 듣는 고백이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더욱 짜릿하다.
“나도.”
“지, 직접 말해... 사랑한다구 말해...”
“아까 말했잖아.”
“빨리이...! 나 소리 지를 거야...”
소리를 지르면 가장 곤란할 사람이 누굴까?
난 전혀 상관없는데.
협박이 협박답지 않아서 헛웃음이 튀어나오는 수준이다.
“사랑해, 덜렁아.”
“흐아아...♡”
감미로운 고백이 마음에 들었는지 온몸을 부르르 떠는 스텔라.
알렉스가 집에 있다는 걸 잊어버렸는지, 탄성을 터뜨리는 소리가 제법 컸다.
놈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게임을 좋아한다고 했으니, 아마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에 빠져있겠지.
자신의 누나가 수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도 모르는 채로.
훌쩍거리고 있는 스텔라의 눈가를 닦아준 나는, 자지를 천천히 깊게 찔러 넣었다.
“히아악...!”
기이한 소리를 낸 스텔라의 허리가 크게 꿀렁였다.
그로 인해 자지가 더욱 깊숙이 박힌 건 덤.
서로의 성기가 완전히 합쳐졌음을 확인한 스텔라가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까지 드러왔어... 딱딱해...”
자신의 배꼽과 가랑이 사이에 손을 대고 콕콕 눌러보는 그녀.
저도 모르게 빵 터질 뻔한 나는,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아냈다.
“느낌은 어때? 괜찮아?”
“잘... 모르겠어...”
“그러면 뺄까?”
“아, 안 대... 빼지 맛...”
스텔라의 고개가 마구 가로저어졌다.
생애 처음 맛본 생소한 일이라 무섭기도 하지만, 나와 하나가 되어 기뻐하는 것도 같다.
스텔라의 이마에 딱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옆으로 넘긴 내가 말했다.
“움직일게.”
“.... 코, 콘돔... 껴야...”
“없어.”
“그러면... 그냥... 해두 돼... 지, 진짜 천천히... 일단 딱 한 번만...”
주렁주렁 조건을 다는 그녀가 예뻐서 미치겠다.
알겠다고 대답한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하반신을 뺐다.
느릿하게 빠지는 자지. 동시에 스텔라의 다리가 활짝 벌어졌다.
“후아아...”
이틀 동안 갈증을 느끼다가 물을 마신 사람마냥 시원한 한숨을 내뱉는 그녀.
꼭 오므리고 있는 발가락이 귀엽다.
장난기가 든 내가 그녀의 발바닥을 간지럽히자,
“흐익!”
간드러지는 소리를 낸 스텔라의 입가가 위로 살짝 올라갔다.
“아 오빠아...!”
긴장이 약간 풀린 스텔라가 앙탈을 부려왔다.
이런 진중한 상황에서 대체 뭘 하느냐고 따지고 있는 것 같다.
그녀를 향해 마주 웃어준 나는, 다시 하반신을 밀어 넣었다.
찌거억...
“으흡...!”
손등으로 입을 꽉 막는 스텔라.
질끈 감을 것 같던 눈은 동그랗게 떠선 내 움직임을 낱낱이 살펴보고 있다.
그러다 창피했는지 이불을 얼굴까지 덮다가, 더워서 다시 걷어내고...
양손으로 침대보의 실밥을 마구 뜯어내려 하고...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모습이 정말 웃겼다.
이 정도면 긴장도 적당히 풀어졌겠다...
나는 스텔라와 한 약속과는 다르게, 그녀에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쯔걱... 쯔걱...!
애액으로 가득한 속살이 자지가 움직일 때마다 꽉꽉 조여 오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스텔라는,
“힉♡ 히윽...!”
찔릴 때마다 온몸을 움찔거리며 짤막한 신음을 터뜨려댔다.
딱 한 번만 움직이라는 부탁은 머릿속에서 잊어버린 모양.
앞으로의 성 생활에 거부감을 주면 안 되니, 덜렁이의 반응을 보며 적당히 해야겠다.
**
시간이 지날수록 스텔라의 반응이 점점 얌전해져갔다.
처녀를 막 가져갔을 땐 울며불며 하던 게, 한창 왕복운동을 하고 있는 지금은 가만히 누워선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다.
목석같은 반응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꽤나 깊숙이 자지를 받아들일 때마다, 스텔라의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느끼고 있다는 방증. 첫 섹스에서 오르가즘을 느꼈다면 아주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른 나는 삽입을 계속 진행하며 스텔라의 허리와 솟아오른 유두를 톡톡 건드렸다.
“앗...♡ 음...”
연신 탄성을 터뜨리는 것이, 감도가 확실하게 올라오고 있다.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움직이면서 애무를 해주는 게 주효한 거다.
“좋아?”
부드러운 물음에, 스텔라가 쑥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후로도 스텔라를 조금씩 만져주던 나는, 그녀가 느끼는 쾌감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덩달아 속도를 높였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아앙...♡ 하앗...!”
마음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신음이 들려온다.
집에 알렉스가 있다는 건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는지, 그저 나와의 관계에만 집중하며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정도면 방음이 잘 안 되는 방인 것을 감안했을 때, 알렉스가 물이라도 마시러 거실로 나온다면 아슬아슬하게 들을 수도 있을 것이었다.
동생의 존재를 상기시켜줘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움직임을 멈추었다.
“집에 알렉스 있어.”
“아...!”
이제야 상황을 파악한 듯 양손으로 입을 막는 스텔라.
굳게 닫힌 방 문을 흘끔거리는 것이, 행여나 알렉스가 들었으면 어쩌나 노심초사하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괜찮다는 듯 스텔라의 목을 어루만져준 내가 말했다.
“들키진 않았을 거야. 발소리는 안 들렸어.”
“.... 정말?”
“응.”
“그, 그래도... 오빠... 나 그만할래... 이제 안 돼... 더 이상 하면...”
“못 참을 것 같아?”
“.....”
대답은 하지 않지만 긍정하고 있다.
실소를 한 나는 스텔라를 소중한 듯 꼭 껴안았다.
그 상태로 다시 하반신만 움직이며 운동을 시작했다.
“흡...!”
스텔라가 절제된 신음을 뱉어내며 내 어깨를 약하게 깨문다.
그만하겠다더니... 아까부터 자꾸 새침데기처럼 군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니, 아델보다 심한 어리광쟁이가 되지 않도록 잘 교육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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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알던 상식이 잘못된 것 같다.
첫 경험은 엄청 고통스럽다던데, 지혁의 우람한 성기가 왕복을 해도 묵직한 느낌만 일 뿐, 전혀 통증이 없었다.
심지어 좋았다. 전신이 개미가 기어가는 것처럼 가려웠는데, 그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신음이라도 마음껏 터뜨려서 좋은 기분을 표현하고 싶은데, 알렉스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게 조금 그랬다.
슬쩍 지혁을 바라본 스텔라의 입가에 포근한 미소가 감돌았다.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인 지금, 그는 자신의 다리를 부드럽게 주물러주고 있었다.
계속 벌린 채로 힘을 잔뜩 주고 있어서 저렸는데... 자신의 마음을 잘 아는 그가 너무 좋다.
손길에서 사랑도 느껴지고 말이다.
‘냄새나... 좋은 냄새...’
자신의 정신을 멍하게 하는 이 냄새의 정체가 뭘까?
지혁의 호르몬 같은 건가 싶다.
그나저나 한창 앙앙거리다가 멈추니 입 안이 건조하다.
이런 자신의 속내를 또 꿰뚫은 지혁이 묻는다.
“목마르지?”
“.... 응.”
“빨리 나갔다올게.”
스텔라의 고개가 도리도리 저어졌다.
괜히 나갔다간 알렉스를 마주친다면... 그 뒤는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이러한 생각을 해서는 절대 안 되지만, 스텔라는 오늘만큼은 알렉스가 없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극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마치 자신과 지혁의 따뜻한 보금자리에 침입한... 불편한 침입자 같았다.
집에 돌아오지 말지, 친구들이랑 놀다가 늦게 들어오지...
그랬다면 이렇게 지치지는 않았을 텐데...
지혁과의 중요한 정사에 온 신경을 쏟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러한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가 금세 사라졌다.
자신이 나쁜 마음을 먹고 있었음을 자각한 스텔라가 흠칫했다.
‘미안해. 진심은 절대 아니야...’
동생을 향해 진심어린 사과를 한 그녀는,
“덜렁아.”
지혁이 자신을 부르자 눈을 깜박이며 그의 말을 기다렸다.
“나중에 미니 냉장고라도 하나 들여놔야겠다. 어때?”
지혁은 나중에 또 여기서 자신과 사랑을 나눌 것이다... 라고 에둘러 말하고 있었다.
원래라면 거절해야 마땅할 일이다.
알렉스가 있다는 불안감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계속 이러다간 들킬 가능성도 없잖아 있었고...
그러나 지혁과 한 몸이 된 현재의 스텔라는 부정적인 말을 하기 싫었다.
오히려 약간 흥분이 되는 것도 같았다.
왜 이럴까? 어쩌면 자신은 첫 섹스가 가져다준 쾌락에 취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 생각한 스텔라가 되물었다.
“밴에 있는 거?”
“그거랑 똑같은 모델 하나 새로 사자.”
“마음대로 해...”
대답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지혁은, 스텔라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 있는 커버를 들어올렸다.
“이거 새벽에 빨래방 가서 빨자.”
분홍색 커버 위에 아주 자그마하게 번져있는 연빨간색의 흔적.
그것을 본 스텔라의 심장이 좋은 쪽으로 두근거렸다.
저건 자신의 성기를 보호하고 있던 막이 찢어져 나온 피가 분명했다.
정조의 상징, 처녀혈 말이다.
“아...!”
실감이 난다. 자신은 오늘 지혁에게 처녀를 내주었다.
여태 지켜온 정조를 사랑하기 그지없는 지혁에게 바쳤다.
그래서 무섭지 않았다. 그리고 그에게 더욱 의지하고 싶어진다.
얼굴이 달아오른 스텔라가 지혁의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응...”
그런데 새벽에 가서 빨자니...
그때까지 계속 할 생각인가?
뭔가 기대가 되긴 하는데... 내일 스케줄은 어떡할지 걱정이다.
라는 걱정을 하던 스텔라는, 지혁이 자신의 명치에 혀를 대고 간지럽히기 시작하자 상념에서 벗어났다.
“흐응...♡”
순식간에 짜릿한 감각이 일고, 뇌에서는 도파민이 생성되어 전신으로 퍼진다.
그래, 지금은 그딴 스케줄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지혁이 주는 사랑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래에 대한 걱정, 알렉스를 향한 걱정도 지금 당장은 한쪽 구석에 치워놓자.
오늘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날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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